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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16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6. 언론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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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다252969 판결

가. 사건개요
피의자 2명의 협박사건이 발생한 다음, 피고 방송사의 보도 프로그램이 ‘피의자 중 1명은 모델 A양’이라는 자막과 함께 원고의 등장부분이 모자이크로 처리된 이 사건 모델 영상을 약 6초간 방영하였는데, 원고의 성명, 영상의 출처가 표시되지는 않았다. 그런데 모델 A양은 원고와 다른 사람이었고, 원고는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을 청구원인으로 정정보도 및 손해배상을 청구하였다. 항소심 판결은 피의자 중 1명이 원고로 특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청구를 배척하였으나,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를 파기하였다.

나. 판결요지
정정보도청구를 할 수 있는 피해자는 해당 보도내용에서 지명이 되거나 그 보도내용과 개별적인 연관성이 있음이 명백히 인정되어야 한다. 한편 언론보도에 의한 명예훼손이 인정되려면 피해자가 특정되어야 하고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가 있어야 한다. 여기에서 피해자의 특정은 사람의 성명 등이 명시되어 있지 않고 기사나 영상 그 자체만으로는 피해자를 인식하기 어렵게 되어 있더라도, 그 표현의 내용을 주위 사정과 종합하면 그 보도가 나타내는 당사자가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으면 된다. 


이 사건 모델 영상은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 4’ 최종회에서 무대를 걷는 원고의 모습을 모자이크 처리한 후 원고의 성명, 영상의 출처를 표시하지 않은 상태로 이 사건 방송보도에 삽입되었지만, 그 직전에 삽입된 이 사건 패션쇼 영상을 통해 전체적인 무대 구조가 나타났고, 모자이크 처리에도 불구하고 얼굴 윤곽, 의상의 종류와 색, 걷는 자세, 머리스타일의 구분이 가능하였다. 참가자들의 얼굴, 의상, 걷는 자세, 스타일 등에 주안점을 두고 순위를 매기는 패션모델 오디션 프로그램의 특성을 감안해 보면, 적어도 원고의 주변 사람들 또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제작진, 참가자, 시청자들은 이 사건 모델 영상 속 등장인물이 원고임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원고는 이 사건 모델 영상과 개별적인 연관성을 가지고 그 영상에서 특정되었다.

다. 해설
진실하지 않은 언론보도로 피해를 입은 자는 정정보도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데, 이는 보도내용과 피해자 사이의 개별 연관성 내지 피해자의 특정을 전제로 한다. 인격권이 개인적 법익인 이상, 그 행사주체가 특정되지 않으면 침해주장이 인용될 수 없기 때문이다. 성명의 적시, 얼굴 사진의 게시 등은 전형적 특정방법이고, 변조되지 않은 음성을 상당한 시간 방송한 사안에서도 특정을 인정해야 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피해자의 특정 여부는 집단표시에 의한 명예훼손과 관련하여 논의된 경우가 많다(대법원 2002다63558 판결, 2004다35199 판결, 2011도15631 판결 등). 그러나 그 외의 사안에서도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경우, 방송사에서 익명처리를 하거나 개별 연관성의 소지가 있는 영상을 모자이크 처리하여 방영하는 등 보도당시부터 문제예방을 위하여 나름대로 조치를 취한 다음 보도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판례를 살펴보면, 피해자 얼굴과 승용차 번호판을 모자이크 처리하고, 욕설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음성을 변조한 다음, 피해자 주택을 방영한 사안에서는 피해자 특정을 부정한 항소심 판결을 유지한 반면(대법원 2005다51426 판결), 피해자의 미용실 간판을 모자이크 처리하고 성명이나 얼굴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미용실이 ‘오산시’에 있다는 자막과 함께 입점 건물의 다른 상가 간판을 방영하고 피해자의 인터뷰를 음성변조 없이 방송한 사안에서는 특정이 되었다고 판시하였음을 알 수 있다(대법원 2009다49766 판결). 


즉, 보도내용에 성명이 적시되지 않은 점, 영상을 모자이크 처리한 점 등은 특정 여부를 판단하는 여러 요소 중 하나일 뿐이고, 해당 보도의 구체적 내용을 주위 사정과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다. 위 판결의 사안에서 원고의 음성이 노출되지 않은 점은 소극적 요소가 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가자의 개성이 강조되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특성으로 인하여 시청자들까지도 모자이크된 영상의 등장인물이 원고임을 충분히 알 수 있었기 때문에 피해자의 특정사실이 적극적으로 인정된 것이다. 만일 방송사가 논란의 소지를 없애고자 하는 경우 단순히 모자이크 처리를 하는 등의 형식적 조치를 취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해당 보도의 구체적인 내용과 주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등장인물이 실질적으로 특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해야 한다는 판단부분은 실무적으로 상당한 의미가 있다.

2.대법원 2016. 5. 27. 선고 2015다33489 판결
가. 사건개요
피고 언론사는 청소년 성범죄를 소재로 하는 사회고발영화의 감독(원고)이 아내를 여러 차례 폭행하고 식칼로 위협하였으며 아들을 감금하였다는 등의 사유로 고소당하여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하였다. 그 보도는 아내와의 인터뷰, 고소장 기재내용을 전달하면서 원고를 비판하는 논조로 전개되었다. 그러나 원고는 아내에 대한 폭행 혐의 중 일부만 유죄판단을 받았고, 나머지 폭행 부분과 식칼로 위협하였다는 부분은 무혐의처분 혹은 무죄판단을 받았다. 원고는 명예훼손을 이유로 손해배상청구를 하였고, 제1심과 항소심 모두 피고의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하였으며,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나. 판결요지
보도의 내용이 수사기관 등에서 조사가 진행 중인 사실에 관한 것일 경우, 일반 독자들로서는 보도된 혐의사실의 진실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별다른 방도가 없을 뿐 아니라 보도 내용을 그대로 진실로 받아들일 개연성이 있고, 신문보도 및 인터넷이 가지는 광범위하고도 신속한 전파력 등으로 인하여 보도 내용의 진실 여하를 불문하고 보도 자체만으로도 피조사자로 거론된 자 등은 심각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그러므로 수사기관 등의 조사사실을 보도하는 언론기관으로서는 보도에 앞서 조사 혐의사실의 진실성을 뒷받침할 적절하고도 충분한 취재를 하여야 하고, 확인되지 아니한 고소인의 일방적 주장을 여과 없이 인용하여 부각시키거나 주변 사정을 무리하게 연결시켜 마치 고소 내용이 진실인 것처럼 보이게 내용 구성을 하는 등으로 기사가 주는 전체적인 인상으로 인하여 일반 독자들이 사실을 오해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기사 내용이나 표현방법 등에 대하여도 주의를 하여야 하고, 그러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면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한다.


언론·출판을 통해 사실을 적시함으로써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에도 그것이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행위에 위법성이 없다. 여기서 적시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는 적시된 사실의 구체적 내용, 사실의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 표현의 방법 등 표현 자체에 관한 제반 사정을 고려함과 동시에 표현에 의하여 훼손되거나 훼손될 수 있는 명예의 침해 정도 등을 비교·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하고, 나아가 명예훼손을 당한 피해자가 공적 인물인지 일반 사인인지, 공적 인물 중에서도 공직자나 정치인 등과 같이 광범위하게 국민의 관심과 감시의 대상이 되는 인물인지, 단지 특정 시기에 한정된 범위에서 관심을 끌게 된 데 지나지 않는 인물인지, 적시된 사실이 피해자의 공적 활동 분야와 관련된 것이거나 공공성·사회성이 있어 공적 관심사에 해당하고 그와 관련한 공론의 필요성이 있는지, 그리고 공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된 데에 피해자 스스로 어떤 관여가 된 바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서 결정하여야 한다.


이 사건 기사는 피고의 주장처럼 가정폭력 및 아동학대의 심각성을 알리고 개선 대책을 촉구하는 여론을 형성하기보다, 일반 독자로 하여금 영화감독인 원고가 가정폭력 및 아동학대의 가해자라는 인상을 가지게 하는 사실의 전달에 초점이 맞추어진 것으로 보인다. 기사의 전반적인 내용이 고소인의 진술을 일방적으로 인용하여 고소 내용을 여과 없이 전달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고, 핵심 사항에 관하여 객관적인 사실 확인을 한 내용은 별로 없으며, 일부는 고소장이나 고소인의 진술을 인용하는 방식도 아니고 마치 기자가 확인한 사실인 양 적고 있다. 비록 원고가 청소년 성범죄를 소재로 한 ‘사회 고발 영화’를 통하여 한때 청소년 성범죄의 심각성 등에 관한 공적 논쟁을 불러일으켜 일반의 관심을 끌었다 하더라도, 위 기사 내용은 위와 같이 사회적 관심의 대상이 된 주제와는 거리가 멀고, 사회적으로 의미가 있는 공적인 관심 사안이라기보다는 주로 원고 가정 내부의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일로서 원고의 인격권 내지 사생활의 비밀과 명예를 침해할 우려가 높다.

다. 해설
위 판결은 수사가 진행 중인 사실을 보도하는 경우 언론사의 주의의무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설시하고 있는데, 이는 기존 판례를 유지한 것이다(대법원 93다36622 판결, 2000다50213 판결, 2007다29379 판결 등, 수사기관의 공식발표를 토대로 한 기사에 관하여는 대법원 97다10215 판결, 2003다24406 판결 등). 


한편, 언론보도에 의한 명예훼손 성립 여부를 검토하는 경우, 피해자가 공적인 존재인지 사적인 존재인지, 그 표현이 공적 관심 사안에 관한 것인지 사적 영역에 관한 것인지 등을 따져보아야 한다는 판례(대법원 2000다37524 판결 등)는 일반적으로 미국 판례에서 형성된 ‘공적 인물’에 관한 판시로부터 직·간접적 영향을 받은 것으로 평가되는데, 이에 관하여 미국에서는 ㉮ 일반적 명성을 가진 ‘전면적 공적 인물’, ㉯ 어떤 공적 논쟁의 이슈 해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하여 자발적으로 그 논쟁에 뛰어든 ‘제한적 공적 인물’, ㉰ 특정 타인 때문에 공중의 관심을 받게 되어 보도대상이 된 ‘비자발적 공적 인물’로 분류하는 등 그 세부법리를 구체화하고 있다. 


위 판결은 피고의 주된 보도내용이 원고가 관여한 공적인 관심 사안에 관한 것인지 아니면 사적인 영역에 관한 것인지 등을 살펴본 다음, 후자에 관한 것으로서 원고의 인격권을 침해할 우려가 높기 때문에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이 판시부분은 미국 판례법상 세부법리에 관한 논의를 적절히 반영한 것으로서, 기존 판례의 법리를 구체화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보도대상인 사람이 일정한 공적 논쟁을 야기한 경우에도 이와 관계없는 영역에 대해서까지 공적 존재라고 볼 수는 없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그 판시의 타당성을 인정할 수 있고, 앞으로 위법성 판단에 관한 중요 판단요소 중 하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3. 대법원 2016. 12. 27. 선고 2014도15290 판결
가. 사건개요
피고인이 고흥군청 인터넷 홈페이지에 여러 개의 게시글을 올린 후, 검사는 그 중 ① 일부는 고흥군에 대한 비방목적의 허위 표현 또는 경멸적 표현이므로 피해자 고흥군에 대한 명예훼손 및 모욕의 범죄가 성립한다는 공소사실, ② 일부는 피해자 고흥군수 개인에 대한 경멸적 표현이므로 피해자 고흥군수에 대한 모욕의 범죄가 성립한다는 공소사실로 기소하였다. 제1심과 항소심은 모든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지만,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① 유죄판단 부분을 파기하고, ② 유죄판단은 그대로 유지하였다.

나. 판결요지
형법이 명예훼손죄 또는 모욕죄를 처벌함으로써 보호하고자 하는 사람의 가치에 대한 평가인 외부적 명예는 개인적 법익으로서,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 내지 실현해야 할 책임과 의무를 지고 있는 공권력의 행사자인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기본권의 수범자일 뿐 기본권의 주체가 아니고, 그 정책결정이나 업무수행과 관련된 사항은 항상 국민의 광범위한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하며 이러한 감시와 비판은 그에 대한 표현의 자유가 충분히 보장될 때에 비로소 정상적으로 수행될 수 있으므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국민에 대한 관계에서 형벌의 수단을 통해 보호되는 외부적 명예의 주체가 될 수는 없고, 따라서 명예훼손죄나 모욕죄의 피해자가 될 수 없다.

다. 해설
위 판결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명예를 보호법익으로 하는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는지, 공무원 개인에 대해서도 국가 등에 대한 법리를 적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다.


이에 관하여 미국 연방대법원은 뉴욕타임즈 판결[New York Times Co. v. Sullivan, 376 U.S. 254]에서 ‘미국 법제도하에서 정부의 명예훼손 청구는 인정될 여지가 없다’라는 취지로 판단한 일리노이주법원 판결[City of Chicago v. Tribune Co., 307 Ill. 595]을 인용한 다음, ‘정부를 대상으로 한 공격으로 평가할 수 있는 행위를 공직자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주장은 헌법적 차원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라는 취지로 판단하면서, 공직자의 공적 행위에 관한 표현행위는 현실적 악의(actual malice)에 의하여 이루어졌다는 점이 증명되는 경우에 한하여 법적 책임을 부담한다고 판단하였다. 즉, 미국의 현실적 악의 원칙은 국가 등에는 적용되지 않고 공직자 개인에게만 적용되는 것이며, 공직자의 명예훼손 손해배상청구를 원천봉쇄하는 것도 아니고, 단지 그 책임요건을 엄격하게 한정하는 것일 뿐이다. 공직자는 헌법상 기본권주체가 될 수 있지만 국가 등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각각 다른 법리를 적용하는 것은 헌법적 차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위 판결은 이러한 헌법적 쟁점에 대하여 명시적으로 판단하면서 최소한 형사법의 영역에서는 지방자치단체가 외부적 명예의 주체가 될 수 없는 반면(이 부분은 대법원 2010도17237 판결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 단체장 개인은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분명하게 밝힌 것으로서 미국 판례와 같은 맥락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한편, 민사영역에서 국가 등이 명예훼손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는지 등도 논란이 될 수 있다. 일정한 범위 내에서 국가 등이 법적 보호의 대상이 된다는 제한적 적극설이 제기될 여지도 있지만, 위 판결의 판시내용에 비추어 보면 원칙적으로 소극설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향후 판례의 추이가 주목된다.

4. 그 밖의 대법원 판례
선거운동의 금지범위를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대법원 2016. 8. 26. 선고 2015도11812 전원합의체 판결은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폭넓게 인정한 것이고, 기사내용 중 일부가 다소 부정확하지만 중요부분이 진실에 합치되는 경우 정정보도 청구 등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2다21553 판결은 종래 판례를 재확인한 것이다.

5. 헌재 2016. 2. 25. 2013헌바105 등 결정
가. 사건개요
청구인들은 인터넷 게시판에 피해자들에 대한 글을 게시함으로써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범죄사실로 벌금을 선고받은 다음, 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제1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다.

나. 결정요지
심판대상조항의 ‘비방할 목적’은 고의 외에 추가로 요구되는 주관적 구성요건요소로서 사람의 명예에 대한 가해의 의사나 목적을 의미한다. ‘비방’이나 ‘목적’이라는 용어는 정보통신망법에서만 사용되는 고유한 개념이 아닌 일반적 용어로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법관의 보충적 해석 작용 없이도 일반인들이 그 대강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표현이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의 ‘비방할 목적’ 부분은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심판대상조항은 명예훼손적 표현을 규제하면서 ‘비방할 목적’이라는 초과주관적 구성요건을 추가로 요구하고 있고,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은 정부의 업무수행 등과 관련된 사항에 관하여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함으로써 정보통신망에서의 명예보호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지나친 위축효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고 있다. 손해배상 등 다른 제도들은 형사처벌을 대체하여 정보통신망에서의 악의적 명예훼손행위를 방지하기에 충분한 수단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심판대상조항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반대의견 있음).

다. 해설
정보통신망에서의 정보유통은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이루어지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명예훼손범죄가 급증하고 있고, 사실에 기초하더라도 왜곡된 의혹을 제기하거나 편파적인 의견이나 평가를 추가로 적시함으로써 다른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심대하게 훼손하는 경우 등이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한편, 민주국가에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은 중요하고, 진실한 사실을 자유롭게 교환하는 것은 건전한 토론과 논의의 토대가 되지만, 헌법 제10조, 제17조 등에 의하여 표현행위의 대상이 된 사람의 인격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요청과 헌법 제21조 제1항, 제2항에 의하여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요청은 모두 헌법에 기초한 것으로서 어느 한쪽을 일방적으로 우선시할 수 없다. 


위 결정은 앞서 본 사회현실과 헌법규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심판대상조항이 합헌이라고 판단한 것인데, 그 법정의견은 상대적으로 인격권 보호를 강조한 것인 반면에, 반대의견은 표현의 자유 보장을 좀 더 강조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6. 헌재 2016. 6. 30. 2013헌가1 결정
가. 사건개요
인터넷신문의 발행인과 일반주간신문의 사회팀장이 선거운동을 하였다는 이유로 기소된 다음, 법원은 언론인의 선거운동을 금지하는 구 공직선거법 제60조 제1항 제5호 중 제53조 제1항 제8호 부분에 관하여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

나. 결정요지
금지조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언론인’이라고만 하여 ‘언론인’이라는 단어 외에 대통령령에서 정할 내용의 한계를 설정하지 않았다. 관련조항들을 종합해 보아도 다양한 언론매체 중에서 어느 범위로 한정될지, 어떤 업무에 어느 정도 관여하는 자까지 언론인에 포함될 것인지 등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포괄위임금지원칙에 위배된다.


심판대상조항들은 언론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력, 언론인의 공익성과 사회적 책임성에 근거하여 그 선거 개입 내지 편향된 영향력 행사를 금지하여, 선거의 공정성·형평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목적의 정당성이 있다. 일정 범위의 언론인에 대하여 일괄적으로 선거운동을 금지하는 것은 그 목적 달성에 적합한 수단이다.


그러나 언론인의 선거 개입으로 인한 문제는 언론매체를 통한 활동으로 인해 발생 가능한 것이므로, 언론인 개인의 선거운동까지 전면금지할 필요는 없고, 일정 범위의 언론인을 대상으로 언론매체를 통한 활동의 측면에서 발생 가능한 문제점을 규제하는 것으로 그 입법목적은 달성될 수 있다. 그런데 심판대상조항들에 해당하는 언론인의 범위는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언론매체를 통한 활동의 측면에서 선거의 공정성을 해할 수 있는 행위에 대하여는 이미 충분히 규제하고 있으므로, 심판대상조항들은 선거운동의 자유를 침해한다(반대의견 있음).

다. 해설
언론·출판의 자유는 개인의 인격발현 및 민주주의 형성에 필수적인 것이지만, 오늘날 언론기관이 정치적·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력은 강력하여 그 공정성과 객관성이 유지되지 않을 경우 자칫 정치적, 사회적 여론을 왜곡시킬 수 있다. 헌법 제21조 제4항은 언론의 막중한 사회적 책임과 의무를 헌법적 차원에서 강조한 것으로서(헌재 2005헌마165 등 결정), 언론·출판의 자유의 한계가 명시되지 않은 미국 연방헌법과 대비하여 볼 때, 우리 헌법은 언론의 공적 기능이나 책임 등을 상대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위 결정에서 심판대상조항들의 입법목적 정당성, 수단의 적합성 등을 인정한 것은 위와 같은 우리 헌법의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보이는데, 나아가 법정의견은 포괄위임금지원칙 등에 관하여 엄격한 해석기준을 적용한 것인 반면에, 반대의견은 관련 법률조항의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상대적으로 완화된 기준을 적용할 수 있음을 강조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7. 그 밖의 헌재 판례
헌재 2016. 3. 31. 2015헌바206 결정은 모욕죄에 관한 형법 제311조가 명확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선행 판례(헌재 2009헌바199 결정, 2012헌바37 결정)를 유지하였는데, 상관모욕죄에 관한 군형법 제64조 제2항이 합헌이라는 헌재 2016. 2. 25. 2013헌바111 결정도 같은 맥락이다. 인터넷신문의 등록요건을 강화한 대통령령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는 헌재 2016. 10. 27. 2015헌마1206 등 결정, 비례대표국회의원후보자에 관한 공직선거법의 규정 중 공개장소 연설·대담을 금지한 조항은 합헌이지만, 1500만원의 기탁금을 납부하도록 한 조항은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는 헌재 2016. 12. 29. 2015헌마509 결정 등도 주목할 만하다.

 


김시철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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