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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 소송법 판례분석

(21) 승계집행문부여에 대한 이의의 소에서‘승계’에 대한 입증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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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6. 6. 23. 선고 2015다52190 판결

1.사실 및 쟁점

(1) 유한회사 A(채무자)가 피고(채권자)에게 강제집행 인낙의 취지를 포함하여 물품대금채무 5억200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준 소비대차계약의 공정증서(이하 ‘이 사건 공정증서’)를 작성해주었는데, 원고가 채무자 A를 흡수합병하고 등기까지 마쳐서 채무자 A의 승계인이 되었다. 그러자 채권자인 피고는 이 사건 공정증서에 관하여 채무자 A의 승계인 원고에 대한 강제집행을 실시하기 위한 승계집행문을 부여받았다. 그런데 승계집행문이 부여되기 전에 위 합병에 관하여 합병무효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었다.


(2) 채무자 A의 승계인 원고가 승계집행문부여에 대한 이의의 소를 제기하자, 채권자인 피고는 상법에서 합병무효판결이 확정된 때에는 등기를 하여야 하고(상법 제603조, 제530조2항, 제238조), 등기할 사항은 등기하지 아니하면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상법 제34조)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 승계집행문 부여 당시까지도 합병무효판결 확정으로 인한 변경등기가 마쳐지지 아니하였고 피고의 악의 또는 중과실도 주장·입증하지 아니한 이상,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합병무효를 주장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이 경우 흡수합병이라는 승계사실은 누구에게 입증책임이 있는가.

2. 대법원 판결이유의 요지

판결에 표시된 채무자의 승계가 법원에 명백한 사실이거나 증명서로 승계를 증명한 때에는 채무자의 승계인에 대한 집행을 위하여 재판장의 명령에 따라 승계집행문을 내어 줄 수 있는데(민집 제31조, 제32조), 승계집행문 부여의 요건은 집행권원에 표시된 당사자에 관하여 실체법적인 승계가 있었는 지이다. 채무자 A의 승계인 원고가 채무자 지위의 승계를 부인하여 다투는 경우에는 승계집행문 부여에 대한 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고(민집 제45조), 이때 승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승계를 주장하는 채권자인 피고에게 있다. 따라서 승계집행문 부여에 대한 이의의 소에서 법원은 증거관계를 살펴 과연 집행권원에 표시된 당사자에 관하여 실체법적인 승계가 있었는지의 사실관계를 심리한 후 승계사실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거나 오히려 승계의 반대사실이 증명되는 경우에는 승계집행문을 취소하고 승계집행문에 기한 강제집행을 불허하여야 한다.

3. 논점의 전개

(1) 문제의 소재

대상판결은 (승계)집행문부여에 대한 이의의 소의 성질에 관하여 통설과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는 중요한 판결로서 실무상 참고하여야 할 것이다.

(2) (승계)집행문부여에 대한 이의의 소의 성질

(가) (승계)집행문 부여에 대한 이의의 소라 함은 조건이 붙은 집행문(민집제30조 2항)과 승계집행문(제31조)의 경우에 채무자가 집행문부여에 관하여 증명된 사실에 의한 판결의 집행력을 다투거나, 인정된 승계에 의한 판결의 집행력을 다투기 위해서 제1심 판결법원에 제기하는 이의의 소를 말한다(민집 제45조). 

 
(나) 이 소의 성질에 관해서는 형성소송설, 확인소송설,구제소송설, 명령소송설 등이 있는데 통설은 집행문부여의 요건에 흠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소송물로 하여 그 집행문의 효력을 잃게 하는 판결을 구하는 소라고 보는 형성소송설이다(이시윤, 민사집행법 140면 : 김홍엽, 민사집행법 76면).

(다) 이 학설을 좀더설명하여 본다.
(a) 형성소송설 - 이 소는, 부여된 조건성취 집행문 또는 승계집행문 부여의 요건 상 흠을 주장하고 그 집행문의 효력을 상실시키는 판결을 구하는 소라고 한다.

 

(b) 확인소송설 이 소는, 집행정본상 집행문 부여 요건의 흠을 확인하여달라는 소송을 말한다. 이 소송이 인용되면 집행정본의 집행력이 소멸되는데 그것은 이 소송 인용판결의 반사적 효력이다.

 

(c) 구제소송설 - 이 소는, 집행문부여 요건의 부존재확인과 그 집행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형성적 선언을 구하는 소송이라는 것이다. 일본에서 유력하게 주장되고 있다.

 

(d) 명령소송설 - 이 소는, 집행문부여에 대한 이의의 소를 포함하여 집행관계소송은 집행관계의 구체적 방향을 정하는 사항을 소송물로 하고, 이를 기판력으로 확정함과 동시에 그 사항 존부에 관한 심판결과를 보아서 바람직한 집행관계를 집행담당기관에게 판결주문으로 지시·선언하는 구조의 소송이라는 견해이다(역시 일본에서 주장되고 있다)(이상은 이시가와 아끼라 외 2인 공저, 주석 민사집행법(청림서원) 318면 참조).

(라) 각 학설 가운데서 우리나라에서는 형성소송설과 확인소송설이 문제된다. 양쪽 학설의 가장 큰 차이점은, 첫째, 집행권원상 표시된 청구권의 승계를 주장하는 제3자가 있는 경우 그 제3자가집행문부여를 받기 이전에 채무자가 그 제3자를 상대방으로 하여 집행문부여에 대한 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는가이다. 형성소송설에 의하면 부여된 집행문의 효력을 소멸시키는 판결을 구한다는 점에서 이를 부정하지만, 확인소송설에 의하면 승계 사실의 부존재 등 집행문을 부여할 요건의 흠만 주장하면 되므로 이를 인정할 수 있다.둘째,승계사실의 증명책임에 관하여 형성소송설에 의하면 이의를 제기하는 채무자가 승계사실의 부존재를 증명하여 형성적으로 집행문의 효력을 상실시켜야 하는데 대하여 확인소송설에 의하면 채권자가 승계사실의 존재를 주장하여 집행문의 효력을 유지시켜야할 것이다.

4. 결론

(1) 대상판결은 승계집행문부여에 대한 이의의 소를 통설과 같이 형성소송으로 보지 아니하고 확인소송으로 보고 있다. 대상판결의 판시는 승계집행문부여에 대한 이의의 소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승계집행문부여의 소의 성질을 검토함으로써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2)승계집행문부여의 소라 함은 집행문을 부여받고자 하는데 승계를 증명하는 문서를 제출하여 증명할 수 없는때에 채권자가 채무자를 상대로 제기하는 소이다(민집 제33조). 이 소는, 집행문 부여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그 인용판결로 그 부여요건인 승계사실의 증명에 갈음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 법적 성질은 확인소송으로서(이시윤, 138면) 통설이다. 이 설은, 집행권원 가운데서 조건성취 또는 승계 등 집행문을 부여하는데 특수한 요건의 존재(예컨대 승계사실의 존재)만 확인을 청구하는 소송으로서 민사소송법상 확인의 소와 성질이 같은데 다만 승계라는 사실의 확인소송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확인소송설에 의하면 집행권원의 특수한 요건인 승계사실의 증명책임은 당연히 채권자에게 있다.이와 같이 통설은 집행문부여의 소와 집행문부여에 대한 이의의 소의 성질을 달리 보고 있다. 

 

(3) 그러나 승계집행문부여에 대한 이의의 소는 승계집행문부여의 소에 대한 반면적 성질이 있다. 대상판결이, '승계집행문 부여의 요건은 집행권원에 표시된 당사자에 관하여 실체법적인 승계가 있었는지 이다. 채무자 A의 승계인 원고가 채무자 지위의 승계를 부인하여 다투는 경우에는 승계집행문 부여에 대한 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고'라고 판시한 것은 이를 의미한다. 이것은 마치 원고의 이행청구소송에 대하여 피고가 그 이행청구권 부존재확인을 구하는 경우와 같을 것이다. 그렇다면 양 쪽은이행청구와 이행청구권부존재 확인소송과 동일하게 입증책임을 달리할 수 없다. 대상판결이 '원고가 채무자 지위의 승계를 부인하여 다투는 경우에는 승계집행문 부여에 대한 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고, 이때 승계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승계를 주장하는 채권자인 피고에게 있다'고 판시한 것은 승계집행문부여의 소와 그 이의의 소를 동일선상에서 파악한 것이다. 


(4) 대상판결의 사실관계를 보면 원고와 채무자A 사이의 흡수합병관계는 그들 사이의 합병무효판결의 대세적 효력(제603조, 제530조2항, 제190조)에 의하여 부존재하게 되었으므로 이 경우 승계집행문부여에 대한 이의의 소는 흡수합병을 다투어 승계사실의 부존재를 주장하는소극적 부존재확인의 소와 같다고 하여야할 것이다. 그럼에도 이를 형성의 소라고 하여 그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부존재하는 흡수합병을 마치 존재하는 것처럼 취급하는 것은 거래의 실정에 맞지 않는다. 따라서통설과 달리 승계집행문부여에 대한 이의의 소도 승계집행문부여의 소와 같이 확인소송으로 파악한 대상판결이 타당하다.

 

강현중 변호사(법무법인 에이팩스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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