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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판례

[해외판례] 외국인 아빠가 일본 외조부 상대 자녀인도청구 사건

김윤정 연구위원 (사법정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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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는 말

외국에 있는 이탈리아 국적의 아버지가 일본 내에 있는 일본 국적의 외조부를 피고로 하여 친권에 기한 자녀인도를 구한 사안(일본 민법에도 친권 방해와 관련한 규정은 없으나 실무상 부당한 자녀의 구속이 친권 행사에 방해될 때에는 방해배제청구권에 기초하여 자녀의 인도청구를 민사소송으로 제기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에 대하여 일본 시즈오카지방재판소 하마마츠지부는 2015년 12월 2일 아버지의 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일본 내에서도 국내의 법적 분쟁으로서 이와 유사한 분쟁이 발생한 적은 다수 있으나, 섭외사건으로 발생한 사건은 (공간된 재판례 중에서는) 이 사건이 최초인 것으로 보인다. 


이 사안은 통상의 일본 국내법에 기초한 절차에 따라 자녀의 인도청구를 구한 사안이기는 하나, 헤이그국제사법회의에 의한 1980년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의 이행을 위한 법률에 의한 절차 가능성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여지를 주는 사안으로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유사한 분쟁이 발생할 경우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 사실관계
판결문에 설시된 사실관계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X(이탈리아 남성)는 A(일본인 여성)와 2004년 이탈리아에서 혼인하였다.

-2007년 X와 A 사이의 자녀 B(이탈리아와 일본 이중 국적 보유자)가 이탈리아에서 출생하였고, B는 이탈리아에서 X와 A에 의하여 양육되었다.
- 그 후 A는 암이 발병하여 암 치료를 위하여 일본으로 돌아가서 치료를 받기로 하고, 그 경우 A의 아버지인 Y에게 B를 돌보아줄 것을 부탁하였다.
- A와 B가 2011년 8월 일본으로 입국 시 X도 동행하였고, X는 A의 암 치료가 계속되는 동안 B가 A와 함께 일본에 머무르는 것에 동의하였다.
- 일본에 도착한 후 B는 일본에 있는 유치원을 다녔다.
- Y는 2014년 1월 4일 X에 대하여 Y가 B를 초등학교 졸업 때까지 보호하고 양육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요청서를 보냈다.
- X는 위 요청서에 대하여 A가 생존하고 있는 한 B를 일본의 초등학교에 다니도록 하는 것도 상관없으나 상황이 변하면 찬성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답변하였다.
- 2014년 3월 8일 A가 일본에서 사망하였고, X는 2014년 3월 10일 일본으로 들어와 A의 장례식에 참석한 후 2014년 3월 14일까지 Y의 집에서 체류하였다.
- 2014년 4월 X는 B와 만날 수 없고, Y에 의하여 전화 통화도 거부되는 일이 발생하자, B의 인도를 구하는 조정을 신청하였다.
- 조정이 불성립으로 끝나자 이 사건 소가 제기되었다. 

 

3. 준거법의 문제
일본의 ‘법의 적용에 관한 통칙법’(이하 ‘통칙법’이라 함) 제32조는 “친자간의 법률관계는 자녀의 본국법이 부 또는 모의 본국법(부모의 일방이 사망하거나 일방을 알지 못하는 경우에는 다른 일방의 본국법)과 같은 경우에는 자녀의 본국법에 의하고, 기타의 경우에는 자녀의 상거소지법에 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친권에는 자녀의 신상보호와 재산관리의 양 측면이 모두 포함되어 있는데, 자녀의 인도는 자녀의 신상보호와 관련한 문제이므로 이 사안은 통칙법 제32조가 적용된다. 

 
그런데 이중국적에 대하여 통칙법 제37조에서 “당사자가 두 개 이상의 국적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그 국적 중 당사자가 상거소를 가지고 있는 나라가 있는 경우에는 그 나라의 법을, 당사자가 상거소를 가지고 있는 나라가 없을 경우에는 당사자에게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나라의 법을 당사자의 본국법으로 한다. 다만 그 국적 중 일본의 국적인 때에는 일본법을 당사자의 본국법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자의 본국법은 일본법이 되고, 통칙법 제32조에 따라 아버지의 본국법이 자녀의 본국법과 다른 경우가 된다. 그 결과 자녀의 상거소지법이 본국법이 되게 된다. 

 
법원은 이 소가 제기되기 전까지 자녀가 일본에서 체류한 기간이 3년 1개월 정도 되는 점, 체류기간 중 자녀가 일본에서 유치원을 다닌 점 등에 비추어 자녀의 상거소지법은 일본법이라고 판시하였다(판결문에는 추가적으로 아버지의 동의가 있었던 사정 등이 설시가 되어 있으나 상거소지법 결정과 관련하여 이를 설시한 근거가 불분명하다는 학계의 비판이 있다). 그리고 일본법에 따라 친권자인 원고는 자녀의 거소를 정할 수 있고(민법 제821조) 자녀의 감호권을 가지는 자로서(민법 제820조) 자녀를 사실상 보호하는 자에 대하여 그 인도를 구할 수 있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였다. 

 
4. 헤이그 국제아동탈취 협약과의 문제
이탈리아, 일본 모두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의 가맹국인데, 일본은 조약의 실시를 위한 이행법률로서 ‘국제 아동 탈취의 민사적 측면에 관한 조약의 실시에 관한 법률’(이하 ‘실시법’이라 함)을 제정하였다. 이 사안은 국내법상의 절차에 따른 자녀의 인도 청구사건이어서 실시법에 따른 이행절차의 가능성이 검토될 여지는 없었으나, 만약 실시법에 따른 이행절차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이 경우 검토되어야 할 요건은 실시법 제7조의 해석상 ① 자녀가 16세에 달하지 않았을 것, ② 자녀가 일본 국내에 소재하고 있을 것, ③ 상거소지국의 법령에 의하면 당해 아동의 이동이나 유치가 신청인의 양육권을 침해하는 것일 것, ④ 당해 아동의 이동이나 유치의 개시 시 상거소지국이 조약체약국이었을 것 등이다. 이러한 요건이 충족된 경우에는 아동의 반환을 원칙적으로 명하여야 한다. 

 

한편, 실시법 부칙 제2조에 의하여, 동법 시행일 전일인 2014년 3월 31일 이전에 아동의 이동이나 유치가 개시된 경우에는 동법에 기초하여 자녀의 반환청구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의 경우 2014년 3월 31일 이전에 이루어진 입국 자체는 아버지의 동의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불법적인 아동의 이동이라고 볼 수 없다. 또한 실시법 제2조를 보면, 유치란 “자녀가 상거소를 가지고 있는 나라로부터 당해 자녀의 출국 후, 당해 자녀의 당해국으로의 도항(渡航)이 방해받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정의하고 있는데, 현재 자녀의 상거소는 일본이어서 상거소를 가지고 있는 나라로부터 출국되었다는 요건이 충족되기도 어렵다. 

 

참고로 실시법과 관련한 실시상황에 대해서 매년 법무성과 외무성이 합동으로 보고서를 공개하는데, 2015년 4월 1일부터 2016년 3월 31일까지의 기간 동안 가정재판소에 대한 신청 건수는 21건으로 인용된 사건이 8건, 각하된 사건이 4건, 조정이 성립된 사건이 10건이다. 

 

5. 강제집행의 문제
자녀 인도의 강제집행과 관련하여 일본의 경우 가정재판소의 이행권고 외에 간접강제(민사집행법 제172조)에 의하여야 한다거나 민사집행법 제169조에 기초하여 동산인도청구의 집행 규정을 유추적용하여 직접 강제하여야 한다는 등으로 실무상 입장이 나뉘어져 있다. 동산의 직접강제를 허용하는 근거는 자녀에 대한 인도명령이 있는 이상 이를 신속하게 실행하지 않는 것이 아동의 이익에 오히려 반할 수 있고, 재판에 대한 신뢰를 잃을 수 있게 된다는 점 등을 논거로 한다.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에 의한 반환절차는 간접강제절차와 자녀의 반환의 대체집행절차가 인정되어 있고(실시법 제134조 제1항), 간접강제전치주의가 명문화되어 있다. 또 집행관이 실시할 수 있는 행위도 명시적으로 규율되어 있다(실시법 제140조). 

 

2016년 9월 31일자 아사히신문 1면에 의하면 법무대신이 법제심의회에 민사집행법 수정에 관한 자문을 구하였는데, 그중 자녀의 인도명령과 관련한 집행절차 등의 수정이 포함되어 있다. 실시법에서 자녀의 인도와 관련한 집행 규정을 두고 있는 반면, 통상의 일본 국내법에 기초하여 자녀인도를 명하는 재판의 강제집행과 관련하여서는 이와 같은 규정이 없다. 일본 내 전문가들에 의하면, 법률에 명문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집행관의 대응은 편차가 있을 수밖에 없어, 집행 과정에서 자녀의 심신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법무성은 실시법의 구조를 참조하여 ‘간접강제전치주의’에 관한 규정 및 자녀의 심리를 고려하여 ‘부모가 함께 있는 경우 외에는 집행을 하지 않는다’라고 하는 규정을 둘 것인지에 대하여 검토하고 있다.


6. 맺는 말
자녀의 인도청구가 국제적인 문제가 되는 사례는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개된 사안이 헤이그 국제아동탈취협약의 실시법에 따른 절차를 구하는 사안은 아니지만, 이 사건의 원고가 왜 통상의 국내법적 절차에 따른 청구를 하였는지 검토하는 과정에서 국제아동탈취협약의 실시법상 요건 등을 살펴볼 수 있었다. 또한 실시법상 자녀인도청구의 집행절차 관련 규정을 통상의 국내법적 절차에 따른 자녀인도청구 사건에도 두고자 검토에 착수한 일본의 최근 실무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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