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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평석

특허법 제33조의 '발명을 한 자'의 의미

최승재 변호사(법학박사)

I. 사실관계

甲이 경영하는 개인업체 연구개발부장 乙이 丙 회사로 전직하한 후인 2004. 9. 8. 甲의 영업비밀[이하 '모인(모인)대상발명'이라 한다]을 丙 회사 직원들에게 누설함으로써 丙 회사가 甲의 모인대상발명을 변형하여 2005. 10. 甲이 생산하는 제품의 경쟁제품을 출시하고, 2006. 8. 4. 명칭이 "떡을 내장하는 과자 및 그 제조방법"인 특허발명(특허등록번호 제626971호)을 丙 회사의 직원인 丁을 발명자로 하고, 丙 회사를 출원인으로 하여 출원하여 2006. 9. 14. 특허등록을 받은 사안이다.
甲은 특허심판원에 이 사건 발명이 미완성 발명이고, 특허청구범위가 명세서의 상세한 설명에 의해서 뒷받침되지 않은 기재불비가 있어 무효라고 주장하였으나 특허심판원은 甲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이에 갑은 특허법원에 심결취소소송을 제기하면서, 이 사건 특허발명이 특허법 제33조 제1항 본문의 무권리자 출원 규정 및 제44조 공동출원 규정을 위반한 것이며, 진보성도 없어 무효라고 주장하였다. 이에 이 사건의 원심인 특허법원은 2009. 7. 15. 이 사건 특허발명에 대해서 정이 실질적으로 기여한 바가 없어 특허법 제33조 제1항 본문의 "발명을 한 자"에 해당하지 않아 등록이 무효가 되어야 한다면서 심결취소판결을 하였다.(특허법원 2009. 7. 15. 선고 2008허8907판결)

II. 대법원의 판단  

"발명자가 아닌 사람으로서 특허를 받을 수 있는 권리의 승계인이 아닌 사람(이하 '무권리자'라 한다)이 발명자가 한 발명의 구성을 일부 변경함으로써 그 기술적 구성이 발명자의 발명과 상이하게 되었더라도, 변경이 그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사람이 보통으로 채용하는 정도의 기술적 구성의 부가·삭제·변경에 지나지 않고 그로 인하여 발명의 작용효과에 특별한 차이를 일으키지 않는 등 기술적 사상의 창작에 실질적으로 기여하지 않은 경우에 그 특허발명은 무권리자의 특허출원에 해당하여 등록이 무효이다.(대법원 2011.9.29. 선고 2009후2463 판결)"라고 판시하여 원심판결을 유지하고 상고를 기각하였다. 

III. 평석

1. 소위 모인출원론


모인판결이라는 것은 타인의 발명에 대하여 정당한 권리를 가지지 않은 자(발명자, 발명자로부터 특허권을 양수받아 권리를 승계한 자가 아닌 자)가 특허출원인으로 출원을 하는 경우 이러한 출원을 칭하는 용어이다. 일본의 경우에는 이 모인출원과 관련하여 진정한 권리자의 회복을 위하여 여러 가지 제도 들을 구비하는 등 입법적으로 모인출원과 관련된 정비를 하였지만(평성23년 특허법 일부개정을 통하여 이 법이 발효되는 평성24년 4월 1일부터는 특허권이전청구의 요건에서 "발명자가 아닌 자"라는 요건을 삭제하여 진정한 권리자의 특허권인정청구를 용이하게 하는 등의 권리구제수단을 보완하였다. 원래 특허권 이전청구권 제도는 독일, 영국, 프랑스 등의 유럽 국가들에게 도입된 제도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이에 대한 입법적인 정비가 부족하다.
현행법제상 모인출원은 특허법 제33조에 의해서 규율되며, 발명을 한 자나 그 승계인이 출원을 할 수 있으므로 반대해석으로 이러한 지위에 있지 아니한 자의 출원은 특허거절사유가 되고(특허법 제62조 제2항 전단), 만일 등록이 되었을 경우에는 특허법 제133조 제1항 2호에 의해서 특허가 심판에 의해서 무효가 된다. 모인출원은 특허법이 발명을 한 자가 공개를 한 것에 대한 보상을 하는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제33조는 미국법상 발명의 개념, 즉 다시 말해 착상(conception)과 실시(reduction to practice)이라는 2가지 요건을 구비한 자에게 특허를 부여하여야 한다는 점과도 부합하는 특허법을 관통하는 기본원리라고 이해된다.
이 사건과 같이 연구개발 중에 발명한 내용을 출원하기 위하여 준비하고 있다거나, 이 사건과 같이 출원하지 않고 영업비밀로 간직하고 있는 경우 이러한 발명을 타인이 도용하여 자신이 하지도 않은 발명을 특허로 출원하는 경우 이러한 자에게 특허권을 부여할 수 없다는 특허법 제33조가 모인출원을 규제하는 기초가 되어야 함은 다언을 요하지 않는다고 본다.

2. 모임출원론에 대한 기존 대법원 판례의 태도 

대법원은 기존 판결에서 특허법 제33조의 문언에서 출발하기 보다는 실질적 동일성 개념으로 문제를 해결하였다. 사실 완전히 동일한 것을 출원한 경우 모인출원이라는 점은 의문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경우만 한정하게 되면, 단순히 주지관용기술 등을 부가하거나, 삭제하거나, 변경함으로써 쉽게 자신이 창작하지 않은 발명도 자신이 발명한 것처럼 출원을 하여 등록을 받을 수 있게 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이는 발명자의 보호에 매우 미흡한 결론이다. 그러므로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실질적 동일성 개념을 사용할 필요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모인이라는 개념은 발명의 주제에 대한 것으로 발명의 대상이 모인출원 규정을 통하여 확대되는 것은 불필요하다고 본다. 주지관용의 기술이 부가되었다는 의미는 그 독자적으로 발명이 될 수 없다는 의미일 것이므로 모인출원자는 당해 발명을 한 자가 아닌 것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 특허법원의 판단과 같이 이 문제는 특허법 제33조의 "발명을 한 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따라서 판단하면 족한 것이며, 만일 그 자체로 별도의 개량발명 등이 되었다면 발명을 한 자가 될 것이므로 모인출원이 아니라 발명을 한 자로서 특허를 받을 수 있다고 볼 것이다.   

3. 모인대상발명의 확정과 가상(假想)의 청구항

제33조의 해석론으로 이 사건 특허법원의 판단과 같이 丙이나 丁이 특허권자가 아니라고 봐서 특허를 무효화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본다. 문제는 일본 법원과 입법자가 고민한 진정한 권리자의 보호와 관련된 맥락에 있다.
이 사건과 같이 영업비밀로 관리되고 있었던 경우나 출원준비 중인 경우 영업비밀이 특허출원을 통해서 비밀성을 잃어버리게 되었고, 진정한 권리자가 출원을 하게 되면 후출원이 되는 바, 이 경우 진정한 권리자는 제34조 및 제35조에 의한 보호를 받게 된다. 유사한 보호수단으로 일본법의 경우 모인출원으로 공개가 되는 경우 6개월 이내에 신규성상실의 예외규정을 인정하여 특허출원을 할 수 있도록 하여 진정한 권리자를 보호하고 있는 바,(우리 특허법 제30조 제1항 제2호는 12개월의 유예기간을 허여하고 있다) 이 경우 신규성 의제의 대상이 되는 발명의 동일한 발명이다. 이러한 방식은 출원기한의 제약 등의 문제로 지적되어 평성23년 개정은 권리를 양수받을 수 있도록 하는 부분을 개정하는 방향으로 진정한 권리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모인출원의 경우 모인발명과 비교가 되는 것은 진정한 권리자의 발명은 실제로 출원된 것이 아니므로 가상(假想)의 청구항이 비교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모인출원자는 이미 출원을 한 자이므로 청구항이 있을 것이므로 특허침해의 경우와는 반대국면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특허침해사건의 경우에는 발명을 한 자인 특허권자의 청구항이 등록되어 있고, 침해자의 침해물품을 가상의 청구항을 만들어서 비교하여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모인출원의 경우에도 가상의 청구항(모인대상발명)을 만들어서 이 가상의 청구항과 모인출원된 청구항을 비교하여 모인출원이 의심되는 특허출원이 도용된 바로 그 발명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인바, 이 과정에서 모인출원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자가 제33조상의 발명을 한 자인지 여부가 결정되게 된다.

4. 제34조 및 제35조 해석과의 관계

특허법 제34조는 무권리자의 특허출원 후에 한 정당한 권리자의 특허출원은 무권리자가 특허출원한 때에 한 것으로 본다고 해서 출원시기를 소급하여 앞당겨주고 있다. 양자 모두 진정한 권리자가 추가적으로 특허출원을 하는 것을 전제로 하여 출원시기만을 소급하고 있는 규정이므로 진정한 권리자의 보호에 미흡하다는 지적은 평성 23년 개정 전 일본특허법의 상황과 다르지 않다. 제34조 및 제35조 외에도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이나 무효심판의 청구를 통한 특허의 무효화(대상판결의 경우) 등으로 구제를 받는 것은 진정한 권리자가 권리를 가지려고 하는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수단이고, 모인출원에 의한 공개의 경우를 신규성의제를 통하여 보호하는 방식도 제34조 및 제35조와 같은 기한 제약을 받게 된다. 더구나 모인출원의 문제는 발명하지 않은 자가 출원을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특허권의 승계에 대하여 다툼이 있는 경우도 있을 수 있으므로 발명자와 출원인이 다른 경우 이 문제는 권리이전소송을 통하여 권리귀속을 정하는 방식으로 해결하는 것이 궁극적인 해결방법이라는 점에서도 필요하다고 본다.  

IV. 결론

대상판결은 모인출원의 문제가 특허법 제33조에서 "발명의 한 자"를 정하는 문제라는 점을 명확하게 한 중요한 판결이다. 대상판결에서 문제가 된 것이 영업비밀이라는 점으로 인하여 영업비밀로 관리하던 것이 특허로 출원이 되었다면 모인출원이라도 특허로 인정하여 주는 것이 특허의 공개라는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특허법에서 보호하는 공개를 촉진하고자 하는 발명은 자신이 한 발명을 말하는 것이지, 타인의 발명을 발명자의 의사에 반하여 공개하는 것까지 보호하는 것도 보호하겠다는 것은 아니므로 타당하지 않은 생각이다.
결국 우리도 일본과 같이 진정한 권리자가 모인출원자 등으로부터 권리이전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권리를 입법적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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