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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평석

경찰관이 체포영장 발부된 피의자 수색을 목적으로 타인의 주거에 잠금장치를 해제하고 들어갈 수 있나

문성도 교수(경찰대 법학과)

【사실관계】

2010. 6. 8. 일산경찰서 경찰관인 A 등은 E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A와 D는 2010. 6. 16. E의 통화기록 등을 파악하여 E가 주거지 부근에서 은신한다고 추정하고 검거를 위하여 잠복근무를 하였다.
2010. 6. 17. 11:10경 A 등은 E의 주거지인 ○○아파트의 관리실 CCTV 녹화영상을 확인하였다. 그 결과 E가 2010. 6. 16. 19:53경 엘리베이터를 타고 15층에서 내린 후 다음날인 2010. 6. 17. 13:40경까지 다시 외출하는 장면이 없었다. 또한 E 앞으로 배달된 우편물이 우편함에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에 따라 A 등은 E가 주거지 내에 있을 것으로 확신하였다.
2010. 6. 17. 14:20경 A와 B가 X아파트 1907동 15층에 올라가 진정인 주거지의 현관문 초인종을 수차례 누르고 체포영장을 집행하겠다고 고지하였다. 그러나 안에서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A는 열쇠수리공을 불러 현관 출입문의 잠금장치를 열게 하고 B, C, D와 함께 집안으로 들어갔다. A 등은 위 아파트 내에 있는 4개의 방 중 잠겨 있는 2개의 방을 열쇠수리공을 시켜 열게 하고 온 집안을 수색하였으나 E를 발견하지 못하고 현관 출입문 및 방문을 잠근 후 철수하였다.

【국가인권위원회 결정】

"A 등이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E에 대한 체포영장으로 주거지 수색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영장 집행시 요하는 책임자의 참여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 대상자들에게 주거지 수색 행위 및 사유 등을 알려주어야 하는 직무상 고지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은 「헌법」제12조의 적법절차의 원칙을 위반하여 「헌법」제16조가 보장하는 주거의 자유 및 평온을 침해한 행위……중략……
7. 반대의견 (윤남근 위원)
……중략…… 경찰관 등이 체포영장이 발부된 피의자를 수색할 목적으로 타인의 빈집에 잠금장치를 해제·제거하고 들어가는 것은 형소법 기타 법률에 이를 인정하는 근거규정이 없으므로 위법하다. 경찰관 등이 타인의 주거에 체포영장이 발부된 피의자가 현존하는 것으로 믿었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후략……"


[평석]

1. 문제제기 

이 사건에서는 체포영장이 발부된 피의자를 수색할 목적으로 타인의 빈집에 잠금장치를 해제·제거하고 들어가는 것이 적법하다고 할 것인지 여부가 문제되었다(영장 집행시 요하는 책임자의 참여가 제대로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와 그 대상자들에게 주거지 수색 행위 및 사유 등을 알려주어야 하는 직무상 고지 의무를 다하였는지 여부도 문제되었지만 이 부분은 논외로 함).
우선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제1호에 의한 수색의 시간적 한계가 문제되었다. 즉, 아직 체포대상인 피의자를 발견하지 못한 상태에서 피의자를 찾기 위한 목적으로 타인의 주거에 들어가는 행위도 수색의 시간적 한계 내에 있는지 여부가 문제되었다. 둘째,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제1호에 의한 수색의 장소적 한계가 문제되었다. 피의자를 찾기 위한 수색이 허용된다 하더라도 그것은 주거 내로 한정된 것이기 때문에, 타인의 주거 밖에 있는 현관문의 잠금장치를 해제하고 들어가는 것은 수색의 장소적 한계를 넘은 것은 아닌지 문제되었다.

2. 체포·구속을 위한 피의자 수색의 제도적 취지

수색을 하는 경우에 법관이 발부한 영장이 있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헌법 제16조, 형사소송법 제215조). 하지만,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은 제200조의2(체포영장에 의한 체포), 제200조의3(긴급체포), 제201조(구속영장에 의한 구속) 또는 제212조(현행범인의 체포)에 의하여 피의자를 체포하거나 구속하는 경우에 필요한 때에는 영장 없이 타인의 주거나 타인이 간수하는 가옥, 건조물, 항공기, 선차(이하 '주거 등'이라 함) 내에서 피의자 수색을 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제1호).
이것은 체포 또는 구속하고자 하는 피의자가 타인의 주거 등에서 잠복하고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피의자의 소재를 발견하기 위한 수색은 영장 없이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수색은 피의자를 체포 또는 구속하기 위한 불가결한 전제이고 긴급성이 요청되기 때문에 영장주의의 예외를 인정한 것이다.

3. 수색의 시간적 한계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제1호의 피의자 수색은 '피의자를 체포·구속하는 경우 필요한 때'에 가능한 것이므로 수색이 실제로 피의자의 신체를 체포·구속하는 시점과 어느 정도 시간적으로 접착되어 있어야 하는가 하는 점이 문제된다. 이에 대하여 소수반대의견은 피의자를 현실적으로 체포·구속하는 때라고 새기고 있다. 따라서 피의자를 발견하지 못한 상태에서 피의자를 찾기 위한 목적으로 타인의 주거에 들어가는 행위는 피의자를 체포·구속하는 행위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이에 대해 학계에서는 일반적으로체포·구속하는 경우를 넓게 새겨서 타인의 건조물에 피의자가 숨어 있을 개연성이 있는 경우에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피의자의 소재를 발견하기 위해 영장 없는 수색이 허용된다고 보고 있다. 말하자면, 현실적으로 체포·구속하는 시점과 수색 시점이 접착할 필요도 없다고 보고 있다. 대상 사건에서 국가인권위원회 다수의견도 '피진정인들이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진정인에 대한 체포영장으로 주거지 수색행위를 하였다 하더라도'라고 하여 일단 수색행위 자체는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호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생각건대, 우리 형사소송법은 '피의자를 체포·구속하는 경우'라고 규정하고 있다. '체포·구속하는 때'라고 규정하고 있지는 않다. '경우'란 '어떤 조건 아래에 놓인 그때의 상황이나 형편'을 말한다. '시간상의 어떤 순간이나 부분'을 의미하는 '때'보다는 '어떤 일이 일어나거나 문제가 되는 상황이나 형편'을 의미하는 '때'에 가깝다. 따라서 '피의자를 체포·구속하는 경우'란 피의자를 체포 구속 하는 것이 문제되는 상황이나 형편을 말하는 것으로 반드시 현실적으로 피의자를 체포·구속하는 시점으로 제한할 필요가 없다.
또한 우리 형사소송법 제215조 제1항이 피의자 수색을 규정한 것은 피의자가 아직 발견되지 않은 것을 전제로 한 것이다. 피의자를 발견한 경우에는 수색할 필요 없이 바로 피의자를 체포하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피의자 수색 규정은 수색하여 피의자를 발견하고 그 후에 피의자를 체포하는 것을 전제로 한 개념이다. 결국 피의자에 대한 수색 시점과 체포 시점은 시간적으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피의자를 체포·구속하는 경우는 실제로 피의자를 체포·구속하는 시점뿐만 아니라 체포·구속하는 것이 문제되는 상황으로 넓게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4. 수색의 장소적 한계

우리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제1호에 의한 수색과 관련하여 우리 형사소송법 제219조는 공판절차상 수색에 관한 규정 중 제120조도 준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리는 피의자 또는 제3자의 주거 등을 수색할 때에는 잠금장치를 해제·제거하고 등의 필요한 처분을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소수의견은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제1호가 허용한 것은 주거내 수색일 뿐이기 때문에 주거 밖에서 주거의 잠금장치를 해제·제거하고 행위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한다.
생각건대, 주거내 수색이라고 하여 수색을 위해 필요한 처분이 반드시 주거 내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주거 내 수색을 위하여 주거 내에 들어갈 필요가 있고 주거 내에 들어가기 위해서 대문이나 현관문 등 주거 밖의 자물쇠를 열어야 하는 경우에는 자물쇠를 열거나 파괴하는 것은 수색을 위해 필요한 처분이 된다.
또한 주거 내 수색은 주거자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게 된다. 하지만, 주거 밖에서 이루어지는 피의자 발견을 위한 수색은 원칙적으로 주거자 등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따라서 이에 대한 법적 근거는 필요하지 않다. 이런 측면에서 형사소송법 제216조가 주거 내 수색에 대해서만 특별히 규정한 것이다.

5. 수색권 남용에 대한 통제

소수의견이 이와 같이 형사소송법 제216조 제1항 제1호를 시간적 장소적으로 엄격히 제한하고자 한 것은 경찰관 등이 긴급체포를 빙자하여 아무런 영장도 없이 타인의 빈집에 잠금장치를 강제로 열고 자유자재로 드나들 것을 우려하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려와 관련하여 우리 형사소송법은 '체포·구속하는 경우에 필요한 때'에 피의자 발견을 위한 수색을 허용하고 있다(제216조 제1항 본문). 또한 수색과 같은 강제처분은 필요 최소한도의 범위 안에서만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제199조 제1항 단서). 따라서 수색의 장소적 범위는 체포·구속 대상인 피의자가 소재할 개연성이 있는 곳으로 제한된다. 피의자 소재 개연성은 피의자의 소재에 대한 목격자의 정보 제공과 같이 충분히 구체적인 사실에 근거한 것이어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109조가 피고인의 주거 등을 수색하는 경우보다 피고인 이외의 주거 등을 수색하는 경우를 보다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규정에 비추어 피의자 이외의 제3자의 주거 등에 대한 수색의 경우에는 피의자의 주거 등에 대한 수색의 경우에 비하여 피의자 소재 개연성을 훨씬 엄격하게 따져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 형사소송법은 수색 현장에 책임자의 참여 등을 절차적 요건으로 하여 수색의 적정성과  수색 상대방의 이익을 옹호하고 있다(형사소송법 제219조, 제123조). 이러한 절차적 요건을 엄격히 새김과 함께 국가배상책임을 넓게 인정하고 공무집행방해죄에 의한 형법적 보호범위를 엄격히 제한하거나 적법절차에 의하지 않고 수집된 증거의 증거능력을 엄격히 제한함으로써 소수의견의 우려는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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