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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평석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39조의 매도청구권행사

성중탁 교수(경북대 로스쿨)

1. 사건의 개요

서울시는 2008. 3. 6. 서울특별시 고시 2008-58호로 단독주택 밀집지역인 서울 노원구 ○○동 633-31일대 4만3303㎡를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4조의 규정에 따라 주택재건축 정비구역으로 지정·고시하였고, '인덕마을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이 사건 정비구역에서 주택재건축사업을 시행하기 위하여 서울특별시 노원구청장으로부터 2008. 8. 8. 설립인가를 받아 2008. 8. 27. 설립등기를 마친 정비사업조합이다. 청구인들은 정비구역 내에 아래와 같이 토지 및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자들로서 이 사건 재건축조합 설립에 동의하지 않았다. 청구인들은, 이 사건 재건축조합이 재건축조합설립에 동의하지 않은 청구인들을 상대로 매도청구를 하게 되면 청구인들의 의사에 반하여 토지 및 건축물을 시가로 매도하여야 하는데,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청구인들의 재산권, 행복추구권, 거주이전의 자유 및 직업선택의 자유 등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2008. 9. 12.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39조,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8조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문제의 소재

헌법 제23조 제3항은 '공공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과 보상은 법률로서 하되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는바, 법률에 의한 재산권의 수용과 보상은 헌법이 요구하는 공공필요가 있어야 하고 정당한 보상을 하여야 하는데, 여기서 공공필요, 재산권 수용, 정당한 보상 등은 공익사업법이 준용되는 재개발과정에서의 토지수용의 경우에만 적용되는 개념적 징표인지, 아니면 이를 확대하여 주택법상 주택건설사업 및 도시정비법상 주택 재건축사업에서의 토지 취득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는 매도청구의 경우에도 적용되어 위 매도청구제도가 헌법상 근거있는 제도로 볼 수 있는지 문제된다. 즉, 현행 도시정비법 등은 주택 재개발과 재건축 사업시행구역내에 소재하는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하는 방법으로는 각 강제수용방식과 매도청구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위 토지취득방식 중 매도청구방식은 법률의 규정에 의한 사업시행자의 권리로서 강제성을 수반하는 점에서는 사실상 강제수용과 유사한 것임에도 민사소송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위와 같이 민사소송을 취하면서도 매도청구로 말미암아 강제로 소유권을 상실하게 된다는 점에서 매도청구 행사의 상대방은 행복추구권, 재산권, 거주이전의 자유, 주거의 자유 등에 중대한 제한을 받게 되는 것이다. 우리 헌법 제37조는 국민의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이러한 매도청구제도가 헌법이 정한 위와 같은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서 위헌이 아닌지 문제될 수 있다.

3. 헌재 결정례 요지

과거 헌법재판소는 과거 집합건물법 규정 매도청구권제도와 관련하여 '건물의 노후화로 인하여 그 건물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불합리하게 되는 경우에는 재건축을 찬성하는 구분소유자와 반대하는 구분소유자들 간의 권리관계를 적절히 조정하는 것을 전제로 하여 그 건물 전체를 철거하고 다시 건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재건축을 원하는 다수의 구분소유자들의 권리보호와 사회·경제적 이익을 위해 필요하다고 보며 재건축 제도가 재건축을 원하지 않는 구분소유자들의 기본권을 제한한다 하더라도 이는 헌법이 기본권 제한의 원리로서 제한하고 있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어서 이를 위헌이라고 볼 여지는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헌법재판소 1999.9.16. 선고 97헌바73 결정) 그 후 헌법재판소 대상 결정인인 2008헌마571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39조 위헌확인】 사건에서 헌법재판소는 주택재건축사업시행자에게 매도청구권을 인정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39조가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와 관련하여, "사업시행자로 하여금 매도청구권을 행사하도록 한 것은, 노후·불량주택을 재건축하여 도시환경을 개선하고 주거생활의 질을 높인다는 공공복리를 실현하기 위한 것으로 그 입법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그 수단도 적절하다.

그리고 매도청구권은 통상의 재개발절차에서의 수용제도보다는 조금 완화된 제도라고 볼 수 있고, 그 매도청구권 행사에 있어서도 여러 가지 제한을 가함으로써 상대방의 이익을 충분히 보장하고 있으며, 재산권을 보다 덜 침해하는 다른 수단이 명백히 존재한다고 보이지도 아니하며, 침해받는 재건축 불참자의 사익은 위와 같은 공익에 비하여 결코 크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었다.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본질적인 내용까지 침해하거나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라고 판시하였다. 참고로, 헌재는 2009.11.26. 선고 2008헌바133 결정 【주택법 제18조의2 위헌소원】 사건에서도 민간 건설업자에게 매도청구권을 부여한 주택법 제18조의2 조항이 개인의 재산권과 계약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청구인의 주장에 대하여 위 판시 내용과 거의 동일한 취지로 재판관 8대1의 의견으로 합헌결정을 한 바 있다.

4. 위 헌재 결정에 대한 검토

도시정비법상의 매도청구권의 경우, 토지 또는 건물만을 소유하여 조합원이 될 수 없는 자들의 반대가 있는 경우 이들을 제외하고 재건축을 하는 것도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까지 모두 매도청구를 인정하고 있는바, 이러한 경우는 침해되는 사익이 이에 의하여 보호되는 공익보다 크다고 보아 그 위헌성 시비가 꾸준히 있어 왔다.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은 지금까지 일관되게 매도청구제도가 합헌이라고 판단하여 왔는데 과거 헌법재판소의 판례는 합헌 판단을 함에 있어 과잉금지의 원칙에 따른 구체적인 논증을 하지 아니하였으나, 최근에는 대상 결정과 같이 합헌성 판단을 함에 있어 과잉금지 원칙을 준수하였는지 여부를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매도청구제도는 해당 토지소유자의 의사에도 불구하고 재산권을 강제적으로 변동, 박탈시킬 수 있는 수용적 성질이 있다. 이 경우 토지의 매도대금에 대해서는 헌법상 정당보상 법리가 적용되어야 한다. 위와 같이 민간사업주체가 보유하는 매도청구권이 헌법 제23조 제3항에 근거한다고 의제하려면 민간사업자가 시행하는 '주택건설사업' 등이 공공필요의 범위에 해당하여야 함은 당연하다.

즉, 주택건설사업은 헌법상 공공필요에 해당되어 이는 민간사업주체에 대한 매도청구권의 허용근거가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위헌의견에 의하면, 비록 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대상의 범위를 확대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소위 알박기라 불리는 투기세력과 관계없는 사람들에게도 매도청구권의 행사를 필요이상으로 인정할 우려가 크므로 이는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에 반한다고 한다. 즉 민간사업주체의 주택건설(재건축)사업은 헌법상 공공필요의 범위에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보아 매도청구권의 헌법적 허용근거가 없다고 보는 것이다. 생각건대, 민간사업주체가 시행하는 주택건설사업은 비록 사기업체의 이익 독식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택법과 도시정비법이 추구하는 국민의 쾌적한 주거안정 확보라는 입법목적을 충족한다고 볼 수 있고, 이는 헌법재판소의 다수의견처럼 헌법상 공공필요의 범위에 해당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결국, 매도청구권 제도가 형성권의 성질을 가지면서 미동의 토지소유자의 토지를 사실상 강제 수용하는 등으로 인하여 그들의 토지 재산권에 침해를 주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지만, 주택법상 주택건설사업과 도시정비법상의 주택재건축 사업은 공익성이 보다 강화되어 있는 점, 사실상 재건축사업과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재개발사업에서는 공용수용 등에 의한 강제적 토지소유권 취득방법이 인정되고 있는 점, 도시정비법이 토지 또는 건축물만을 소유하고 있는 자에 대하여도 매도청구권의 행사를 인정한 취지는 토지등 소유자의 반대에 따른 (재)건축이 지연되는 것(이른바 알박기)을 방지하고, 조속한 사업시행을 통해 국민의 주거안정을 도모하고자 함에 있다는 점 등에 비추어보면 매도청구권에 의하여 보호되는 공익이 침해되는 사익보다 훨씬 크다고 할 수 있으므로 위헌의 소지는 크지 않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동 헌재의 결정은 타당하다고 하겠다. 다만, 도시정비법과 주택법 등에서 인정되고 있는 매도청구는 사인의 재산권을 본인 의사에 반하여 박탈한 채 환가보상만 한다는 점에서 헌법상 재산권보장의 근본취지인 존속보장에 위배될 여지가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만큼 이러한 점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매도청구제도를 재개발사업에서의 공용수용제도로 동일하게 통일할 필요성이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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