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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15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2) 지식재산법

조용식 변호사 (법무법인 다래)

2015년은 지식재산권 분야의 법제 정비에 있어 기념비적인 한 해였다.

2015. 11. 12. 특허침해소송의 관할을 집중시키는 내용의 '민사소송법'과 '법원조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었다. 개정안은 지식재산권을 특허권·실용신안권·디자인권·상표권·품종보호권(이하 '특허권등'이라 함)과 '특허권등'을 제외한 지식재산권으로 구별하고, 전문성이 강조되는 '특허권등'에 관한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고등법원 소재지의 지방법원 전속관할(서울 지역은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한정)로 하는 내용이다. 서울중앙지법의 중복관할과 재량이송을 인정하는 내용도 포함됐고, 2심의 경우 특허법원으로 관할이 일원화되었다. 또한, 2015년에는 지식재산권과 관련하여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비롯하여 실무상 중요한 의의가 있는 다수 판결이 선고되었다.

1. 제조방법이 기재된 물건발명의 특허청구범위 해석의 기준을 새롭게 제시한 사례 (대법원 2015 1. 22. 선고 2011후927 판결, 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3후1726 판결)

[판결 요지]
제조방법이 기재된 물건발명도 물건의 발명이고, 물건의 발명의 특허청구범위에 기재된 제조방법은 최종 생산물인 물건의 구조나 성질 등을 특정하는 하나의 수단으로써 그 의미를 가질 뿐이므로, 그 특허요건을 판단함에 있어서 그 기술적 구성을 제조방법 자체로 한정하여 파악할 것이 아니라 제조방법의 기재를 포함하여 특허청구범위의 모든 기재에 의하여 특정되는 구조나 성질 등을 가지는 물건으로 파악하여 출원 전에 공지된 선행기술과 비교하여 신규성, 진보성 등이 있는지 여부를 살펴야 한다(대법원 2015 1. 22. 선고 2011후927 판결). 제조방법이 기재된 물건발명에 대한 위와 같은 특허청구범위의 해석방법은 특허침해소송이나 권리범위확인심판 등 특허침해 단계에서 그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다만 이러한 해석방법에 의하여 도출되는 특허발명의 권리범위가 명세서의 전체적인 기재에 의하여 파악되는 발명의 실체에 비추어 지나치게 넓다는 등의 명백히 불합리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권리범위를 특허청구범위에 기재된 제조방법의 범위 내로 한정할 수 있다(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3후1726 판결).

[사안 해설]
대상판결은 제조방법이 기재된 물건의 발명(Product by Process Claim, 이하 'PBP 청구항'이라 한다)의 청구범위 해석에 있어서, 제조방법에 의해서만 물건을 특정할 수밖에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를 고려할 필요 없이 제조방법의 기재를 포함하여 특허청구범위의 모든 기재에 의하여 특정되는 구조나 성질 등을 가지고 특정되는 물건 자체로만 해석하여야 한다고 판시하면서, '특별한 사정'을 고려하고 있는 종례 판례를 변경하였다. 이는, 진정 PBP 청구항과 부진정 PBP 청구항으로 구별하여 전자의 경우 한정설, 후자의 경우 동일성설을 적용하던 종래의 태도를 변경한 것으로서, 기본적으로 일본, 미국, 유럽 등 세계적인 추세에 부합하는 판시로 이해된다.

그러나 대상판결은 PBP 청구항을 '제조방법의 기재를 포함하여 특허청구범위의 모든 기재에 의하여 특정되는 구조나 성질'을 가지는 물건으로 해석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여, '제조방법의 기재'를 청구항 해석 과정에서 고려하지 아니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 또한 명백히 하였고, 이는 이미 실무상 광범위하게 허용되고 있는 PBP 청구항 기재 방식을 무력화시키지는 않겠다는 정책적 고려가 담겨져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대상판결과 달리 일본 최고재판소는 2015년 6월경 '물건의 구조 또는 특성을 해석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특허출원의 성질상 신속성을 필요로 하는 점에 비추어 (특허청구범위를) 특정하는 작업을 하는 것이 몹시 과다한 경제적 지출이나 시간을 요하는 등 출원인에게 그와 같은 특정을 요구하는 것이 실제적이지 않은 경우'에만 PBP 청구항의 기재를 허용하고 그 외에는 발명의 명확성 요건을 흠결한 것으로서 무효사유가 존재한다고 판시하였다. 이러한 일본 최고재판소 판결은 결국 부진정 PBP 청구항의 기재를 사실상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어서, 일본의 특허 실무에서 많은 논란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PBP 청구항의 기재가 특정 기술 분야를 막론하고 널리 사용되어 온 상황에서 이들 청구항이 모두 기재불비의 무효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일본 최고재판소의 판시는 이미 정착된 실무 관행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을 것으로 생각된다.

물건의 발명을 물리적인 구조나 구체적인 수단으로 특정하는 것보다 물건의 작용이나 동작 원리 등에 의해 규정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인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이러한 경우 출원인이 스스로의 자유로운 결정 아래 보다 합리적인 방식으로 청구항을 기재하는 것을 현행 특허법에서 금지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 최고재판소가 말하는 PBP 청구항을 인정할 예외적인 사정인 '불가능하거나 거의 실제적이지 아니한 사정'이 무엇인지 기준을 정립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일본 최고재판소 판결의 보충의견은 위에서 말하는 '불가능'이라 함은 출원 시에 당업자가 발명 대상이 되는 물건을 그 구조 또는 특성을 해석하여 특정하는 것이 주로 기술적인 관점에서 불가능한 경우를 말하고, '거의 실제적이지 않다'고 함은 기술적인 관점이라기보다는 특정 작업을 행하는 것이 시간이나 비용이 들어 채산성이 맞지 않는 것 등을 의미한다고 하는데, 과연 어떠한 경우가 그에 해당하는지 누가 어떻게 입증할 수 있는지 모호하다.

이러한 실무상의 난점을 고려할 때, 일본과 달리 대상판결이 진정 PBP 청구항인지, 부진정 PBP 청구항인지 여부를 구별하지 않고 모든 PBP 청구항을 동일하게 해석하는 법리를 채택한 것은 우리의 실무 관행과 출원인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한 판시라고 생각한다.

예컨대, 출원인 스스로가 물질의 구조나 특성으로 특정하기가 곤란하여 PBP 청구항을 기재할 수밖에 없는 사정을 증명하여야 한다면 보호할 가치가 높은 기술이 특정의 어려움으로 인하여 권리화되지 못하는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다. 기술의 선점이 중요한 현대 사회에서 조속한 출원으로 권리를 확보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물질의 구조나 특성으로 특정하기 어려운지 여부를 알기 어려운 상황에서 PBP 청구항으로 출원하였다가 만약 물질의 구조나 특성으로 특정하기 어렵다는 사정을 입증하기 어려워 그 PBP 청구항이 등록받지 못한다면 기술의 보호를 권장해야 할 특허법의 취지가 무색해질 수도 있지 않을까 우려 섞인 걱정도 해 본다.

대상판결은 특히 PBP 청구항의 권리범위를 판단함에 있어서 원칙적으로 특허요건의 판단과 마찬가지로 물건동일성을 취하되, 그러한 해석 방법에 의하여 도출되는 권리범위가 명세서 전체의 기재에 의하여 파악되는 발명의 실체에 비추어 지나치게 넓다는 등 명백히 불합리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제법한정성을 취할 수 있다는 판시를 하였다. 이는 미국이나 유럽, 일본의 판시와도 또 다른 독자적인 법리를 제시한 것으로 보이는데, 앞으로 실무상 운용이 어떻게 될 것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2. 의약의 투여용법과 투여용량이 발명의 구성요소가 될 수 있다고 판시한 사례 (대법원 2015. 5. 21. 선고 2014후768 판결)

[판결 요지]
의약이라는 물건의 발명에서 대상 질병 또는 약효와 함께 투여용법과 투여용량을 부가하는 경우에 이러한 투여용법과 투여용량은 의료행위 자체가 아니라 의약이라는 물건이 효능을 온전하게 발휘하도록 하는 속성을 표현함으로써 의약이라는 물건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구성요소가 될 수 있고, 이와 같은 투여용법과 투여용량이라는 새로운 의약용도가 부가되어 신규성과 진보성 등의 특허요건을 갖춘 의약에 대해서는 새롭게 특허권이 부여될 수 있다.

[사안 해설]
대상판결은 의약용도발명의 특허대상성을 인정하는 특허법의 취지와 의약용도발명의 본질 등을 종합하여, 투여주기와 단위투여량을 발명의 구성요소로 볼 수 없다는 기존의 판례를 변경하고 의약이라는 물건발명에서 투여용법과 투여용량이 발명의 구성요소에 해당한다는 점을 법리적으로 명확히 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의약의 용도발명은 다른 분야보다 오랜 기간의 임상시험에 따른 비용과 노력이 소요되는 분야이다. 이러한 점에서 용도의 개발을 특허로서 장려할 필요성은 더욱 크다. 그리고 투여용법과 투여용량은 의약물질이 가지는 특정의 약리효과라는 미지의 속성의 발견에 기초하는 것이므로 질병 또는 약효에 관한 의약용도발명과 달리 볼 여지는 없다고 할 수 있고 더군다나 동일한 의약이라도 투여용법이나 투여용량의 변경에 따라 예상하지 못한 효과가 달라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투여용법이나 투여용량을 개발하는 데에도 상당한 투자비용이 소요된다.

이러한 투자의 결과로 완성되는 기술에 대하여 특허 부여의 기회가 원천적으로 부여되지 않는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점에서 대상판결은 투여용법과 투여용량의 특허대상성을 명확히 인정함으로써 제약업계에 그에 관한 기술개발의 가능성을 장려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생각된다.

3. 비아그라의 기초가 되는 용도특허를 약리효과에 관한 구체적인 기재가 없음을 이유로 무효로 판단한 사례 (대법원 2015. 4. 23. 선고 2013후730, 2013후727 판결)

[판결 요지]
약리효과의 기재가 요구되는 의약의 용도발명에서는 출원 전에 명세서 기재의 약리 효과를 나타내는 약리기전이 명확히 밝혀진 경우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특정 물질에 그와 같은 약리효과가 있다는 것을 약리데이터 등이 나타난 시험사례를 기재하거나 또는 이에 대신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으로 기재하여야만 명세서의 기재요건을 충족하였다고 볼 수 있다.

[사안 해설]
대상판결은 명칭이 '임포텐스 치료용 피라졸로피리미디논'으로 하는 특허발명에 대한 특허무효심판절차에서 특허심판원이 정정 청구된 청구범위가 특허출원 명세서 기재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심판청구를 받아들이는 심결을 한 사안에서, 정정발명은 실데나필이 가지고 있는 발기성 기능장해에 대한 치료 또는 예방효과에 관한 발명으로서 의약의 용도발명에 해당하나, 정정발명의 출원 전에 실데나필의 발기성 기능장해에 대한 치료 또는 예방효과에 관한 약리기전이 명확히 밝혀져 있다고 보기 어렵고, 정정발명의 명세서에 실데나필의 발기성 기능장해의 치료 또는 예방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약리데이터 등이 나타난 시험사례 또는 이를 대신할 수 있을 정도의 구체적인 기재가 있다고 볼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정정발명이 명세서 기재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고 본 원심판단을 정당하다고 한 사안이다.

비아그라는 고혈압 치료제 개발을 위하여 진행되었던 임상시험에서 우연히 발기부전의 치료 효과를 발견하고 발기부전 치료제로 개발된 이력이 있는 의약품이다. 이와 같이 확고한 효과가 인정되어 큰 성공을 거둔 의약품에 대해서도 대상판결은 의약의 용도발명의 약리효과의 기재에 관한 기존의 법리를 그대로 적용하여 판단하였다. 의약의 용도발명은 정량적 데이터에 의하여 약리효과를 확인할 수 있으므로 약리효과에 관한 구체적인 기재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확인한 것으로 이해된다.

4. 공유특허 중 일부 지분에 대한 무효심판 청구는 허용될 수 없다고 판단한 사례 (대법원 2015. 1. 15. 선고 2012후2432 판결)

[판결 요지]
특허처분은 하나의 특허출원에 대하여 하나의 특허권을 부여하는 단일한 행정행위이므로, 설령 그러한 특허처분에 의하여 수인을 공유자로 하는 특허등록이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그 특허처분 자체에 대한 무효를 청구하는 제도인 특허무효심판에서 그 공유자 지분에 따라 특허를 분할하여 일부 지분만의 무효심판을 청구하는 것은 허용할 수 없다.

[사안 해설]
대상판결은 특허공유자 사이에 1인의 공유지분이 무효라는 다툼이 있는 경우에 그 1인의 협력을 구하지 못하는 결과 전원이 공동으로 심판청구인이 될 수 없는 경우, 해당 공유명의자 1인의 지분만을 대상으로 무효심판 청구가 가능한지 여부가 쟁점이 된 사안이다. 과거 특허권의 공유 관계가 민법상 합유인지, 공유인지 견해의 대립이 있었고 대법원은 특허권의 공유 관계에 대하여 "특허법에 특허권의 공유를 합유관계로 본다는 등의 명문의 규정이 없는 이상, 특허법의 다른 규정이나 특허의 본질에 반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유에 관한 민법의 일반규정이 특허권의 공유에도 적용된다는 기준을 제시한 바 있는데(대법원 2014. 8. 20. 선고 2013다41578 판결), 이러한 판례에 의할 때, 등록무효심판이 필수적 공동소송인지 여부가 문제된 사안이라 할 수 있다.

대상판결은 특허법상 공유인 특허권의 특허권자에 대하여 심판을 청구할 때에는 공유자 모두를 피청구인으로 하여야 한다는 특허법 제139조 제2항의 문언에 충실한 해석을 하여, 특허권 공유자 일부에 의한 등록무효심판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법리를 명확히 선언하였다. 특허가 무효가 되면 공유물 자체가 소멸하는 것과 같아지는데, 등록무효심판의 결과는 공유물의 존속에 관한 사항이라는 점에서 필수적 공동소송으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 생각된다.

5. 대형백화점에서 매장음악서비스에 따라 스트리밍 방식으로 전송받은 음악을 매장에 틀어 놓은 행위도 공연보상금 지급 대상이 된다고 판시한 사례 (대법원 2015. 12. 10. 선고 2013다219616 판결)

[판결 요지]
저작권법 제76조의2 제1항, 제83조의2 제1항은 판매용 음반을 사용하여 공연을 하는 자는 상당한 보상금을 해당 실연자나 음반제작자에게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 각 규정이 실연자와 음반제작자에게 판매용 음반의 공연에 대한 보상청구권을 인정하는 것은, 판매된 음반이 통상적으로 예정하고 있는 사용 범위를 초과하여 공연에 사용되는 경우 그로 인하여 실연자의 실연 기회 및 음반제작자의 음반판매 기회가 부당하게 상실될 우려가 있으므로 그 부분을 보상해 주고자 하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이러한 규정의 내용과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각 규정에서 말하는 '판매용 음반'에는 불특정 다수인에게 판매할 목적으로 제작된 음반뿐만 아니라 어떠한 형태이든 판매를 통해 거래에 제공된 음반이 모두 포함되고, '사용'에는 판매용 음반을 직접 재생하는 직접사용뿐만 아니라 판매용 음반을 스트리밍 등의 방식을 통하여 재생하는 간접사용도 포함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사안 해설]
대상판결은 음악실연자와 음반제작자의 저작권법상 권리를 신탁관리하고 있는 음반협회가 스트리밍 형태의 음악을 틀어 준 현대백화점에게 공연보상금 지급을 구할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된 사안에서, 스트리밍 형태로 판매되는 멜론, KT뮤직 등의 음반도 결국은 판매용 음반이므로 저작권법 제76조의2 제1항, 제83조의2 제1항에서 규정하는 '판매용 음반'에 속한다고 판단한 사안이다.

그런데, 저작권법 제29조는 저작권 제한 규정이므로 제한적 해석을 하면 저작권자 등의 보호에 도움이 되는데, 대법원은 이미 저작권법 제29조 제2항이 규정하고 있는 '판매용 음반'은 '시중에 판매할 목적으로 제작된 음반'으로 한정하여 해석된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0다87474 판결 등 참조).

한편, 저작권법 제76조의 2와 제83조의 2는 보상금 지급에 관한 조항이어서 넓게 해석하는 것이 저작권자 등의 보호에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고, 저작권법 제76조의 2, 제83조의 2의 '판매용 음반'의 범위를 저작권법 제29조 제2항과 동일하게 '시판용 음반'으로 해석할 경우, '시판용 음반'이 아닌 음반을 이용한 하나의 공연 행위에 대하여 저작권자는 권리행사를 할 수 있으나, 저작인접권자는 권리행사를 할 수 없게 되는 모순된 결과가 발생된다. 또한 저작권법 제76조의 2, 제83조의 2의 '판매용 음반'의 개념을 '시판용 음반'으로 제한 해석한다면 이는 우리나라가 가입한 세계지적재산권기구 실연·음반조약(WIPO Performances and Phonograms Treaty)에서 보장하는 저작인접권자의 권리를 국내 입법이 합리적 이유 없이 축소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이러한 모든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위 대법원 판결이 저작권법 제76조의 2, 제83조의 2와 저작권법 제29조 제2항의 '판매용 음반'의 해석을 달리한 것은 현실을 반영한 합목적적 해석으로서는 충분히 이해는 가지만, 동일한 법률에서 규정된 동일한 문구를 달리 해석 적용함은 일관성에 있어 문제가 있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관해서는 빠른 시일 내에 개정을 통한 입법의 정비가 필요한 부분이라 할 것이다.

6. 외국에서 저작물로 보호되지 아니하는 응용미술도 저작물로 보호될 수 있다고 판시한 사례 (대법원 2015. 12. 10. 선고 2015도11550 판결)

[판결 요지]
베른협약의 체약국 사이에서는 협약상 내국민대우의 원칙이 적용되고, 상호주의를 규정한 저작권법 제3조 제3항이 이러한 베른협약상의 내국민대우의 원칙을 배제하는 조항이라고 해석되지는 아니하기 때문에, 일본이 베른협약의 체약국으로서 같은 체약국인 우리나라 국민의 저작물에 대하여 내국민대우를 하는 이상 일본을 본국으로 하는 이 사건 캐릭터는 우리나라 저작권법에 따라 미술저작물로 보호될 수 있다.

[사안 해설]
대상판결은 일본국 유한회사가 등록한 상표권과 동일 유사한 상표가 부착된 인형을 수입·판매함으로써 상표법 위반죄와 아울러 저작권법 위반죄로 함께 기소된 사안에서, 일본국에서 저작물로 보호되지 아니하는 응용미술이라도 우리나라의 저작권법에 따라 미술저작물로 보호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 데 의의가 있다.

대상판결에서 문제가 된 인형은 '르 슈크레'라는 명칭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토끼 캐릭터 인형인데, 이러한 토끼 캐릭터가 흔히 볼 수 있는 토끼의 모습과는 구별되는 독특한 특성을 가지고 있고 창작자 나름대로의 노력에 의한 산물로 볼 수 있기에 저작권법이 말하는 창작성을 구비하였다고 판단한 사안이다.

7. 저명성을 획득한 '소녀시대' 표장과 관련하여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1호의 적용범위를 구체적으로 판단한 사례 (대법원 2015. 10. 15. 선고 2013후1207 판결)

[판결 요지]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1호 후단(수요자 기만의 염려)의 적용에 있어서 선사용상표가 '특정인의 출처'로서의 인식도를 넘어 '저명성'을 취득한 경우 유사상품 및 유사서비스업인 '음반, 음원' 등의 사용상품 및 '가수공연업, 음악공연업, 방송출연업, 광고모델업' 등의 사용서비스업뿐만 아니라 그와 다른 '면제 코트' 등의 지정상품이나 '화장서비스업' 등의 지정서비스업에 사용되는 경우에도 그러한 상품이나 서비스업이 선사용자와 특수한 관계에 있는 자에 의하여 생산·판매되거나 제공되는 것으로 인식됨으로써 그 상품·서비스업의 출처를 오인·혼동하게 하여 수요자를 기만할 염려가 있다.

[사안 해설]
대상판결은 유명한 걸그룹인 '소녀시대' 표장이 쟁점이 된 사안이다. 상표법 제7조 제1항 제11호의 선사용상표 '소녀시대'가 특정인의 출처 또는 주지성의 정도를 뛰어넘어 저명한 상표에 이르렀다고 보아 선사용상표와 동일 또는 유사한 상표가 그 선사용상표의 사용상품과 동일 또는 유사한 상품이 아닌 다른 상품에 사용되더라도 그 상품의 용도 및 판매거래 상황 등에 따라 수요자 기만의 염려가 있다고 판단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

구체적으로, '소녀시대' 표장은 '음반, 음원' 등의 상품 '가수공연업, 음악공연업, 방송출연업, 광고모델업' 등의 서비스업에 저명성을 취득하였다고 판단하면서, 그와 다른 상품인 '면제 코트'나 '화장서비스업'에 대해서도 선사용상표의 사용자나 그와 특수한 관계가 있는 자에 의하여 생산 또는 판매되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으므로 수요자 기만의 염려가 있다고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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