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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2015년 분야별 중요판례분석] (10) 상법

김홍기 교수(연세대 로스쿨)

최근 상사분야의 판례는 상거래, 금융거래, 회사의 지배구조, 재무구조, 형사규제의 쟁점 등이 서로 밀접하게 연계되고 있다. 이는 사회경제현상이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인데, 이러한 경향은 앞으로도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래에서는 2015년에 선고된 상법총칙 및 회사법 분야의 중요한 대법원 판결들을 살펴본다.

Ⅰ. 상법 제41조의 경업금지지역은 영업양도인의 '통상적인 영업활동이 이루어지던 지역'이 기준(대판 2015.9.10., 2014다80440 영업행위금지등)

1. 사실관계
피고회사는 농축산물의 생산·가공·판매 등에 종사하는 회사인데, 2009. 4.경 '중부공장 및 그에 관련된 자산·부채, 거래처 등을 포함한 영업권' 일체를 소외 A사에게 양도하였고, 원고회사는 A사의 계약상 권리·의무를 승계하였다. 그런데 피고회사와 그 자회사들은 영업양도 후에도 제3의 업체로부터 국내육을 납품받아 온라인 사업팀 등을 통해서 판매유통하여 왔다. 원고는 상법 제41조에 따라서 피고회사 및 그 자회사들은 경업금지의무를 부담하므로 국내육 판매유통 등을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주장하였다.

2. 판결요지
상법 제41조 제1항은 "영업을 양도한 경우에 다른 약정이 없으면 양도인은 10년간 동일한 특별시·광역시·시·군과 인접 특별시·광역시·시·군에서 동종영업을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상법 제41조에서 영업양도인의 경업금지의무를 규정하는 취지가 영업양수인을 보호하기 위한 것인 점을 고려하면, 경업금지지역으로서의 동일 지역 또는 인접 지역은 양도된 물적 설비가 있던 지역을 기준으로 정할 것이 아니라 영업양도인의 '통상적인 영업활동이 이루어지던 지역'을 기준으로 정하여야 한다.

3. 해설
대상판결에서는 상법 제41조 제1항의 해석과 관련해서, 영업양도인의 경업금지대상인 '동종영업'의 범위와 경업금지지역인 '동일 또는 인접지역'의 판단기준이 문제되었다.

(1) 상법이 영업양도인에게 경업금지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영업양도인이 영업을 양도한 후에도 '동종영업'을 하면 영업양수인의 이익이 침해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취지를 고려하면 상법 제41조에서 영업양도인이 경업금지의무를 부담하는 동종영업이란 '동일한 영업'뿐만 아니라 '경쟁관계나 대체관계에 있는 영업'을 포함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 사건의 경우에 양도대상인 '중부공장 영업'과 원고가 경업금지를 청구한 '제3의 업체로부터 도축가공된 국내육을 공급받아 판매하는 영업'은 비록 도축 과정의 포함 여부에는 차이가 있지만 국내육을 유통·판매하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고 서로 경쟁관계에 있으므로 '동종영업'에 해당한다고 볼 것이다.

(2) 상법 제41조 제1항은 영업양도인의 경업금지지역을 '동일 지역 또는 인접 지역'에 한정하고 있으나, 택배나 인터넷 등의 발달로 영업소 소재지가 큰 의미를 가질 수 없는 현재의 경제 상황에서는 상법 제41조의 경업금지지역을 양도대상 영업의 소재지 및 그 인접지역에 한정하면 경업금지규정의 실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 따라서 상법 제41조 제1항의 경업금지지역으로서의 '동일지역 또는 인접지역'은 영업양도의 물적 설비가 있는 시군구를 기준으로 하기 보다는 양도인의 '통상적인 영업활동이 이루어지던 지역'을 기준으로 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대상판결은 이러한 취지를 밝힌 것으로 타당하다. 다만, 대상판결의 판시가 상법 제41조의 문언상 해석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가 있으므로 향후 상법개정에서 이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

Ⅱ. 공동이행방식의 공동수급체 구성원들이 상인인 경우, 도급인에 대한 하자보수의무에 관하여 연대책임을 지는지 여부(적극)(대판 2015.3.26., 2012다25432 보험금)

1. 판결요지
공동수급체의 구성원들이 상인인 경우, 공사도급계약에 따라 도급인에게 하자보수를 이행할 의무는 수급체 구성원 전원의 상행위에 의하여 부담한 채무로서 공동수급체의 구성원들은 상법 제57조 제1항에 의하여 연대하여 도급인에게 하자보수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

2. 해설
민법 제408조는 "채권자나 채무자가 수인인 경우에 특별한 의사표시가 없으면 각 채권자 또는 각 채무자는 균등한 비율로 권리가 있고 의무를 부담한다"고 하면서 분할채무의 원칙을 규정하고 있다. 이에 반하여 상법 제57조 제1항은 "수인이 그 1인 또는 전원에게 상행위가 되는 행위로 인하여 채무를 부담한 때에는 연대하여 변제할 책임이 있다"고 연대책임의 특칙을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상법 제57조 제1항은 상거래에 있어서 채무의 이행을 확실하게 하고 채권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지금까지 상법 제57조가 적용된 사례는 대부분 동업관계에서 발생한 금전채무에 관한 것인데, 대상판결은 공사도급계약에 따라서 공동수급체 구성원들이 부담하는 하자보수의무에 대해서도 연대책임을 인정하고 그에 따른 구상권도 인정하였다는데 의미가 있다.

Ⅲ. 상인 간 매매에 있어서 매수인의 목적물검사와 하자통지의무를 규정하는 상법 제69조 제1항이 불완전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 적용되는지 여부(소극)(대판 2015.6.24., 2013다522 구상금등)

1. 사실관계
원고회사는 2005. 6. 10. 피고회사로부터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하고 같은 해 11. 30.자로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쳤다. 그 후 원고는 소외 H토지공사에게 이 사건 토지를 매도하였으나 유류성분 및 중금속 등으로 오염된 토사가 발견되었고, 소외 H토지공사에게 오염정화비용 등 금 15억 원을 배상하게 되었다. 이에 원고는 2010. 6. 23. 매도인인 피고를 상대로 주위적으로 하자담보책임 또는 불완전이행으로 인한 오염정화비용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예비적으로 구상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2. 판결요지
상법 제69조 제1항은 민법상 매도인의 담보책임에 대한 특칙으로서, 채무불이행에 해당하는 이른바 불완전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3. 해설
이 사건의 쟁점은 상인 간의 매매에 적용되는 상법 제69조 제1항이 민법상 채무불이행책임의 특칙인지 또는 민법상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의 특칙인지, 아니면 이들 양자 모두에 대한 특칙인지의 여부이다. 대법원은 상법 제69조 제1항은 민법상 매도인의 담보책임에 대한 특칙으로 보았다. 따라서 상인 간의 매매에 있어서 매수인이 '민법상 하자담보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목적물을 수령한 때에는 지체 없이 검사·통지하여야 하고 이를 해태하면 이로 인한 계약해제, 대금감액 또는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못하지만(商69조①, 民580조①), 매수인이 '민법상 채무불이행책임'을 청구함에 있어서는 채무불이행의 요건을 충족하는 이상 매매 목적물을 지체 없이 검사하고 하자를 통지하지 아니하여도 손해배상청구 등이 가능하게 된다(民390조).
그러나 이러한 판단에는 의문이 있다. 이 사건에 보는 것처럼 원고와 피고는 모두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상인(건설회사들)인데, 비록 매도인(피고)에게 잘못이 있다고 하더라도 계약이 체결된 후에 5년이나 지난 시점에서 매매목적물의 하자를 가지고 채무불이행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은 지나치다.
상법 제69조는 상인 간의 매매에서 오랫동안 불안정한 상태에 놓이게 될 매도인의 부담을 덜고 거래관계를 신속하게 종결하기 위한 것인데, 민법상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청구에 한정하여 적용하면서, 매수인이 민법상 채무불이행청구는 제한 없이 제기하는 것을 허용하면 상법 제69조의 취지 및 실효성을 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법 제69조는 민법 제580조(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에 대한 특칙일 뿐 아니라 민법 제390조(채무불이행과 손해배상)의 특칙이라고 보아서 채무불이행청구에 대해서도 상법 제69조를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
연원이나 체계에는 차이가 있지만 비슷한 규정인 독일 상법 제377조는 하자통지를 해태한 경우에는 채무불이행책임을 포함하여 어떠한 권리도 행사할 수 없고 하자담보책임과 관련된 폭 넓은 권리를 상실한다고 보고 있다. 향후 상법 제69조의 해석에서는 부동산을 배제하든지, 아니면 상법 제69조가 그 취지에 맞추어 작동될 수 있도록 개정이 필요하다.

Ⅳ. 이사·감사가 실질적인 업무를 수행하지 않고 소극적인 직무만을 수행한 경우, 주주총회결의에서 정한 보수청구권의 효력을 부정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대판 2015.9.10., 2015다213308 부당이득금)

1. 사실관계
B저축은행은 수십 개의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인수하고 SPC에 거액의 PF대출을 하였다. 그 다음에 실질적인 업무는 수행하지 않는 명목상 이사·감사를 SPC에 두고, B저축은행의 영업팀에서 직접 또는 SPC의 사용인 등을 통하여 그 업무를 집행하였다. 그런데 B저축은행이 파산하자 파산관재인은 대출금채권을 피보전채권으로 하고 채무자인 SPC를 대위하여 SPC의 명목상 이사·감사들을 상대로 실질적인 직무수행 없이 받은 보수는 부당이득이라고 주장하면서 그 반환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2. 판결요지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이사·감사가 실질적인 업무를 수행하지 않는 경우라 하더라도 이사·감사로서 상법 제399조, 제401조, 제414조 등에서 정한 법적 책임을 지므로, 소극적인 직무 수행 사유만을 가지고 이사·감사로서의 자격을 부정하거나 주주총회 결의에서 정한 보수청구권의 효력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소극적인 직무 수행에 대하여 보수청구권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지급받는 보수 사이에는 합리적 비례관계가 유지되어야 하고, 오로지 자금 지급을 위한 방편으로 이사·감사로 선임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보수청구권의 일부 또는 전부에 대한 행사가 제한되고 회사는 합리적인 범위를 초과하여 지급된 보수의 반환을 구할 수 있다.

3. 해설
명목상 이사·감사도 법적으로는 이사·감사이므로 그 보수에 관하여도 일반적인 이사·감사와 달리 볼 필요가 없고 원칙적으로 보수청구권을 가진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과다한 이사의 보수가 논란이 되고 있는데, 대상판결은 이사나 감사의 보수가 합리적인 수준을 벗어나서 현저하게 균형을 잃을 정도로 과다하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이사·감사의 보수청구권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한 행사가 제한될 수도 있다는 법리를 처음으로 판시한 점에서 의의가 있다.

Ⅴ. 전환사채 인수대금이 실질적으로 납입되지 않았음에도 전환사채를 발행한 경우, 전환사채 발행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 업무상배임죄의 죄책을 지는지 여부(원칙적 적극)(대판 2015.12.10., 2012도235 특가법(배임))

1. 사실관계
피고인은 H텔레콤의 실질적인 경영자로서 대표이사인 S와 공모하여, 미화 1,000만 달러 상당의 해외전환사채를 발행하면서 그중 800만 달러 상당을 제3자로부터 자금을 융통하여 피고인이 직접 인수하거나 또는 N증권사가 인수하면 피고인이 재매수하는 것으로 계획하였다. 이에 따라 피고인은 A와 B로부터 45억 원을 차용하여 A와 B의 이름으로 해외 전환사채 중 400만 달러를 인수하고 그 인수대금을 납입하였다. 그후 피고인은 H텔레콤 명의의 C은행 외화보통예금계좌에 입금된 전환사채 납입대금 중에서 45억 원을 인출하여 A와 B에 대한 채무를 변제하였다. 검사는 해당 전환사채가 실제로 발행(매각)된 것이 아니고 회사에게 손해를 입혔다는 이유로 피고인과 S를 업무상배임죄로 기소하였다.

2. 판결요지
전환사채의 발행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은 회사에 대하여 전환사채 인수대금이 모두 납입되어 실질적으로 회사에 귀속되도록 조치할 업무상 임무가 있고, 이를 위반하여 전환사채 인수인이 인수대금을 납입하지 않고서도 전환사채를 취득하게 하여 인수대금 상당의 이득을 얻게 함으로써, 회사가 사채상환의무를 부담하면서도 그에 상응하여 취득하여야 할 인수대금 상당의 금전을 취득하지 못하게 하여 같은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게 하였다면 업무상배임죄의 죄책을 진다. 그리고 그 후 전환사채를 처분하여 대금 중 일부를 회사에 입금하는 등 사후적인 사정은 이미 성립된 업무상배임죄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

3. 해설

(1) 주식 가장납입의 효력 : 이른바 견금(見金) 방식의 주금 가장납입에 관하여, 민사판례는 가장납입에 의한 주금납입 및 주식발행을 유효하다고 보고 있다(대판 82누522, 대결 93마1916 등).
그러나 형사판례는 주금 가장납입에 대해서는 업무상 횡령죄와 배임죄의 성립은 원칙적으로 부정하지만(불법영득의 의사가 없는 경우), 납입가장죄(商628조),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죄 및 동행사죄(刑228조, 229조)의 성립은 인정하고 있다(대판 2003도7645 전합, 반대의견 있음).

(2) 전환사채 가장납입의 효력 : 주금 납입과는 달리 전환사채를 가장납입에 의하여 발행한 경우, 판례는 납입가장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하고 있다(대판 2007도5206). 납입가장죄는 주금을 가장하여 납입하거나 현물출자하는 것을 처벌하는 것인데, 전환사채를 가장납입하는 경우에는 전환사채가 발행되더라도 주식으로의 전환권이 행사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가장납입에 의하여 전환사채를 발행한 경우에 업무상 배임죄는 성립되는가? 대상판결은 주금납입과 달리 전환사채를 가장납입한 경우, 전환사채 발행업무 담당자는 업무상 배임죄의 죄책을 진다고 판단하였다. 전환사채 가장납입의 경우에 실질적으로 전환사채의 인수대금이 납입되지 않아서 회사에게 손해를 입게 한 경우에는 업무상 배임죄의 죄책을 지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주의할 것은 가장납입에 의한 전환사채의 발행이 언제나 업무상 배임죄를 구성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판례는 처음부터 주식발행을 목적으로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가장납입에 의하여 전환사채를 발행하였다고 하더라도 전체적으로 보아서 회사에게 손해가 인정되지 않고 이러한 경우에는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한다(대판 2011도8112). 주금 가장납입의 경우에는 민사상 그 유효성이 인정되고 있고, 업무상 배임죄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전체적으로 보아서 업무상 배임죄를 구성하는지를 평가함이 타당하기 때문이다.

Ⅵ. 신주발행무효의 소에 관한 상법 제429조가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에 대해서도 유추적용되는지 여부(적극)(대판 2015.12.10., 2015다202919 신주인수권부사채발행무효확인)

1. 사실관계
피고회사는 2013. 4 19. 금 200억 원의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을 결의하고, 같은 날 그중 150억 원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C캐피탈 등에게 제3자 배정방식으로 발행하였다. 최대주주인 A는 같은 날 C캐피탈 등으로부터 이 사건 사채 중 100억 원에 해당하는 신주인수권부사채의 분리형 신주인수권증권을 금 5000만 원에 인수하였다. 2대주주인 원고는 피고회사를 상대로 신주인수권부사채발행 무효의 소를 제기하였다.

2. 판결요지
신주인수권부사채는 그 내용 및 성격상 사실상 신주를 발행하는 것과 유사하므로, 그 하자를 다툼에 있어서 신주발행무효의 소에 관한 상법 제429조(신주발행무효의 소)가 유추적용되고, 신주발행의 무효원인에 관한 법리 또한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3. 해설
판례는 전환사채발행의 경우에 신주발행무효의 소에 관한 상법 제429조를 유추적용하고 있었으나(대판 2000다37326),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에 대해서는 상법 제429조를 유추적용할 것인지 분명하지 않았다. 대상판결은 신주인수권부사채의 발행에 있어서도 신주발행무효에 관한 법리가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밝힌 것으로 그 의미가 있다.

Ⅶ. 해산판결에 관한 상법 제520조 제1항에서 정한 '회사의 업무가 현저한 정돈상태를 계속하여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생긴 때 또는 생길 염려가 있는 때'와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때'의 의미(대판 2015.10.29., 2013다53175 회사해산)

1. 사실관계
원고는 2008. 9. 17. 그 소유의 남양주시 와부읍 일대의 토지('이 사건 토지')에 문화예술관광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 사건 사업')을 하기 위하여, A회사측과 합작투자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위한 특수목적법인으로 피고회사를 설립하였다. 피고회사는 원고측이 추천한 이사와 A회사측이 추천한 이사로 구성되어 있는데, 원고와 A회사 간에 분쟁이 발생하여 이 사건 토지가 공매처분되었고 사업의 시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원고는 피고회사의 해산판결을 청구하였다.

2. 판결요지
상법 제520조 제1항은 주식회사에 대한 해산청구에 관하여 "다음의 경우에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발행주식의 총수의 100분의 10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가진 주주는 회사의 해산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라고 하면서, 제1호로 "회사의 업무가 현저한 정돈상태를 계속하여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생긴 때 또는 생길 염려가 있는 때"를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회사의 업무가 현저한 정돈상태를 계속하여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생긴 때 또는 생길 염려가 있는 때'란 이사 간, 주주 간의 대립으로 회사의 목적 사업이 교착상태에 빠지는 등 회사의 업무가 정체되어 회사를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현저히 곤란한 상태가 계속됨으로 말미암아 회사에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생기거나 생길 염려가 있는 경우를 말하고,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때'란 회사를 해산하는 것 외에는 달리 주주의 이익을 보호할 방법이 없는 경우를 말한다.

3. 해설
대상판결은 주식회사의 해산판결에 관한 상법 제520조 제1항 제1호의 요건을 구체적으로 설시한 선례로서의 의미가 있다. 이 사건에서 피고회사는 합작투자계약에 의하여 설립된 특수목적법인이자 비상장회사로서 주식의 양도가 사실상 불가능한 인적회사 내지 폐쇄회사에 해당하고, 비록 결의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주주 간 극단적 대립에 따른 이 사건 토지의 공매처분으로 이 사건 사업의 진행이 불가능해진 이상, 그 업무가 현저한 정돈상태를 계속하여 회복할 수 없는 손해가 생긴 때에 해당한다고 보인다.

Ⅷ. 계약당사자가 계약내용을 처분문서인 서면으로 작성한 경우, 의사표시의 해석 방법 및 유효하게 성립한 계약상의 책임을 공평의 이념 및 신의칙과 같은 일반원칙에 의하여 제한할 수 있는지 여부(한정 적극)(대판 2015.10.15., 2012다64253 손해배상)

1. 사실관계
원고회사는 1999. 4. 2. 피고회사로부터 그 소유인 H정유주식을 양수하는 계약(이 사건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하고 주식대금을 지급하였다. 피고회사는 이 사건 양수도계약 당시 'H정유가 일체의 행정법규를 위반한 사실이 없고, 행정기관으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거나 협의를 진행하는 것은 없다'는 내용의 진술과 보증을 하였고, 보증위반 사항이 발견되어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손해배상을 하기로 약정하였다. 그런데 공정위는 이 사건 계약이 체결된 이후에 H정유 등의 담합행위를 조사하여 시정명령과 과징금 145억 원의 납부명령을 내렸고, H정유 등 5개 정유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이에 원고는 피고가 진술보증조항위반으로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였다.

2. 판결요지
계약내용을 처분문서인 서면으로 작성한 경우에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언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한다. 그리고 일단 유효하게 성립한 계약상의 책임을 공평의 이념 및 신의칙과 같은 일반원칙에 의하여 제한하는 것은 자칫하면 사적 자치의 원칙이나 법적 안정성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으므로 신중을 기하여 극히 예외적으로 인정하여야 한다.

3. 해설
M&A에서 사용되는 진술보증조항의 법적 성격에 관하여 우리나라에서는 채무불이행책임으로 보는 견해, 약정하자담보책임으로 보는 견해, 손해담보계약과 유사한 것으로 보는 견해 등이 주장되고 있다. 대상판결 이전의 대법원 판결에서는 진술보증조항의 성격을 적극적으로 밝힌 것은 없으나, 진술 및 보증조항에 근거한 청구가 하자담보책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를 구하는 것은 아니라는 판단을 한 사례가 있었다(대판 2011다51571).

피고회사는 진술보증조항은 민법상 하자담보책임을 구체화한 것이므로 매수인이 하자가 있는 것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면 하자담보책임을 청구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民580조① 단서).

대법원은 진술보증조항 위반을 하자담보책임으로 보지 아니하고 채무불이행책임의 일종으로 보면서 계약법의 기본원리로 접근하고 있다. 대법원은 제반상황에 비추면, 주식양수도대금의 사후조정 필요성은 원고가 피고들이 진술보증한 내용에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음을 알고 있었던 경우에도 여전히 인정되며, 원고의 손해배상청구가 공평의 이념 및 신의칙에 위반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였다. 대상판결은 진술보증조항과 관련하여 매수인의 주관적 사정을 둘러싼 논쟁의 해결방안을 제시한 점에서 선례적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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