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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해설 서울고등법원 2014누66856

판례해설 - 온라인 자동결제 시에도 계약조건(가격등) 변경하려면 소비자 동의 필요

조정욱 변호사 (법무법인 강호)

서울고등법원 2015. 9. 24. 선고 2014누66856 판결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전자상거래법") 제8조 제2항
사업자와 전자결제업자등은 전자적 대금지급이 이루어지는 경우 소비자의 청약서가 진정한 의사표시에 의한 것인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다음 각 호의 사항에 대하여 명확히 고지하고, 고지한 사항에 대한 소비자의 확인절차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마련하여야 한다.
1. 재화등의 내용 및 종류
2. 재화등의 가격
3. 용역의 제공기간
같은 법 시행령 제9조

사업자와 전자결제업자등은 법 제8조 제2항 각 호의 사항에 대하여 소비자가 확인하고 동의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전자결제업자등이 마련한 전자적 대금 결제창을 소비자에게 제공하여야 한다. 이 경우 사업자와 전자결제업자등은 소비자가 직접 동의 여부를 선택하기 전에 미리 동의한다는 표시를 하여 제공하는 방식으로 확인절차를 진행해서는 아니 된다.

원고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하여 디지털 음원상품 중 월정액 상품을 자동결제방식(매월 이용대금이 자동적으로 원고에게 매월 정해진 날짜에 선납되는 방식)으로 판매하였는데, 원고는 원고가 제공하는 멤버쉽 서비스와 관련한 권리, 의무 등을 규율하기 위하여 '통합유료약관'을 작성하고, 소비자로 하여금 위 자동결제상품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위 '통합유료약관'에 대한 동의 절차를 거치도록 하였다.

원고가 부담하는 음원사용료가 인상됨에 따라 자동결제상품의 가격을 종전보다 최소 30%에서 최대 83%까지 인상하기로 하고, 2013. 1. 1. 이전부터 자동결제상품을 이용하고 있던 소비자(이하 '기존 이용자')에 대하여는 2014. 1. 1.부터 인상된 가격을 적용하였다. 이 과정에서 원고는 기존 이용자들에게 이메일 등을 통하여 가격 인상 사실과 내용 및 시기 등의 변동사항을 고지하였으나, 기존 이용자에게 인상된 가격으로 대금지급이 이루어지는 것을 확인하고 직접 동의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전자결제업자등이 마련한 전자적 대금 결제창을 제공하지는 아니하였다(이하 "이 사건 행위").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사건 행위가 전자상거래법령의 청약의사 확인절차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시정명령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하면서 '전자상거래법 제8조 제2항(이하 '이 사건 조항')은 소비자의 청약의사가 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어서 신규 계약 체결을 전제로 하는 경우에만 적용되는 규정이고, 이 사건 행위와 같이 이미 체결된 계약의 조건을 일부 변경하는 경우에는 청약이 필요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조항 제8조 제2항이 적용되지 아니한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소비자가 이용권을 최초 구입하는 경우와 이용기간 만료 후 다시 구입하는 경우를 비교할 때 그 법률적 성격이나 형식에서 차이를 찾아 볼 수 없다는 전제 아래, 자동결제방식은 소비자의 대금지급절차의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한 것일 뿐, 자동결제조항에 의한 묵시적 갱신은 대금 등 계약조건이 기존 그대로 계속 유지되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소비자나 사업자 중 일방이 기존의 계약조건에 변경을 가하려고 하는 경우에는 양 당사자 사이에 변경된 계약조건에 관한 새로운 합의가 필요하고 그러한 합의가 없는 한 계약이 묵시적으로 자동 갱신 또는 연장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또, 원고는 '설령 위와 같이 새로운 합의가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인터넷 사이트에 게시한 공고나 기존 이용자들에게 이메일로 통보한 행위는 사업자의 청약이고 그에 따라 소비자는 승낙을 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하였는데, 법원은 '원고가 위와 같이 가격 인상을 고지한 행위는 이 사건 통합유료약관에 의한 서비스 내용 변경의 사전고지절차의 일환(또는 가격변동사항을 안내하는 호의행위)에 불과하고, 소비자의 입장에서 기존에 사용하던 상품에 대하여 원고가 일방적으로 인상한 이용대금을 지급할 것인지 여부에 관하여 선택의 기회를 가지지 않은 채 자동적으로 지급하여 구매하는 것보다는 원고 및 타사가 제공하는 여러 가지 서비스 중 자신에게 적합한 것을 선택하여 새로운 계약체결을 위한 청약의사를 표시하도록 함이 바람직한 점 등을 종합하면 청약의 유인이라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그리고, 원고는, '계속적 계약관계의 경우까지 소비자의 개별적 확인절차를 강제하는 것이 거래비용을 증가시켜 소비자에게 전가되거나 전자상거래 자체를 위축시켜 소비자의 권익을 침해하고, 음악컨텐츠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취지로 주장하였으나, 법원은 '불완전정보를 가지고 있던 소비자 중 실제로 가격인상사실을 알았더라면 구매를 중단하는 의사결정을 하였을 소비자들은 원고의 일방적 가격인상행위로 인하여 원하지 않는 구매를 하게 되었으므로 이로 인하여 소비자의 권익이 침해되어 소비자후생이 줄어들게 되었고, 거래비용의 증가로 자동결제상품의 가격을 인상할 경우 구매자가 줄어들게 되어 발생하는 손실은 원고가 부담해야 할 경영상 손실에 불과하다 등의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이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이 판결은 온라인사업자들이 약관을 통해 일방적으로 계약조건을 변경해 오던 관행에 대하여 소비자구제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이 사건과 같은 음원 판매 사이트뿐만 아니라 전자상거래법의 적용을 받는 각종 온라인 서비스업체들의 자동결제상품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앞으로 이 판결과 관련하여서는 '사업자가 기존의 계약조건에 일방적으로 변경을 가하였고 소비자는 그에 대한 명시적인 동의나 반대 없이 계속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경우 그 소비자의 의사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지, 추후 이 판결을 계기로 소비자들이 변경된 계약을 해지할 경우 소비자들이 이미 지급한 이용료의 전부 또는 일부를 반환받을 수 있는지, 특히 이미 사용한 자동결제상품이 있다면 그 사정을 어떻게 고려할 것인지' 등 새로운 법률쟁점에 관한 검토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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