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판결기사 대법원 2014도8722

"오빠 이건 강간이야" 말 듣고 중지 땐 "성폭행 아냐"


"오빠, 이건 강간이야"라는 말을 듣자 곧바로 성관계를 멈췄다면 강간으로 볼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지난달 27일 옛 여자친구 A(19)씨를 강간한 혐의로 기소된 최모(26)씨의 상고심(2014도8722)에서 징역1년6월에 성폭력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명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성관계를 거부했다는 A씨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명확하지 않아 믿기 어려운데다 A씨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최씨는 사건 당시 A씨로부터 '오빠, 이건 강간이야'라는 말을 듣자 곧바로 성행위를 중단했다"며 "강간이라는 말만 듣고도 즉시 성행위를 멈출 정도였다면 A씨의 의사에 반해 강제로 성관계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원심이 증거로 인정한 A씨의 한쪽 팔목에 멍이 들어 있거나 A씨의 레깅스 바지 하단에 구멍이 나 있는 사실 등만으로는 최씨가 A씨의 반항을 억압하고 폭행했음을 직접 인정할 수도 없다"며 "최씨가 범행을 시인하는 듯한 내용으로 A씨에게 보낸 사과나 후회의 문자메시지도 A씨가 자신을 경찰에 강간 혐의로 신고했다는 말을 들은 이후에 보낸 것이어서 강간사실을 뒷받침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오히려 A씨는 최씨가 성행위를 중단한 후에 휴대전화로 친구들과 카카오톡을 이용해 메시지를 주고받고 최씨의 차량에 동승하는 등 최씨에 대해 강한 반감을 갖고 있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A씨는 이에 대해 '강간 직후 죽고 싶었지만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보는 사람이 최씨인 것이 싫어서 가까이에 사는 친구에게 연락한 것'이라고 진술했지만 합리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최씨는 2013년 1월 옛 연인인 A씨를 만나 술을 마시다가 "방을 잡아주고 가겠다"며 함께 모텔로 들어간 뒤 A씨의 몸을 손으로 눌러 반항하지 못하게 한 후 1회 간음한 혐의로 기소됐다. 최씨는 또 2012년 12월 A씨의 친구인 B(19·여)씨와도 술을 마시다가 차안에서 강제로 성관계를 맺은 혐의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두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해 최씨에게 징역 2년6월과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선고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B씨는 사건 발생한 후 최씨와 300여건의 일상적인 문자를 주고 받았다"며 "B씨는 A씨의 피해사실을 뒤늦게 전해듣고 함께 신고하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며 A씨에 대한 강간 혐의만 인정해 1년 감형했다.
리걸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