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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기사 서울고등법원 2014나23869

공증 촉탁 위임장의 진정성 여부는

공증인에게 적극적 조사의무 없다
서울고법, "구체적 의심생기는 경우만"… 원고항소 기각

공증인이 위조한 도장으로 가짜 위임장을 만든 사실을 발견하지 못하고 공증을 했더라도 인감증명서의 인감과 대조하는 절차를 거쳤다면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원칙적으로 공증인에게는 촉탁된 법률행위의 적법성 등을 적극적으로 조사할 의무가 없으며 직무집행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의심이 생기는 경우에만 조사 의무가 있다는 취지이다.

서울고법 민사19부(재판장 노태악 부장판사)는 최근 김모씨가 공증인가 법무법인인 A로펌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2014나23869)에서 원고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공증인은 위임장의 진정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인감증명서 등을 요구할 수 있을 뿐인데, 위임장에 첨부돼 있는 심모씨의 인감증명서는 공정증서 작성일로부터 불과 1주일 전에 심씨 본인이 발급받은 것으로 육안으로 보았을 때 위임장에 날인된 인영과의 차이가 쉽게 확인되지 않는다"며 "공증수수료나 정밀한 인영감정에 소요되는 비용 등에 비춰 공증인에게 인영감정 등의 방법으로써 인영의 진정 여부를 확인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공증인법은 공증인이 대리인의 촉탁으로 증서를 작성할 때 대리권을 증명할 증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고, 이를 증명할 증서가 인증을 받지 않은 사서증서일 때에는 인감증명서 등을 제출하게 해 증서가 진정한 것임을 증명하게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라며 "위임장이 공증인의 면전에서 작성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공증인이 위임인에게 전화 등의 방법으로 위임사실을 직접 확인할 의무가 있다고 인정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지난 2012년 심씨가 발행인으로 돼 있는 액면금 2억4000만원의 약속어음 공정증서를 양도받아 이를 집행권원으로 해 심씨 소유의 아파트에 대해 부동산강제경매신청을 했다. 그러나 심씨는 이 약속어음의 발행과 공정증서의 작성 촉탁에 대한 대리권을 수여한 사실이 없으며, 동생이 자신의 도장을 위조해 위임장에 날인한 것이라며 법원에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해 승소했다. 김씨는 이에 공증을 한 A법무법인을 상대로 "위임인에 대한 전화 등의 방법으로 위임사실을 직접 확인하지 않고 위임장과 주민등록증 등으로만 위임 여부를 확인했고, 위임장에 날인된 위조된 인영에 대해서 의심조차 하지 않고 공정증서를 작성하는 등 대리권 심사를 게을리한 과실이 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에서 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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