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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여름나기

정규만 한의학 박사 - 제3078호

사람들의 옷차림이 가벼워지고 에어컨이 가동되기 시작하는 요즘 봄이라기보다 여름날씨다. 여름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지만 더위에 약하고 땀을 많이 흘려서 곤혹스러운 사람들도 많으며 특히 소화기계통의 질환이 많아지는 계절이기도 하다.

한의학에서 여름철은 火가 왕성한 계절이어서 사람의 心이 왕성하고 腎水는 쇠약한 계절이므로 사람의 정신을 손상하기 쉬운 계절이라 하였다. 따라서 여름철의 생활에 대해 한의학의 성전이라고 할 수 있는 내경에 “여름에는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며 햇빛을 싫어하지 말고 성을 내는 일이 없게 하여 꽃이 피어나는 것처럼 사람의 陽氣가 밖의 기운과 잘 통하게 해야한다”고 하였으며, 또한 여름철에 상하기 쉬운 양기를 튼튼히 하기 위해서 봄과 여름에는 성교를 적게 하라고 하였다. 무더운 여름에는 기를 보해야 한다고 하여 여러 가지 처방이 있으나 이중 대표적인 처방이 生脈散이라고 하는 것인데 맥문동 8g, 인삼 오미자 각 4g 으로 되어 있다. 이 약들을 물에 달여 끓인 물 대신 마시는데, 혹은 황기, 감초 각 4g 혹은 황백 0.8g을 넣으면 기운이 난다고 하였다. 생맥산은 그 처방이름대로 기운이 쳐지기 쉬운 여름에 맥을 살려주는 좋은 처방으로 집에서도 끓여 놓고 차처럼 마시면 여름철에 특히 좋은 음료가 될 수 있다. 단 체질적으로 인삼이 잘 맞지 않는 사람은 주의를 해야하는데 오히려 건강에 좋지 않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인삼이 맞지 않으면 인삼대신 길경이라고 하는 도라지를 넣으면 좋은 경우가 있다.

여름에는 특히 배탈로 고생하는 사람들을 자주 본다. 찬물이나 음료수도 많이 마시고, 대장균이 많은 빙과류도 많이 먹게 되니까 당연할 것으로 생각되지만 또 다른 원인으로는 여름이 되면 외부온도가 높기에 혈액이 피부가까이로 몰리게 되고 땀이 나면서 피부도 뜨끈뜨끈해 지는데, 이때 반대로 속은 오히려 냉해지게 된다. 속이 냉해지는데다 차가운 것이 입에서 자꾸 땅기니, 찬것을 찾게되고, 견디지 못해 배탈 설사로 고생하게 되는 경우가 많게 된다. 그래서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여름에 땀을 내며 성질이 따뜻한 삼계탕이나 보신탕 등으로 속을 덥히고 기운을 보해 주어 여름을 잘 날수 있도록 하였다. 참으로 지혜로운 생각이 아닐 수 없다. 이 것이 소위 말하는 以熱治熱인 것이다. 더울 때는 뱃속이 냉해지니 따뜻한 것으로 덥혀야 좋다.

또 겨울에 먹는 아이스크림이 더 맛있다는 것을 느껴본 사람이 많을 것이다. 겨울은 여름과 반대로 겉이 차지니까 오히려 속은 상대적으로 더워지니 아이스크림의 맛이 제대로 나는 것이다. 예전에 추운 겨울날 따끈한 아랫목(?)에서 시원한 동치미가 제 맛이 나던 것을 아는 사람은 안다.

요즘은 더위 때문에 생기는 병보다 너무 시원하게 해서 생기는 이른바 ‘냉방병’이 더 많은 것 같다. 예로부터 여름에는 어느 정도 땀을 흘려야 건강하다고 하였다. 덥다고 에어컨, 선풍기에다 차가운 음료수, 빙과에만 의존하지 말고 따뜻한 국물이 있는 영양가 많은 음식과 규칙적이고 양기를 지키는 생활로 여름을 건강하게 보내자.

여름에는 내장의 혈액순환이 덜 되어 냉하니 특히 위와 장의 기능을 왕성하게 하는 운동이나 위에서 말한 생맥산으로 속을 덥혀주어 활기찬 여름을 보내자.

여름에 섭생을 잘못하여 가을이나 겨울에 고생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여름에 몸을 잘 관리하면 다음계절을 건강하게 보낼 수가 있는 것이다.

(前 경희대 한의대 교수, 한의학 박사, 정규만한의원 원장 (02)508-5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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