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판결기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노879 서울중앙지방법원 2012고단4875

조현오, 법정서 뜬금없이 "국민화합 위해 선처를…"

검찰, "사회적 갈등 일으켜 엄벌 필요" 주장
재판장, "법리와 사실관계에 따라서만 판단"
선고 공판 다음달 26일 오후 2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으로 기소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던 조현오(58) 전 경찰청장이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국민 화합'을 거론하며 선처를 호소해 빈축을 샀다.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부(재판장 전주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 전 청장의 항소심(2013노879) 결심 공판에서 변호인은 "이번 사건은 국민화합에도 직결되는 문제"라며 "조 전 청장이 허위의식을 갖고 발언한 것이 아닌 점 등을 감안해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 관대한 처분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조 전 청장의 변호인은 또 법정에 온 방청객들에게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손을 한번 들어보라"고 말했다가 한 남성에게서 "우리가 그것을 왜 밝혀야 하느냐"는 항의를 받기도 했다. 변호인은 방청객의 항의와 웅성거림에도 계속해서 "손을 들어보라"고 주문했다. 법정이 소란스러워지자 재판장은 "재판진행에도 화합이 필요하다"며 변호인의 발언을 제지했다.

조 전 청장의 40년지기라고 밝힌 다른 변호인은 "명문대에 외무고시를 패스하고 외교관으로 활동하다 경찰에 몸담아 경찰청장까지 한 사람의 말이 거짓말이겠느냐, 법정에 나와서까지 위증을 한 임경묵 전 국정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이사장의 말이 거짓말이겠느냐"며 조 전 청장을 두둔하기도 했다.

조 전 청장은 최후진술에서 "많은 국민의 마음에 상처를 입혀 송구스럽다"면서도 "수도 서울의 치안과 질서유지를 위한 충정에서 한 발언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차명계좌 발언으로 심각한 사회적 갈등을 야기한 점을 고려할 때 엄벌이 필요하다"며 조 전 청장의 항소를 기각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장은 "국민 화합 등의 주장은 유무죄 판단에 고려하지 않고 오로지 법리와 사실관계에 따라서만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전 청장에 대한 선고 공판은 추석 이후인 다음달 26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조 전 청장은 서울지방경찰청장이던 2010년 3월 기동부대 지휘요원을 대상으로 한 내부 워크숍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무엇 때문에 사망했나. 뛰어내리기 바로 전날 차명계좌가 발견되지 않았느냐"고 발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노 전 대통령 유족들로부터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해 지난해 9월 불구속 기소됐다.

1심을 담당한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이성호 판사(현 강릉지원 부장판사)는 지난 2월 "피고인이 지목한 계좌가 노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로 볼 수 없다"면서 "피고인이 언론이나 법정에서는 피해자 측에 사과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허위사실이 아니라는 주장을 계속 해 진정한 사과로 볼 수 없고 피해 회복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조 전 청장에게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2012고단4875).

조 전 청장은 곧바로 항소하며 보석을 신청했고 법정구속된지 8일만에 보석 보증금 7000만원과 거주지를 현재 사는 아파트로 제한하고 외국으로 출국할 때 법원의 허가를 받기로 한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내고 풀려났다.

조 전 청장은 지난 4월 열린 항소심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발언 출처를 밝힐 수 없다"던 기존 입장을 돌연 변경해 임경묵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이사장과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을 차명계좌 발언의 출처로 지목하기도 했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