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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기사 대전고등법원 2013노272

미성년자와 성관계 촬영했어도 이럴땐 처벌 못해

13세 이상 미성년자로서 성관계 촬영에 동의하고
촬영자가 해당 성적 행위의 당사자이며
판매·대여·배포 또는 전시·상영 목적 없을 땐
대전고법,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에 해당 안돼"

미성년자와의 성관계 장면을 찍더라도 성관계 상대방이 13세 이상으로 촬영에 동의하고 촬영자가 그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한 사람으로서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개인적으로만 소장하려 했다면 그 성관계 동영상은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에 해당하지도 않는다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에 해당하기 하지만 성관계 상대방인 미성년자가 촬영에 동의했고 유통·배포 목적도 없어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제작'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한 1심 판결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판결이다.

대전고법 형사1부(재판장 이원범 부장판사)는 최근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강간 및 음란물제작·배포 등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 40시간 성폭력치료 강의 수강을 선고받은 김모(25)씨의 항소심(2013노272)에서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을 유지했다. 하지만 판결 이유는 1심과 조금 달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심은 피고인이 연인관계였던 만 17세의 미성년자와 촬영한 이 사건 성관계 동영상을 아청법상 금지되는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다음, 다만 피해자인 청소년의 진정한 동의 하에 거래나 유통·배포의 목적 없이 사적으로 소지·보관할 목적으로 촬영한 경우에는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의 '제작'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면서 "하지만 개인간의 합의에 의한 성생활과 이를 기념하기 위한 영상물 등을 만드는 것은 사생활 중 가장 내밀한 부분이기 때문에 그 비밀성과 자유가 최대한 보장되어야 하고 이같은 영역에 대한 국가의 개입은 최소화되어야 하기 때문에 보다 엄격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다음 세가지 요건을 충족할 때에는 미성년자와 성관계 장면을 찍어 보관하더라도 해당 촬영물 자체가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처벌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13세 이상 아동·청소년의 진정한 동의가 있고 △촬영자가 해당 성적 행위의 당사자이며 △판매·대여·배포하거나 공연히 전시 또는 상영할 목적이 없을 것 등이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경우 피해자가 당시 17세로 성관계 장면을 촬영하는데 강제력이나 대가의 결부 없이 진정으로 동의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이 촬영 당시 성관계 동영상을 판매하거나 배포할 목적이 있었음을 인정할만한 증거도 없는데다, 촬영자 역시 성관계 동영상에 등장한다"며 김씨의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혐의에 대해 무죄로 판단했다.

하지만 김씨가 지난해 5월 사이가 멀어진 피해자를 흉기로 협박하고 성폭행한 혐의 등에 대해서는 1심과 같이 유죄를 선고하고 원심의 형을 유지했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