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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기사 청주지방법원 2013카합20

간부급 사원도 노조활동 가능

"회사 기밀 다룬다고 노조활동 막으면 단결권 침해"
청주지법, 가처분신청 기각

간부급 사원도 노조활동을 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노동조합법상 간부급 사원은 노조활동을 할 수 없게 돼 있다. 노조의 어용화를 막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법원은 간부급 사원의 노조활동을 무조건 금지하는 것은 규정의 주요 취지를 몰각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위 사진은 본 기사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청주에서 발행되는 한 지역 정보지 팀장 A씨는 노동조합 간부로도 활동했다. 같은 회사에 있는 편집부 팀장 B씨와 인터넷사업부 팀장 C씨 등도 입사 이후 자연스럽게 노동조합에 가입해 간부를 맡았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회사가 노조를 없애려 한다'는 소문이 돌면서부터 회사 분위기가 삭막해졌다. 회사를 옹호하는 비노조원과 노조원 사이에도 갈등이 생겨 폭행사건도 일어났다. 지난해 1월 회사가 A씨 등의 노조활동을 금지하는 가처분신청을 내자 갈등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회사는 "회사 기밀을 다루는 A씨 등이 노조활동을 하면 기업의 노무 관련 기밀이 새어나갈 수 있다"며 "노동조합법도 노사 대등의 원칙을 위해 간부급의 노조활동을 금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A씨 등은 "회사가 노조법을 교묘하게 해석해 원래 취지를 왜곡한다"며 반발했다.

청주지법 민사20부(재판장 이승형 부장판사)는 7일 청주 지역정보지 발행업체 ㈜청주교차로가 A씨 등 팀장급 사원 4명을 상대로 낸 노동조합활동금지가처분 신청(2013카합20)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노동조합법이 '사업주를 위해 행동하는 자 또는 그 이익의 대표자가 노조에 가입할 경우 노조로 보지 않는다'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이 규정의 주된 취지는 노동조합의 어용화를 방지하는 것"이라며 "노조는 노조법의 보호를 받기 위해 해당 조합원을 조합원의 범위에서 배제할 수 있을 것이나, 그 여부는 노조가 자주적으로 결정할 문제이지 사용자에게 개별 근로자에 대한 노조활동 금지 청구권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사건 규정의 주된 취지는 노조에 대한 사용자의 부당한 개입을 배제하고 노조의 자주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고, 사용자의 노무 관련 기밀이 노조에 누설되는 것을 방지해 노사교섭력의 균형을 기하는 것은 부차적인 것"이라며 "이 사건 규정의 부차적인 취지를 강조해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노조원으로 활동하지 말 것을 요구할 권리를 가진다면 근로 3권 중 단결권을 침해할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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