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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기사 대법원 2013다200438

"유치장 브래지어 탈의 요구 위법… 150만원씩 배상"

대법원, 원고일부승소 확정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촛불집회에 참가했다가 유치장에 수용되는 과정에서 경찰로부터 브래지어 탈의를 강요받은 여성들이 국가로부터 150만원씩을 배상받을 수 있게 됐다.

위 사진은 본 기사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대법원 민사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9일 "유치장 수용 과정에서 브래지어 탈의를 강요받아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여성 피의자 김모(31)씨 등 4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위자료 청구 소송 상고심(2013다200438)에서 "국가는 김씨 등에게 150만원씩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의자 유치 및 호송규칙'은 경찰청장이 관련 행정기관과 직원에 대해 직무권한 행사의 지침을 발한 행정조직 내부에서의 행정명령의 성질을 가지는 것에 불과하고, 법규 명령이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이에 따른 처분이라고 해서 당연히 적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경찰이 피의자들의 브래지어를 자살에 사용될 우려가 있는 물건으로 보고 언제든지 이를 제출하도록 한 것은 유치인에게 불필요한 고통과 수치심을 주지 않는 취지에서 신체검사의 유형을 세분화하고 있는 호송규칙에도 어긋난다고 보고 이 조치를 위법하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덧붙였다.

김씨 등은 2008년 8월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에 참여했다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현행범 체포돼 유치장에 수용됐다. 신체검사 직후 경찰은 '유치 및 호송규칙'에 따라 김씨 등에게 브래지어를 벗을 것을 강요했고, 김씨 등은 "브래지어를 입지 않고 조사에 응하면서 수치심과 모멸감을 느꼈다"며 1인당 600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1, 2심은 "법무부 교정시설 내 여성 수용자의 경우에도 브래지어를 1인당 3개씩 지급받는 것을 감안하면 자살을 이유로 김씨 등에게 브래지어 탈의를 요구하는 것은 달리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이날 판결 직후 천주교인권위원회는 "탈의 조치의 불법성과 폭력성을 최종 확인한 이번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관행의 이름으로 유지돼 온 국가 폭력이 우리 사회에서 깨끗하게 사라지기를 기대한다"며 "'피의자 유치 및 호송규칙'과 '유치장 업무편람'을 즉시 개정하는 등 재발 방지책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