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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기사 대법원 2012다82084

이혼시 아내에게 재산분할로 준 돈 채권자가 손 못댄다

채무자가 이혼하며 배우자에 재산분할 명목으로 증여한 재산은
대법원 "증여행위… 원칙적으로 채권자가 취소 못해"
취소하려면 채권자가 강제집행면탈 위한 가장이혼 입증해야

채무자가 이혼하면서 배우자에게 재산분할 명목으로 재산을 증여했다면 채권자는 원칙적으로 증여행위를 취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채무자의 증여행위를 취소하려면 채무자가 이혼을 가장해 강제집행을 면하려고 한다는 점을 채권자가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지난달 28일 삼성세무서가 전모씨의 전처 성모씨를 상대로 낸 사해행위 취소소송 상고심(2012다82084)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혼시의 재산분할이 민법 규정 취지에 반해 상당하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과대하고, 재산분할을 구실로 이뤄진 재산처분이라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해행위로써 채권자취소권 대상이 되지 않고, 사해행위로써 채권자 취소권의 대상이 되는 경우에도 취소되는 범위는 그 상당한 부분을 초과하는 부분에 한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씨가 남편 전씨로부터 2007년 12월 상당한 돈을 지급받은 뒤 2008년 5월 30일 협의이혼 신고를 했지만, 단지 금전지급이 협의이혼 신고를 하기 6개월여 전에 이뤄졌다는 사정만으로 이를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원심은 성씨와 전씨 사이의 협의이혼과 금전지급 경위 등을 좀 더 심리해 실제로 그 지급이 재산분할에 해당하는지, 만일 그렇다면 쌍방의 재산보유 상황 등 두 사람의 혼인 이후 이혼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사정을 종합해 성씨가 받을 적정한 재산분할의 액수를 확정한 다음 이를 초과하는 부분이 있을 경우 그 부분에 한해 사해행위로 취소를 명했어야 했는데, 금전 지급이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이라고 볼 수 없다고 단정한 위법이 있다"고 지적했다.

전씨는 2007년 8월 서울 강남구 개포동 아파트 등 시가 총액 10억7800만원인 아파트 세 채를 팔았다가 삼성세무서로부터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등 4억3000여만원의 세금을 부과받았다. 같은해 12월 부인 성씨에게 3억3000여만원을 지급한 전씨는 2008년 5월 협의이혼했다. 다음해 삼성세무서는 "전씨가 실제 이혼의사가 없는데도 가장이혼을 했다"고 주장하며 전씨의 증여행위를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성씨는 받은 돈에 대해 "증여계약에 의해 받은 게 아니라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로 받은 것이므로 채권자 취소권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1,2 심은 "6개월 이후에 있을 이혼을 위해 재산분할의 명목으로 미리 금전을 지급한다는 것은 이례적이고, 이혼 이후에도 전씨가 성씨 명의로 주식거래를 하는 등을 고려하면 전씨가 지급한 돈은 재산분할로 인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성씨에게 세금 1억5000여만원을 납부하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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