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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기사 서울고등법원 2012노2794,2012고합14,2012노755

김승연 한화 회장, '건강 악화' 재판 중지 요청

변호인 "건강상태 심각… 재판 받기 힘든 상황"
재판부, 다음달 4일 주치의 등 불러 심문 계획

그룹 자금으로 계열사를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으로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는 김승연 한화 그룹 회장 측이 김 회장의 건강 문제를 이유로 공판절차 정지를 고려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지난달 8일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받고 병원에 입원 중인 김 회장은 다음 달 7일 구속집행정지 기간이 만료된다.

김 회장에 대한 결심공판이 다음 달 11일로 잡혀 있어 재판부가 공판절차를 정지하지 않으면 김 회장은 조만간 검찰 심문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윤성원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기일에서 변호인 측은 "김 회장의 건강이 매우 안 좋은 상태"라며 의사를 불러 김 회장의 건강상태를 심리해 달라고 요청했다(2012노2794).

변호인 측은 형사소송법 제306조 1항이 '피고인이 사물의 변별 또는 의사의 결정을 할 능력이 없는 상태에 있는 때에는 법원은 검사와 변호인의 의견을 들어 공판절차를 정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김회장이 진료받고 있는 서울대 병원 한모 교수를 불러 김 회장의 현재 정신 상태와 건강에 대해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 측은 공판 과정에서 김 회장이 우울증 등 정신적인 문제와 당뇨를 앓고 있어 건강 상태가 심각하다고 주장해 왔다.

이에대해 검찰은 "서울대 병원은 김 회장이 개인비용을 들여 치료받고 있는 병원이기 때문에 서울대 교수를 심문하는 것은 부적절하므로 제3자를 선정해 심문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검찰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1주일 만에 새로운 사람을 불러 심문하는 것은 힘들다"며 "다음 달 4일에 한 교수를 심문하겠다"고 밝혔다.

서울고법의 한 판사는 "형사재판을 하면서 구속집행을 정지하거나 정지기간을 연장하는 것은 흔하지만, 공판절차를 정지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김 회장 측의 주장이 타당한 것으로 인정될 경우 일정한 기간을 정하거나 김 회장의 건강이 회복될 때까지 잠정적으로 공판 절차를 정지할 수 있다.

한편 검찰 측은 이날 오전 공판에서 김 회장과 경영지원실장 등 한화그룹 직원들과의 대화가 담긴 구치소 접견부를 증거로 제출했지만, 재판부는 접견부를 전문증거(傳聞證據, 사실인정의 기초가 되는 사실을 체험자 자신이 직접 공판정에서 진술하는 대신 타인의 증언이나 진술서로 간접적으로 법원에 보고하는 증거)로 보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문증거가 검찰 측 증거로 채택되기 위해서는 김 회장이 직접 법정에 출석해 본인의 진술이 맞다는 것을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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