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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기사 헌법재판소 2011헌바117

정부 등 외부심사위원 '준공무원' 의제 처벌 "한정위헌"

"통합영향평가심의위원중 위촉위원을 포함시켜 해석하는 한 죄형법정주의 위반"
헌법재판소, 수뢰죄 주체인 공무원 넓게 해석하는 대법원 판례와 정반대 결정
한정위헌 결정 효력 여부 싸고 헌재-대법원

수뢰죄의 주체인 공무원에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공무에 참여하는 외부심사위원 등이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이번 결정은 대법원이 수뢰죄 주체가 되는 공무원의 개념을 폭넓게 해석한 것과 정반대되는 결정이어서 또 한 번 한정위헌 결정의 효력 여부를 놓고 헌재와 대법원의 갈등이 빚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헌재는 27일 대학교수 남모씨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죄 조항(제2조 제1항)에 대해 낸 헌법소원사건(2011헌바117)에서 재판관 6(위헌):3(합헌)의 의견으로 "뇌물죄의 주체가 되는 공무원에 통합영향평가 심의위원회 심의위원 중 위촉위원이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 원칙의 유추해석금지에 위배된다"며 한정위헌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헌법합치적 법률해석의 원칙상 한정적으로 위헌성 있는 부분에 대한 한정위헌 결정은 입법권에 대한 자제와 존중으로 당연하면서도 불가피한 결론이고, 이러한 한정위헌결정을 구하는 한정위헌청구 또한 인정되는 것이 합당하다"며 "재판의 전제가 된 법률에 대한 규범통제는 결국 해석에 의해 구체화된 법률의 의미와 내용에 대한 헌법적 통제로써 헌법재판소의 고유권한"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무원 개념의 문리적 해석이나 일상에서의 사용례,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에서 공무원의 종류와 범위가 명백하게 규정된 점에 따르면 처벌대상인 공무원은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에 따른 공무원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공무원으로 간주되는 사람으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헌재는 "법원은 국가공무원법이나 지방공무원법에 따른 공무원이 아님에도 법령에 기해 공무에 종사한다는 이유로 공무원 의제규정이 없는 사인을 특가법상의 공무원에 포함된다고 해석했는데, 이는 처벌의 필요성만을 지나치게 강조해 범죄와 형벌에 대한 규정이 없음에도 구성요건을 확대한 것으로 죄형법정주의와 조화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진성·김창종·강일원 재판관은 "한정위헌청구를 원칙적으로 적법하다고 받아들이더라도 심판 대상 범위를 법원의 해석으로 한정한 것은 헌법재판 특성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비록 국가공무원법이나 지방공무원법상의 공무원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법령에 의해 위촉돼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공무를 담당하는 경우에는 뇌물죄의 주체인 '공무원'으로 정당하게 해석될 수 있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지방국립대 교수인 남씨는 2003년 지방자치단체 통합 영향평가위원회 재해분과심의위원으로 위촉되 활동하면서 골프장 등의 재해영향평가 심의를 하는 과정에서 직무와 관련해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특가법상 뇌물)로 기소돼 징역 4년에 추징금 1억5000여만원을 선고받자 항소한 뒤 헌법소원을 냈다. 2011년 5월 남씨는 항소심에서 남씨가 받은 돈의 액수산정을 1심과 달리해 특가법상 뇌물죄는 성립하지 않고 형법상 뇌물죄 혐의만을 유죄로 인정받아 징역 2년을 선고받은 뒤 형이 확정됐다.

헌재가 법원 판결에 대해 명시적으로 오류를 지적하면서 한정위헌결정을 내림으로써 유사사건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이들의 재심청구가 잇따를 전망이다. 헌재의 한정위헌결정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확고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법원이 재심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유죄판결을 받았던 외부위원들은 재판을 대상으로 한 헌법소원을 낼 수 있게 된다. 헌재가 법원의 재판에 대해 위헌심사에 착수한다면 양 기관의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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