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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기사 대법원 2005도2617 서울고등법원 2012노28

피고인이 부인하는 경찰 작성 피의자신문조서, 법정서 탄핵증거로도 사용할 수 없다

서울고법 "공판중심주의 형해화…자백편중의 수사 부추겨"
형소법, 공판중심주의 강화로 개정후 학계등서도 견해 대립

피고인이 내용을 부인한 경찰 작성 피의자신문조서는 법정에서 탄핵증거로도 사용할 수 없다는 첫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2005년 '검사가 유죄의 자료로 제출한 사법경찰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는 임의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인의 법정에서의 진술을 탄핵하기 위한 반대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2005도2617 판결). 하지만 2007년 형사소송법이 증거의 분리제출주의와 조사자증언제도 도입 등 공판중심주의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정된 이후에는 학계와 실무계에서 피고인이 내용을 부인해 증거능력이 없는 자백 취지의 경찰 피신조서를 탄핵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지에 관해 견해가 대립하고 있다.

서울고법 춘천원외재판부 형사1부(재판장 김인겸 부장판사)는 지난달 25일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13세미만미성년자강간등) 혐의로 기소된 함모(62)씨에 대한 항소심(2012노28)에서 징역 3년6월을 선고했다. 이 판결은 피고인과 검사가 상고를 포기, 그대로 확정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증거분리제출주의가 정착된 현행 형사사법 체계에서는 피고인의 공판정에서의 진술을 증거능력 없는 공판정 외의 자백으로 탄핵하는 것은 증거능력 없는 증거가 법정에 아무런 제한없이 현출되게 해 공판중심주의를 형해화시키고 자백편중의 수사 관행을 부추길 우려가 있어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밝혔다.

또 "형사소송법 제318조의2의 '증명력'은 어떤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의 실질적 가치를 말하는 것이므로, 피고인의 단순한 부인 진술이나 묵비의 경우에는 설령 피고인의 수사기관에서의 자백 진술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진술로 탄핵할 대상이 없어서 이를 탄핵증거로 제출할 수도 없다"며 "만약 피고인이 내용을 부인해 증거능력이 없는 경찰 피의자신문조서에 대해서도 아무런 제한 없이 탄핵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면 자칫 증거능력 없는 증거에 의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는 결과가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특별한 연혁적 이유가 있는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3항의 규정취지에도 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원심이 피고인이 내용 부인한 사법경찰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제2회 피의자신문조서를 탄핵증거로 삼아 피고인의 법정 진술의 신빙성을 탄핵하는 이유 중의 하나로 거시한 것은 잘못"이라면서도 "하지만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해 채택한 증거에 따르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매우 높으므로 피고인이 피해자를 강간하려다 미수에 그치고, 3회에 걸쳐 추행했다고 인정한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덧붙였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