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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기사 대법원 2011도6294

미신고 집회라도 공공질서에 명백한 위험 없다면 해산명령 불응죄 대상으로 볼 수 없다

대법원, 벌금선고 원심 파기

미신고 집회라도 공공질서에 명백한 위험이 없다면 해산명령불응죄의 대상으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지난달 26일 반도체 공장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으로 숨진 근로자의 장례식에 맞춰 회사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해산명령에 불응한 혐의(집회및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기소된 박모(35)씨 등 6명에 대한 상고심(☞2011도6294)에서 벌금 50만~7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집회의 해산은 원칙적으로 타인의 법익이나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해 직접적인 위험이 명백하게 존재하는 때에 한해 허용돼야 한다"며 "집회 신고는 행정관청에 집회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공공질서의 유지에 협력하도록 하는 데 의의가 있는 것이지, 집회의 허가를 구하는 신청으로 변질돼서는 안 되므로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헌법의 보호 범위를 벗어나 개최가 허용되지 않는 집회 내지 시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미신고라는 사유만으로 그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해산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이는 사실상 집회의 사전신고제를 허가제처럼 운용하는 것이나 다름없어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게 되므로 부당하다"며 "원심이 박씨 등의 집회 및 시위가 미신고 집회 및 시위인 이상 집시법이 정한 해산명령의 대상이 된다는 이유만으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것은 부당하고, 정씨 등의 집회 및 시위로 인해 타인이 법익이나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직접적인 위험이 명백하게 초래됐는지 여부에 관히 심리·판단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박씨 등은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단체 회원으로 2010년 4월 서울 반포동에서 백혈병으로 사망한 삼성반도체 근로자의 장례식에 맞춰 삼성전자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박씨 등은 서초경찰서가 3차례에 걸쳐 해산 명령에 불응하고 집회를 계속했다가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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