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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기사 서울고등법원 2009누38963

서울고법, "국가기관도 행정처분취소소송 제기 가능"

국가기관도 다른 행정청의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국가의 행정조직에 불과한 기관이 직접 당사자가 돼 취소소송을 낼 수 없다는 기존 판례의 입장과 다른 것이어서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주목된다.

서울고법 행정9부(재판장 박병대 부장판사)는 최근 경기도 선거관리위원장이 "선관위 직원에 대한 징계조치를 취소하라는 국가권익위원회 결정은 부당하다"며 권익위를 상대로 낸 불이익처분 원상회복 등 요구처분 취소소송 항소심(2009누38963)에서 1심을 취소하고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국가기관이 다른 국가기관에 한 조치라도 일반 국민에 내린 처분 등과 동등하다고 할 정도로 권리와 의무에 직접ㆍ구체적 영향을 미치고 그 위법성을 제거할 다른 수단이 없으면 법원에 소송을 내 적법성을 다툴 당사자 능력과 적격이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선관위 직원 A씨에게 불이익을 주지 못하게 한 의결을 선관위가 수용하지 않으면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권익위법)에 따라 기관장이 처벌받는 점 등을 감안할 때 권익위의 결정은 선관위원장의 권리와 의무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로 항고소송의 대상인 행정처분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에 따라 '선관위 직원이 서명부 심사를 소홀히 해 예산 등을 낭비했다'는 A씨의 제보가 권익위법이 정한 부패행위신고에는 해당하지 않으며, 권익위가 그런 사실을 충분히 알 수 있음에도 A씨에게 불이익을 주지 말라는 의결을 유지한 것은 위법이라고 결론지었다.

경기도선관위는 2007년 김황식 경기 하남시장을 상대로 한 주민소환투표청구를 승인했는데, 법원은 김 시장이 낸 행정소송에서 주민서명부의 문제를 이유로 투표청구승인을 취소했고 투표절차가 중단됐다. 선관위가 문책성 인사로 주민투표관리 총괄팀장이던 A씨를 산하 선관위로 전보하자 A씨는 서명부가 조작됐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심사과정의 위법을 제보한 것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하며 권익위에 전보명령취소와 신분보장조치 등을 요구했다. 이에 권익위가 A씨에게 불이익을 줘서는 안 된다고 의결하자 선관위원장은 의결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냈고, 1심은 '선관위원장은 국가의 산하기관에 불과할 뿐 항고소송의 원고자격이 없다'며 각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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