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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기사 서울행정법원 2008구합12825,2008구합12511

엔화스왑예금거래 선물환 차익 과세 엇갈린 판결

행정법원 제3부, 원화정기예금과 유사… 이자소득으로 봐야
행정법원 제5부, 결과같다고 조세법상 동일취급할 수 없어

원화를 예금하고 돌려받는 형식의 금융상품에서 계약내용에 선물환차익을 통한 이득이 포함돼 있다면 세금을 부과할 수 있는지 여부를 두고 법원이 서로 다른 판단을 내렸다.

소득세법은 예금의 이자소득은 과세대상으로 정하고 있지만 환율차이로 발생하는 외환매매이익은 과세대상이 아니다. 엔화스왑예금거래는 외환매매이익이 비과세라는 점을 이용한 금융상품으로 고객이 맡긴 원화를 엔화로 환전한 뒤(현물환 거래) 엔화 정기예금에 가입시키고(엔화정기예금거래) 만기일에 계약당시 정한 선물환율에 엔화를 다시 팔아(선물환거래) 원금과 이자, 환차익으로 인한 이득 등을 원화로 고객에게 돌려주고 있다. 상품의 결과가 원화 정기예금과 같을 때 계약내용상의 선물환차익을 이자소득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김종필 부장판사)는 23일 엔화스왑예금거래에 가입한 황모씨 등 8명이 동작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종합소득세부과처분등취소 소송(☞2008구합12825)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은행과 고객간의 예금 등 거래로 인해 고객이 받는 수익이 이자에 해당하는지 외환거래로 인한 차익 등의 비과세 소득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거래의 내용이나 당사자의 의사를 기초로 판단해야 하지만, 실질과세의 원칙상 단순히 당해 계약서의 내용이나 형식만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계약체결의 경위, 수익이 확정적인지 여부 등 거래 전체과정을 실질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엔화스왑예금거래의 경우 환율변동으로 인한 환위험과는 무관하게 오로지 외환매매이익은 비과세된다는 점을 겨냥하고서 전체수익률을 설정했고, 계약에 의한 엔화자금의 이동은 명목상으로만 존재할 뿐이고 원고들과 은행 사이에서는 원화의 입·출금이 있을 뿐으로서 원화 정기예금과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이 사건 계약은 현물환거래, 엔화정기예금거래 및 선물환거래가 독립해 별도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거래요소들이 서로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하나로 통합돼 이루어진 원화정기예금에 유사한 계약에 해당한다"며 "선물환계약을 통해 수취한 이익 전체는 국내에서 받은 예금의 이자와 유사한 소득으로서 소득세법상 이자소득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같은 법원 행정5부(재판장 김의환 부장판사)는 20일 (주)한국시티은행이 남대문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법인원천징수이자소득세부과처분취소 청구소송(☞2008구합12511)에서 2003~2006년분 원천징수이자소득세 28억여원 부과를 취소하라며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어떤 거래행위가 세금부담을 회피하기 위한 행위라 해도 그 행위가 가장행위에 해당한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유효하다고 봐야 할 것이므로 이를 부인하기 위해서는 법률상 구체적인 근거가 필요하다 할 것이고 실질과세의 원칙 등에 의해 당사자의 거래행위를 조세회피행위라고 하려면 법률에 구체적인 부인규정이 마련돼 있어야 한다"며 "엔화스왑예금거래의 궁극적 결과가 고율의 확정적 수익이 보장되는 원화정기예금거래와 마찬가지라고 해서 법률에 구체적인 부인규정이 마련돼있지 않은 상황에서 그 법적 형식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실질이 같다고 하거나 조세법상 동일한 취급을 받아야 한다고 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실제 엔화거래가 있었는지 의심이 들기는 하나 선물환거래의 법적 형식을 통해 선물환차익을 얻기로 하는 것에 관해 원고와 고객 사이에 진정한 의사합치가 있어 선물환거래를 가장행위로 보기 부족하다"며 "원고가 엔화스왑예금거래라는 방식을 선택해 고객과 사이에 현물환거래, 엔화정기예금거래, 선물환거래의 각 법률관계를 형성했다면 그로 인한 조세의 내용과 범위는 법률관계에 맞추어 개별적으로 결정된다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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