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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기사 대법원 2007도2511

병원 대신해 제약회사서 기부금 받았다면 불법원인급여 아니다

대법원, "기부금 개인용도로 사용… 횡령죄 성립"

종교단체가 기부금 명목으로 거래업체로부터 일정액을 받았더라도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A수녀회 재단병원의 수녀인 박모(56)씨는 지난 82년부터 2004년까지 병원에서 사용되는 의약품을 선정하고 구매하는 등의 일을 담당하면서 B약품 등 6개 제약회사로부터 매출액의 5~20%에 해당하는 돈을 기부금 명목으로 받아왔다. 그러던 중 박씨는 1,360여만원을 직원회식비, 경조사비 등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1·2심 재판부는 그러나 “박씨가 병원을 대신해 납품업체들로부터 기부금 명목으로 금품을 받아 보관해온 사실을 병원이 알면서도 묵인해왔고, 박씨가 받은 돈은 불법원인으로 받은 것에 해당해 병원은 박씨에게 반환을 구할 수 없고 그 돈은 업무상 횡령죄의 객체인 ‘타인의 재물’이 아니다”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박씨가 기부금 명목으로 받은 돈이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영란 대법관)는 업무상횡령죄로 기소된 박씨에 대한 상고심(2007도2511)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병원을 대신해 제약회사들로부터 의약품을 공급받는 대가로 의약품 매출액에 비례해 기부금 명목의 금원을 제공받아 병원을 위해 보관해 왔던 것 뿐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행위가 아니다”라며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인이 제공받은 금원은 업무상 횡령죄의 객체인 ‘타인의 재물’에 해당하므로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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