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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기사 서울중앙지방법원 2007가합79119

두 아파트가 비슷한 시기에 재건축됐다면, 일조권 침해 주장할 수 없다

서울중앙지법, 원고패소판결

두 아파트가 비슷한 시기에 재건축 됐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일조권 침해를 주장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기존 대법원판례가 요구하던 일조권 침해 인정요건에 따라 기계적으로 운영돼 오던 실무를 시정하고자 보다 구체적이고 강화된 기준을 제시한 판결로 향후 상급심의 최종판단이 주목된다. 또 재건축아파트간의 일조권 침해를 이유로 한 손해배상 청구권은 주변상황과 주변의 이익을 고려해 적절히 제한돼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로 앞으로 유사한 소송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4부(재판장 임채웅 부장판사)는 8일 서울강남구대치동 L재건축아파트 주민들이 "일조방해시간이 아파트 주민들의 수인한도를 넘었으므로 손해를 배상하라"며 인접 재건축 I아파트의 시공사와 재건축조합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07가합79119)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조에 대한 가치를 높게 평가해 주거지를 결정할 때 중요한 기준으로 여기고, 현실적으로 주거용 건물의 가치에 일조상황이 반영돼 가격이 달라지기도 한다"며 "그러나 국토가 좁고 특히 도시지역의 제한된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사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일조이익을 절대적으로 보장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일조이익은 어떤 사람이 특정토지나 건물을 취득함으로써 곧바로 생기는 권리가 아니라 거주자들이 거주를 시작한 이래 특정정도의 일조량을 누리면서 상당한 시간이 경과해 거주자들 뿐만 아니라 주변의 다른 토지 소유자들을 비롯한 제3자들에 의해 법적으로 보호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인정될 수준에 이르러야 비로소 인정되는 상대적인 이익이다"며 "따라서 일조이익의 내용과 침해정도는 주변 토지 또는 건물과의 상대적인 위치에 따라 정해지는 것으로 어느 한 당사자의 일조이익이 무한정 보장될 수는 없고 주변 사람들의 이익과 적절히 교량돼 제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비록 일조권이 주거용 건물의 경제적 가치에 실제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하나 그렇다고 해 그 이익이 받드시 법적으로 보호돼야 하는 것이라 할 수 없다"며 "피해건물의 일조량이 감소했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손해배상이 인정될 수는 없고 그것이 사회적으로 용인할 수 있는 수인한도를 초과했다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대치동에 있는 L아파트와 I아파트는 2004년3월 거의 동시에 재건축공사를 시작했다. 원래 L·I아파트는 각각 12층, 5층이었으나, 2006년 재건축이 끝난 뒤에는 L아파트가 18층, I아파트는 25층이 됐다. I아파트가 L아파트를 가리는 바람에 일부 가구는 일조량이 줄어들자 L아파트 주민들은 I아파트 시공사와 재건축조합을 상대로 지난해 일조권 침해를 이유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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