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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전문 헌법재판소 2016헌마364

개성공단 전면중단 조치 위헌확인

결정

헌법재판소 결정

 

사건2016헌마364 개성공단 전면중단 조치 위헌확인

청구인[별지 1] 청구인 명단과 같음

피청구인1. 대통령, 2. 통일부장관, 피청구인들의 대리인 정부법무공단 담당변호사 황순철, 성승환, 황선익, 한승훈, 김성수, 김영두, 최호진, 정상수, 부효준, 이용수, 진민성

선고일2022. 1. 27.

 

주문

1. 청구인 146 내지 163의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한다.

2. 나머지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사건개요

. 청구인 1 내지 145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17조 제1항에 따라 피청구인 통일부장관으로부터 협력사업의 승인을 받은 후 2016. 2. 10. 개성공업지구(이하 개성공단이라고도 한다) 운영이 중단될 때까지 개성공단에 기업(지사·영업소·사무소 포함)을 설립하고 운영해 온 국내기업으로서 개성공업지구 지원에 관한 법률2조 제4호의2가 정하고 있는 개성공업지구 투자기업이고(이하 이들을 투자기업인 청구인들이라 한다), 청구인 146 내지 163은 개성공업지구 투자기업 및 개성공업지구에 설립한 그 자회사 또는 영업소와의 거래를 주된 기업 영업활동으로 하는 국내기업이다(이하 이들을 협력기업인 청구인들이라 한다).

. 2016. 1. 6. 북한이 4차 핵실험을 단행하고 같은 해 2. 7.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자, 피청구인 대통령은 2016. 2. 8.경 피청구인 통일부장관에게 개성공단 철수 대책 마련을 지시하였고, 피청구인 통일부장관은 2016. 2. 10.까지 국가안보실장 소집 회의 등을 거쳐 개성공단에서의 철수를 위한 세부계획을 마련하였다. 2016. 2. 10. 오전 개최된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에 개성공단 운영 중단 안건이 상정되어 협의가 이루어졌으며, 그 결과가 피청구인 대통령에게 보고되었다. 피청구인 대통령은 이 같은 과정을 거쳐 개성공단의 운영을 즉시 전면중단하기로 결정하였다.

. 피청구인 통일부장관은 2016. 2. 10. 14:00경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단 소속 기업인들과의 간담회를 개최하고, 북한의 계속된 도발로 개성공단을 정상적으로 가동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정부가 개성공단의 운영을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하였으며, 앞으로 개성공단에 남아 있는 우리 국민의 안전한 귀환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개성공단 운영의 전면중단에 따른 제반 조치를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설명하였다. 그리고 위 전면중단을 위한 세부 조치로서, 2016. 2. 11.부터 개성공단 내 공장 가동, 영업소 운영 전면중단, 2016. 2. 11.부터 사흘간 개성공단 출입 최소화 및 현지 체류 남한 주민 전원 복귀를 각각 지시하였고, 이후 개성공단 방문승인을 불허할 방침임을 통보하였다.

. 우리 정부는 개성공업지구 관리위원회를 통해 2016. 2. 10. 16:40경 북한에 개성공단의 운영을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한 사실을 통보하면서, 우리 측 최소 인원의 출입과 신변안전을 보장해 줄 것, 완제품, ·부자재, 설비 반출을 위해 필요한 인원 입경 시 반출 차량의 남한 복귀에 문제가 없도록 협조해 줄 것 등의 요구사항을 전달하였다.

. 피청구인 통일부장관은 2016. 2. 10. 17:00 [별지 2]와 같은 내용의 개성공단 전면중단 성명을 발표하였고, 북한은 이에 대한 대응으로 2016. 2. 11. 17:00경 개성공단 내 남한 주민 전원 추방 및 자산 전면동결조치를 발표하였다. 당시 개성공단에 남아 있던 우리 기업인, 근로자 등 인원 280여 명은 같은 날 23:00경까지 군사분계선을 넘어 전원 남한으로 복귀하였고, 투자기업인 청구인들은 개성공단 내에 남아 있던 원·부자재, 완제품, 기계설비 등 유동자산을 남한으로 반출하지 못하였으며, 이후 개성공단에서의 공장가동 등 협력사업은 모두 중단되었다.

. 청구인들은 피청구인들의 개성공단 전면중단 결정 및 집행이 청구인들의 재산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2016. 5. 9.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심판대상

청구인들의 주장과 앞서 본 사건 경위를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심판대상은 피청구인 대통령이 2016. 2. 10.경 개성공단의 운영을 즉시 전면중단하기로 결정하고, 피청구인 통일부장관이 피청구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개성공단의 운영 중단을 위한 세부 철수계획을 마련하여, 2016. 2. 10. 14:00경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단 소속 기업인들에게 2016. 2. 11.부터 개성공단 내 공장 가동과 영업소 운영의 즉시 전면중단, 2016. 2. 11.부터 사흘간 개성공단 출입 최소화 및 개성 현지 체류 중인 남한 주민 전원 복귀, 이후 개성공단 방문 승인 불허방침을 통보한 다음, 같은 날 17:00경 개성공단 전면중단 성명을 발표하고, 이에 대한 대응으로 2016. 2. 11. 17:00경 북한에서 개성공단 내에 있는 남측 인원 추방 및 자산 전면동결조치를 발표하자, 같은 날 23:00경까지 개성공단에 체류 중인 대한민국 기업인, 근로자 등 전원을 대한민국 영토 내로 귀환하도록 함으로써 개성공단의 운영을 전면 중단시킨 일련의 행위(이하 이 사건 중단조치라 한다)가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이다. 관련조항은 [별지 3]과 같다.

 

3. 청구인들의 주장

. 이 사건 중단조치에 의하여 개성공단 내 토지이용권, 건물소유권, 생산설비, ·부자재 및 완제품 등 자산 일체에 대한 사용·수익·처분권의 행사가 전면 차단되었고,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이하 남북교류협력법이라 한다)에 따라 적법하게 이루어지고 있던 개성공단 내 기업 경영활동이 전면 중단되었다. 이로써 청구인 1 내지 108이 개성공단 자회사에 대하여 가지고 있던 주식 등 일체의 권리와 청구인 109 내지 145가 개성공단 영업소를 통하여 가지고 있던 각종 권리가 사실상 박탈되었고, 청구인 146 내지 163은 개성공단 기업들과 통상적으로 이루어지던 거래가 중단되어 영업활동을 하지 못하는 손해를 입게 되었다.

. 통치행위를 포함한 모든 국가작용은 헌법과 법률에 근거하여 이루어져야 하고 통치행위도 당연히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므로, 피청구인들의 이 사건 중단조치에 대한 사법심사는 허용되어야 한다.

. 이 사건 중단조치는 남북교류협력법 제17조 제4항 제11호에 근거한 처분 또는 대통령의 긴급재정경제처분·명령의 형식으로 이루어졌어야 하는데 그 절차를 따르지 않았으므로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고, 국무회의 심의나 국회와의 협의, 이해관계자들의 의견 수렴절차도 거치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중단조치는 최소한의 형식적,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서 헌법상 적법절차원칙에 위반된다.

. 이 사건 중단조치는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고, 공공필요에 의하여 재산권 행사를 제한하는 공용수용에 해당됨에도 정당한 보상이 지급되지 않았으므로,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침해한 것이다.

. 청구인들은 정부와 북한 사이에 2013. 8. 13. 체결된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합의서의 내용을 신뢰하고 개성공단에서 영업활동을 계속하여 왔으므로, 위 합의서의 효력과 존속을 신뢰한 청구인들의 신뢰이익은 보호되어야 하고, 위 합의서를 파기한 이 사건 중단조치는 신뢰보호원칙에 위반된다.

 

4. 적법요건에 대한 판단

. 투자기업인 청구인들의 심판청구

(1) 공권력행사성

헌법소원은 공권력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가 제기하는 권리구제수단이다. 행정상의 사실행위는 경고(警告), 권고(勸告), 시사(示唆)와 같은 정보제공행위나 단순한 지식표시행위인 행정지도(行政指導)와 같이 대외적 구속력이 없는 비권력적 사실행위와 행정청이 우월적 지위에서 일방적으로 강제하는 권력적 사실행위로 나눌 수 있고, 이 중에서 권력적 사실행위는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한다(헌재 2003. 12. 18. 2001헌마754 참조). 일반적으로 어떤 행정행위가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는 권력적 사실행위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당해 행정주체와 상대방과의 관계, 그 사실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의사·관여정도·태도, 그 사실행위의 목적·경위, 법령에 의한 명령·강제수단의 발동 가부 등 그 행위가 행하여질 당시의 구체적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헌재 2005. 3. 31. 2003헌마87 등 참조).

이 사건 중단조치는 행정부 최고의 의사결정권자인 피청구인 대통령과 개성공단에서의 협력사업에 관한 각종 승인·취소, 지도·감독 등의 행정 권한을 가진 피청구인 통일부장관이, 국가안보, 남북관계 경색 등을 이유로 개성공단에서 수행하고 있던 협력사업 활동을 전면적으로 중단하도록 한 조치로서, 투자기업인 청구인들의 의사를 고려하지 않고 개성공단 내 공장가동, 영업소 운영의 중단, 현지 체류 중인 남한 주민의 복귀 등을 일방적으로 요구한 고권적 행위이다. 투자기업인 청구인들이 그 중단, 복귀 지시 등에 따르지 않을 경우, 피청구인 통일부장관은 기존의 협력사업 승인, 방북승인을 조정, 취소하거나 향후 방북신청에 대해서 그 승인을 불허하는 조치 등을 통해 이를 강제할 수 있다. 또한 북한이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발사를 감행하였고 피청구인들이 이를 한반도 및 국제평화에 대한 극단적 도발로 규정하면서 그에 대한 대응조치로 개성공단의 운영 중단을 결정하고 성명까지 발표한 이상, 남북한 사이의 신뢰와 합의를 바탕으로 제공되고 있던 개성공단에서의 안전한 사업 환경이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으므로, 위 청구인들로서는 피청구인들의 결정과 요구를 따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중단조치는 투자기업인 청구인들로 하여금 공권력에 순응케 하여 개성공단의 운영을 중단시키는 결과를 실현한 일련의 행위로 구성되며, 그로 인해 위 청구인들의 개성공단에서의 사업 활동이 중단되고, 개성공단 내 공장, 영업시설이나 자재 등에 접근, 이용이 차단되는 등 법적 지위에 직접적, 구체적 영향을 받게 되었으므로, 이 사건 중단조치는 피청구인들이 투자기업인 청구인들에 대한 우월적 지위에서 일방적으로 행한 권력적 사실행위로서 공권력의 행사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2) 자기관련성, 직접성, 현재성

투자기업인 청구인들은 남북교류협력법에 따라 협력사업 승인을 받은 후 개성공단 내에 자회사 또는 영업소를 설립하여 운영해 온 국내 모기업으로서, 이 사건 중단조치로 인하여 다른 집행행위의 매개 없이 직접 그리고 현재 개성공단 내에서 위와 같은 협력사업 활동이 제한되고 있으므로, 기본권침해의 자기관련성, 직접성 및 현재성이 인정된다.

(3) 보충성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다른 법률에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 그 절차를 모두 거친 후가 아니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없다(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단서). 그런데 이 사건 중단조치는 권력적 사실행위로서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가 객관적으로 불분명하다. 그리고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단서에서 말하는 다른 권리구제절차는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를 직접대상으로 하여 그 효력을 다툴 수 있는 권리구제절차를 의미하는 것이지, 사후적·보충적 구제수단인 손해배상청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헌재 2002. 7. 18. 2000헌마707 참조). 따라서 투자기업인 청구인들로서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는 외에 달리 개성공단 전면 중단조치를 직접 다툴 수 있는 효과적인 구제방법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보충성도 인정된다.

(4) 권리보호이익

헌법소원은 국민의 기본권 침해를 구제하는 제도이므로 헌법소원심판청구가 적법하려면 심판청구 당시는 물론 결정 당시에도 권리보호이익이 있어야 한다(헌재 2015. 7. 30. 2012헌마610 참조). 이 사건 중단조치로 인하여 개성공단의 운영이 전면 중단됨으로써 투자기업인 청구인들의 개성공단 내 사업 활동이 전면 제한되었고 현재까지 그 상태가 지속되고 있으며, 중단 이후 북한의 조치나 국제 정세의 변화 등으로 개성공단이 재개될 가능성이 완전히 차단된 상태에 이르렀다고는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 청구가 투자기업인 청구인들의 권리구제에 더 이상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볼 수 없으므로, 권리보호의 이익도 인정할 수 있다.

(5) 고도의 정치적 행위로서 사법심사가 배제되어야 하는지

이 사건 중단조치는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초래된 동북아시아 안보지형의 변화, 국익 차원에서 북한의 핵무력 완성을 저지하기 위한 대응 조치의 필요성, 관련 국제 공조에 있어서 우리나라의 지위와 역할, 개성공단 내 우리 국민의 신변안전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하여 내린 정치적 결단에 기한 조치로서 이른바 통치행위에 해당하므로, 사법심사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 헌법의 기본원리인 법치주의의 원리상 대통령, 국회 기타 어떠한 공권력도 법의 지배를 받아야 하고, 모든 국가작용은 국민의 기본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데에서 나오는 한계를 반드시 지켜야 하며, 헌법재판소는 헌법의 수호와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사명으로 하는 국가기관이므로, 비록 고도의 정치적 결단에 의하여 행해지는 국가작용이라고 할지라도 그것이 국민의 기본권침해와 직접 관련되는 경우에는 당연히 헌법재판소의 심판대상이 될 수 있다(헌재 1996. 2. 29. 93헌마186; 헌재 2004. 10. 21. 2004헌마554등 참조).

이 사건 중단조치가 북한의 핵무기 개발로 인한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조치로서 국가안보와 관련된 대통령의 의사 결정을 포함하고 그러한 의사 결정이 고도의 정치적 결단을 요하는 문제이기는 하나, 그 의사 결정에 따른 조치 결과 투자기업인 청구인들의 영업의 자유 등 기본권에 제한이 발생하였다. 그리고 국민의 기본권 제한과 직접 관련된 공권력의 행사는 고도의 정치적 고려가 필요한 대통령의 행위라도 헌법과 법률에 따라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도록 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견제하는 것이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사명으로 하는 헌법재판소 본연의 임무이므로, 그 한도에서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중단조치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이 사법심사가 배제되는 행위를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부적법하다고는 볼 수 없다.

(6) 소결

투자기업인 청구인들의 이 사건 헌법소원 심판청구는 적법하다.

. 협력기업인 청구인들의 심판청구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하면 헌법소원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가 그 심판을 구하는 제도로서, 이 경우 심판을 구하는 자는 심판의 대상인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자기의 기본권이 현재 그리고 직접적으로 침해받고 있는 자여야 한다. 공권력 작용의 직접적인 상대방이 아닌 제3자라고 하더라도 그 제3자의 기본권을 직접적이고 법적으로 침해하고 있는 경우에는 그 제3자에게 자기관련성이 인정될 수 있다. 그렇지만 타인에 대한 공권력의 작용이 단지 간접적, 사실적 또는 경제적인 이해관계로만 관련된 제3자에게는 자기관련성이 인정되지 않는다(헌재 2014. 8. 28. 2012헌마776; 헌재 2019. 11. 28. 2016헌마40 참조).

협력기업인 청구인들은 개성공업지구 투자기업 등과 거래하던 국내기업으로 이 사건 중단조치의 직접적인 상대방이 아니고, 이 사건 중단조치로 개성공업지구 투자기업 등이 받은 영향으로 말미암아 영업이익이 감소되는 피해를 보았다 하더라도, 그것은 간접적·경제적 이해관계에 불과할 뿐 직접적·법적으로 기본권 침해가 있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협력기업인 청구인들은 이 사건 중단조치에 관한 자기관련성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위 청구인들의 이 사건 헌법소원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다.

 

5. 본안에 대한 판단

. 개성공단의 개발, 운영 및 중단

(1) 2000. 6. 15. 우리 정부와 북한이 6·15 남북공동선언을 발표하고 남북 사이에 화해와 교류의 분위기가 조성되자, ○○ 주식회사는 2000. 8. 22. 북한의 조선아시아 태평양평화위원회·조선민족경제협력연합회와 개성공업지구 건설 운영에 관한 합의서를 작성하면서 개성에 공업단지를 조성하기로 합의하였다. 우리 정부와 북한은 2000. 12. 16. ‘남북 사이의 투자 보장에 관한 합의서등 남북 경제협력 관련 4개의 합의서를 채택하였고, 2002년부터 2004년까지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지구의 출입 및 체류에 관한 합의서등 개성공단 관련 4개 합의서를 잇달아 채택하여 개성공단 개발과 조성을 위한 기반을 제공하였다.

(2) 2003. 6. 30. 개성공단의 총 개발예정면적 약 661단계 공업지구 3.3에 대한 공사가 시작되었다. 20046월경 위 1단계 공업지구 중 시범단지에 입주할 우리 기업 15개 업체가 선정되었고, 20059월경에는 본 단지에 입주할 24개 업체가, 2007. 6. 1. 추가 183개 업체가 각각 선정되었다. 그리고 그 중 120여 개 업체가 개성공단에 입주하여 사업 활동을 하여 왔다.

(3) 개성공단의 개발과 조성은 북한의 핵실험으로 인한 각종 제재와 불안정한 남북관계의 영향 등으로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았고 실제 가동된 후 운영도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20072차 입주업체 선정도 원래는 2006년에 추진할 예정이었으나 200610월 북한의 1차 핵실험으로 연기되다가 200726자회담 결과로 북한 핵 문제가 진전을 보여 예정보다 늦게 이루어진 것이었다. 20087월에는 금강산관광객 피격 사건이 발생하여 남북관계가 극도로 악화되었고, 북한은 우리 민간단체의 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개성공단 사업제한이나 통행제한을 경고하다가 2008. 12. 1.부터 개성공단 통행 횟수와 체류 인원 등을 제한하는 조치를 일방적으로 시행하였다. 또한 북한은 2009. 3. 30. 개성공단에 상주하는 우리 근로자가 북한의 정치 체제를 비난하고 북한 주민의 탈북을 책동했다고 주장하며 해당 근로자를 연행하여 137일간 억류하다가 2009. 8. 13. 석방하였다.

(4) 한동안 평온했던 남북관계는 2010. 3. 26. 천안함 피격 사건으로 다시 경색되었다. 우리 정부는 2010. 5. 24. 남북교류협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면서 개성공단은 특수성을 고려하여 기존 생산활동을 유지하되, 우리 기업의 신규진출과 투자확대를 금지하고, 개성공단에 체류하는 인원을 축소 조정하는 등의 내용을 포함하는 5·24 대북제재조치를 시행하였다. 북한은 2010. 11. 23. 연평도를 포격 도발하였고, 우리 정부는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11. 24.부터 개성공단으로의 출경을 잠정적으로 차단하였다가 해제하기도 하였다.

(5) 2013. 2. 12. 북한은 3차 핵실험을 단행하였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UN Security Council)2013. 3. 7. 대북제재 2094호 결의를 채택하였다. 북한은 이 같은 제재 결의에 반발하였고, 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되자 2013. 3. 27. 서해 군통신선을 일방적으로 차단하였다. 이어 같은 해 4. 8. 개성공단에서의 북한 근로자 전원 철수와 개성공단 사업 잠정중단을 내용으로 하는 담화를 발표하고, 다음 날인 4. 9. 개성공단 북한근로자 전원을 철수시켜 개성공단의 운영을 중단시켰다. 우리 정부는 같은 해 4. 25. 통일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당국 간 실무회담을 제의하였으나 북한이 이를 거부하자, 다음 날인 4. 26. 개성공단에 잔류하고 있던 우리 인원 전원을 철수시키기로 결정하였고, 이에 따라 4. 27.4. 29. 양일에 걸쳐 입주기업 주재원, 유관기관 근무자 160여 명이 남한으로 귀환하였다. 그러나 북한은 개성공업지구 관리위원회 소속 남한 인원에 대해서는 철수를 허용하지 않으면서 입주기업이 지급하지 못한 임금과 세금, 통신요금 등을 모두 청산해야 출경이 허용된다고 통보해 왔다. 우리 정부는 국민의 신변안전이 걸려 있는 문제임을 감안하여 남북교류협력 추진협의회의 의결을 거쳐 남북협력기금을 관리위원회에 지원하는 방식으로 북한이 요구하는 미수금 미화 1,300만 달러(한화 약 143억 원 상당)를 지불하였고, 관리위원회 위원 50명 중 43명은 2013. 4. 29., 나머지 7명은 2013. 5. 3. 남한으로 각각 귀환하여 개성공단에 있던 우리 인원 전원이 모두 무사히 철수하게 되었다.

(6) 당시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부분은 생산제품이나 원·부자재를 개성공단에 남겨둔 채 철수하였는데, 2013. 7. 6.7. 7. 남북 당국 실무회담이 개최되어 시설 점검을 위한 통행·통신과 신변안전을 보장하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가 이루어짐에 따라 2013. 7. 10.부터 개성공단에 있던 완제품, 원부자재, 설비 등 물자를 남한으로 반출할 수 있게 되었다. 이어 개성공단을 재개하기 위한 수차례의 남북 당국 간 실무회담이 개최되어 2013. 8. 14.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합의서, 같은 해 9. 11. 그 후속 합의서가 각각 채택되면서, 같은 해 9. 16.부터 개성공단이 재가동되었다.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한 합의서에는 남과 북은 통행제한 및 근로자 철수 등에 의한 개성공단 중단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며, 어떠한 경우에도 정세의 영향을 받음이 없이 남측 인원의 안정적 통행, 북측 근로자의 정상 출근, 기업재산의 보호 등 공단의 정상적 운영을 보장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7) 개성공단 재가동 후에도 북한의 도발이 있었고 우리 정부는 그에 상응한 대응조치를 취해왔는데, 2016. 1. 6. 북한은 앞서 본 바와 같이 4차 핵실험을 감행하였다.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에 대한 출입 인원을 축소하여 2016. 1. 12.부터 생산 활동에 필요한 최소한 인원의 방북만 허용하다가, 2016. 2. 7. 북한이 다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자, 2016. 2. 10. 피청구인들은 개성공단 운영의 전면중단을 발표하고 이 사건 중단조치를 시행하였다.

(8)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16. 3. 3. 북한의 4차 핵실험과 2. 7.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제재로서, 유엔 헌장 7장 제41(비군사적 제재)에 따른 2270호 결의를 만장일치로 채택하였다. 이 결의는 무기 거래, 제재대상 지정, 해운·항공 운송, 대량살상무기 수출통제, 대외교역, 금융거래, 제재 이행 등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기존의 대북제재 결의 상의 조치들을 대폭 강화한 것이고 거의 모든 조항이 의무화되어 있어, 그 범위와 수준에 있어 전례가 없는 강도 높은 제재 결의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였다.

(9)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 전면중단 성명 발표 다음 날인 2016. 2. 11. ‘개성공단 입주기업 지원 정부합동 대책반을 꾸리고, 2016. 3. 17.부터 기업피해 실태조사를 실시하여 그 결과를 토대로 지원방안을 마련하였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신고한 피해금액은 총 9,648억 원(토지, 건물, 기계 등 투자자산 5,731억 원, ·부자재, 완제품 등 유동자산 2,442억 원, 위약금 1,100억 원, 개성 현지 미수금 375억 원)이며, 정부가 전문 회계기관 검증을 통해 확인한 피해금액은 총 7,861억 원(투자자산 5,118억 원, 유동자산 1,969억 원, 위약금 633억 원, 개성 현지 미수금 141억 원)이다. 정부는 201655,173억 원, 201711660억 원 합계 5,833억 원의 지원금 지급을 각각 결정하였고, 신청에 따라 총 5,779억 원(투자자산 지원금 3,895억 원, 유동자산 지원금 1,760억 원, 근로자 위로금 124억 원)의 자금을 개성공단의 운영 중단에 따른 피해지원금으로 기업 등에게 지급하였다. 그 외 기존 대출의 상환 유예, 금리우대, 세금 납기 연장, 징수·체납 처분 유예, 고용보험·산업재해보험 등 사회보험료 감면, 대체 공장 확보지원 등과 같은 경영 정상화지원 대책을 마련하여 시행하였다.

. 쟁점의 정리

(1) 투자기업인 청구인들(이하 본안에 대한 판단에서 청구인들이라고만 한다)은 남북교류협력법에 따라 협력사업의 승인을 받은 후 개성공단 내 자회사를 설립하거나 영업소를 설치하여 운영하는 방식으로 개성공단에서 사업 활동을 해 온 법인 또는 개인 기업들로서, 이 사건 중단조치에 의해 개성공단에서의 협력사업을 전면 중단하게 되었으므로, 이 사건 중단조치는 헌법 제15조의 직업선택의 자유에 의해 보장되는 청구인들의 기업경영 내지 영업의 자유를 제한한다.

아울러 위와 같이 영업의 자유를 장소적으로 제한받게 됨으로써 청구인들은 개성공단 내에서 기업활동을 위해 이용권 등을 확보한 토지, 건물을 사용, 수익할 수 없게 되었고, 개성공단에 설치, 반입한 생산설비, ·부자재를 사용하거나 개성공단에서 생산한 제품을 반출하여 처분하지 못하게 되었으므로, 이 사건 중단조치로 인하여 청구인들의 재산권도 제한된다고 볼 수 있다.

(2) 청구인들은 이 사건 중단조치가 긴급재정경제처분·명령의 실질을 가지고 있음에도 그 요건을 구비하지 못한 채 행사되었고, 남북교류협력법에 따른 협력사업 승인의 취소, 정지 요건도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아무런 헌법적, 법률적 근거가 없는 위헌적 조치로서 청구인들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므로, 이 사건 중단조치가 헌법과 법률에 근거한 조치인지 먼저 살펴본다.

또한 청구인들은 이 사건 중단조치가 국무회의 심의, 국회와의 협의,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수렴절차를 거치지 않아 적법절차원칙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므로 이에 대하여도 살펴본다.

나아가 청구인들은 이 사건 중단조치가 과잉금지원칙, 신뢰보호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영업의 자유와 재산권을 침해하고, 정당한 보상이 지급되지 않아 헌법 제23조 제3항을 위반하여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므로, 이에 대하여도 순차적으로 살펴본다.

. 헌법과 법률에 근거한 조치인지 여부

(1) 국가비상사태에 대응하여 발동되는 긴급명령이나 비상계엄 등의 국가긴급권도 발동 요건과 절차가 헌법에 엄격하게 정해져 있고, 국민의 기본권 제한은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법률로써 하여야 하므로,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에 따른 조치라도 국민의 기본권 제한과 관련된 경우에는 반드시 헌법과 법률에 근거를 두어야 하고, 그 근거가 없을 경우 위헌적 조치로 보아야 한다.

(2) 개성공단에서 청구인들의 사업 활동은 남북교류협력법상 협력사업 승인을 통해 확보한 법적 지위에 기초한 것인데, 남북교류협력법 제18조 제1항 제2호에 의하면 통일부장관은 국제평화 및 안전유지를 위한 국제적 합의에 이바지할 필요가 있는 경우 협력사업을 하는 자에게 협력사업의 내용, 조건 또는 승인의 유효기간 등에 관하여 필요한 조정을 명할 수 있다.

국제사회는 2006. 10. 9. 북한의 1차 핵실험 이후 세계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를 취해 왔다. 대표적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06. 10. 14. 북한에 대해 핵비확산체제 복귀, 핵실험 포기, 탄도 미사일 개발 중지, 기존 핵무기와 개발 프로그램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비가역적인 폐기 등을 요구하면서 이를 위해 모든 유엔 회원국들이 경제제재를 실행하도록 명시한 1718호 대북제재 결의를 채택하였고, 이후 북한이 핵실험과 탄도 미사일 개발을 이어감에 따라 추가로 1874(2009. 6), 2087(2013. 1), 2094(2013. 3) 결의를 각각 채택하였다. 이는 모두 국제사회가 북한을 경제적으로 고립시켜 북한으로 하여금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려는 시도를 포기하게 만들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 사건 중단조치가 취해진 20162월에는 위와 같은 국제사회의 기존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감행하고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으로 한반도와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면서 핵무력 완성을 위해 질주하고 있는 상황이었으므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시도를 경제적 제재조치를 통해 저지하려는 국제적 합의에 기여하기 위해, 그리고 북한 핵개발 위기의 핵심 당사국으로서 보다 강력한 국제적 제재를 이끌어 내기 위해, 독자적인 경제제재 조치로서 개성공단에서의 경제협력을 중단시킬 필요가 있는 경우라는 판단이 가능하고, 이러한 필요성에 관한 피청구인 대통령과 통일부장관의 판단은 존중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 사건 중단조치에 의한 협력사업 중단은 국제평화 및 안전유지를 위한 국제적 합의에 이바지하기 위한 조치로서 피청구인 통일부장관이 취할 수 있는 협력사업자에 대한 협력사업의 내용, 조건 또는 승인의 유효기간 등에 관한 조정명령의 범위 내에 있으므로, 이 사건 중단조치는 남북교류협력법 제18조 제1항 제2호에 근거한 조치로 볼 수 있다.

(3) 또한 대통령은 국가의 독립, 영토의 보전, 국가의 계속성과 헌법을 수호할 책무를 지고,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성실한 의무를 지며(헌법 제66조 제2, 3), 국가의 원수이자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모든 행정에 대한 지휘, 감독권을 가지므로(헌법 제66조 제1, 4, 정부조직법 제11), 국가안보, 조국의 평화적 통일, 국제적 공조 등과 관련되는 대북제재 조치로서 개성공단의 운영 중단이라는 정책을 결정할 수 있고, 이를 법령에 따라 실행하도록 소관 부처 장관에게 지시할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헌법 제66, 정부조직법 제11조도 피청구인 대통령이 관여한 이 사건 중단조치의 헌법적, 법률적 근거가 될 수 있다.

(4) 청구인들은 이 사건 중단조치가 개성공단에서의 협력사업 전반에 미치는 포괄적 효과를 가지고 긴급하게 집행된 점에서 헌법 제76조 제1항의 긴급재정경제처분·명령의 형식으로 시행되었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어떠한 정책이 다수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하여 그 정책을 반드시 국가긴급권을 통해 실행해야 한다고 볼 근거는 없다. 또한 개성공단의 운영 중단이라는 정책 결정 후 그 정책이 긴급하게 집행된 것은 개성공단에 체류하는 우리 국민의 신변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가 필요하였기 때문이지 협력사업 자체를 긴급하게 중단시킬 필요 때문은 아니다. 따라서 이 사건 중단조치가 긴급재정경제처분·명령의 형태로 취해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헌법과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조치라고 볼 수는 없고, 남북교류협력법 등 규정에 근거하여 개성공단 내 사업 중단을 결정하고 집행할 수 있다고 보더라도 그것이 헌법이 엄격하게 요건과 절차를 통제하고자 하는 긴급재정경제처분·명령에 따른 긴급한 재정, 경제상의 처분을 우회하는 방법을 허용하는 것이라고 볼 것도 아니다.

(5) 개성공단의 운영 중단 결정을 실행하기 위해 피청구인 통일부장관은, 2016. 2. 10. 14:00경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단 소속 기업인들에게 2016. 2. 11.부터 개성공단 내 공장 가동과 영업소 운영 즉시 전면중단, 2016. 2. 11.부터 사흘간 개성공단 출입 최소화 및 개성 현지 체류 중인 남한 주민 전원 복귀, 이후 개성공단 방문 승인 불허방침을 통보하고, 2016. 2. 11. 17:00경 북한에서 개성공단 내에 있는 남측 인원 추방 및 자산 동결조치를 발표하자 같은 날 23:00경까지 개성공단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 전원을 대한민국 영토 내로 귀환하도록 조치하였다.

이 같은 피청구인 통일부장관의 세부적 조치는 개성공단의 운영 중단 결정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개성공단 체류 국민의 생명, 신체에 관한 위험을 최소화하면서 개성공단에서의 협력사업을 중단시키기 위한 집행적 조치로서, 개성공단 내 공장 가동과 영업소 운영 즉시 중단 통보 부분은 협력사업 조정명령에 관한 남북교류협력법 제18조 제1항 제2, 개성공단 출입 최소화 및 체류 중 근로자 등 복귀 지시 부분과 북한의 추방 및 자산동결 발표에 대응한 이후 귀환 조치 부분은 국가의 기본권 보호 의무에 관한 헌법 제10, 개성공단 체류 국민에 대한 통일부장관의 신변안전정보 통지의무 등을 규정한 개성공업지구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개성공업지구법이라 한다) 15조의3, 향후 방문승인 불허방침 통보 부분은 남한 주민의 북한 방문에 대한 통일부장관의 방문승인 권한을 규정한 남북교류협력법 제9조 제1항이 각각 근거가 될 수 있다.

(6) 그러므로 피청구인 대통령의 개성공단 운영 중단 결정과 지시, 피청구인 통일부장관의 집행조치로 이어지는 일련의 행위인 이 사건 중단조치는 헌법과 법률에 근거한 조치로 보아야 한다.

. 적법절차원칙 위반 여부

(1) 심사기준

적법절차의 원칙(due process of law)은 공권력에 의한 국민의 생명·자유·재산의 침해는 반드시 합리적이고 정당한 법률에 의거해서 정당한 절차를 밟은 경우에만 유효하다는 원리로서, 그 의미는 누구든지 합리적이고 정당한 법률의 근거가 있고 적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체포·구속·압수·수색을 당하지 아니함은 물론, 형사처벌 및 행정벌과 보안처분, 강제노역 등을 받지 아니한다고 이해되는바, 이는 형사절차상의 제한된 범위 내에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국가작용으로서 기본권 제한과 관련되든 아니든 모든 입법작용 및 행정작용에도 광범위하게 적용된다고 해석하여야 한다(헌재 2018. 4. 26. 2016헌바454 참조). 이러한 적법절차원칙에서 도출할 수 있는 중요한 절차적 요청으로 당사자에게 적절한 고지를 행할 것과 의견 및 자료제출의 기회를 부여할 것을 들 수 있겠으나, 이 원칙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절차를 어느 정도로 요구하는지는 규율되는 사항의 성질, 관련 당사자의 사익, 절차의 이행으로 제고될 가치, 국가작용의 효율성, 절차에 소요되는 비용, 불복의 기회 등 다양한 요소들을 형량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헌재 2007. 10. 4. 2006헌바91 등 참조).

(2) 국무회의 심의 관련 적법절차원칙 위반 여부

이 사건 중단조치 과정에서 국무회의 심의가 이루어지지는 않았는데, 청구인들은 이 사건 중단조치의 근거를 헌법 제76조 제1항의 긴급재정경제처분·명령으로 볼 경우 헌법 제89조 제5호의 규정에 따라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함에도 이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적법절차원칙에 위반된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다. 그러나 이 사건 중단조치는 헌법 제76조 제1항에 근거한 조치가 아니므로, 헌법 제89조 제5호의 규정에 따라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고는 볼 수 없다.

그런데 헌법 제89조는 긴급재정경제처분·명령이 아니라도 정부의 중요한 대외정책(2), 행정각부의 중요한 정책의 조정(13)의 경우 국무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이 사건 중단조치는 개성공단의 운영 중단이라는 피청구인 대통령의 정책 결정을 포함하고 있는바, 국제 공조 하에 북한 핵개발을 저지하기 위한 제재조치로서 개성공단 운영을 중단하는 것은 국가 안보와 관련된 중요한 대외정책의 결정일 수 있다. 또한 개성공단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이바지하도록 하기 위해 정부가 정책적으로 개발과 운영을 지원하고 통일부가 주요 사업으로 선정하여 주무관청으로 관리, 감독해 왔으므로, 그 운영을 중단하기로 하는 결정은 행정각부인 통일부의 중요 정책의 조정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그 결정에 앞서 헌법 제89조 제2, 13호의 규정에 따라 반드시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을 필수적으로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는 중요한 정책으로 보아야 하는지는 국무회의에 의안을 상정할 수 있는 권한자인 대통령이나 국무위원에게 일정 정도의 판단재량이 인정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그에 관한 대통령이나 국무위원의 일차적 판단이 명백히 비합리적이거나 자의적인 것이 아닌 한 존중되어야 한다.

국무회의가 행정부 내 최고의 정책 심의기관이기는 하지만 결국에는 행정부 수반으로 최종적인 책임을 지는 대통령의 신중한 정책 결정을 보좌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대통령의 신중한 의사 결정을 위해 헌법이 마련한 절차가 국무회의 심의만 있는 것도 아니다. 예컨대 국가안보와 관련된 정책은 국가 존립 등과의 관련성 때문에 그 자체로 중요한 정책이 될 수 있지만, 안보정책이 가지는 긴급성, 기밀성 등의 특성으로 인해 국무회의 심의보다 헌법상 기구인 국가안전보장회의(헌법 제91)가 더 효율적이고 적절한 의사 결정의 경로를 제공할 수 있다. 이 사건 중단조치에 있어서는 과거 개성공단의 운영 중단 과정에서 북한의 일방적 결정에 따라 개성공단에 체류 중이던 우리 국민의 철수가 지연된 사례가 있었음에 비추어 볼 때,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긴장이 고조된 상태에서 우리 정부가 개성공단의 운영 중단을 결정하는 경우 이에 대응한 북한의 조치 여하에 따라 개성공단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우리 국민들의 신변에 위험이 생길 가능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었다. 따라서 피청구인들로서는 개성공단에 체류하고 있는 우리 국민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철수계획을 마련하고 그 시행을 가시화하기 전까지, 관련 논의를 최대한 기밀로 유지하면서 신속하게 처리할 합리적 이유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국무회의는 모든 국무위원과 배석기관의 참여로 포괄적인 의견수렴과 심의가 가능하기는 하나 참여 인원이 확대되는 만큼 기밀 유지에 어려움이 따르고 신속한 의사 결정에 적합하지 않은 면도 있다. 개성공단의 운영 중단이 통일, 외교, 국방과 관련된 중요한 정책 결정일 수는 있으나, 북한의 핵무기 개발로 인한 안보지형의 변화, 독자적 제재조치가 국제관계와 우리가 지향하는 평화통일에 미치는 영향 등을 국가 안보 측면에서 평가하고 전문적으로 논의하는 절차를 거치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모든 행정각부의 장이나 배석기관의 장이 참여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을 경우 그 의사 결정의 정당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이 사건의 경우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의 협의 절차를 거쳐 최종 중단이 결정되었고, 그 상임위원회에는 통일정책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그 영향을 평가할 수 있는 통일부장관과 국가안보의 필수 관련 기관인 외교부장관, 국방부장관, 국정원장 등이 참여하게 되므로, 개성공단의 운영 중단 결정에 앞서 국무회의 심의가 아닌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의 협의를 선택한 피청구인 대통령의 절차 판단이 명백히 비합리적인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또한 개성공단의 운영 중단 결정은 기본적인 정책 결정이고 그 내용은 남북교류협력법이 규정하는 조정명령 등을 매개로 시행될 수 있는데, 조정명령은 중요하다고 인정되는 사항에 한하여 관계 행정기관의 장과 사전 협의를 거치도록 정하고 있을 뿐 국무회의 심의를 사전 절차로 요구하지 않는다(남북교류협력법 제18조 제1). 2010년의 5·24 대북제재조치 과정에서도 국무회의 심의는 거치지 않았고, 유사한 다른 정책 결정에 있어서 필수적으로 국무회의 사전 심의를 거치는 선례가 확립되어 있었던 것으로도 보이지 않으므로, 피청구인 대통령의 위와 같은 절차 판단이 명백히 자의적인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피청구인 대통령이 개성공단의 운영 중단 결정 과정에서 국무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았더라도 그 결정에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를 위반한 하자가 있다거나, 적법절차원칙에 따라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절차를 거치지 않은 흠결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기타 적법절차원칙 위반 여부

이 사건 중단조치는 헌법 제66조 제4, 정부조직법 제11, 남북교류협력법 제9조 제1, 18조 제1항 제2, 개성공업지구법 제15조의3 등에 근거한 행정적 조치이고, 그 결정, 집행 과정에서 국회와의 사전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볼 만한 아무런 근거가 없다.

통일부장관이 남북교류협력법 제18조 제1항의 조정을 명하는 경우, 남북교류협력법 시행령 제30조 제3항에 따라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을 들을 수 있으나 이 역시 필수적 사전 절차는 아니다. 이 사건 중단조치는 국가안보와 관련된 사안이고, 개성공단 협력사업자들에 대한 개별적인 의견 제출기회 부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는 절차를 최대한 비밀로 유지하며 신속하게 처리하여 개성공단으로부터 우리 국민의 안전한 귀환을 확보해야 할 이익이 훨씬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피청구인 통일부장관은 이 사건 중단조치 전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단과의 간담회를 개최하여 결정 배경을 설명하고 세부조치 내용을 고지하기도 하였으므로, 이 사건 중단조치의 특성, 절차 이행으로 제고될 가치, 국가작용의 효율성 등의 종합적 형량에 따른 필수적 절차는 거친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이해관계자 등의 의견청취절차는 적법절차원칙에 따라 반드시 요구되는 절차라고 보기 어렵다.

(4) 소결

따라서 이 사건 중단조치가 적법절차원칙에 위반되어 청구인들의 영업의 자유나 재산권을 침해한 것으로 볼 수 없다.

. 과잉금지원칙 위반 여부

(1) 심사기준

이 사건 중단조치에 의하여 청구인들의 영업의 자유와 재산권이 제한되었고, 이러한 기본권 제한에 있어서는 헌법 제37조 제2항이 정하는 과잉금지원칙이 준수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중단조치는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인한 안보 위기와 이에 대한 국가 차원의 대응 필요성, 북한 핵 문제에 있어 우리나라의 지위와 국제사회에서 담당해야 할 역할, 복잡한 국제 정세와 외교관계, 개성공단 내 우리 국민의 생명, 신체의 안전 등 제반 상황을 고려하여 내린 고도의 정치적 결단에 기초한 조치이다. 그리고 이러한 정치적 판단에 있어서 어떠한 정책이 국가안보에 도움이 되고 궁극적으로 국익과 국제평화에 기여하는지는 국민으로부터 직접 선출되고 국민에게 책임을 지는 대의기관이 정치적 책임 하에 결정하여야 할 사안이므로, 정치적 대의기관인 대통령에게 광범위한 판단 재량이 인정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그러한 정치적 결정이 국민의 기본권 침해와 직접 관련이 되어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는 경우라도 이에 대한 사법심사는 정책판단이 명백하게 재량의 한계를 유월(逾越)하거나 선택된 정책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한 것인지를 살피는 데 한정되어야 하고, 그 한계 내의 것이라면 국가 계속성 보장의 책무와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성실한 의무를 지는 대통령이 헌법이 부여한 권한 범위 내에서 정치적 책임을 지고 한 판단과 선택으로서 존중되어야 한다.

(2)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

이 사건 중단조치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 시도를 경제적 제재조치를 통해 저지하려는 국제적 합의에 이바지하고, 북한 핵 위기의 핵심 당사국으로 독자적인 경제제재 조치를 실행함으로써 보다 강력한 국제적 공조를 유도하여 종국적으로 한반도와 세계평화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며, 동시에 경제제재 조치와 관련된 영역에서 사업 활동을 하는 우리 국민의 신변안전 확보를 목적으로 하므로 그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개성공단은 대표적인 남북 경제협력 사업지구로 그 운영 중단이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 조치가 될 수 있음은 분명하고, 북한을 경제적으로 고립시켜 핵개발을 무력화한다는 국제사회의 제재 방식에 부합하기도 하므로, 이 사건 중단조치는 경제적 제재조치를 통한 북한의 핵개발 저지라는 국제적 합의에 이바지하고 보다 강력한 국제적 공조를 이끌어 내기에 적합한 수단으로 봄이 상당하다.

또한 피청구인 통일부장관이 개성공단기업협회 기업인들에게 성명 발표 다음날부터 개성공단 내 공장 가동 등을 즉시 중단하고, 개성공단 출입을 최소화하면서 개성 현지 체류 중인 남한 근로자 등 전원을 복귀시키도록 지시하고, 3일 경과 후부터의 개성공단 방문 승인 불허방침을 통보한 것은, 전적으로 우리 국민의 신변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서 이에 의해 개성공단에 체류하는 우리 국민의 수를 최소화하여 북한 당국의 보복적 대응 조치에 노출될 위험을 줄일 수 있으므로, 이 부분 수단의 적합성 역시 인정된다.

(3) 피해의 최소성

이 사건 중단조치로 청구인들은 개성공단에서의 영업활동이 전면 중단되고, 개성공단 내 영업용 토지, 건물, 생산설비 등의 사용이 제한됨은 물론 원·부자재, 생산물품 등을 반출하지 못하게 되어 상당한 피해를 입게 되었다.

이 같은 피해의 상당 부분은 이 사건 중단조치가 개성공단의 운영을 일괄적으로 전면 중단시킨 데서 기인하므로, 개성공단의 운영을 단계적으로 중단시키는 방법을 대안으로 고려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사건 중단조치는 남북관계, 북미관계, 국제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상황에서 단계적 중단만으로는 일괄 중단의 경우와 동일한 정도로 경제제재 조치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정치적 판단 하에 채택된 것이고, 그러한 판단이 현저히 비합리적이라고는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이 사건 중단조치에서 정부의 당초 집행계획은 적어도 3일의 철수기간을 부여하여 청구인들의 재산적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었으나, 북한의 추방 및 자산동결조치로 우리 정부의 성명 발표 후 하루 만에 개성공단의 우리 국민이 모두 남한으로 귀환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으므로, 개성공단 운영의 단계적 중단이 청구인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 사건 중단조치는 북한의 핵무기 등 개발에 대응한 경제제재 조치로서 취해진 것이므로, 북한의 태도 변화를 쉽사리 예상할 수 없는 상황에서 그 기간을 미리 한정하기 어렵고, 특별히 기간을 정하지 않더라도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대한 대한민국과 국제사회의 우려를 해소하고 개성공단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면 다시 가동할 수 있도록 전면 폐쇄가 아닌 중단조치를 취한 것이므로, 기간을 정하지 않고 개성공단 운영을 중단하기로 한 결정이 필요한 한도를 넘는 과도한 조치라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중단조치에 포함된 공장가동 즉시 중단 및 복귀지시 등의 체류 인원 제한조치 역시 북한의 반응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우리 국민의 생명, 신체를 보호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보이고, 개성공단 중단 이후 우리 기업의 설비나 생산 물품 반출에 대한 북한 당국의 협조 여하에 따라 일부는 변경도 가능한 임시조치의 성격을 가지므로, 청구인들의 재산권 등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중단조치는 피해의 최소성 원칙에도 부합한다.

(4) 법익의 균형성

개성공단에서의 사업 활동은 남북간의 평화적 공존을 전제로 남북교류협력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므로, 북한이 대한민국 국민 전체의 생존을 위협하는 안보위기 상황에 이를 경우 제한될 수밖에 없는 특수성이 있고, 개성공단 내의 투자자산 역시 대한민국의 실효적 지배력이 미칠 수 없는 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보호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개성공업지구 지원에 관한 법령은 위와 같은 개성공단 사업의 특수성과 한계로 인해 청구인들과 같은 개성공단 투자기업에게 피해가 발생한 경우 경영정상화 지원, 생산시설 국내 이전 또는 대체생산시설 설치 지원 등의 각종 지원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개성공업지구법 제12조의2 내지 제12조의5, 개성공업지구법 시행령 제9조의2), 이 사건 중단조치는 그러한 법령에 따른 피해지원을 전제로 한 조치였고, 실제 그 예정된 방식에 따라 투자자산과 유동자산 피해에 대해서는 상당 부분 지원이 이루어졌다.

이 사건 중단조치로 청구인들이 입은 피해가 적지 않지만 유동자산 피해는 그보다 우위에 있는 개성공단 체류 국민의 생명과 신체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한 것이고, 개성공단에서 사업 활동 중인 우리 기업들의 피해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개발로 인한 안보 위협에 맞서 개성공단의 운영 중단이라는 경제적 제재조치를 통해 대한민국의 존립과 안전 및 계속성을 보장하고 궁극적으로 세계평화에 이바지하는 이익이 더 크고 이를 추구할 필요가 있다는 피청구인 대통령의 판단이 명백히 잘못된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중단조치는 법익의 균형성 요건도 충족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5) 소결

이 사건 중단조치는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되어 청구인들의 영업의 자유와 재산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 신뢰보호원칙 위반 여부

청구인들은 2013. 8. 14. 남북 당국 사이에 채택된 개성공단의 정상화를 위한 합의서남과 북은 통행제한 및 근로자 철수 등에 의한 개성공단 가동중단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며, 어떠한 경우에도 정세의 영향을 받음이 없이 남측 인원의 안정적 통행, 북측 근로자의 정상 출근, 기업재산의 보호 등 공단의 정상적인 운영을 보장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으므로, 그 합의서의 효력과 존속을 신뢰한 청구인들의 신뢰이익은 보호되어야 하고, 이 사건 중단조치는 그 신뢰를 침해한 것이어서 신뢰보호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합의서는 남북한 당국이 각기 정치적인 책임을 지고 상호간에 성의 있는 이행을 약속한 것이기는 하나, 국회 동의도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어서 국내법과 동일한 법적 구속력을 인정하기 어렵다(대법원 1999. 7. 23. 선고 9814525 판결, 헌재 2000. 7. 20. 98헌바63 등 참조). 설령 위 합의서 작성 이후 그 내용을 신뢰하여 협력사업을 다시 시작한 청구인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단지 남북한 당국 사이에 합의에 따라 재개된 개성공단에서의 사업기회의 활용에 대한 기대로서 원칙적으로 사적 위험부담의 범위에 속하는 것이고, 불안정한 남북관계의 영향으로 과거 개성공단 가동이 중단되었던 사례가 있음에 비추어 볼 때 북한의 핵실험 등으로 안보위기가 고조되는 경우 개성공단이 다시 중단될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따라서 위 합의서가 청구인들에 대하여 직접적으로 그 효력과 존속에 대한 신뢰를 부여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이 사건 중단조치가 청구인들의 신뢰이익을 침해하는 정도는 비교적 낮은 수준에 불과하며, 이 사건 중단조치를 통해 달성하려는 공익은 그와 같은 신뢰의 손상을 충분히 정당화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사건 중단조치는 신뢰보호원칙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영업의 자유와 재산권을 침해하지 아니한다.

. 헌법 제23조 제3항 위반 여부

(1) 청구인들은 이 사건 중단조치가 공공의 필요에 의한 재산권의 공용 제한에 해당함에도 정당한 보상이 지급되지 않았으므로, 헌법 제23조 제3항을 위반하여 재산권을 침해한 것이라는 주장을 한다.

그러나 이 사건 중단조치는 개성공단에서의 영업활동을 중단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개성공단 내에 존재하는 토지나 건물, 설비, 생산물품 등에 직접 공용부담을 가하여 개별적, 구체적으로 이용을 제한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개성공단에서의 영업활동을 중단시킴으로써 개성공단 내에 위치한 사업용 토지나 건물 등 재산을 사용할 수 없게 되는 제한이 발생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개성공단이라는 특수한 지역에 위치한 사업용 재산이 받는 사회적 제약이 구체화된 것일 뿐이므로, 공익목적을 위해 개별적, 구체적으로 이미 형성된 구체적 재산권을 제한하는 공용 제한과는 구별된다.

(2) 또한 청구인들은 개성공단에서 영업을 계속하지 못하여 발생한 기업들의 영업손실이나 개성공단 자회사나 영업소에 대하여 가지고 있던 주식 등 권리의 가치 하락 등도 재산권 제한으로서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도 한다.

그러나 헌법상 보장된 재산권은 사적 유용성 및 그에 대한 원칙적인 처분권을 내포하는 재산가치 있는 구체적인 권리이므로, 구체적 권리가 아닌 영리획득의 단순한 기회나 기업활동의 사실적·법적 여건은 기업에게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하더라도 재산권보장의 대상이 아니다(헌재 1996. 8. 29. 95헌바36; 헌재 2006. 1. 26. 2005헌마424 등 참조). 이 사건 중단조치에 의한 영업중단으로 영업상 손실이나 주식 등 권리의 가치하락이 발생하였더라도 이는 영리획득의 기회나 기업활동의 여건 변화에 따른 재산적 손실일 뿐이므로, 헌법 제23조의 재산권보장의 범위에 속한다고 보기 어렵다.

(3) 따라서 청구인들이 주장하는 재산권 제한이나 재산적 손실에 대해 헌법 제23조 제3항이 규정한 정당한 보상이 지급되지 않았더라도, 이 사건 중단조치가 위 헌법규정을 위반하여 청구인들의 재산권을 침해한 것으로 볼 수 없다.

 

6. 결론

청구인 146 내지 163의 심판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모두 각하하고, 나머지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유남석(재판장),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종석,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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