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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전문 서울행정법원 2020구합78568

국민연금보험료부과처분 취소 청구

판결

서울행정법원 제8부 판결

 

사건2020구합78568 국민연금보험료부과처분 취소 청구

원고

피고

변론종결2021. 7. 13.

판결선고2021. 8. 24.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20. 6. 3. 원고에 대하여 한 국민연금보험료 12,660,840원의 부과처분을 취소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 원고는 서울 C에 본점을, 서울 D 등에 다수의 분점을 두고 주로 논술과목 강의를 개설·운영하는 학원이다.

. E2010. 8. 30.부터 원고의 논술강사로 근무하다가 2013. 11. 30. 퇴직하였다. 원고는 E의 근무기간 동안 국민건강보험, 고용보험 등에 가입하지 않았고 E로부터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다.

. E는 퇴직 후인 2018. 4. 5. 자신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원고를 상대로 퇴직금 등의 지급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였고, 1심 법원은 E가 원고의 근로자라고 판단하여 2018. 10. 23. 일부 승소 판결을 선고하였다(서울○○지방법원 2018가단*****). 원고와 E가 이에 불복하여 모두 항소하였으나, 항소심 법원은 2019. 8. 29. 동일한 전제에서 원고가 지급할 퇴직금의 액수를 변경하여 다시 일부 승소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2019. 9. 17. 그대로 확정되었다(서울○○지방법원 2018*****, 이하 관련 민사판결이라 한다).

. 피고는 2020. 6. 24.E로부터 자격취득·상실에 관한 확인청구를 받고 관련 민사판결에 대하여 알게 되었고, 2020. 6. 30. 원고에 대하여 E의 근로기간(2010. 8. 30. 부터 2013. 12. 1.까지)에 대한 연금보험료 12,660,840(사용자 부담금 6,330,420+ 원천납부하여야 하는 근로자 기여금 6,330,420)을 직권으로 결정·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처분의 적법 여부

. 당사자의 주장

1) 원고

국민연금법상 연금보험료 징수권은 연금보험료의 납부기한이 지난 때부터 3년 내에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하여 소멸한다. 피고는 E의 근로기간이 종료한 때부터 6년 이상 경과하여 그에 대한 연금보험료 납부기한을 6년 이상 도과하였음에도 E의 근로기간 전부에 대한 연금보험료를 소급하여 결정·부과하였는바, 연금보험료 징수권의 소멸시효가 이미 완성한 이상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2) 피고

원고는 E의 근로기간 동안 E로부터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을 뿐, 피고에게 E가 원고의 근로자로서 사업장가입자 자격을 취득하였음을 신고하지 않았다. 그 때문에 피고는 E가 사업장가입자이어서 원고에 대한 연금보험료 징수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을 계속 알 수 없었고, 관련 민사판결이 선고되어 2019. 9. 17. 확정된 후에야 비로소 이를 알 수 있었다. 이와 같이 피고에게는 위 시점까지 객관적으로 연금보험료 징수권 행사를 기대하기 어려운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그 징수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할 수 없다.

. 판단

1) 구 국민연금법(2016. 5. 29. 법률 제1421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11조 제1항 제1호는 사업장가입자는 사업장에 고용된 때 그 자격을 취득한다.’고 규정하고, 21조 제1항은 사업장가입자의 사용자는 보건복지부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가입자 자격의 취득·상실, 가입자의 소득월액 등에 관한 사항을 국민연금공단에 신고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며, 90조 제1항은 사용자는 사업자가입자가 부담할 기여금을 그에게 지급할 매달의 임금에서 공제하여 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구 국민연금법 제88조 제2항은 공단은 국민연금사업에 드는 비용에 충당하기 위하여 가입자와 사용자에게 가입기간 동안 매월 연금보험료를 부과하고 건강보험공단이 이를 징수한다.’고 규정하며, 115조 제1항은 연금보험료 등을 징수할 권리는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 위와 같은 구 국민연금법 규정들의 문언과 체계, 내용, 구 국민연금법의 목적과 구 국민연금법 제115조 제1항이 단기소멸시효를 둔 취지 등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의 전 근로자 E에 관한 피고의 연금보험료 징수권의 소멸시효는 E가 근로자임이 객관적으로 확정되어 피고가 현실적으로 연금보험료를 부과·징수할 수 있게 된 관련 민사판결 확정일 다음날부터 진행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구 국민연금법 제21조 제1항은 사업장가입자의 사용자로 하여금 국민연금공단에 사업장의 휴업, 폐업, 가입자 자격의 취득, 상실, 가입자의 소득월액 등 연금보험료의 부과에 필요한 제반 사항을 신고할 의무를 이행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그 신고에 따라 국민연금공단은 연금보험료의 부과대상자인 사업장가입자 및 소득월액을 확정하여 매월 구 국민연금법 제88조 제3항의 비율에 따라 산정된 연금보험료를 징수한다. 이와 같이 구 국민연금법은 사용자에게 신고의무를 부과하고 이에 따른 사용자의 신고에 기초하여 연금보험료의 부과대상자 및 보험료를 산정하고 있으므로, 피고는 사용자가 사업자가입자 자격 취득에 관한 사실을 신고하지 않는 한 현실적으로 사용자에게 연금보험료를 산정·징수하기가 현저히 곤란하다.

그런데 통상적으로 사용자는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4대 보험 등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도록 할지 여부 등을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대법원 2017. 9. 7. 선고 201746899 판결 등 참조). 또한 사용자는 구 국민연금법 제21조 제1항의 신고의무를 위반하여 근로자에 대한 가입자 자격 취득 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근로자의 재직기간 동안 연금보험료 부담금의 납부의무를 면하는 이득을 얻게 된다. 나아가 구 국민연금법 제115조 제1항은 연금보험료 징수권의 소멸시효를 I상 일반소멸시효기간(10)이나 국세징수법, 국가재정법 등 국가의 다른 금전채권에 관하여 적용되는 소멸시효기간(5)보다 짧은 3년의 단기소멸시효로 정하고 있다. 이러한 사정 때문에 연금보험료 징수권의 소멸시효 기산점을 일률적으로 구 국민연금법 제89조 제1항에서 정한 납부기한 다음날인 해당 가입기간의 매월 다음달 11일로 본다면 사용자는 근로자의 근로기간이 길어질수록 과거의 근로기간에 대한 연금보험료 납부의무가 순차적으로 소멸되어 더 많은 경제적 이득을 얻게 된다. 이와 같이 사용자는 구 국민연금법상 신고의무 위반의 정도가 클수록 더 많은 경제적 이득을 얻게 된다는 것은 위 신고의무 규정과 소멸시효 규정을 둔 전체적인 취지에 어긋나는 것이다.

이 사건처럼 사용자로부터 근로자 자격을 인정받지 못한 근로자는 재직 당시에는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다가 상당한 기간이 지나 퇴사한 후 비로소 사용자를 상대로 법원에 퇴직금 등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 등을 제기하고 판결로써 근로자 지위를 인정받는 경우가 많으며, 이 경우 피고는 현실적으로 그 판결이 확정된 이후에야 그러한 사정을 알게 되어 연금보험료를 부과할 수 있게 된다. 만일 연금보험료 징수권의 단기 소멸시효 기산점을 일률적으로 구 국민연금법 제89조 제1항에서 정한 납부기한 다음날로 본다면 위와 같은 경우 근로자의 지위가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판결 확정시에는 피고의 연금보험료 징수권 소멸시효가 대부분 완성되어 버리는 상황이 된다. 그런데 구 국민연금법 제17조 제2항은 국민연금 가입기간을 계산할 때 연금보험료를 내지 아니한 기간은 가입기간에 산입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근로자는 판결로써 뒤늦게나마 근로자 지위를 인정받고도 대부분의 근로기간에 대한 연금보험료가 납입되지 않아서 국민연금법상의 가입 기간으로 인정되지 않음으로써 연금수급자격이나 연금액에 관하여 실질적인 불이익을 입게 된다. 국민의 생활 안정과 복지 증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구 국민연금법의 목적 등에 비추어 사업주의 신고의무 위반으로 인해 근로자가 일방적인 불이익을 입도록 하는 것은 그러한 입법 목적이나 형평에도 반하는 것이어서 용인하기 어렵다.

원고와 E의 내부관계에 관여하지 않은 제3자인 피고로서는 관련 민사판결이 확정되기 전에는 E가 원고의 근로자로서 사업장가입자 자격을 갖는지 객관적으로 알기 어려운 상황에 있었고, 이를 알지 못한 데 피고의 과실이 개입되어 있다고 볼 사정도 없다. 이러한 경우에도 E의 재직기간 경과에 따라 곧바로 피고의 연금보험료 징수권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보는 것은 소멸시효제도의 존재이유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 소결론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으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종환(재판장), 김도형, 김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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