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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전문 대법원 2020도10729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판결

대법원 제2부 판결

 

사건202010729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피고인AA

상고인검사

변호인변호사 박종민 (국선)

원심판결의정부지방법원 2020. 7. 16. 선고 2020481 판결

판결선고2020. 11. 26.

 

주문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의정부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 수사기관이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할 때에는 피압수자 또는 변호인은 그 집행에 참여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219, 121). 저장매체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범위를 정하여 출력·복제하는 방법이 불가능하거나 압수의 목적을 달성하기에 현저히 곤란한 예외적인 사정이 인정되어 전자정보가 담긴 저장매체, 하드카피나 이미징(imaging) 등 형태(이하 복제본이라 한다)를 수사기관 사무실 등으로 옮겨 복제·탐색·출력하는 경우에도, 피압수자나 변호인에게 참여 기회를 보장하고 혐의사실과 무관한 전자정보의 임의적인 복제 등을 막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등 영장주의 원칙과 적법절차를 준수하여야 한다. 만일 그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피압수자 측이 위와 같은 절차나 과정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표시하였거나 절차 위반행위가 이루어진 과정의 성질과 내용 등에 비추어 피압수자에게 절차 참여를 보장한 취지가 실질적으로 침해되었다고 볼 수 없을 정도에 해당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압수·수색이 적법하다고 할 수 없다. 이는 수사기관이 저장매체 또는 복제본에서 혐의사실과 관련된 전자정보만을 복제·출력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15. 7. 16.20111839 전원합의체 결정, 대법원 2017. 9. 21. 선고 201512400 판결 등 참조).

한편 형사소송법 제219, 121조가 규정한 변호인의 참여권은 피압수자의 보호를 위하여 변호인에게 주어진 고유권이다. 따라서 설령 피압수자가 수사기관에 압수·수색영장의 집행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명시하였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변호인에게는 형사소송법 제219, 122조에 따라 미리 집행의 일시와 장소를 통지하는 등으로 압수·수색영장의 집행에 참여할 기회를 별도로 보장하여야 한다.

.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다. 이는 위법한 압수·수색을 비롯한 수사과정의 위법행위를 억제하고 재발을 방지함으로써 국민의 기본적 인권 보장이라는 헌법 이념을 실현하고자 위법수집증거 배제 원칙을 명시한 것이다(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02094 판결, 대법원 2019. 7. 11. 선고 201820504 판결 등 참조). 헌법 제12조는 기본적 인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압수·수색에 관한 적법절차와 영장주의 원칙을 선언하고 있고, 형사소송법은 이를 이어받아 실체적 진실 규명과 개인의 권리보호 이념을 조화롭게 실현할 수 있도록 압수·수색절차에 관한 구체적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헌법과 형사소송법의 규범력을 확고하게 유지하고 수사과정의 위법행위를 억제할 필요가 있으므로,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수집한 증거는 물론 이를 기초로 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 또한 기본적 인권 보장을 위해 마련된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확보한 것으로서 원칙적으로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나 법률에 정해진 절차에 따르지 않고 수집한 증거라는 이유만을 내세워 획일적으로 증거능력을 부정하는 것은 헌법과 형사소송법의 목적에 맞지 않는다. 실체적 진실 규명을 통한 정당한 형벌권의 실현도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형사소송 절차를 통하여 달성하려는 중요한 목표이자 이념이기 때문이다. 수사기관의 절차 위반행위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고, 오히려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형사소송에 관한 절차 조항을 마련하여 적법절차의 원칙과 실체적 진실 규명의 조화를 도모하고 이를 통하여 형사 사법 정의를 실현하려 한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법원은 그 증거를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에 해당하는지는 수사기관의 증거 수집 과정에서 이루어진 절차 위반행위와 관련된 모든 사정, 즉 절차 조항의 취지, 위반 내용과 정도, 구체적인 위반 경위와 회피가능성, 절차 조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권리나 법익의 성질과 침해 정도, 이러한 권리나 법익과 피고인 사이의 관련성, 절차 위반행위와 증거 수집 사이의 관련성, 수사기관의 인식과 의도 등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찰하여 판단해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수집한 증거를 기초로 하여 획득한 2차적 증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므로, 절차에 따르지 않은 증거 수집과 2차적 증거 수집 사이 인과관계의 희석이나 단절 여부를 중심으로 2차적 증거 수집과 관련된 모든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예외적인 경우에는 유죄 인정의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73061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5. 1. 22. 선고 201410978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9. 7. 11. 선고 201820504 판결 등 참조).

 

2. . 이 사건 쟁점 공소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피고인은 2019년 이하 불상경 의정부시에 있는 ○○노래연습장의 화장실에서 그곳 용변 칸 안에 있는 쓰레기통 바깥쪽에 테이프를 이용하여 비닐로 감싼 소형 카메라를 부착하고, 위 카메라에 연결된 보조배터리를 쓰레기통 안쪽에 부착한 다음 녹화 버튼을 누르는 방법으로, 위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 성명 불상 여성의 엉덩이와 음부를 촬영한 것을 비롯하여 2013년경부터 2019년경까지 원심 판시 범죄일람표 순번 1 내지 296 기재와 같이 총 296회에 걸쳐 피해자들이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 모습을 촬영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였다.

.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를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로 판단하였다.

1) 수사기관이 피고인의 국선변호인에게 미리 집행의 일시와 장소를 통지하지 않은 채 2019. 10. 30. 수사기관 사무실에서 저장매체를 탐색·복제·출력하는 방식으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여 적법절차를 위반하였다.

2) 당시 피고인이 구속상태였던 점과 형사소송법 제219, 121조에서 정한 참여절차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적법절차 위반은 그 정도가 무겁다.

3) 따라서 위법한 압수·수색을 통해 수집된 동영상 캡처 출력물 등은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에 따라 증거로 사용할 수 없고, 피고인의 자백 또한 위 증거들에 터 잡은 결과물이거나 이 부분 공소사실의 유일한 증거여서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 또는 형사소송법 제310조에 따라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3.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경기의정부경찰서 소속 사법경찰관 라○○ 경위는 2019. 10. 25. 09:00경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의정부지방법원 판사가 발부한 2019. 10. 24.자 압수수색검증영장(이하 이 사건 영장이라 한다)에 기초하여 피고인 소유의 컴퓨터 본체 1(이하 이 사건 컴퓨터라 한다), 갤럭시 노트8 휴대전화 1(이하 이 사건 휴대전화라 한다)를 경찰서로 반출하는 방식으로 압수하였다.

2) 당시 피고인은 이 사건 컴퓨터 및 휴대전화에 대한 각 원본반출확인서 중 본인은 디지털기기·저장매체 봉인과정에 참여하여 봉인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였고, 봉인 해제, 복제본의 획득, 디지털기기·저장매체 또는 복제본에 대한 탐색·복제·출력과정에 참여할 수 있음을 고지받았으며, 위 과정에 참여하지 않겠습니다라고 기재된 부분에 자필로 ‘V’ 표시를 하고 서명·무인을 하였다.

3) 그 직후 시행된 제1회 경찰 피의자신문에서, 피고인은 ‘4~5년 전부터 피시방, 노래방 등 화장실 쓰레기통에 인터넷으로 구매한 몰래카메라를 설치하여 여성의 음부 등을 촬영하였고, 그 영상을 이 사건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저장해 두었다라고 진술하였다.

4) 경기의정부경찰서 소속 이○○ 경장은 2019. 10. 25. 이 사건 컴퓨터의 하드디스크를 탐색하여 피고인이 몰래카메라로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다수의 동영상 파일 등을 발견한 후 그 취지 등을 담은 수사보고를 작성하고, 거기에 동영상 파일이 저장된 폴더 화면을 촬영한 사진을 첨부하였다.

5) 한편 검사는 2019. 10. 25. 피고인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였고, 의정부지방법원 판사는 2019. 10. 26. 피고인의 국선변호인으로 이△△ 변호사를 선정한 다음 피고인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거쳐 구속영장을 발부하였다.

6) 피고인은 2019. 10. 29. 2회 경찰 피의자신문에서 ‘2011년경부터 2019년경까지 이 사건 쟁점 공소사실 기재 각 범행 장소를 포함하여 피시방, 병원, 노래방 등 총 여섯 곳의 화장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하여 타인의 신체를 촬영하였다라고 진술하면서 연도별 범행 장소를 특정하였다.

7) 경기의정부경찰서 소속 라○○ 경위, ○○ 경사, ○○ 경장은 2019. 10. 30. 그들의 사무실에서 이 사건 컴퓨터에 내장된 세 개의 하드디스크를 한 개씩 맡아 탐색한 후, 각자 자신이 찾은 불법 촬영 동영상의 재생장면(각 동영상 파일별로 1개의 장면)을 캡처하여 해당 동영상 파일 정보를 캡처한 이미지와 함께 출력하였다(위 출력물을 모두 합하여 이하 이 사건 출력물이라 한다).

8) 그런데 수사기관은 피고인의 국선변호인에 대하여 위와 같은 이 사건 컴퓨터의 탐색·복제 및 이 사건 출력물의 생성 절차에 관한 사전통지를 하지 않았고, 피고인이나 위 국선변호인이 위 절차에 참여하지도 않았다.

.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설령 피고인이 수사기관에 이 사건 컴퓨터의 탐색·복제·출력과정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하더라도, 수사기관으로서는 2019. 10. 30. 수사기관 사무실에서 저장매체인 이 사건 컴퓨터를 탐색·복제·출력하기에 앞서 피고인의 국선변호인에게 그 집행의 일시와 장소를 통지하는 등으로 위 절차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였어야 함에도 그러지 않았다. 따라서 원심이 이 사건 영장을 집행한 수사기관이 압수절차를 위반하였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변호인의 참여권의 성질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 1) 그러나 위와 같은 사실관계 및 기록을 통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수사기관의 위와 같은 절차 위반행위가 적법절차의 실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고, 오히려 이 사건 영장의 집행을 통해 수집된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것이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형사소송에 관한 절차 조항을 마련하여 적법절차의 원칙과 실체적 진실 규명의 조화를 도모하고 이를 통하여 형사 사법 정의를 실현하려 한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

) 수사기관은 2019. 10. 25. 당시 피압수자로서 유일한 참여권자이던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컴퓨터의 탐색·복제·출력과정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확인한 후 이 사건 컴퓨터에 대한 탐색을 시작하였다. 위 탐색 당시 이 사건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불법 촬영 영상물이 저장되어 있다는 피고인의 진술도 나온 상태였다.

) 그 후 피고인의 국선변호인이 선정될 무렵에는 이미 수사기관이 이 사건 컴퓨터에 대한 탐색을 어느 정도 진행하여 압수 대상 전자정보가 저장된 폴더의 위치 정도는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 피고인의 국선변호인이 수사기관에 이 사건 영장의 집행 상황을 문의하거나 그 과정에의 참여를 요구한 바 없다.

) 이 사건 영장 집행 당시 피압수자의 참여 포기 또는 거부 의사에도 불구하고 압수·수색 절차 개시 후 선임 또는 선정된 그 변호인에게 별도의 사전통지를 하여야 한다는 점에 관하여 판례나 수사기관 내부의 지침이 확립되어 있었던 것은 아니다.

) 수사기관은 이 사건 영장의 집행 과정에서 피고인이 2011년경부터 피시방, 노래방 등의 화장실에 설치해 둔 몰래카메라를 통해 수백 명에 이르는 피해자들의 신체를 촬영해 둔 영상물을 압수하였고, 그중 296건에 대한 범행을 기소하였다(이 사건 쟁점 공소사실이다). 피고인은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 위 범행을 모두 자백하였다.

2) 그렇다면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 영장에 따른 압수·수색의 경위, 이 사건 영장의 집행 당시에 시행되던 전자정보에 대한 압수절차 관련 규정, 압수된 증거의 입증 취지, 절차 위반에 이른 경위와 그에 대한 수사기관의 인식과 의도, 이 사건 범행의 내용과 죄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위법수집증거 배제 원칙의 예외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신중히 판단하였어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사건 영장에 따른 압수·수색을 통해 수집된 증거들을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단정하여 이 사건 쟁점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이와 같은 원심의 판단에는 위법수집증거 배제 원칙의 예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위법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는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노정희(재판장), 박상옥(주심), 안철상, 김상환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