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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전문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가합548267

손해배상(기)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제25민사부 판결

 

사건2019가합548267 손해배상()

원고 겸 망 심AA의 소송수계인1. BB, 2. CC, 3. DD, 원고들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유한)바른 담당변호사 이정호, 김준호

피고대한민국, 법률상 대표자 법무부장관 추○○, 소송대리인 정부법무공단 담당변호사 황순철

변론종결2020. 9. 9.

판결선고2020. 10. 28.

 

주문

1.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26,666,666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20. 9. 9.부터 2020. 10. 28.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각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3/5은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63,333,333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8. 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 대통령 긴급조치 발령 및 망 조EE에 대한 긴급조치위반 유죄판결

1) 1975. 5. 13. 구 대한민국 헌법(1980. 10. 27. 헌법 제9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유신헌법이라 한다) 53조에 따라 국가안전과 공공질서 수호를 위한 대통령 긴급조치(1975. 5. 13. 대통령긴급조치 제9호로 제정되고, 1979. 12. 7. 대통령공고 제67호로 해제된 것, 이하 긴급조치 제9라 한다)가 발령되었다.

2) 망 조EE(이하 망인이라 한다)1975. 8. 19.경 긴급조치위반으로 체포·구속된 후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에 다음과 같은 공소사실로 기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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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은 1975. 12. 2. 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망인에게 긴급조치 제9호 제7, 1항 가호를 적용하여 징역 7년 및 자격정지 7년을 선고하였고(위 법원 75고합77), 이에 대하여 망인과 검사가 각각 항소를 제기하였는데, 서울고등법원은 1976. 3. 4. 원심판결의 형이 과중하다는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망인에 대하여 징역 16월 및 자격정지 16월을 선고하였으며(위 법원 751701), 그 무렵 위 항소심판결(이하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이라 한다)이 확정되었다.

4) 망인은 확정된 위 유죄판결에 따라 수형생활을 하다가 1977. 2. 18. 형 집행 종료로 출소하였다.

. 긴급조치 제9호의 위헌 여부와 관련한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결정

1) 헌법재판소는 2013. 3. 21. 선고 2010헌바70, 132, 170(병합) 결정에서, 긴급조치 제9호가 입법목적의 정당성이나 방법의 적절성을 갖추지 못하고, 참정권, 표현의 자유, 집회·시위의 자유, 영장주의 및 신체의 자유, 학문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위헌결정을 하였다.

2) 대법원은 2013. 4. 18.2011초기689 전원합의체 결정에서, 긴급조치 제9호는 그 발동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목적상 한계를 벗어나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함으로써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긴급조치 제9호가 해제 내지 실효되기 이전부터 유신헌법에 위배되어 위헌·무효이고, 긴급조치 제9호에 의하여 침해된 기본권들의 보장 규정을 두고 있는 현행 헌법에 비추어 보더라도 위헌·무효라고 판단하였다.

. 재심청구 및 무죄판결

1) 검사는 2017. 11. 6. 서울고등법원에 이 사건 재심대상판결에 대하여 재심청구를 하였다.

2) 서울고등법원은 2018. 6. 26. 2017재노167호로 망인에 대한 재심개시결정을 하고, 2019. 1. 17. 긴급조치 제9호가 위헌·무효이어서 피고사건이 범죄로 되지 아니한 때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망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으며, 위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 망인의 가족관계 등

1) 망인은 1990. 9. 9. 사망하였고, 망인의 유족으로 배우자인 심AA, 자녀인 원고들 및 조CC가 있는데, CC1979. 11.경 사망하였다.

2) 한편 심AA도 이 사건 소를 제기한 후인 2020. 2. 1. 사망하여 원고들이 망 심AA의 이 사건 소송절차를 수계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증인 조○○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 및 판단

.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피고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들에게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 따라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으므로, 피고를 상대로 망인이 구속된 때로부터 사망한 때까지의 ○○전기공업 주식회사(이하 ○○전기공업이라 한다)의 재산상 손해로서 3억 원(= 연 매출 2,000만 원 × 15)과 위자료로서 망인 25,000만 원, 망 심AA 3,000만 원, 망 조CC 2,000만 원, 합계 6억 원(= 3억 원 + 25,000만 원 + 3,000만 원 + 2,000만 원)을 원고들의 상속지분에 따라 안분한 각 2억 원 및 원고들 본인들의 위자료로 각 2,000만 원을 합한 각 22,000만 원(= 2억 원 + 2,200만 원) 중 일부로서 각 63,333,333원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구한다.

1) 위헌·무효인 긴급조치 제9호를 발령한 대통령의 행위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2) 망인은 영장 없이 범죄사실의 요지 및 변호인의 선임권 등을 제대로 고지받지 못한 채 불법적으로 체포·구금되었고, 망인의 가족인 원고들과 망 심AA는 체포·구속에 대한 통지를 받지 못하는 등 망인의 체포·구금과정에서 헌법 및 형사소송법이 규정하고 있는 적법절차 원칙이 준수되지 아니하였던 점, 망인은 위헌적인 긴급조치 제9호가 적용되어 유죄판결이 선고되었고, 이에 따라 1975. 8. 19.경부터 1977. 2. 18.경까지 550일 동안 수감생활을 하였으며, 이로 인해 망인이 운영하던 ○○전기공업 주식회사 (이하 ○○전기공업이라 한다)가 폐업된 점 등을 고려할 때, 피고는 긴급조치 제9조에 기초하여 망인에게 불법행위를 범하였다.

3) 망인은 수사과정 중 가족 및 변호인과의 접견교통권이 배제된 채 자백을 강요받고 가혹행위를 당하였으며 장기간 구금되었던 점, 수사기관은 망인에게 허위자백을 강요하였을 뿐만 아니라 수사실적을 위해 최FF, GG를 망인에게 접근시켜 함정수사를 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의 수사기관은 망인에게 불법행위를 범하였다.

. 판단

1) 대통령의 긴급조치 제9호 발령행위가 불법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 대통령의 국가긴급권 행사의 불법행위 불성립론

종래 대법원은 우리 헌법이 채택하고 있는 대의민주주의하에서 대통령은 국가의 원수이자 행정부의 수반으로서 국정의 최고책임자로서의 지위를 가지고, 평상시의 헌법 질서에 따른 권력행사방법으로는 대처할 수 없는 중대한 위기상황이 발생한 경우 이를 수습함으로써 국가의 존립을 보장하기 위하여 국가긴급권을 가지는데, 대통령은 위 국가긴급권의 행사에 관하여 원칙적으로 국민 전체에 대한 관계에서 정치적 책임을 질 뿐 국민 개개인의 권리에 대응하여 법적 의무를 지는 것은 아니므로, 대통령의 국가긴급권 행사는 그 내용이 헌법의 문언에 명백히 위반됨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당해 국가긴급권을 행사한 것과 같은 특수한 경우가 아닌 한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소정의 위법행위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1997. 6. 13. 선고 9656115 판결, 대법원 2008. 5. 29. 선고 200433469 판결 등 참조)고 판시하였고, 최근에도 유신헌법에 근거한 대통령의 긴급조치권 행사는 고도의 정치성을 띤 국가행위로서 대통령은 국가긴급권의 행사에 관하여 원칙적으로 국민 전체에 대한 관계에서 정치적 책임을 질 뿐 국민 개개인의 권리에 대응하여 법적 의무를 지는 것은 아니므로, 대통령의 이러한 권력 행사가 국민 개개인에 대한 관계에서 민사상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는 볼 수 없다는 취지로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15. 3. 26. 선고 201248824 판결 참조).

) 불법행위의 성립

그러나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대통령의 긴급조치 제9호 발령행위는 대통령의 헌법수호의무를 위반한 것으로서 그 내용이 헌법의 문언에 명백히 위반됨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이 당해 국가긴급권을 행사한 것과 같은 특수한 경우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되는 국민의 기본권이 직접적이고 중대하게 침해된다는 사정을 알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행하여진 것으로 피해를 입은 국민 개개인에 대하여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유신헌법 제43조 제2항은 대통령은 국가의 독립·영토의 보전·국가의 계속성과 헌법을 수호할 책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고, 유신헌법 제46조는 대통령은 취임에 즈음하여 다음의 선서를 한다. ‘나는 국헌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에 노력하고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고 규정하고 있어, 대통령의 헌법수호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한편 유신헌법 제53조 제1, 2항은 긴급조치권 행사에 관하여 천재·지변 또는 중대한 재정·경제상의 위기에 처하거나, 국가의 안전보장 또는 공공의 안녕질서가 중대한 위협을 받거나 받을 우려가 있어, 신속한 조치를 할 필요가 있을 때 그 극복을 위한 것으로 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근거하여 발령된 긴급조치 제9호는 유언비어를 날조, 유포하거나 사실을 왜곡하여 전파하는 행위’, ‘집회·시위 또는 신문, 방송, 통신 등 공중전파수단이나 문서, 도화, 음반 등 표현물에 의하여 대한민국 헌법을 부정·반대·왜곡 또는 비방하거나 그 개정 또는 폐지를 주장·청원·선동 또는 선전하는 행위’, ‘학교 당국의 지도, 감독 하에 행하는 수업, 연구 또는 학교장의 사전 허가를 받았거나 기타 의례적 비정치적 활동을 제외한, 학생의 집회·시위 또는 정치관여행위이 조치를 공연히 비방하는 행위일체를 금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1항 각 호), 이를 위반한 내용을 방송·보도 기타의 방법으로 공연히 전파하거나, 그 내용의 표현물을 제작·배포·판매·소지 또는 전시하는 행위를 금하며(2), 이 조치 등을 위반한 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고, 이 경우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를 병과하며, 미수에 그치거나 예비 또는 음모한 자도 또한 같고(7), 이 조치 또는 이에 의한 주무부장관의 조치를 위반한 자는 법관의 영장 없이 체포·구금·압수 또는 수색할 수 있으며(8), 주무부장관은 이 조치 위반자·범행 당시의 그 소속 학교, 단체나 사업체 또는 그 대표자나 장에 대하여 대표자나 장·소속 임직원·교직원이나 학생의 해임 또는 제적의 조치, 휴업·휴교·정간·폐간·해산 또는 폐쇄의 조치 등을 할 수 있다(5)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긴급조치 제9조의 내용은 유신헌법에 대한 논의 자체를 전면 금지하거나 이른바 유신체제에 대한 국민적 저항을 탄압하기 위한 것임이 분명하여 긴급조치권의 목적상의 한계를 벗어난 것일 뿐만 아니라, 긴급조치 제9호가 발령될 당시의 국내외 정치상황과 사회상황이 긴급조치권 발령의 대상이 되는 비상사태로서 국가의 중대한 위기상황이나 국가적 안위에 직접 영향을 주는 중대한 위협을 받을 우려가 있는 상황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그러한 국내·외 정치상황과 사회상황에서 발령된 긴급조치 제9호는 유신헌법 제53조가 규정하고 있는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이다.

또한 긴급조치 제9호의 내용은 민주주의의 본질적 요소인 표현의 자유 또는 신체의 자유와 헌법상 보장된 청원권을 심각하게 제한하는 것으로서, 국가로 하여금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최대한으로 보장하도록 한 유신헌법 제8(현행 헌법 제10)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유신헌법 제18(현행 헌법 제21)가 규정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고, 영장주의를 전면 배제함으로써 법치국가원리를 부인하여 유신헌법 제10(현행 헌법 제12)가 규정하는 신체의 자유를 제한할 뿐 아니라 유신헌법 제14(현행 헌법 제16)가 규정한 주거의 자유를 제한하며, 명시적으로 유신헌법을 부정하거나 폐지를 청원하는 행위를 금지함으로써 유신헌법 제23(현행 헌법 제26)가 규정한 청원권 등을 제한한 것이다. 따라서 긴급조치 제9호의 내용은 명백히 확립된 헌법상 권리를 침해하는 것임이 분명하다.

나아가 유신헌법 전문에서는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 운동의 숭고한 독립정신과 4·19의거 및 5·16혁명의 이념을 계승하고 조국의 평화적 통일의 역사적 사명에 입각하여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공고히 하는 새로운 민주공화국을 건설함에 있어서라고 규정하고 있어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가 헌법의 기본질서임을 명시하고 있는데, 이때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란 모든 폭력적 지배와 자의적 지배를 배제하고 다수의 의사에 의한 국민의 자치, 자유·평등의 기본원칙에 의한 법치주의적 통치질서의 유지, 구체적으로는 기본적 인권의 존중, 권력분립, 의회제도, 복수정당제도, 선거제도, 사유재산과 시장경제를 골간으로 한 경제질서 및 사법권의 독립 등을 핵심요소로 하는 것이다(헌법재판소 1990. 4. 2. 결정 89헌가113 참조). 그런데 긴급조치 제9호의 내용은 국가공권력에 의한 자의적 지배를 강화하고, 다수의 의사에 의한 국민의 자치를 막으며, 자유·평등의 기본원칙에 의한 법치주의적 통치질서에 어긋나는 것으로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도 명백히 반하는 내용이다.

따라서 긴급조치 제9호는 그 발동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목적상 한계를 벗어나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함으로써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중대하게 침해하고 헌법상의 기본질서인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도 반하는 것임이 분명하므로, 유신헌법에 의하더라도 그 내용이 헌법의 문언에 명백히 위반된다.

이처럼 우리 헌법을 전체적으로 해석할 때 대통령의 정치적 성격의 행위(통치행위)도 결국 국민의 기본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성질을 갖는 이상 통치행위 또는 정치행위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국가작용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경우에는 마땅히 사법적 심사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국민의 기본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할 수밖에 없는 대통령의 국가긴급권 행사가 구체적인 쟁송의 대상이 된 경우에 법원은 그것이 국민에 대한 관계에서 정치적 책임을 지는 영역이라는 이유로 재판을 거부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2) 손해발생책임의 발생

앞서 본 바와 같이 위헌·무효인 긴급조치 제9호 발령행위, 이에 기한 망인에 대한 수사, 재판 및 징역형의 집행은 모두 헌법에 반하는 위법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대통령의 긴급조치 제9호 발령행위는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위법행위이고, 그 발령행위는 집행행위를 당연히 예정하고 있으므로 긴급조치 제9호에 기한 수사, 영장 없는 구속, 위법 수사절차에 의해 수집한 증거에 터잡은 유죄판결 및 징역형 집행행위, 이로 인한 수감 등의 피해는 위와 같은 위법·무효인 긴급조치 제9호 발령행위로 인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본문에 따라 위와 같은 위법행위로 인하여 망인 및 그 가족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3)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 재산상 손해

살피건대, 갑 제8 내지 11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망인은 1973. 7.○○전기공업을 설립하였고, 망인이 구속될 당시 ○○전기공업을 운영하고 있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망인의 구속 및 수감 등으로 인한 공백이 사업운영에 어느 정도 지장을 초래하였을 것임은 짐작할 수 있으나, 위 인정사실만으로 피고의 망인에 대한 위와 같은 위법행위로 인하여 ○○전기공업이 운영되지 아니하여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인과관계 입증이 구체적으로 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 위자료

(1) 관련 법리

법원이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를 산정함에 있어서는 피해자의 연령·직업·사회적 지위, 재산 및 생활상태, 피해로 입은 고통의 정도, 피해자의 과실 정도 등 피해자 측의 사정에 가해자의 고의·과실의 정도, 가해행위의 동기·원인, 가해자의 재산상태·사회적 지위·연령, 사고 후의 가해자의 태도 등 가해자 측의 사정까지 함께 참작하는 것이 손해의 공평 부담이라는 손해배상의 원칙에 부합하고(대법원 2009. 12. 4. 선고 200777149 판결 등 참조),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배상채무의 지연손해금이 사실심 변론종결일부터 기산된다고 보아야 하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그 채무가 성립한 불법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즉시 지급함이 적절하다고 보이는 액수의 위자료에 대한 배상이 변론종결 시까지 장기간 지연된 사정을 참작하여 변론종결시의 위자료 원금을 적절히 증액 산정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최대한 보장할 책무가 있는 피고 소속 공무원들에 의하여 중대한 인권침해행위가 자행된 경우에는 유사한 사건의 재발을 억제·예방할 필요성 등도 그 위자료를 산정함에 있어 중요한 참작사유로 고려되어야 한다(대법원 2011. 1. 13. 선고 201053419 판결, 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138325 판결의 취지 참조).

(2) 구체적 판단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즉, 국가인 피고가 망인에 대해 저지른 불법행위가 중대하고도 명백한 점, 망인은 긴급조치 제9호 위반으로 수사·재판을 받기 위해 상당한 기간 동안 구금되어 있었으며, 이로 인하여 망인뿐만 아니라 가족들이 입은 정신적 고통이 컸을 것으로 보이고, 망인이 운영하던 사업에도 어느 정도 지장을 초래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망인이 국가의 조직적인 불법행위로 인해 손해를 입었음에도 그에 대한 배상이 상당기간 지연된 점, 망인에 대한 불법행위가 개시된 때로부터 약 40년의 오랜 세월이 경과하여 통화가치에 상당한 변화가 있으므로 이 사건은 예외적으로 위자료배상채무의 지연손해금이 이 사건 변론종결일부터 발생한다고 보아야 하는 경우에 해당하여 위와 같이 장기간 동안 배상이 지연된 사정을 위자료 원본을 산정함에 있어 특별히 참작할 필요가 있는 점 등 기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사정들을 참작하여, 망인의 정신적 손해는 5,000만 원으로 정하고, 그의 배우자인 망 심AA에게는 1,000만 원, 직계비속인 망 조CC와 원고들에게는 각 500만 원을 정신적 손해로 인정한다.

4) 상속관계

망인은 1990. 9. 9. 사망하였고, 그의 직계비속인 망 조CC1979. 11.경 사망하였으며, 그의 배우자인 망 심AA는 이 사건 소가 계속 중이던 2020. 2. 1. 사망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당시 상속인이었던 망인의 직계비속인 원고들이 망인의 위자료 5,000만 원, 망 조CC의 위자료 500만 원, 망 심AA의 위자료 1,000만 원 합계 6,500만 원을 그 상속지분(원고들 각 1/3)대로 상속하였고, 그 금액은 각 21,666,666(= 65,000,000 / 3)이다.

5)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위자료 26,666,666(= 고유 위자료 500만 원 + 상속 위자료 21,666,666)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이 사건 변론 종결일인 2020. 9. 9.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선고일인 2020. 10. 28.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나아가 원고들은 2019. 7. 31.자 청구취지변경신청서 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날인 2019. 8. 1.부터의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므로 보건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에 대하여는 별도의 이행 최고가 없더라도 그 채무성립과 동시에 지연손해금이 발생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불법행위시와 변론종결시 사이에 장기간 세월이 경과함으로써 위자료 산정의 기준이 되는 변론종결시의 국민소득수준이나 통화가치 등의 사정이 불법행위시에 비하여 상당한 정도로 변동한 결과 그에 따라 이를 반영하는 위자료 액수 또한 현저한 증액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 배상채무의 지연손해금은 그 위자료 산정의 기준시인 변론종결 당일부터 발생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1. 1. 13. 선고 2009103950 판결, 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138325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이 사건의 경우 앞서 본 바와 같이 망인이 수사와 재판을 받은 때와 이 사건 변론종결 시 사이에 약 40년의 세월이 경과되어 통화가치 등에 상당한 변동이 생긴 때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변론종결일부터 위자료에 대한 지연손해금이 발생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들의 지연손해금 청구 중 위 인정 범위를 초과하는 부분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동욱(재판장), 문중홈, 백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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