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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전문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나31794

손해배상(기)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민사부 판결

 

사건201931794 손해배상()

원고, 피항소인 겸 항소인AA,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이경 담당변호사 한지숙

피고, 항소인 겸 피항소인1. BB, 2. CC, 피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재원

1심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5. 22. 선고 2018가소2603047 판결

변론종결2019. 11. 15.

판결선고2020. 1. 10.

 

주문

1. 원고의 항소와 피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 중 원고의 항소로 인한 부분은 원고가, 피고들의 항소로 인한 부분은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3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조정신청서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2. 항소취지

원고 : 1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2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1. 30.부터 2019. 5. 22.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피고들 : 1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기초사실

피고 황BB은 심리상담가 양성과정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덤센터(이하 ○○덤센터라 한다)의 설립자이자 실질적 운영자이고, 피고 이CC는 피고 황BB의 아내로서 ○○덤센터의 대표자이다.

원고는 2014. 11. 16. ○○덤센터를 방문하여 피고 황BB으로부터 WPI(Whang’s Personality Inventory) 기법을 이용한 심리 상담을 받았는데, 이 때 피고 황BB은 자신의 휴대폰으로 원고의 상담내용을 녹취한 후 그 음성파일을 ○○덤센터의 직원에게 전달하여 파일 및 녹취록 등의 형태로 보관하도록 지시하였다.

피고 황BB이 녹취한 원고의 상담내용에는 원고의 나이, 가족관계와 학력, 성장기 및 유학과정의 경험담과 사연, 스스로에 대한 인식과 가치관, 원고의 현재 직종과 근무 회사의 성격, 양친과의 관계 및 그들에 대한 평가, 지도교수 내지 직장 상사와의 관계 및 그들에 대한 평가, 연애 성향과 이성관, 한국 사회 및 역사와 종교에 대한 관점, 교회 생활, 모친의 거주지역, 각종 고민거리 등 원고의 내밀한 신상정보가 포함되어 있다.

그 후 ○○덤센터는 2015. 4. 20.경 유료 세미나의 사례분석 자료로 활용하기 위하여 다수의 세미나 참가자에게 원고의 상담내용 녹취록을 메일로 전송하였는데, 그 녹취록에는 원고의 성이 생략된 이름이 남아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 중 최소 2명의 참가자에게는 미처 익명화되지 않은 상태의 녹취록이 전송되기도 하였고, ○○덤센터에서 WPI 전문가과정을 이수한 임DD2015년경 원고의 상담내용이 포함된 자료를 이용하여 이를 ‘WPI 매뉴얼’, ‘BB 교수의 심리분석 툴이라는 제목의 책자로 만들어 시중에 판매하였다.

원고는 2017. 7월경 원고의 상담내용이 위와 같이 원고도 모르는 사이 ○○덤센터에서 녹취록으로 만들어져 세미나 자료로 배포되거나 책자로 편집되어 유통되는 사실을 알게 되자, 피고들에게 그 사실을 항의하면서 해당 자료의 수거와 폐기를 요구하였다.

한편 피고 황BB은 대학교 심리학과에서 교수로 근무하면서 2004년부터 2010년까지 총장의 허가 없이 ○○덤센터의 이사로 등재되었고, 11년간 수업이 있는 월요일에만 학교에 출근하고 나머지 요일에는 ○○덤센터로 출근하여 다수의 용역을 수행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2016. 1. 29. 해임통지를 받았다.

[인정근거 : 1 내지 20호증(가지번호 포함), 2, 3, 6, 7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 원고의 주장

피고들은 ○○덤센터의 실질적 운영자 내지 대표로서 개인정보 보호법(이하 이라고 한다) 15, 18, 23, 59조에 위반하여 원고의 개인정보가 포함된 상담 내용을 녹취하고 이를 타인에게 제공하거나 유출함으로써 원고의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였으므로, 그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로 3,000만 원을 배상하여야 한다.

. 피고들의 주장

피고 황BB은 법이 정한 개인정보처리자의 지위에 있지 아니하고, ○○덤센터에서 유출된 원고 상담내용 녹취록 등은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도록 제작되었으므로 법이 정한 개인정보에 해당하지 아니하며, 그 수집 및 제공은 법에서 허용하는 연구 및 교육 목적으로 이루어졌을 뿐만 아니라, 원고가 2016년경 ○○덤센터의 세미나에서 내밀한 신상정보를 스스로 공개하기도 하였으므로, 피고들이 ○○덤센터의 원고 상담내용에 관한 수집 및 제공, 유출 등에 있어 원고의 동의를 받지 않았다고 하여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이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임DD과 황EE은 원고의 상담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덤센터에서 임의로 유출하여 책자로 발간하였는데, 피고들은 이에 가담하지 않았으므로 그로 인한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

3. 판단

. 책임의 근거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 피고 황BB○○덤센터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업무를 목적으로 원고의 내밀한 개인정보에 해당하는 상담내용을 스스로 또는 타인을 통하여 수집·저장·편집·이용·제공 등 처리한 사람이고, 피고 이CC는 그러한 개인정보 처리 업무가 이루어지는 ○○덤센터의 대표자이므로, 피고들은 위 법 제2조 제5호가 정한 개인정보처리자에 해당하는 점, 원고가 피고 황BB에게 스스럼 없이 털어 놓은 상담내용은 자신의 가치관, 가족·지인과의 관계와 그들에 대한 평가, 연애 성향, 역사와 종교에 대한 관점, 고민거리 등 원고의 사생활을 현저히 침해할 우려가 있는 민감정보로서 법이 보호하는 개인정보에 해당하는 점, 피고 황BB은 원고의 동의 없이 위와 같은 원고의 내밀한 개인정보를 수집하였고, 나아가 ○○덤센터의 직원을 통하여 다수의 사람들에게 원고의 개인정보를 유료 세미나 자료로 제공하거나 이를 유출한 점, 피고들은 유료 세미나 과정 등에서 수익을 얻기 위하여 원고의 개인정보를 수집하여 보관한 것으로 보이고 이를 편집하여 제3자에게 제공하는 과정에서 법 제18조 제2항 소정의 예외적인 적법성 요건을 구비하였다는 자료가 없는 점, 원고가 ○○덤센터의 세미나에서 대면한 참석자들에게 자신의 경험이나 사상을 이야기하였다고 하여 ○○덤센터에서 원고의 상담내용을 자료화하여 배포할 것까지 예상하거나 이를 동의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DD○○덤센터에서 제공한 자료를 기초로 사례분석 녹취록을 작성하였고, 2015. 7. 13.경 피고 황BB에게 위 사례분석 녹취록을 송부하기도 하였는데, 피고 황BB은 임DD에게 한 부는 연구소에서 구입해야 할 듯 합니다라며 격려하였으며, DD이 발간한 ‘WPI 매뉴얼머리말에 발간사를 게재하기도 한 점 등을 종합하면, DD과 황EE이 독단으로 원고의 개인정보를 유출하였다고 보이지 아니하는바, 피고들은 법에 위반하여 원고의 개인정보를 수집·이용하고 그 유출을 초래한 개인정보처리자로서 법 제39조 제1항에 따라 정보주체인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다.

. 위자료의 수액

앞서 본 바에 의하면, ○○덤센터가 원고의 동의 없이 수집하여 배포한 상담내용에는 원고의 사생활을 현저히 침해할 우려가 있는 민감정보가 포함되어 있어 원고로서는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들 운영의 ○○덤센터에서 이루어진 민감정보에 대한 불법적인 수집과 배포는 영리를 목적으로 반복적·분업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 점, 무릇 상담자에게는 내담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체득한 상담 내용의 비밀을 엄수할 의무가 강조된다고 할 것인데, 이 사건의 경우 상담자의 비밀엄수의무 및 내담자의 신뢰 보호에 대한 몰각의 정도가 심각한 점, 개인정보 침해의 고의와 수단, 3자에게 전파된 개인정보에 대한 식별가능성의 정도, 책자 배포로 이어진 2차 유출 경위, 피해 경감을 위한 피고들의 사후 조치 등 변론에 나타난 제반사정에 비추어 위자료를 10,000,000원으로 정한다.

. 소결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위자료 1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조정신청서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18. 1. 30.부터 피고들이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19. 5. 22.까지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및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 부칙 제2조 제1항에 따른 연 15%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와 피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헌석(재판장), 이희준, 정원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