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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전문 헌법재판소 2017헌마1217

기소유예처분취소

결정

헌법재판소 결정

 

사건2017헌마1217 기소유예처분취소

청구인AA, 대리인 법무법인 만아, 담당변호사 정필재

피청구인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

선고일2019. 5. 30.

 

주문

피청구인이 2017. 8. 22. 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17년 형제53568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이유

1. 사건개요

. 청구인은 2017. 8. 22. 피청구인으로부터 의료법위반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17년 형제53568, 이하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라 한다)을 받았다. 피의사실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청구인은 의사로, 서울 ○○구 소재 ○○의원(이하 청구인 병원이라 한다) 개설자이다.

누구든지 본인부담금을 면제하거나 할인하는 행위, 금품 등을 제공하거나 불특정 다수인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행위 등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 및 이를 사주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영리를 목적으로, 2017. 2. 초순경 위 의원 1층 엘리베이터 앞 입간판에 지인을 소개시켜주신 ○○(기존 환자)에게는 30만 원 상당의 ○○ 상품권(이하 이 사건 상품권이라 한다)을 드립니다.”라는 포스터(이하 이 사건 입간판 포스터라 한다)를 같은 해 3. 16.까지 게시하여 불특정 다수인을 상대로 환자를 유인하는 행위를 하였다.”

. 청구인은 2017. 11. 3.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이 자신의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청구인의 주장

청구인이 이 사건 입간판 포스터에 게시한 내용은 지인을 소개한 기존 환자에게 검사나 치료를 1회 더 받을 수 있는 혜택을 준다는 것에 불과하여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소개·알선 또는 유인할 것을 결의하게 할 정도는 아니다. 또한, 청구인 병원에서 비급여 진료 혜택을 1회 받을 수 있는 상품권을 제공하는 것이 의료법 제27조 제3항에서 말하는 본인부담금 할인행위 또는 금품 제공행위에 해당하거나 의료시장의 질서를 근본적으로 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라고 볼 수 없다.

설령 청구인의 행위가 환자 유인행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상품권의 발행 취지 및 교부 대상, 상품권의 경제적 가치, 입간판 포스터의 게시 장소 및 내용, 실제 사용 빈도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입간판 포스터 게시 행위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

 

3. 판단

. 쟁점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의 범죄사실은 의료인인 청구인이 청구인 병원을 지인에게 소개하는 자에게 이 사건 상품권을 교부하겠다는 취지의 이 사건 입간판 포스터를 게시함으로써 의료법 제27조 제3항을 위반하여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유인하는 행위를 하였다는 것이다. 청구인이 이와 같은 입간판 포스터를 게시한 행위는 환자를 유치하기 위한 일종의 의료광고행위인데, 그것을 의료법 제27조 제3항이 금지하는 환자 유인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지 문제된다.

. 판단

(1) 의료법 제27조 제3항에 해당하는 행위

의료법 제27조 제3항은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 개설자가 아닌 사람의 환자 유인행위 등을 금지함은 물론 의료인 또는 의료기관 개설자의 환자 유인행위나 그 사주행위까지도 금지하는 취지이기는 하다(대법원 1996. 2. 9. 선고 951765 판결 참조). 그러나 환자 유인행위에 관한 위 조항의 입법취지와 관련 법익, 의료광고 조항의 내용 및 연혁·취지 등을 고려하면, 의료기관·의료인이 스스로 자신에게 환자를 유치하는 행위는 그것이 의료법 제27조 제3항에서 명문으로 금지하는 개별적 행위 유형에 준하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거나 또는 의료시장의 질서를 현저하게 해치는 것인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의료법 제27조 제3항의 환자의 유인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그러한 행위가 의료인의 직원 또는 의료인의 부탁을 받은 제3자를 통하여 행하여졌다고 하더라도 이를 환자의 소개, 알선또는 그 사주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04. 10. 27. 선고 20045724 판결, 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01763 판결 등 참조).

(2) 청구인의 행위가 의료법 제27조 제3항이 명문으로 금지하는 개별적 행위 유형에 준하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는지 여부

의료법 제27조 제3항이 명문으로 금지하고 있는 행위는 국민건강보험법이나 의료급여법에 따른 본인부담금을 면제 또는 할인하는 행위, 금품 등을 제공하는 행위, 불특정 다수인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행위이다. 이 사건의 경우, 위와 같은 내용의 입간판 포스터를 게시한 행위가 본인부담금 면제 또는 할인 행위 또는 금품 등 제공의 행위 유형에 준하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먼저,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상품권은 청구인 병원에서 비급여 진료에 해당하는 체형검사, 도수치료 등을 1회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데, 비급여 진료비를 할인 또는 면제하는 행위는 국민건강보험법 또는 의료급여법의 규정에 의한 본인부담금을 할인하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헌재 2010. 10. 28. 2009헌마55, 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710542 판결, 대법원 2012. 10. 25. 선고 20106527 판결 등 참조). 국민건강보험법 및 의료급여법에 의한 급여대상이 아닌 진료비로서 의료인이 스스로 그 금액을 자유롭게 정하고 환자 본인이 이를 전액 부담하도록 되어 있는 진료비까지 위 규정상 본인부담금에 해당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형벌 법규를 지나치게 확장 해석하는 것으로서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어긋나 허용될 수 없기 때문이다(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710542 판결 참조). 따라서 이러한 비급여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권리를 제공하겠다는 내용의 광고는 국민건강보험법이나 의료급여법에 따른 본인부담금을 면제 또는 할인하는 행위에 준하는 행위로 볼 수 없다.

또한 의료법 제27조 제3항에서 금지하고 있는 금품 제공은 환자로 하여금 특정 의료기관 또는 의료인과 치료위임계약을 체결하도록 유도할 만한 경제적 이익이 있는 것으로서 이를 허용할 경우 의료시장의 질서를 해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한정하여야 하는데(헌재 2016. 7. 28. 2016헌마176 참조),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청구인이 환자들에게 이 사건 상품권을 제공하는 것의 실질은 청구인 병원에서 비급여 진료비를 할인 내지 면제하여 주는 것에 불과하고, 위 상품권을 환가하거나 유통시키는 등 이를 본래의 목적 외에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것이 용이한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며, 이 사건 상품권이 청구인 병원에서 사용되는 것 외에 달리 독립된 경제적 가치가 있는지에 관한 수사도 이루어진 바가 없다. 이에 더하여 비급여 진료비를 할인 또는 면제하는 행위가 환자 유인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앞서 살핀 결정례 및 판결례에 비추어 보면, 비급여 진료비를 할인 또는 면제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이 사건 상품권을 제공하겠다는 취지의 입간판 포스터를 게시한 행위는 의료법 제27조 제3항이 금지하는 금품 등 제공 행위에 준하는 행위라고도 단정하기 어렵다.

(3) 청구인의 행위가 의료시장의 질서를 현저하게 해치는 것인지 여부

이 사건 입간판 포스터의 내용은 지인을 소개한 기존 환자에게 이 사건 상품권을 제공하겠다는 것이고, 기록에 의하면 청구인 병원은 5층 빌딩의 1, 2, 4층을 임차하여 사용하고 있고 이 사건 입간판 포스터는 사실상 병원을 방문한 환자들만이 볼 수 있는 위 건물 1층 엘리베이터 앞에 게시되었다. 또한 위 포스터가 게시된 기간은 약 1달 반(2017. 2. 초순경부터 2017. 3. 16.까지)에 불과하고, 이 사건 상품권은 청구인 병원에서만 사용할 수 있으며, 비급여 진료 혜택을 1회 받는 것 외에 다른 용도로는 사용할 수 없다. 더군다나 청구인 병원은 체형 교정을 전문으로 하는 곳으로, 일반적으로 체형 검사 후 문제가 있다는 진단을 받으면 추후 계속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와 같은 청구인의 행위가 의료시장 질서를 현저하게 해칠 정도에 이르는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 소결

따라서 피청구인으로서는, 환자를 소개하는 기존 환자를 상대로 비급여 진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품권을 제공하겠다는 내용의 이 사건 입간판 포스터를 게시하는 행위가 비급여 진료비를 면제 내지 할인해 주는 것을 약속하는 데 그치지 아니하고 금품 등 제공행위에 준하는 것이라거나 의료시장 질서를 현저하게 해칠 정도에 이르는 것이라고 볼만한 사정이 있는지 등을 면밀히 조사하여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의 범죄사실이 의료법 제27조 제3항에서 금지하는 환자 유인행위에 해당하는지를 명백히 규명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위와 같은 입간판 포스터 게시 행위가 있었다는 사실만을 이유로 곧바로 그와 같은 행위가 환자 유인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는바, 위 처분에는 그 결정에 영향을 미친 중대한 수사미진 내지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고, 그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되었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관여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재판관 유남석(재판장), 이선애, 이석태, 이은애, 이영진, 김기영, 문형배, 이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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