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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전문 서울행정법원 2018구합72765

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판결

서울행정법원 제13부 판결

 

사건2018구합72765 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원고

피고근로복지공단

변론종결2019. 4. 18.

판결선고2019. 5. 16.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17. 5. 22. 원고에 대하여 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 원고의 어머니인 망 강AA(19**. *. **.생 여자. 이하 망인이라 한다)2002. 6. 1. 주식회사 ◆◆운수에 입사하여 버스운전사로 근무하던 자이다(갑 제1호증, 을 제2, 4호증).

. BB이하 가해자라 한다)은 망인과 2005년경부터 2006년경까지 동거를 하다가 헤어진 사이였다. 가해자는 여러 차례에 걸쳐 망인을 찾아가 대화를 하자고 하였으나, 망인은 이에 응하지 아니하였다. 그러자 가해자는 휘발유, 라이터를 가지고 가 망인이 운전하는 버스에서 망인을 위협하고, 그럼에도 망인이 계속 응하지 않을 경우에는 불을 질러 망인을 죽이기로 마음먹었다.

망인은 2017. 3. 25. 버스노선에 따라 버스를 운전하고 있었고, 가해자는 정류장에서 망인이 운전하는 위 버스에 승차하였다. 망인과 가해자는 버스가 운행되는 동안 말다툼을 벌였는데, 종점이 가까워져 오자 가해자를 제외한 다른 승객들은 중간의 정류장에서 모두 하차하였고, 버스에는 망인과 가해자만이 남게 되었다. 망인이 운전하는 버스는 16:40경 종착역인 버스 차고지의 50m 전방에 이르게 되었고 가해자는 망인에게 한 시간만 진지하게 대화를 하자라고 말하였으나 망인이 대답을 하지 아니하자 미리 구입하여 가지고 있던 휘발유를 망인의 전신에 쏟아부은 뒤 소지하고 있던 라이터로 불을 붙여 버스 앞부분을 소훼하고, 망인으로 하여금 전체 피부 80%에 이르는 화상을 입게 하였다. 망인이 운전하는 버스는 계속 돌진하여 차고지에 정차 중인 차량을 들이받았고, 망인은 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2017. 4. 7. 00:01 화상 합병증(패혈증 및 폐렴 동반)을 직접사인으로 하여 사망하였다(이하 가해자의 위 가해행위를 가리켜 이 사건 범행'이라 한다)[갑 제2, 4, 5, 7, 9,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2 내지 7호증].

. 원고는 2017. 4. 19.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 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2017. 5. 22.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제1호증).

(- 생략)

.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피고에게 심사 청구를 하였으나, 2017. 10. 12. 기각 결정을 받았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 청구를 하였으나, 2018. 4. 5. 기각 재결을 받았다(갑 제3호증, 을 제10호증).

. 가해자는 2017. 11. 9. 서울▲▲지방법원에서 이 사건 범행을 범죄사실로 하여 현존자동차방화치사죄로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20**고합***)(갑 제10호증). 가해자는 이에 불복하여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하였으나, 2018. 2. 1. 항소기각되었다(20******). 가해자는 이에 불복하여 대법원에 상고하였으나, 2018. 4. 10. 상고기각되었다(20******).

[인정근거] 갑 제1 내지 5, 7, 9, 10호증, 을 제1 내지 7, 10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 원고의 주장

다음과 같은 이유로 망인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1) 이 사건 범행은 업무 자체에 내재되어 있거나 통상 수반하는 위험이 현실화되어 발생한 것이다.

2) 망인은 보행자·동료 운전자의 피해를 막기 위하여 차고지 안으로 버스틀 몰았다. 이는 사업장 내에 발생한 돌발적인 화재에 따른 긴급피난으로 평가할 수 있는바, 망인의 사망은 위 긴급피난에 기인한 것이다.

3) 사업주가 망인에게 제공한 버스에는 운전석에 탈출구를 마련하지 아니한 결함, 운전석에 승객과 사이의 보호격벽을 완전하게 마련하지 아니한 결함이 있었다. 망인은 위와 같은 버스의 결함 또는 관리소홀로 인하여 사망하였다.

. 관계 법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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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 법리 및 판단

1)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는 업무상의 재해란 업무상의 사유에 따른 근로자의 부상·질병·장해 또는 사망을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자가 타인의 폭력에 의하여 재해를 입은 경우라도, 가해자의 폭력행위가 피해자와의 사적인 관계에서 기인하였다거나 피해자가 직무의 한도를 넘어 상대방을 자극하거나 도발함으로써 발생한 경우에는 업무기인성을 인정할 수 없어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 그러나 그것이 직장 안의 인간관계 또는 직무에 내재하거나 통상 수반하는 위험이 현실화되어 발생한 것으로서 업무와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으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여야 한다(대법원 1995. 1. 24. 선고 948587 판결, 대법원 2017. 4. 27. 선고 201655919 판결 등 참조).

2) 판단

) 가해자는 망인이 자신과 헤어진 뒤 대화에 응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망인을 살해하기 위하여 계획적으로 이 사건 범행을 준비한 후 실행하였다. 망인은 가해자의 개인적인 원한에 기한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하여 사망에 이른 것인바, 망인이 노선에 따라 버스를 운전하였고, 가해자의 버스탑승을 거부할 수 없었으며, 버스운행업무 중 승객에 의한 폭행 사건이 드물지 않게 발생한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범행이 직무에 내재하거나 통상 수반되는 위험이 현실화되어 발생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망인의 사망은 망인과 가해자 사이의 사적인 관계에 기인한 것이므로, 업무기인성이 인정되지 아니하는바, 이 사건 범행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 원고는, 망인이 돌발적인 화재에 따른 보행자 등의 피해를 막기 위하여 일부러 차고지 안으로 버스를 운행하는 긴급피난을 하였고, 망인은 긴급피난으로 인하여 사망에 이르렀기 때문에 망인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주장하나, 망인은 가해자가 한 방화로 인하여 화상을 입어 사망에 이른 것이지 긴급피난으로 인하여 사망에 이른 것이 아니다.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 원고는, 사업주가 망인에게 제공한 버스의 운전석에 탈출구를 마련하지 아니한 결함, 승객과 사이의 격벽을 완전하게 마련하지 아니한 결함이 있었고, 망인의 사망은 위와 같은 시설물의 결함 또는 관리소홀에 기인하였다고 주장한다.

먼저 탈출구 관련 주장에 관하여 보건대, 가해자에 대한 형사사건 판결문 (갑 제10호증)에 따르면, 가해자는 망인이 운전하는 버스의 오른쪽 뒤편에 앉아 있다가 기습적으로 망인에게 다가가 운전석 앞부분과 망인에게 휘발유를 뿌려 불을 붙였는바, 운전석에 탈출구가 별도로 마련되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가해자의 방화행위로 인한 망인의 사망을 막을 수는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버스운전사와 승객을 완전히 격리하는 방식의 격벽시설이 설치되어 있었다면 망인이 사망에 이르지는 아니하였을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이 사건 범행은 가해자가 망인에게 원한을 품고 미리 준비해 간 휘발유를 이용하여 저지른 방화범행이다. 일반적인 버스운행업무에 내재하거나 통상 수반하는 위험은 이 사건 범행의 수위에까지 이르지는 아니할 것으로 보이는바, 사업주에게 이 사건 범행을 예견하여 운전자를 보호할 수 있을 정도의 시설을 갖출 것을 요구하기는 어렵고, 일반적인 수준의 위험을 대처함에 있어 이 사건 범행 당시 버스에 설치되어 있던 격벽시설의 수준만으로 부족함이 있었으리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나아가 이 사건 범행 당시 버스가 관련 법령에서 정한 보호봉, 격벽시설 요구 기준에 미달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다. 결국, 이 사건 범행 당시 사업주에게 버스 운전사와 승객을 안전히 격리하는 방식의 격벽시설을 갖추어야 할 의무가 있었다고 보이지는 아니하는바, 원고가 주장하는 내용대로의 시설물 결함이나 관리소홀은 인정할 수 없다.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 이와 결론을 같이하는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고, 원고의 나머지 주장은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낙원(재판장), 박중휘, 박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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