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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회생제도 정착단계 돌입

2년간 8만여명 신청, 올 2만8,353명 개시결정… 84% 인가받아

일정한 소득이 있는 채무자들이 법원의 채무액 조정을 받아 빚을 갚아나가는 개인회생 신청자가 8만명을 넘어섰다. 개인회생제도가 시행된지 2년만이다.

하지만 회생 인가가 난 이후 다시 연체자가 돼 인가결정이 폐지(취소)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회생절차가 취소되면 개인파산외에는 다른 구제수단이 없는 실정이어서 제도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개인회생은 현재의 수입과 재산으로 빚을 한꺼번에 갚기 어려운 사람이 일정기간의 가용소득 범위에서 빚을 갚아 나가면 나머지 채무를 법원이 탕감해 주는 제도다.

법원에 따르면 2004년 9월부터 올 7월까지 8만5,245명이 개인회생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4,174명, 3월 4,954명이 개인회생을 신청한 이후 4월 4741명, 5월 4690명으로 감소세에 들어갔다가 6월 4894명이 신청해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시행초기에는 개인파산 대신 개인회생을 이용하는 사람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2005년 4만8,541명, 올 7월까지 3만2,647명이 신청하는 등 급격한 증가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2만5,459명이 개인회생을 신청했다.

반면 개인파산신청은 급격히 늘어 올7월까지 6만840명이 개인파산을 신청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만6,978명의 4배 가까운 숫자다.

이처럼 파산보다 회생을 이용하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적은 데는 면책결정으로 한번에 채무부담에서 벗어나는 개인파산과 달리 5년가량을 빚에 시달려야 한다는 부담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개인파산보다 복잡한 절차도 회생이용을 꺼리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개인회생을 신청하려면 소득확인서, 회생진술서, 수입지출내역서 등 제출해야할 서류만도 수십종에 달해 전문가의 도움 없이는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인가결정이 난 이후 다시 연체자가 돼 개인회생절차가 취소되는 경우도 인가를 받은 사람의 5%가량이다.

회생절차가 취소되는 경우는 대부분 실직으로 수입이 없어진 사람들로 고용이 불안한 비정규직이나 일용직 종사자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현상은 제도 도입 당시 개인회생 신청자격을 직장을 가진 월급생활자이거나 자영업자 등으로 한정했다가 지속적인 수입이 있다고 인정되는 아르바이트 또는 파트타임, 비정규직, 일용직 등에게까지 확대하면서 비롯됐다.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의 한 판사는 "일도양단식의 개인파산보다 개인회생이 본인과 채권자 모두에게 좋지만 매월 꾸준히 갚아나가는 것 역시 채무자에겐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파산부의 또 다른 판사는 "주로 음식점 종업원 등 고용이 불안정한 사람들이 직장을 잃고 연체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며 "직업이 불안하다 보니 결국 개인파산으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관련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제도가 시행된지 얼마 안돼 회생 인가 취소자가 많지는 않지만 앞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법원이 채무액을 조정할때 채무 탕감 비율을 높여주면 생활부담이 적어져 채무자들의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