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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전문 부산지방법원 2018나40461

청구이의

판결

부산지방법원 제4민사부 판결

 

사건201840461 청구이의

원고, 피항소인AA, 부산 ○○○○**(○○*)

피고, 항소인BB, 부산 ○○○○**, *(○○, ○○○ 빌딩), 송달장소 부산 ○○○○*, *(○○)

1심판결부산지방법원 2017. 12. 21. 선고 2017가단27101 판결

변론종결2018. 7. 11.

판결선고2018. 8. 22.

 

주문

1. 1심 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3. 이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부산지방법원 200639618 대여금 사건의 집행력 있는 지급명령 정본에 기초한 강제집행을 정지한다.

4. 소송총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5. 3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의 원고에 대한 부산지방법원 200639618 대여금 사건의 2006. 12. 28.자 지급명령에 기초한 강제집행을 불허한다.

2.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기초사실

이 부분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제1심 판결의 이유 중 해당 부분을 인용한다.

 

2. 당사자의 주장

. 원고의 주장

1) 피고는 원고와 연대보증인인 서CC에게 채권액인 43,203,600원을 반분하여 각 21,601,800원씩 청구하여야 함에도 서CC에 대한 채권이 따로 존재한다는 허위의 주장으로 법원을 기망하여 이 사건 지급명령과 서CC에 대한 지급명령을 따로 받음으로써 합계 86,407,200원의 채무명의를 작출하였으므로, 이 사건 지급명령은 무효이다.

2) 피고는 이 사건 지급명령이 확정된 때로부터 10년의 소멸시효 기간이 경과한 후 이 사건 압류집행을 신청하였으므로, 이 사건 지급명령에 따른 원고의 채무는 시효로 소멸하였다.

. 피고의 주장

1) 이 사건 지급명령이 확정된 이후 10년의 소멸시효 기간이 경과하기 전 피고가 이 사건 재산명시신청을 함으로써 소멸시효가 중단되었다.

2) 가사 달리 보더라도, 피고는 이 사건 압류집행을 통하여 2017. 9. 28. 채권 금액 일부를 변제받았으므로, 이때로부터 소멸시효가 10년 연장되었다.

 

3. 판단

. 이 사건 지급명령의 효력

주채무자와 보증인은 공동하여 채권자에게 채무 전액을 변제할 의무가 있으므로, 피고가 원고와 서CC에 대하여 채권액을 반분하지 않고 각기 채권액 전부에 관한 지급명령 신청을 하여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지급명령과 서CC에 대한 지급명령을 별도로 받았다고 하더라도, 이를 두고 피고가 법원을 기망하여 채무명의를 편취하였다거나 위법하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 재산명시신청과 소멸시효 중단의 효력

1) 재산명시결정과 소멸시효 중단에 관한 대법원 판결 요지

대법원 2001. 5. 29. 선고 200032161 판결은, “재산관계명시결정에 민법 제168조 제2호 소정의 소멸시효 중단사유인 압류 또는 가압류, 가처분에 준하는 효력까지 인정될 수는 없고, 재산관계명시결정으로부터 6월 내에 다시 소를 제기하거나 압류 또는 가압류, 가처분을 하는 등 민법 제174조에 규정된 절차를 속행하지 아니하는 한 상실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옳다.”고 판시하였는데, 이는 채권자의 채무자에 대한 재산명시신청에 관하여 민법 제174최고로서의 효력만 인정한 것으로 재산명시절차가 강제집행의 보조절차 내지 부수절차 또는 강제집행의 준비행위와 강제집행 사이의 중간적 단계의 절차임에 불과하다는 이유에서이다. 그러나 재산명시절차를 단순히 강제집행의 부수절차로 규정하여 잠정적인 시효중단사유로서 최고의 효력만 갖는다고 보는 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타당하지 않다.

2) 검토

소멸시효 제도는 권리자가 그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기간 동안 그 권리를 행사하지 않는 상태, 즉 권리불행사의 상태가 계속된 경우에, 법적 안정성을 위하여 그 자의 권리를 소멸시켜 버리는 제도로서, 오랜 기간 동안 자기의 권리를 주장하지 아니한 자는 이른바 권리 위에 잠자는 자로서 법률의 보호를 받을 만한 가치가 없으며 시효제도로 인한 희생도 감수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만, 반대로 장기간에 걸쳐 권리행사를 받지 아니한 채무자의 신뢰는 보호할 필요가 있다는 데서 그 주된 존재이유가 있다.1)

 

[각주1] 헌법재판소 2009. 10. 29. 선고 2008헌바45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이를 반대로 해석하면, 위 제도는 시효기간 내에 채권자가 소 제기, 채권의 만족을 위한 보전절차 내지는 강제집행절차에 착수하는 등의 방법으로 권리를 실행하는 경우 또는 그와 같은 권리실행행위를 할 수 없거나 그 행위를 하는 것이 대단히 곤란한 상황인 경우에는 채권자를 보호함으로써 채권자와 채무자의 이익을 상호 조정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현행 민법은 제168조에서 소멸시효의 중단사유로서 청구(1), 압류 또는 가압류, 가처분(2), 승인(3) 세 가지를 규정하며, 174조에서 최고는 6개월 내에 재판상의 청구, 파산절차참가, 화해를 위한 소환 또는 임의출석, 압류 또는 가압류, 가처분을 하지 아니하면 시효중단의 효력이 없다고 하면서 최고를 잠정적인 시효중단사유로 보고 있다. 민법 제168조 제2호가 소멸시효 중단사유를 한정적으로 열거하고 있으므로 이를 해석론에 의하여 확장하는 것은 무리라는 견해2)가 있으나, 대법원 2009. 3. 26. 선고 200889880 판결 등에서 보는 것처럼 채권자의 배당요구나 채권신고 등을 압류에 준하는 독자적인 소멸시효 중단사유로 해석하고 있으므로, 결국 재산명시신청을 압류에 준하는 소멸시효 중단사유로 볼 것인지는 해석의 문제이지 입법론의 문제는 아니라고 할 것이다.

 

[각주2] 이재목, 재산명시신청과 소멸시효 중단효, Jurist 409(2006), 537면 참조.

 

재산명시절차는 일정한 집행권원에 기한 금전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법원이 그 채무자로 하여금 강제집행의 대상이 되는 재산상태를 명시한 재산목록을 제출하게 하여 재산관계를 공개하고 그 재산목록의 진실함을 선서하게 하는 법적 절차로(민사집행법 제61조 제1), 채권자의 재산명시신청에 대하여 법원이 이를 인용하는 결정인 재산명시명령을 통하여 채권자는 채무자의 책임재산을 탐지할 수 있어 강제집행을 용이하게 하고, 자기재산이 공개되는 것을 꺼리는 채무자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하여 그로 하여금 채무를 자진 이행하도록 유도하여 채무의 간접강제를 그 주된 목적으로 두고 있다.3)

 

[각주3] 진성규, 재산명시절차 및 채무불이행자명부, 사법논집 제21(1990), 354면 이하 참조.

 

재산명시신청을 하기 위하여는 집행력 있는 정본과 집행개시에 필요한 문서가 요구되고 법원은 채무자를 심문할 수 있으며, 재산명시명령을 송달받은 채무자는 1주 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채무자의 이의신청이 없거나 기각된 경우 법원은 재산명시기일을 정하여 출석할 것을 요구하여야 한다. 채무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기일에 불출석하거나 재산목록의 제출이나 선서를 거부하는 경우 20일 이내의 감치에 처하며, 거짓의 재산목록을 낸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러한 점에서 재산명시절차는 다른 강제집행절차에 선행하거나 부수적인 절차가 아니라 그 자체가 독립적인 절차이고4), 엄연히 법원의 재판절차이다.

 

[각주4] 법원행정처, 법원실무제요 민사집행()(2014), 324면 참조.

 

소멸시효 중단사유의 하나로서 민법 제174조가 규정하고 있는 최고는 채무자에 대하여 채무 이행을 구한다는 채권자의 의사통지(준법률행위)로서5), 이에는 특별한 형식이 요구되지 아니할 뿐 아니라, 묵시적인 최고로써도 족하다. 이러한 점에서 집행력 있는 정본과 집행개시요건의 구비를 필요로 하고 법원의 재판에 따라 이루어지는 재산명시절차와는 그 성질이나 요건, 효과 등의 면에서 현격한 차이가 존재하므로, 개인이 아무런 형식 없이 재판 외에서 하는 의사의 통지인 최고를 법원의 정식 재판절차를 통하여 이루어지는 재산명시명령과 동일선상에서 보는 것은 불합리하다.

 

[각주5] 대법원 1992. 2. 11. 선고 9141118 판결 참조.

 

압류는 확정판결 기타의 채무명의에 기하여 행하는 강제집행으로서 특정 목적물에 대한 구체적 집행행위이고 가압류·가처분은 보전처분의 실행을 내용으로 하는 권리의 실행행위로서(대법원 2001. 5. 29. 선고 200032161 판결 참조), 이들은 권리자의 강한 권리실행의사를 외부적으로 표출하는 전형적인 행위이기 때문에 소멸시효 중단사유가 된다. 그러나 채무자가 자진하여 채무를 이행하지 않고 자신의 재산내역과 소재를 채권자에게 알려주지 않거나 집행을 면탈하기 위하여 재산을 은닉한 경우, 채권자는 위와 같은 보전절차에 착수할 수 없게 되거나 소를 제기하여 승소판결을 받아 집행권원을 확보한다 하더라도 이는 무용지물이 된다. 이러한 경우 시효중단을 위해서 채권자는 소를 제기하여야 하지만 채무자의 재산이 있는지조차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단지 시효중단을 위한 소를 제기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채권자에게는 무의미한 절차를 되풀이 하게 할 뿐이어서, 이는 매우 불합리하다 할 것이다. 이와 같이 채권의 만족을 위한 보전절차나 강제집행절차와 같은 권리실행행위를 할 수 없거나 그 행위를 하는 것이 대단히 곤란한 상황인 경우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이 그 요건과 절차에 있어서 압류 등 강제집행과 대등할 정도로 엄격성을 가진 재산명시신청을 압류에 준하여 보아야 할 사정이 존재한다.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하지 않는다는 것이 소멸시효제도의 대전제인바, 재산명시절차를 거친 채권자는 권리 위에 잠자는 자가 아님이 명백하며 이는 법원의 재산명시결정을 신뢰한 채권자의 보호라는 관점에서, 또한 법원 재판의 권위를 확보하는 차원에서도 필요하다.

따라서 재산명시신청은 민법이 시효중단사유로서 규정한 압류에 준하는 것으로 보되, 다만 재산명시신청을 통하여 법원의 재산명시결정이 내려지고 그 결정등본이 채무자에게 송달되면 채권자의 재산명시신청 시에 소급하여 채권의 소멸시효가 중단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살피건대, 이 사건 지급명령에 따른 피고의 원고에 대한 채권은 이 사건 지급명령이 확정된 날인 2007. 1. 20.부터 10년의 소멸시효가 진행하는데, 피고가 2010. 11. 10. 원고를 상대로 부산지방법원 2010카명8245호로 이 사건 재산명시신청을 하여 같은 달 12. 위 법원으로부터 재산명시결정이 내려진 후, 위 결정등본은 같은 달 16. 채무자인 원고에게 도달되었고, 2011. 1. 24. 재산명시기일이 열린 후 이 사건 재산명시절차는 2011. 6. 28. 집행기간도과로 종국 처리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의 이 사건 지급명령에 기한 채권의 소멸시효는 이 사건 재산명시신청일인 2010. 11. 10. 중단되었고, 재산명시절차가 종료된 2011. 6. 28.부터 새로 진행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의 이 사건 지급명령에 기초한 채권은 소멸시효 완성이 되지 않았으므로, 피고의 항변은 이유 있고 이와 반대를 전제로 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6)

 

[각주6] 이 판결은 법원조직법 제53조의2의 규정에 따라 제4민사부 소속 류호정 재판연구원의 조사·연구 등에 힘입어 완성하였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성금석(재판장), 민희진, 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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