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판결전문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고합130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국고등손실)방조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3형사부 판결

 

사건2018고합130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방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국고등손실)방조

피고인SS(**-*), 무직

검사이복현(기소), 이주용, 이원모(공판)

변호인법무법인 이담 담당변호사 이희진, 법무법인(유한) 지평 담당변호사 사봉관, 백종현, 박정수

판결선고2018. 7. 26.

 

주문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각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방조의 점은 무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각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국고등손실)방조의 점은 면소.

 

이유

1.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방조의 점

.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과 관련자들의 지위]

피고인은 2008. 3. 8.부터 2009. 9. 22.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으로. 2009. 9. 23. 부터 2011. 12. 14.까지 대통령실 총무기획관으로 재직한 사람이다.

BB2008. 2. 25. 부터 2013. 2. 24.까지 대한민국 제17대 대통령으로 재직한 사람으로, 대한민국 헌법에 따른 국가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으로서 법령에 따라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이라 한다)을 비롯한 모든 중앙행정기관의 장을 지휘·감독하고, 국가 정보원장(이하 국정원장이라 한다)과 국정원 차장, 기획조정실장(이하 기조실장이라 헌다)을 임면하며, 국정원 현안에 대한 보고를 받고 지시사항을 하달하는 등 국정원의 인사·예산·조직 등 전반에 걸쳐 법률상·사실상 막대한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

CC2008. 3. 26.부터 2009. 2. 11.까지 제29대 국정원장으로, DD2009. 2. 12.부터 2013. 3. 21.까지 제30대 국정원장으로 각 재직하면서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지시와 감독을 반아 국정원의 인사·예산·조직 관리 및 정책 집행, 정보·보안 등 모든 업무를 총괄하였다.

EE2008. 3. 10.부터 2010. 9. 5.까지 국정원 기조실장으로 근무하면서 국정원장의 업무를 보좌하여, 인사·예산·조직 관리 등 위임된 사무를 처리하였고, 특히 국정원 회계사무 중 지출원인행위를 담당하는 재무관으로서 국정원 특수활동비 등에 대한 집행 및 관리 업무를 담당하였다.

[범죄사실]

1) 2008. 4. 내지 5.2억 원 수수

BB 대통령은 2008. 4. 내지 5.경 국정원장 김CC에게 국정원장의 특수공작사업비(이하 특별사업비'라 한다) 2익 원을 피고인에게 교부해 줄 것을 요구하였다.

이에 국정원장 김CC는 청문회가 개최되지 못할 정도의 연이은 의혹 제기에도 불구하고 국정원장 임명을 강행해 준 것에 대한 보답과 향후 국정원장직 유지, 인사·예산 편성 등 국정원장으로서의 직무수행 및 국정원의 현안과 관련하여 이BB 대통령으로부터 각종 편의를 제공받을 것을 기대하면서, 국정원 예산 중 그 사용처를 증빙하지 않아도 되는 연 40억 원 규모의 특별사업비가 국정원장에게 배정되어 있음을 기화로 위 특별사업비 중에서 이BB 대통령이 요구하는 2억 원을 현금으로 마련하여 주기로 마음먹었다.

국정원장 김CC는 그 무렵 서울 서초구 내곡동에 있는 국정원장 사무실에서 국정원 기조실장 김EE에게 청와대에서 도와달라고 하니 특별사업비에서 2억 원을 현금으로 만들어 총무비서관에게 전달하라라고 지시하고. EE은 담당예산관1)에게 특별사업비에서 현금으로 2억 원을 마련하여 피고인에게 전달하라는 취지로 국정원장 김CC의 지시사항을 전달하였으며, 위 예산관은 그 지시에 따라 현금 2억 원을 준비한 뒤 피고인에게 연락하여 약속시간과 장소를 협의하였다.

 

[각주1]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담당예산관은 이GG으로 확인된다.

 

한편 이BB 대통령은 그 무렵 피고인에게 국정원으로부터 돈이 올 테니 받아놓아라는 지시를 하였고, 그 지시를 받은 피고인은 청와대 부근 주차장에서 위 국정원 예산관을 만나 현금 2억 원이 들어 있는 여행용 캐리어를 건네받았다.

걸국, BB 대통령은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하여 국정원장 김CC로부터 2억 원의 뇌물을 수수하였으며, 피고인은 이BB 대통령이 이와 같이 뇌물을 수수함에 있이 이를 돕기 위하여 위 국정원 예산관으로부터 현금 2억 원이 들어 있는 여행용 캐리어를 건네받아 오는 방법으로 범행을 용이하게 하여 이를 방조하였다.

2) 2010. 7. 내지 8.2억 원 수수

BB 대통령은 2010. 7. 내지 8.경 국정원장 원DD에게 국정원장의 특별사업비 중 2억 원을 피고인에게 교부해 줄 것을 요구하였다.

이에 국정원장 원DD은 국정원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로 인한 문책론에도 불구하고 국정원장직을 유지할 수 있게 해 준 것에 대한 보답과 향후 국정원장직 유지, 인사·예산편성 등 국정원장으로서의 직무수행 및 국정원의 현안과 관련하여 이BB 대통령으로부터 각종 편의를 제공받을 것을 기대하면서, 국정원 예산 중 그 사용처를 증빙하지 않아도 되는 연 40억 원 규모의 특별사업비가 국정원장에게 배정되어 있음을 기화로 위 특별사업비 중에서 이BB 대통령이 요구하는 2익 원을 현금으로 마련하여 주기로 마음먹었다.

국정원장 원DD은 그 무렵 서울 서초구 내곡동에 있는 국정원장 사무실에서 담당예산관2)에게 피고인에게 2억 원을 갖다 쥐라라고 지시하고, 위 예산관은 그 지시에 따라 현금 2억 원3)을 준비한 뒤 피고인에게 연락하여 약속시간과 장소를 협의하였다.

 

[각주2] 이 사긴 기록에 의하면 담당예산관은 최II으로 확인된다.

[각주3] 이하에서는 1), 2)항 기재 각 특별사업비 2억 원을 각각 또는 통틀어 지칭하는 경우 이 사건 특별사업비라 한다.

 

이후 피고인은 총무기획관실 경리팀장4)으로 하여금 청와대 부근으로 온 위 예산관을 만나 현금 1억 원씩이 든 쇼핑백 2개를 받아 오게 하였다.

 

[각주4]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경리팀장(재무관리팀장)은 주HH로 확인된다.

 

결국, BB 대통령은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하여 국정원장 원DD으로부터 2억 원의 뇌물을 수수하였으며, 피고인은 이BB 대통령이 이와 같이 뇌물을 수수함에 있어 이를 돕기 위하여 경리팀장을 통해 위 국정원 예산관으로부터 현금 1억 원씩이 든 쇼핑백 2개를 건네받아 오는 방법으로 범행을 용이하게

. 피고인(변호인) 주장의 요지

1) 국정원장들이 청와대 측에 전달한 이 사건 특별사업비는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되거나 대가성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뇌물이 아니다.5)

 

[각주5] 피고인의 변호인은 2018. 7. 5.자 변론요지서에서 이 부분 주장을 추가하였다.

 

2) 국정원장들이 국정원 특별사업비 예산을 집행하여 피고인 등에게 전달한 행위는 횡령 범행 공범들 사이의 횡령금 분배 행위에 불과하므로 피고인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국고등손실)방조죄와 별도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방조죄가 성립할 수 없다.

3) 대통령과 국정원장들 사이에 국정원 예산을 청와대 자금으로 사용한다는 용도에 관한 합의가 있는 상태에서 이 사건 특별사업비가 수수되었고. 대통령이 그 금원을 스스로 보유하거나 이익을 향유할 의사가 없었으므로 정범인 대통령에게 영득의 의사가 없었다.

4) 이 사건 특별사업비는 청와대 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피고인에게 전달되었는데, 대통령과 피고인 또는 대통령과 청와대 사이에 경제적 동일성이 없으므로 대통령에게 수뢰죄가 성립할 수 없고, 부정한 청탁도 없었으므로 제3자뇌물공여죄도 성립할 여지가 없다.6)따라서 정범인 대통령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죄가 성립하지 않아 피고인의 행위도 그 방조죄를 구성하지 않는다.

 

[각주6] 3자뇌물공여죄 성립에 관한 주장은 대통령과 피고인 등 사이에 경제적 동일성이 없어 수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는 경우에 관한 가정적 주장이다.

 

. 판단

1) 직무관련성 및 대가성에 관한 판단 필요성

뇌물수수죄는 공무원이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수수한 때 성립하는 범죄로서 뇌물의 개념상 수수한 금품이나 이익이 수수자의 직무와 관련이 있고 대가관계가 있어야 하는 바, 국정원장들이 피고인 등 청와대 측에 전달한 이 사건 특별사업비에 직무관련성 및 대가성이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먼저 본다.

2) 판련 법리

) 뇌물죄는 공무원의 직무집행의 공정과 이에 대한 사회의 신뢰 및 직무행위의 불가매수성을 그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고 직무에 관한 청탁이나 부정한 행위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수수된 금품의 뇌물성을 인정하는 데 특별한 청탁이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며, 또한 금품이 직무에 관하여 수수된 것으로 족하고 개개의 직무 행위와 대가적 관계가 있을 필요는 없다(대법원 2001. 10. 12. 선고 20013579 판결 등 참조).

) 공무원이 얻는 어떤 이익이 직무와 대가관계가 있는 부당한 이익으로서 뇌물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당해 공무원의 직무내용, 직무와 이익제공자의 관계, 쌍방 간에 특수한 사석인 친분관계가 존재하는지 여부, 이익의 다과, 이익을 수수한 경위와 시기 등 의 제반사정을 참작하여 결정하여야 하고, 뇌물죄가 직무집행의 공정과 이에 대한 사회의 신뢰 및 직무행위의 불가매수성을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공무원이 이익을 수수하는 것으로 인하여 사회일반으로부터 직무집행의 공정성을 의심받게 되는지 여부도 뇌물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할 때에 기준이 된다(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17797 판결 등 참조).

) 공무원이 장래에 담당할 직무에 대한 대가로 이익을 수수한 경우에도 뇌물수수죄가 성립할 수 있지만, 그 이익을 수수할 당시 장래에 담당할 직무에 속하는 사항이 그 수수한 이익과 관련된 것임을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막연하고 추상적이거나, 장차 그 수수한 이익과 관련지을 만한 직무권한을 행사할지 자체를 알 수 없다면, 그 이익이 장래에 담당할 직무에 관하여 수수되었다거나 그 대가로 수수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712346 판결 등 참조).

3) 구체적 판단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대통령이 국정원장들로부터 이 사건 특별사업비를 받은 것이 대통령의 직무와 관련이 있다거나 대가관계에 있는 금원을 교부받은 것이라 보기 어렵다.

) 대통령의 직무 및 권한

대통령은 정부의 수반으로서 국가의 행정권을 가지고(헌법 제66조 제4),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공무원을 임면하며(헌법 제78), 법령에 따라 모든 중앙행정기관의 장을 지휘·감독할 권한이 있다(정부조직법 제11). 대통령은 헌법 및 법률로써 주어진 이러한 권한으로 행정부 전체를 통할한다.

) 대통령과 국정원장의 관계

정부조직법은 국가안전보장에 관련되는 정보 보안 및 범죄수사에 관한 사무를 담당하기 위하여 대통령 소속으로 국정원을 두고(17). 행정각부와는 별도로 대통령 비서실,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와 함께 국정원을 대통령 소속의 기관으로 규정하고 있으며(2). 국가정보원법은 국정원을 대통령 소속으로 두고 대통령의 지시와 감독을 받도록 하고(2), 국정원 조직은 국정원장이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정하며(4), 직원의 정원은 예산의 범위에서 대통령 승인을 받아 국정원장이 정하고(5), 국정원장은 국회의 인사청문을 거쳐 대통령이, 차장 및 기획조정실장은 국정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규정(7)하고 있다.

헌법상 행정수반으로서의 대통령의 지위 및 국정원에 관한 위와 같은 법률 규정에 의하여, 대통령은 국정원장을 비롯해 국정원 정무직 직원들에 대한 인사권, 조직 구성 등에 관한 최종적인 승인권을 가지고, 국정원의 업무에 관하여 지시하고 보고를 받는 지휘·감독 관계에 있으며, 대통령의 지휘를 받는 기획재정부를 통하여 국정원 예산 편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등 국정원에 대한 법률상·사실상 큰 권한과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으므로 대통령과 국정원장이 업무적으로 밀접한 관계에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이와 같은 업무적 관련성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행정부 전체를 통할하는 대통령의 직무 특성에 따른 것이고, 특히 상급기관으로 여겨지는 청와대가 행정기관에 대한 지시나 요구를 하는 경우 행정기관이 그러한 지시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운 관계임을 고려할 때, 청와대의 지시 또는 요구에 의하여 행정기관이 그 예산으로 금품을 교부한 경우 위와 같은 추상적이고 객관적인 업무적 관련성만으로 그 금품의 뇌물성을 인정함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검사는 대법원 1997. 4. 17. 선고 963377 전원합의체 판결을 들어 대통령이 자신의 직무와 관계가 있는 국정원장으로부터 받은 금품은 그 자체로 뇌물성이 인정되는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 판결은 금품 공여자가 기업체를 운영하는 사인으로서 대통령의 지휘·감독을 받는 관계에 있지 않았던 점, 이 사건은 금원의 출처가 국정원 예산으로 예산 전용의 문제가 수반된 점, 금원의 교부가 상급기관의 지위가 있는 사람으로부터의 요청 내지 지시로부터 비롯된 점 등에서 구체적 사안을 달리하고 있으므로 그대로 원용하기 어렵다.

결국 이 사건 특별사업비가 뇌물로 평가되는지 여부는 뇌물성 평가에 관한 일반론으로 돌아가 이 사건 특별사업비가 수수된 경위, 이 사건 특별사업비 수수자들 사이의 인식과 의사, 이 사건 특별사업비의 출처, 이 사건 특별사업비를 교부함으로써 교부자가 얻는 이익, 이 사건 특별사업비의 수수로 인하여 사회일반으로부터 직무집행의 공정성을 의심받게 되는지 여부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 이 사건 특별사업비의 전달 경위

(1) 2008. 4. 내지 5.경 특별사업비 전달 경위에 관한 진술(당시 국정원장 김CC)

피고인은 BB 대통령의 집권 초기 대변인실, 정무수석실을 비롯한 여러 수석실에서 대외활동을 많이 했는데, 특수활동비가 부족하여 총무비서관실에 지원해 달라는 요청이 많았다. 이러한 사정을 자신과 정무수석비서관 박FF이 이BB 대통령과 논의하였고 그 자리에서 국정원에 지원을 요청하기로 했다. 얼마 뒤 김CC 국정원장이 자신에게 전화하여 요청한 돈을 보내주겠다고 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5566, 5567, 5721, 5722, 5726, 5969, 5970). FF자신이 이BB 대통령에게 총선 관련 여론조사 비용이 부족하다고 보고했고, BB 대통령이 그 자리에서 국정원에 지원 요청하기로 결정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5937, 5938, 5971).

EECC가 국정원장 취임 직후 청와대에서 대금지불을 할 게 있는데 도와달라고 한다고 하여, 자신이 기조실 산하 기획예산관 이GG을 불러 예산처리가 실무적으로 가능하냐고 물었고, GG이 대책비7)항목으로 예산처리가 될 수 있다고 답변했다. 이에 이GG에게 피고인을 통해 청와대에 자금을 지원해 주라고 했다. 이후 이GG으로부터 자금을 피고인에게 전달했다는 보고를 받고 그와 같은 사실을 김CC에게 보고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증거기록 3563 내지 3566, 3586 내지 3591), GG도 이와 같은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3444 내지 3455, 4592, 5526 내지 5534).

 

[각주7] 국정원장이 사용하는 특별사업비를 의미한다.

 

(2) 2010. 7. 내지 8.경 특별사업비 전달 경위에 관한 진술(당시 국정원장 원DD)

피고인은 대통령실 특수활동비 예산에서 매년 보훈단체에 격려금 약 2억 원을 집행해 왔는데, 2009. 12.경 청와대의 2010년도 특수활동비 집행계획을 작성하면서 경리팀장(재무관리팀장) HH가 대통령실 특수활동비로 보훈단체를 지원하는 것에 대한 부적절함을 지적하면서 소관 부처 예산으로 지급하자는 건의를 했다. 이에 이BB 대통령에게 소관 부처 예산에서 보훈단체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대통령실 특수활동비에서 보훈단체 격려금을 제외하겠다고 보고하여 승낙 받았는데, 이후 소관 부처에서도 예산이 부족하여 보훈단체에 격려금을 지급해 주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보훈 단체로부터 항의를 받았고, BB 대통령이 어떻게 하는 게 좋겠느냐고 물어 자신이 지난번과 같이 국정원에 요청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건의했다. 그 후 자신이 원DD으로부터 자금을 지원해 주겠다는 전화를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5571, 5572, 5728, 5729).

HH오래전부터 대통령실 특수활동비 예산에서 보훈단체에 격려금을 지원해 왔는데, 2010년경 대통령실 특수활동비 예산에 보훈단체 격려금이 반영되지 않아 부득이하게 국정원 자금을 지원받아 보훈단체에 지급한 것으로 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5509, 5701, 6303).

DD청와대에서 청와대 시계를 만드는 데 필요하다면서 자금 지원 요청을 한다는 보고를 받고 그렇게 해주라고 했던 기억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법정진술, 증거기록 4480, 6199).8)

 

[각주8] 피고인, HH 등의 진술대로 피고인은 주HH도 하여금 국정원 특별사업비 2억 원을 전달받아 보훈단체 격려금 및 대통령실 특수할동비로 사용하게 하였는데, DD을 비롯한 국정원 직원들은 위 특별사업비를 청와대 기념품 제작비용에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지원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바, 이처럼 청와대 측과 국정원측이 국정원이 지원한 특별사업비의 용도를 다르게 인식한 경위에 대하여는 이 사건 기록상 명확히 나타나지 않는다.

 

당시 국정원 기획예산관 최JJDD 원장이 자신을 불러 피고인의 휴대전화번호가 적힌 메모지를 주며 청와대에서 기념품을 살 돈이 없는 모양이니 피고인에게 연락하여 2억 원을 전달하라고 지시하였고, 이에 자신이 피고인에게 전화한 후 청와대 직원9)을 만나 2억 원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36, 37, 3621 내지 3639, 4601, 4602, 6203).

 

[각주9] 앞서 공소사실의 요지 부분에서 본 바와 같이 청와대 총무기획관실 재무관리팀장 주HH를 지칭한다.

 

(3) 통상적인 뇌물 수수 행위와의 구별

위와 같은 이 사건 특별사업비의 전달 경위에다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은 사정을 더하여 보면, 국정원장들은 대통령의 자금 요청을 상급기관인 청와대의 자금 지원 요청으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큰바, 이는 상급기관의 자금 지원 요구에 하급기관이 응한 경우로서 통상적인 상·하급 공무원 개인 사이의 뇌물 수수 사례와는 그 동기 및 경위에 있어 구별되는 면이 있다.

(4) 횡령금으로서의 성질과의 관계

한편, 대통령과 국장원장들이 공모하여 이 사건 특별사업비를 국정원 특수활동비 예산에서 불출되게 한 것에 대하여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국고등손실)의 죄책을 지게 된다고 볼 경우, 이 사건 특별사업비는 횡령금에 해당하는바, 피고인 등이 이 사건 특별사업비를 전달받은 것은 당초 횡령 범행 공범들 사이에 목적한 대로 횡령금을 귀속시킨 것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여지도 있다.

) 국정원장들이 인식한 이 사건 특별사업비의 전달 상대방

(1) 관련자들의 진술

CC가 국정원장으로 재직할 당시 국정원장 비서실장으로 재직한 민KK청와대 요청에 대해서 국정원에서 응하지 않는 것이 어렵다. 국정원에서는 청와대에서 요구하는 내용들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응하려고 노력하는 습성이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6943).

GGEE2008. 4.경 자신에게, ‘청와대에서 도와달라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되느냐라고 물어 청와대를 지원한다면 대책비 예산 항목이 있어 지원이 가능할 것 같다고 답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3444, 3445, 4592. 5526).

DD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청와대 시계 제작비용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자금 지원 지시를 한 사실이 있었다고 진술하였는데, 그 이유에 대하여 상부기관에서 돈이 없다고 하면서 부탁하여 도와주려 했다”, “청와대에서 기념품을 만든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특별사업비를 공적 목적으로 사용한다고 생각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법정진술, 증거기록 4481, 4486).

피고인은 “(이 사건 특별사업비를 전달받기 전) DD으로부터 전화가 와 대통령으로부터 이야기를 들었는데 지원해 드리겠습니다라고 하면서 국정원 직원의 휴대전화빈호를 알려주었고, 메모지에 휴대전화번호를 기재한 뒤 원DD에게 잘 쓰겠다고 대답했다라고 말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5572).

(2) 국정원에서 특별사업비를 청와대에 지원한 사례 및 그에 관한 진술

EE국정원 기획조정실장으로 임명된 후 이GG으로부터 피고인이 도와달라는 취지로 이야기를 한다'는 보고를 받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이BB 대통령을 독대한 적이 있었는데, BB 대통령이 예전에 국정원에서 그런 관례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3238, 3239, 3563 내지 3567, 3589).

2011. 4.경 국정원 특별사업비 5,000만 원이 청와대 대통령실 민정수석 산하 민정2비서관 김MM에게 전달된 사실이 있었는데, 이에 대하여 국정원 2차장 민LLMM 개인의 요청이 아니라 청와대 측의 요청으로 생각하였기 때문에, 요청받은 내용 그대로 원DD에게 보고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증거기록 6111), DD당시만 하여도 국정원의 특수활동비는 국가안보 등을 위하여 폭넓고 융통성 있게 사용할 수 있는 돈이라고 인식되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이런 청와대의 요청이 있었다고 하여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자금을 지원하였을 것이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6118, 6119).

또한 민LL국정원 1차장 김으로부터 이BB 대통령 시기에 원DD이 비정기적으로 청와대에 국정원 특수활동비10)를 상납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DD 전임인 김CC 원장 시기에는 약 11개월 정도 정기적으로 상납했다고 들었다는 취지로도 진술하였다(증거기록 3222).

 

[각주10] 이 사건 특별사업비와 간이 국정원 특수활동비 중 국정원장이 사용하는 특수사업비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2010년경에도 청와대 제1부속실장 김NN에게 대통령 해외순방 지원 명목으로 국정원 특별사업비 미화 10만 달러가 지원된 사실이 있었는데, 이에 대하여 원DD대통령 해외순방과 같은 업무는 청와대 부속실에서 챙기기 때문에 부속실장인 김NN이 국정원의 자금을 전달받을 지위에 있다는 생각을 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증거기록 6228).

2010. 12.경부터 2017. 6.경까지 국정원 기획조정실 예산처장 및 기획예산관으로 재직하였던 권TT은 이BB 대통령 후임인 박UU 대통령 재직 당시인 2016. 8.경 청와대 정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 이VV에게 국정원 특수활동비 예산 5억 원을 전달한 경위를 설명하면서 당시 국정원 기획조정실장 이WW가 청와대에서 사업비가 계속 부족하다고 하니 전해달라는 지시를 받고 전달했으며, 오래전부터 국정원이 청와대에 통치자금을 주는 관행이 있다는 이야기를 몇 번 들었기 때문에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향후 크게 문제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336 내지 339).

(3) 국정원 특수활동비의 특수성

이와 같은 사정에다가 국정원 예산이 대외적으로 특수활동비한 비목으로 구성되어 있어 사용처가 잘 드러나지 않고, 특히 국정원장이 사용하는 특별사업비의 경우 국정원 내부적으로도 구체적 사용목적·사용처에 대한 별도의 증빙자료를 남기지 않았던 점, 이 사건 특별사업비가 청와대 측의 자금 지원 요청에 대하여 별다른 논의 없이 국정원장의 지시 아래 기조실장 및 기획예산관을 거쳐 통상적인 예산 집행 절차에 따라 신속하게 자금 지원이 이루어진 점에 비추어 보면, 국정원장들은 이 사건 특별사업비를 피고인 등에게 전달한 것에 대하여 청와대에 대한 자금 지원, 즉 하급기관의 상급기관에 대한 관행적인 예산 지원으로 여겼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 이 사건 특별사업비를 청와대 측에 전달함으로써 국정원장들이 얻을 이익이 있었는지 여부

(1) CC 국정원장의 경우

2008. 2. 28. 청와대의 김CC에 대한 국정원장 내정발표가 있자 정치권 및 언론에서 김CC의 재산증식 과정, 자녀들에 대한 편법증여, 차남의 병역면제, 기업으로부터의 금품 수수 등 각종 비위 및 불법행위에 관한 여러 의혹을 제기하였고, 인사청문회가 무산된 끝에 이BB 대통령은 2008. 3. 26. CC에 대한 국정원장 임명을 강행하였다. 그러나 이BB 대통령이 국정원 예산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아래 김CC를 국정원장으로 임명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없는 점,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대통령에게 임명에 대한 보답의 의미로 기관 예산을 지급한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점, 이 사건 특별사업비가 지원된 시기는 김CC가 국정원장으로 취임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인 점, 앞서 본 바와 같이 통상적인 국정원 예산 집행 절차에 따라 이 사건 특별사업비가 불출되었고, 국정원 직원을 통하여 청와대 측에 전담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CC가 대통령이 국정원장 임명을 강행해 준 것에 대한 개인적 보답 차원에서 이 사건 특별사업비를 지급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BB 대통령의 김CC에 대한 국정원장 임명 강행 후에도 정치권 및 언론의 비판이 지속되었고 심지어 경질론까지 제기되었다 하더라도 이 사건 특별사업비가 피고인에게 전달된 시점은 김CC가 국정원장으로 취임한지 불과 1~2개월이 지나지 않았는바, 이러한 시점에서 이BB 대통령이 당초 임명을 강행한 국정원장을 경질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였으므로 김CC가 국정원장직 유지를 염려하여 이 사건 특별사업비를 지원한 것이라 보기에도 무리가 있다.11)

 

[각주11] 한편, 검사는 정부의 미국산 소고기 수입 결정으로 촉발된 이른바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집회에 대하여 국정원의 대응 부재로 인한 책임론이 불거졌다는 부분도 지적하고 있으나, 그러한 책임론이 제기된 시점은 2008. 5.말 내지 6.초경 이후로 이 사건 특별사업비가 전달된 이후였을 가능성이 크고, 이러한 비판을 의식하여 김CC가 자신의 거취를 염려하고 이 사건 특별사업비를 전달하였다고 보는 것 역시 추측에 불과하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특별사업비가 피고인에게 전달된 시점이 김CC가 국정원장으로 임명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점, 청와대의 예산 지원 요청으로 인식하고 이 사건 특별사업비가 전달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점, 청와대에서 국정원장의 경질을 논의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찾아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검사의 주장과 같이 국정원장으로서의 직무수행 및 국정원의 현안과 관련하여 대통령으로부터 각종 편의를 제공받을 것을 기대하여 이 사건 특별사업비를 전달하였다고 보는 것은 추상적이고 막연한 추측에 불과하다.

또한 검사는 이BB 대통령에게 김CC에 대한 비판여론이나 국정원장 역할이 미흡하다는 내용의 보고가 있었던 정황을 들어 이 사건 특별사업비의 대가성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고 있으나, 그와 같은 보고는 이 사건 특별사업비가 청와대 측에 전달된 이후로 보이고,12)CC가 이와 같은 사정까지 인식하고 이 사건 특별사업비를 건네주었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

 

[각주12] 빌딩에서 발견된 국정원장 근무자세 관련 비판여론 고조문건 사본(증거목록 순번 171)에 따르면 김CC2008. 7. 26. 내지 30. 대통령 휴가기간 사이에 골프 외유를 한 것에 대한 비판 여론 등을 보고하고 있고, ‘안정적 통치기반 조성 관련 국정원장 역할 검토문건 사본(증거목록 순번 172)에 따르면 국정원과 국정원장이 정국현안에 대하여 소극적으로 임하는 부분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면서 향후 국정원의 역할을 검토하고 있는바, 위 문건들은 이 사건 특별사업비가 피고인에게 전달된 2008. 4. 내지 5.경 이후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데다가 이러한 문건들에서도 국정원장의 경질이나 인사 조치를 거론한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2) DD 국정원장의 경우

이 사건 특별사업비가 전달되기 전인 2010. 6.경 국정원 직원의 리비아 추방 사건이 발생한 사실이 있었으나, 당시 국정원장 경질 문제는 일부 정치권이나 언론에서 제기하는 정도에 불과했던 것으로 보인다.13)이러한 소속 직원의 잘못이 곧바로 기관장에 대한 문책성 인사로 연결된다고 단정할 수 없는데다가 당시 원DD은 국정원장으로 임명된 지 2년이 되지 않았고 전임인 김CC 국정원장이 1년을 채우지 못하고 교체되었던 적도 있었으므로 대통령이 다시 국정원장을 전격적으로, 경질하기 어려웠을 수 있다. 실제로 위 사건은 외교적 노력을 통하여 몇 달 안에 일단락되었다.14)

 

[각주13] 빌딩에서 발견된 2010. 7. 20. 21.자 민정수석실 현안자료 각 사본(증거목록 순번 175)에 따르면 청와대의 개각과 관련하여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중앙부처의 분위기와 여론을 파악하고 있었으나, 국정원상이나 국정원 내부 인사에 관한 언급은 전혀 없으며, 빌딩에서 발견된 2010. 7. 28.자 민정수석실 현안자료 사본(증거목록 순번 176)에 따르면 민정수석실이 국정원 직원의 리비아 추방 사건과 관련한 유언비어 확산을 우려하면서 정부에 대한 불신 여론 차단 대책을 강구하고 있을 뿐 역시 국정원장 등의 문책을 기록한 내용은 없다.

[각주14] 한편. 2010. 11. 23.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 2011. 2. 16. 국정원 직원의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 침입 사건 등이 발생하면서 정치권의 원DD 국정원장에 대한 경질 요구가 있었으나 모두 이 사건 특별사업비의 전달 이후의 일이었고, 청와대 측에 대한 특별사업비 지원은 위와 같은 사건들 전후에 걸쳐 여러 차례 이루어졌기 때문에 이리한 특별사업비 지원이 국정원에 관한 특정 사건들과 관련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II리비아 사태가 언론에 대서특필되었음에도 원DD에 대한 경질론은 두드러지지 않았던 것 같다. 국정원 직원이 외국에서 정보활동을 하다 추방되는 것은 아주 드문 일은 아니었고 그 정도로 국정원장 경질 사유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3680).

당시 청와대에서 위와 같은 사건을 들어 원DD에 대한 여론 동향 및 거취 문제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거나, 국정원장 교체 필요성을 검토하였다는 사정은 찾아보기 어렵다.

LL“(2010. 11. 23.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 이후에도) DD이 대통령 신임에 대한 자신감이 있는 듯 행동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3201).

(3) 소결

이상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검사의 주장과 같이 김CC, DD이 대통령이 국정원장 임명을 강행해 주었다거나 국정원장직을 유지할 수 있게 해 준 것에 대한 보답의 의미 또는 향후 국정원장직 유지, 국정원장으로서의 직무수행 및 국정원의 현안과 관련한 대통령으로부터의 각종 편의 제공을 기대하고 이 사건 특별사업비를 지원하였다고 보는 것은 추상적일 뿐만 아니라 막연한 추측에 불과하여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 이 사건 특별사업비가 전달되는 과정에서의 은밀성

금원을 전달함에 있어 은밀성은 그 금원의 뇌물성을 인정하는 데 있어 큰 표지가 될 수 있는바, 이 사건 특별사업비가 전달되는 과정에 있어 청와대 부근 주차장에서 국정원 직원이 피고인 또는 피고인이 보낸 청와대 직원을 만나 건네준 방법은 이 사건 특별사업비가 전달되는 것을 외부에 노출시키지 않으려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국정원장들을 비롯한 국정원 직원들은 청와대 측의 자금 지원 지시 내지 요구에 따라 청와대 업무에 사용된다고 인식하고 이 사건 특별사업비를 그 집행 절차에 따라 불출하였는바 이러한 불출 과정에서는 은밀성이 있다고 볼 수 없는 점, 국정원장들이 이 사건 특별사업비의 전달 방법이나 장소를 구체적으로 지시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는 점, 이 사건 특별사업비가 은밀한 방법으로 전달된 것은 국정원 예산을 다른 기관이 사용하는 것에 대하여 적절하지 아니하다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와 같은 은밀한 전달 방법만으로 대통령과 국정원장들이 이 사건 특별사업비를 뇌물로 인식하고 수수한 것이라 단정할 수 없다.

) 이 사건 특별사업비의 수수로 대통령의 직무집행의 공정성을 의심받게 되는지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특별사업비는 하급기관인 국정원과 상급기관인 청와대 사이의 자금 지원 성격이 큰 점, 이 사건 특별사업비가 전달된 당시 국정원장들의 거취와 관련된 대통령의 직무가 행사될지 여부가 불분명하였던 점, 이 사건 특별사업비 전달 이전 또는 이후에도 국정원 예산이 청와대에 지원된 사례가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특별사업비를 청와대에 전달한 것에 대하여 국정원 예산을 국정원 업무와 무관한 데 유용하였다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더라도, 이로 인하여 외부의 시각에서 대통령이 국정원장 또는 국정원과의 관계에서 직무를 불공정하게 집행할 염려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정범의 범죄에 대한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15)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의하여 무죄 부분의 판결 요지를 공시하지 아니한다.

 

[각주15] 이 사건 특별사업비에 직무관련성 및 대가성이 없어 뇌물이라 평가할 수 없어 무죄로 판단하는 이상 나아가 피고인(변호인)의 나머지 주장에 대하여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2.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국고등손실)방조의 점

. 공소사실의 요지

1) 2008. 4. 내지 5.2억 원 수수

BB 대통령과 국정원장 김CC는 공모하여 공소사실 제1의 가. 1)항과 같은 방법으로 특별사업비로 편성된 국정원 자금 2억 원을 기밀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사건 수사등과 무관하게 임의로 인출·사용함으로써 국고를 손실하고, 피고인은 이BB 대통령이 이와 같이 국고를 손실함에 있어 이를 돕기 위하여 국정원 예산관으로부터 현금 2억 원이 들어 있는 여행용 캐리어를 건네받아 오는 방법으로 범행을 용이하게 하여 이를 방조하였다.

2) 2010. 7. 내지 8.2억 원 수수

BB 대통령과 국정원장 원DD은 공모하여 공소사실 제1의 가. 2)항과 같은 방법으로 특별사업비로 편성된 국정원 자금 2억 원을 기밀유지가 요구되는 정보 및 사건 수사등과 무관하게 임의로 인출·사용함으로써 국고를 손실하고, 피고인은 이BB 대통령이 이와 같이 국고를 손실함에 있어 이를 돕기 위하여 경리팀장을 통해 국정원 예산관으로부터 현금 1억 원씩이 든 쇼핑백 2개를 건네받아 오는 방법으로 범행을 용이하게 하여 이률 방조하였다.

. 직권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직권으로 살펴본다.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 구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2010. 3. 31. 법률 제1021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5조에 규정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국고등손실)죄는 회계관계직원등의책임에관한법률 제2조 제1, 2, 4(1호 또는 제2호에 규정된 사람의 보조자로서 그 회계사무의 일부를 처리하는 사람만 해당한다)에 규정된 사람’(이하 회계관계직원이라 한다)이 국고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손실을 입힐 것을 알면서 그 직무에 관하여 형법 제355조의 죄를 범한 경우에 가중처벌하는 범죄이고, 형법 제355조 제1항의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사람이 그 재물을 영득한 때에 성립하는 범죄이다. 위와 같은 처벌규정의 문언과 형식에 비추어 볼 때, 횡령으로 인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국고등손실)죄는 회계관계 직원이라는 지위에 따라 형법상 단순 횡령죄 또는 업무상횡령죄에 대한 가중처벌을 규정한 것으로서,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지위라는 점에서 보면 신분관계로 인하여 성립될 범죄이고, 회계관계직원의 지위라는 점에서 보면 형법상 횡령죄에 대한 가중규정으로서 신분관계로 인한 형의 경중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회계관계직원이라는 신분관계가 없는 자가 그러한 신분관계 있는 자의 횡령 범죄를 방조하는 방법으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국고등손실) 범행에 가담하였다면 신분관계 없는 공범에 대하여는 형법 제33조 단서에 의해 형법상 단순 횡령방조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해야 할 것인데, 이 경우에는 신분관계 없는 공범에게도 형법 제33조 본문에 의하여 일단 신분범인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국고등손실)방조죄가 성립하고, 다만 과형에 있어서만 중한 형이 아닌 단순 횡령방조죄의 법정형이 적용된다(대법원 1999. 4. 27. 선고 99883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이 경우 그 신분관계 없는 공범에 대하여 형사소송법 제249조에 의한 공소시효기간의 기준이 되는 법정형을 가림에 있어서는, 그 공범에게 적용되는 죄명인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국고등손실)방조죄의 법정형에 의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구체적으로 그 공범에 대한 과형의 기준이 되는 형법상 단순 횡령방조죄의 법정형에 의해야 한다(대법원 2003. 10. 23. 선고 20034283 판결 등 참조).

이에 따라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살펴보면, 피고인에게 회계관계직원이라는 신분관계가 없음은 공소사실 기재에 의하여 명백하므로 피고인에 대한 공소시효의 기준이 되는 법정형은 단순 횡령방조죄에 정한 법정형에 의해야 할 것인데, 단순 횡령방조죄는 형법 제355조 제1, 32조 제1항에 의하여 그 법정형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는 범죄로서 형사소송법 제250, 형법 제50, 249조 제1항 제4호에 의하여 공소시효가 7년인바, 이 부분 공소는 각 범행이 종료된 때16)로부터 7년이 경과한 2018. 2. 5.에 제기되었음이 기록상 명백하다.

 

[각주16] 2008. 4. 내지 5.경 범행 및 2010. 7. 내지 8.경 범행

 

. 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각 공소시효가 완성되었을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3호에 의하여 면소를 선고한다.

 

 

판사 이영훈(재판장), 박상훈, 이정덕

리걸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