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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전문 대법원 2015도12094

업무방해

판결

대법원 제1부 판결

 

사건201512094 업무방해

피고인AA (**년생)

상고인검사

변호인법무법인 소리, 담당변호사 정문수, 장경진, 신광섭

원심판결광주고등법원 2015. 7. 21. 선고 2015176 판결

판결선고2018. 7. 24.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경사시험, 강하식 탑승장치, 선미 램프 및 4층 여객실 출입문 검사 관련 업무방해의 점에 대하여

. 원심은, 1심판결의 이유를 원용하거나 일부 사정을 추가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유를 들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경사시험, 강하식 탑승장치, 선미 램프 및 4층 여객실 출입문 검사 관련 업무방해의 점에 대하여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세월호의 경사시험결과서, 점검 체크리스트 및 검사보고서에 기재된 사항들이 허위라는 사실을 인식하였거나 위 사항들이 검사 당시 측정한 자료와 다른 허위의 자료를 토대로 하였다는 사실을 인식하였음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무죄라고 판단하였다.

.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1)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에 있어서 위계란 행위자가 행위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상대방에게 오인, 착각 또는 부지를 일으키게 하여 이를 이용하는 것을 말하고, 업무방해죄의 성립에는 업무방해의 결과가 실제로 발생함을 요하지 않고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하면 족하며, 업무수행 자체가 아니라 업무의 적정성 내지 공정성이 방해된 경우에도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8506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업무방해의 고의는 반드시 업무방해의 목적이나 계획적인 업무방해의 의도가 있어야만 하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행위로 인하여 타인의 업무가 방해될 가능성 또는 위험에 대한 인식이나 예견으로 충분하며, 그 인식이나 예견은 확정적인 것은 물론 불확정적인 것이라도 이른바 미필적 고의로도 인정된다(대법원 2012. 5. 24. 선고 20094141 판결 등 참조).

(2) 첫째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경사시험 검사 관련 업무방해 부분에 대하여 판단한다.

() 원심은, 피고인이 세월호의 경사시험을 실시할 당시 검사업무를 관련 규정에 따라 충실하게 이행하지 않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당시 피고인에게 경사시험결과서에 기재된 내용이 허위라는 인식이 있었음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한국선급의 선급검사내규는 선박검사원이 경사시험을 시작하기 전에 각 탱크별 용량을 사운딩을 통하여 정확하게 계측하여야 하고, 선박 완성 시에 탑재할 물건, 미탑재물, 재배치되어야 할 품목들의 목록에 기초하여 각 해당 품목들의 중량과 위치를 확인하고 기록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한국선급에서는 위와 같은 규정은 계측이 정확하여야 한다는 의미를 강조한 것일 뿐 검사원이 모든 사항을 직접 확인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며, 검사원이 현장에 입회하여 신뢰할 만한 계측 관여자들의 모니터링을 통해 확인했을 경우 그 의무를 다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선박검사의 절차와 내용, 선박검사에 필요한 인력 등에 비추어 대형선박의 경우 선박검사원이 혼자서 경사시험과 관련된 모든 자료를 계측하고 확인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고, 통상적인 경우 선박검사원의 주도하에 조선소 관계자, 선박설계자 등이 팀을 이루어 계측을 하고 이를 기초로 경사시험을 실시하므로, 선박검사원이 경사시험에 참여한 다른 사람들의 계측결과를 신뢰하였다는 사실만을 근거로 경사시험 결과가 잘못되었다거나 선박검사원에게 한국선급의 업무를 방해하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피고인은 경사시험 전에 일부 항목에 대해서는 직접 계측을 하지 않은 채 이BB 등이 계측한 결과만을 확인하였는바, 당시 이BB 등이 계측한 탱크별 용량 등의 수치나 시험 결과가 사실과 다르다거나 피고인이 이BB 등의 계측결과를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제출되지 않았다.

경사시험 후에 흘수를 다시 확인하도록 규정한 것은 시험 전에 측정한 흘수의 변화가 없었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서, 경사시험 시 선박 출입이 통제되고 날씨 등의 환경에 변화가 없어서 흘수의 변동이 없었다면 흘수를 다시 측정하지 않더라도 경사시험의 결과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당시 피고인이 날씨 및 파도 등의 변화 때문에 흘수 측정을 다시 할 필요성이 있었다거나 경사시험 이전에 측정한 흘수의 수치가 부정확하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제출되지 않았다.

() 그러나 원심과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당시 세월호에 대한 경사시험을 위한 계측자료나 그 시험결과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음에도 이를 실질적으로 검증한 것처럼 허위의 경사시험결과서를 작성하여 이를 한국선급 본부에 제출함으로써 한국선급으로 하여금 경사시험결과가 적법하게 이루어진 것처럼 오인하도록 만들었고, 당시 자신의 행위로 인하여 한국선급의 선박검사 관련 업무에 지장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는 점에 대하여 불확정적이거나 미필적인 고의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한국선급의 선급검사내규에서는, 경사시험을 포함한 복원성시험에 입회하는 담당검사원은 가능한 한 위 지침에 따라 복원성시험이 실시되도록 하여야 하고, 모든 데이터가 정확하게 계측되고 기록되었는가를 검증하여야 하며[1401. 1. (2)], 선박은 가능한 한 완성단계이어야 하고, 미탑재물, 불필요한 탑재물 및 재배치되어야 할 품목들의 목록에 기초하여 각 해당 품목들의 중량과 위치를 확인하고 기록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1401. 2. (). (a)]. 그런데 선박에 대한 정기검사에서 경사시험결과가 정확하게 산출되는지 검증하는 것은 선박의 감항성 유지를 위한 선박검사원의 가장 기본적인 직무사항이고, 그 중 경사시험을 위하여 계측된 자료의 정확성을 검증하거나 경사시험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각 탱크의 상태와 용량, 미탑재물과 탑재할 물건의 위치와 중량 등을 확인하는 것은 선박검사원의 위와 같은 직무수행을 위해 필요한 핵심적인 사항이라고 할 것이므로, 위 규정을 선박검사원에게 일정한 재량을 부여하는 조항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

설령 선박검사원이 경사시험을 위해 필요한 기초자료를 모두 검증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더라도 적어도 경사시험결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각 탱크의 상태와 용량, 미탑재물과 탑재할 물건의 위치와 중량 등 핵심적인 계측사항에 대해서는 선박검사원이 직접 그 정확성을 검증하여야 하고, 그 과정에 선주나 선박설계회사, 조선소나 수리업체 등 선박검사의 다른 이해관계자가 개입할 여지는 없다.

한국선급은 소속 선박검사원으로 하여금 선박의 설계자, 제조자, 공급자, 소유자, 정비관리자 및 기타 어떠한 사람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고 독립된 입장에서 업무를 공정하게 수행하도록 요구하고 있는데(선급 및 강선규칙 804.), 이는 선박설계회사, 조선소나 수리업체 등이 선주 측과 이해관계를 같이 할 수밖에 없어 선박검사원으로 하여금 독립적으로 공정하게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므로, 선박검사원이 그들로 하여금 경사시험을 위한 기초자료를 계측하도록 하거나 그들이 제시한 계측결과를 아무런 검증 없이 받아들이는 행위는 그 자체로 선박검사 업무의 적정성과 공정성을 해하는 것이다. 그리고 일반적인 선박검사원이라면 이러한 사정을 충분히 알 수 있다고 보아야 하므로, 선박검사원이 검사신청인 측이 제시한 계측결과를 검증절차 없이 그대로 받아들였다면 그 검사원에게는 이미 한국선급의 선박검사 업무에 지장을 초래할 위험성이 있다는 점에 대하여 미필적으로 인식하거나 이를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선박검사원은 해당 검사를 수행하는 동안 점검 체크리스트를 소지하고 검사항목을 누락 없이 현장에서 체크하여야 하고(한국선급의 현존선 검사업무 절차서 6.1.6.), 선주나 조선소, 수리업체, 계측업체 등에서 제출한 시험성적서 또는 계측기록에 대해 관련지침에 적합한지를 검증하여야 하며, 적합할 경우 서명한 후 이를 업무에 사용하여야 하므로(위 검사업무 절차서 6.1.7.), 선박검사원이 이러한 검증절차를 실질적으로 거치지 않았음에도 이를 거친 것처럼 경사시험결과서에 서명하였다면 그 결과서는 시험결과의 내용과 무관하게 그 자체로 허위라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피고인은 세월호에 대한 정기검사를 위한 경사시험 과정에서 각 탱크의 상태와 용량, 미탑재물이나 탑재할 물건의 위치와 중량 등 경사시험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에 대해 직접 계측하거나 선박설계회사 측이 제출한 계측자료에 대해서도 아무런 검증절차를 거치지 않았음에도 당시 선박설계회사의 주도로 이루어진 경사시험의 결과를 그대로 경사시험결과서에 기재한 후 마치 이러한 절차를 자신이 모두 검증한 것처럼 서명하였다.

() 반면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들은 한국선급의 관련 규정의 취지를 오해하거나 신빙성을 부여하기 어려운 한국선급의 관련 규정에 대한 독자적 해석에 기초한 것으로써 무죄의 사유로 삼기에 적절하지 않다.

(3) 둘째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강하식 탑승장치 검사 관련 업무방해 부분에 대하여 판단한다.

()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당시 한국해양안전설비 주식회사(이하 한국해양안전설비라 한다)가 강하식 탑승장치에 관하여 우수정비사업장으로 지정되지 않은 사실을 간과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점검 체크리스트 중 강하식 탑승장치와 관련된 부분이 허위라는 인식이 있었음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강하식 탑승장치의 검사는 선주가 선택한 우수정비사업장에서 실시하게 되는데, 선주인 ○○○해운이 세월호의 강하식 탑승장치의 점검업자로 한국해양안전설비를 선정하였고, 피고인은 강하식 탑승장치 점검업자의 선정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

한국해양안전설비는 2012. 11. 3.경까지 규정에 따라 세월호의 강하식 탑승장치에 대하여 투하팽창시험 등 정비점검을 진행하였고, 그 결과 위 강하식 탑승장치가 모두 정상적으로 작동됨을 확인하였는데, 한국해양안전설비가 위 일시에 세월호의 강하식 탑승장치에 대하여 실시한 점검결과와 이에 관하여 피고인이 점검 체크리스트에 표시한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제출되지 않았다.

한국해양안전설비는 구명설비인 구명뗏목에 대해서는 해양수산부장관으로부터 우수정비사업장으로 지정을 받아 수년 동안 세월호 등 선박들의 구명뗏목에 대한 검사를 시행하였고, 2014. 2.경 실시된 세월호의 중간검사 시에도 강하식 탑승장치에 대한 점검을 담당하였는데, 당시 한국선급의 선박검사원인 조용선 역시 한국해양안전설비가 강하식 탑승장치에 관한 우수정비사업장으로 지정받지 못한 사실을 간과한 채 한국해양안전설비로부터 정비기록을 제출받아 이를 확인하였다.

() 그러나 원심과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당시 한국해양안전설비가 우수정비사업장으로 지정받은 업체인지 확인한 사실이 없음에도 이를 확인한 것처럼 점검 체크리스트를 작성한 이상, 피고인에게는 허위로 점검 체크리스트를 작성한다는 점에 대한 인식이 있었고, 이로 인하여 한국선급의 선박검사 관련 업무에 지장이 초래될 위험이 있다는 점에 대하여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고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강하식 탑승장치 등 선박용물건에 대한 정비는 국토해양부장관으로부터 우수정비사업장으로 지정받은 업체의 자체검사기준에 합격하게 되면 최초로 실시되는 선박검사에서 이를 합격한 것으로 보게 되므로[구 선박안전법(2013. 3. 23. 법률 제116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20조 제1항 내지 제3], 선박검사 업무를 대행하는 한국선급은 그에 수반되는 선박용물건에 대한 검사를 직접 수행할 필요가 없고, 단지 우수정비사업장으로 지정받은 업체로부터 선박용물건에 대한 정비기록이나 정비확인서를 제출받으면 충분하다.

한국선급은 소속 선박검사원으로 하여금 강하식 탑승장치의 정비검사와 관련하여 검사신청이 있는 경우 정비를 담당한 곳이 우수정비사업장으로 지정받은 업체인지 확인한 후 정비기록을 제출받도록 요구하고 있는데[한국정부대행검사지침 8. . 2). )], 이처럼 우수정비사업장에 대한 확인업무는 선박용물건에 대한 정비검사와 관련하여 선박검사원의 유일하고도 핵심적인 부분이다.

한국선급은 소속 선박검사원이 선박용물건에 대한 정비검사와 관련하여 정비기록 등을 제출한 업체가 우수정비사업장으로 지정된 업체인지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에 우수정비사업장으로 지정된 업체들을 정비업자별로 정리하여 게시해 두고 있었다.

피고인은 2006. 4.경 한국선급에 입사한 후 2007. 5.경부터 2011. 5.경까지, 그리고 2012. 5.경부터 이 사건 당시까지 상당한 기간 동안 한국선급 목포지부에서 선박검사원으로 근무해 왔고, 한국선급 목포지부 관할구역에서 기존에 우수정비사업장으로서 자격을 갖춘 업체는 한국해양안전설비와 항도설비 2곳뿐이었으므로, 피고인으로서는 한국해양안전설비가 어떠한 선박용물건에 대하여 우수정비사업장으로 지정되었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한국해양안전설비가 강하식 탑승장치에 대하여는 우수정비사업장으로 지정받지 않은 업체라는 사실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런데 피고인은 한국해양안전설비로부터 세월호에 설치된 강하식 탑승장치에 대한 정비기록을 제출받으면서 위 업체가 우수정비사업장으로 지정받은 업체인지 아무런 확인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이러한 절차를 거친 것처럼 점검 체크리스트의 강하식 탑승장치 점검란에 이상이 없다는 취지로 기재하였다.

() 한편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들은 피고인의 선박검사 업무와는 무관한 선박용물건 점검업자 선정절차에 관한 것이거나, 강하식 탑승장치와 관련하여 우수정비사업장으로 지정받지 않은 한국해양안전설비가 제출한 신빙성이 없는 정비기록에 기초한 것으로 무죄의 근거가 될 수 없고, 다른 선박검사원이 동일한 확인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사정도 피고인에 대한 무죄의 사유로 삼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4) 셋째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선미 램프 검사 관련 업무방해 부분에 대하여 판단한다.

()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점검 체크리스트의 램프 도어 점검란에 이상이 없다는 취지로 표기한 것이 사실과 다르다거나 피고인에게 한국선급의 업무를 방해하려는 고의가 있었음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세월호의 검사에 참여한 서정선이 제1심 법정에서 세월호에 대한 수리 및 증축공사가 진행될 당시 피고인이 디데크(D-Deck)의 선미 램프가 닫힌 상태에서 근처를 왔다 갔다 하는 것을 목격하고 이를 선미 램프의 틈새로 빛이 들어오는지 여부를 검사하는 것으로 생각하였다고 진술하였으므로, 피고인이 세월호에 대한 검사를 실시할 당시 선미 램프에 대하여 빛투과 시험을 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

한국선급의 점검 체크리스트에는 정기검사 시 선미 램프의 밀폐성(풍우밀성) 검사는 호스 테스트 또는 이와 동등한 방법(hose testing or equivalent in case of SS)’으로 실시하도록 기재되어 있으나, 연차검사나 중간검사 시에는 육안검사 및 기능검사의 결과가 만족스러울 경우 참석한 검사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하지 않는 한 밀폐성 테스트를 할 필요가 없다(but during AS and IS, if the visual examination and function test have shown satisfactory results, the tightness test of shell door on Ro-Ro cargo ships need not be carried out unless considered necessary by the attending surveyor).‘고 기재되어 있고, 이러한 규정에 의하면 램프의 틈새로 빛이 새어 들어오는지 여부를 육안으로 확인하는 빛투과 시험은 호스 테스트와 동등한 방법이 아니라고 해석될 여지가 있으나, ‘호스 테스트와 동등한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규정이 없으므로, 위와 같은 점검 체크리스트의 기재만을 근거로 피고인이 실시한 빛투과 시험이 호스 테스트와 동등한 방법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다.

한국선급의 사실조회 회신의 기재에 의하면, 한국선급에서는 풍우밀성을 점검하는 데 있어서 호스 테스트와 동등한 효력을 가지는 점검방법으로 빛투과 시험, 분필 시험, 초음파 시험을 들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한국선급에서 정한 기준에 의하면 선미 램프의 밀폐성 시험에 있어서 빛투과 시험은 호스 테스트와 동등한 방법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이 실시한 빛투과 시험이 호스 테스트와 동등한 방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빛투과 시험을 통해 선미 램프의 밀폐성을 검사한 뒤에 그 결과를 기재하였으므로 피고인이 점검 체크리스트의 램프 도어 점검란에 이상이 없다고 기재한 것이 허위의 사실을 기재한 것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

⑤ ○○○해운은 2014. 2.경 실시된 세월호의 중간검사 시에도 선미 램프 밀폐성에 대하여 적합판정을 받은 등 피고인이 세월호에 대한 선박 정기검사를 진행할 당시 선미 램프의 밀폐성에 이상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 그러나 원심과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세월호의 선미 램프에 대한 정기검사 과정에서 육안검사와 기능검사만으로 풍우밀성을 확인하였을 뿐, 호스 테스트 또는 이와 동등한 방법으로 확인한 사실이 없음에도 이러한 동등한 방법으로 확인한 것처럼 점검 체크리스트를 사실과 다르게 작성한 이상, 피고인에게는 허위로 점검 체크리스를 작성한다는 점에 대한 인식이 있었고, 이로 인하여 한국선급의 선박검사 관련 업무에 지장이 초래될 위험이 있다는 점도 미필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풍우밀성이란 어떠한 해상상태에 있어서도 물이 선내에 침입하지 아니하는 성질을 의미하는데(선박만재흘수선기준 제2조 제9), 연해구역 이상을 항해구역으로 하는 카페리선박의 차량구역은 풍우밀로 폐위되어야 하고(카페리선박의 구조 및 설비 등에 관한 기준 제6조 제1항 본문), 선수문, 선미문 등은 풍우밀의 것이어야 하므로(위 기준 제7조 제2항 본문), 당시 세월호의 선미 램프에 대한 검사는 이러한 풍우밀성을 갖추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다.

한국선급이 소속 선박검사원에게 선미 램프의 풍우밀성 검사방법과 관련하여 작성하도록 요구하는 점검 체크리스트에는 정기검사 시에는 호스 테스트 또는 이와 동등한 방법으로 검사하여 이상이 없을 경우 이를 표시하도록 되어 있고, 연차검사나 중간검사 시에는 육안검사 및 기능검사만으로 이를 확인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는 정기검사에서 선미 램프에 일정한 압력으로 물을 뿌려 그 침입 여부를 직접 검사하는 호스 테스트등 원칙적인 방법에 의해 풍우밀성이 확인된 경우에는 이후 실시되는 연차검사나 중간검사에서는 선박검사 업무의 효율성을 위하여 다소 간이한 방법으로 풍우밀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므로, 연차검사와 중간검사에서 허용되는 육안검사 및 기능검사가 호스 테스트와 동등한 효력을 가지는 방법이라고 볼 수 없음은 분명하다.

한편 피고인은 경찰조사에서 선미 램프에 대하여 육안검사와 작동(기능)검사를 실시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거나, 검찰조사에서 선미 램프를 올린 상태에서 육안으로 햇빛이 들어오는지 점검하였다고 진술한 후 제1심에서부터는 위와 같은 검사방법을 소위 빛투과 시험(light test)'이라고 주장하기 시작하였는데, 이러한 진술에 의하더라도 당시 피고인이 실시한 검사방법은 연차검사와 중간검사에서 허용되는 육안검사 및 기능검사와 실질적으로 다를 바 없고, 이러한 검사방법으로는 직선으로 비추는 햇빛의 침입 외에 빗물이나 해수가 침입하는지 제대로 확인할 수 없음은 자명하므로, 피고인이 주장하는 위와 같은 검사방법이 호스 테스트와 동등한 효력을 가지는 검사방법이라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은 세월호의 선미 램프에 대하여 호스 테스트 또는 이와 동등한 방법에 의해 풍우밀성 검사를 실시하지 않았음에도 점검 체크리스트에 호스 테스트 또는 이와 동등한 방법으로 검사를 하였다고 사실과 다르게 기재하였다.

() 반면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 중 한국선급의 사실조회 회신결과는 빛투과 시험을 호스 테스트와 동등한 방법으로 보는 구체적인 근거에 대하여 아무런 설명이 없거나, 앞서 본 바와 같이 동등한 방법이라고 볼 수 없어 믿기 어렵고, 2014. 2.경 실시된 세월호에 대한 중간검사 결과도 당시 선미 램프 전체에 대하여 호스 테스트를 실시하지 않았다는 선박검사원 조용선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에 비추어 역시 신빙성을 부여할 수 없어 모두 무죄의 사유로 삼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5) 넷째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4층 여객실 출입문 검사 관련 업무방해 부분에 대하여 판단한다.

()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한국선급 본부로부터 승인받은 도면과 다르게 4층 여객실의 출입문이 증설되거나 위치가 변경된 사실을 알면서도 이에 대한 시정지시를 하지 않은 채 점검 체크리스트의 거주 및 위생설비 등 확인란에 이상이 없다는 취지로 허위의 합격표기를 하였음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한국선급 본부로부터 2012. 12. 28. 2013. 1. 22. 승인받은 세월호의 도면에는 4층 여객실의 출입문 개수가 8개로 표시되어 있으나, 주식회사 △△종합은 세월호의 경사 시험이 실시되기 이전에 4층 여객실의 출입문을 좌현측 객실에 4, 중앙 객실에 좌우 방향으로 각 2개씩 4, 우현측 객실에 4개 합계 12개를 설치하였다.

피고인은 세월호에 대한 선박검사를 실시하기 이전에 ○○○해운이나 ◇◇조선으로부터 출입문 개수의 변경에 관한 통보를 받지 못하였고, 세월호 4층 여객실의 출입문 변경공사 당시 현장에 와서 천장 높이 등을 잰 사실은 있으나, 출입문의 개수를 세어 보거나 도면과 다르다는 점에 관하여 의문을 제기하지 않음으로써 피고인이 세월호에 대한 검사를 실시할 당시 출입문의 개수가 도면과 다르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판단된다.

선박설비기준 제15조에 의하면, 여객 정원이 50인 이상인 선박의 여객실과 여객 정원이 50인 미만인 고속으로 운항하는 선박의 여객실에는 2개 이상의 출입구를 설치하여야 하고, 여객 정원 50인 미만의 여객실에는 1개 이상의 출입구를 설치하여야 하는데, 위와 같이 도면과 다르게 설치된 세월호 여객실의 출입문의 개수가 법적 기준보다 많아 위 선박설비기준의 요건을 충족하기 때문에 ○○○해운에서 도면의 변경 승인신청을 하였다면 한국선급으로부터 승인을 받는 데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을 것으로 보여, 피고인이 정기검사를 실시할 당시 출입문이 증설된 사실이 한국선급에 알려지지 않도록 감추어야 할 이유가 없다.

() 그러나 원심과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은 당시 세월호 4층 여객실의 출입문의 개수와 위치가 변경된 사정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고 보기에 충분하고, 그런데도 피고인이 점검 체크리스트의 확인란에 승인받은 도면과 일치한다는 취지로 사실과 다르게 기재한 이상, 피고인에게는 허위로 점검 체크리스를 작성한다는 점에 대한 인식뿐 아니라, 이로 인하여 한국선급의 선박검사 관련 업무에 지장이 초래될 위험이 있다는 점도 미필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선박검사원은 선주가 승인받은 선박의 도면이 실제 선박의 구조나 형태와 동일한지 여부를 확인할 의무가 있고, 이러한 확인의무는 선박검사원의 기본적인 업무사항으로서, 그 중 선박의 출입문 개수나 위치가 승인된 도면과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것은 전문적인 지식이 크게 요구되지 않는 작업으로 일반적인 선박검사원이라면 누구나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사항이다.

피고인은 2012. 10.경부터 2013. 2.경까지 장기간에 걸쳐 세월호에 대한 수리 및 증축공사가 이루어지는 동안 수시로 세월호에 드나들면서 위 공사의 진행과정을 살펴보면서 위 공사가 승인받은 도면과 동일하게 이루어지는지 확인하였고, 실제로 4층 여객실 공사현장에서 천장의 높이까지 측정하기도 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4층 여객실의 출입문의 개수와 위치가 변경된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③ ○○○해운이나 선박설계회사는 물론, 세월호에 대한 4층 여객실 출입문 공사를 담당하지 않은 ◇◇조선 측에서도 당시 출입문의 개수와 위치가 변경된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임에도 오로지 선박검사원인 피고인만 당시 그와 같은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는 것도 전혀 설득력이 없다.

한편 세월호 4층 여객실에 설치된 출입문의 개수가 선박설비기준에서 정한 출입구의 수에 관한 요건은 충족하였으나, 선박설비기준 제15조에서는 단순히 선박의 여객실 출입구의 수만 규정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출입구의 설치장소, 너비와 배치구도 등 출입구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확보하기 위한 적합요건도 함께 규정하고 있으므로, 세월호 4층 여객실에 설치된 출입문의 개수가 위 기준을 충족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한국선급이 변경된 도면을 승인하였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달리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경사시험, 강하식 탑승장치, 선미 램프 및 4층 여객실 출입문 검사 관련 업무방해 부분과 관련하여 피고인에게 업무방해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업무방해죄의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2. 5층 전시실 증축 검사 관련 업무방해의 점에 대하여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5층 전시실 증축 검사 관련 업무방해 부분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한국선급 본부로부터 승인받은 도면과 다르게 5층 전시실에 중앙 구조물을 신설하는 공사가 실시될 것을 알면서도 이에 대한 시정지시를 하지 않은 채 점검 체크리스트의 거주 및 위생설비 등 확인란에 이상이 없다는 취지로 허위의 합격표기를 하였음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한국선급 본부에서 2013. 2. 6. 승인한 세월호의 일반도면에는 5층 전시실에 중앙 구조물이 표시되어 있지 않고, 세월호에 대한 경사시험 등이 이루어질 당시에는 5층 전시실에 중앙 구조물이 설치되어 있지 않았으며, 바닥에 두께 1mm 정도 되는 먹줄로 설치 예정인 다이아몬드형 구조물의 형태선만 그려져 있는 상태였는데, 주식회사 △△종합이 세월호에 대한 정기검사가 끝난 후인 2013. 3.경에야 인천에서 중앙 구조물을 설치하였으므로, 피고인이 세월호에 대한 검사를 실시할 당시 일반도면 및 육안에 의하여 5층 전시실에 중앙 구조물이 설치될 것으로 예상할 수 없었다.

세월호에 대한 경사시험 당시 작성된 경사시험결과서에는 선박 완성 시 탑재할 물건으로 “DECK COVERING IN EXHIBITION HALL” 40톤이 포함되어 있었으나, 이는 바닥 공사와 관련하여 추가될 부분이기 때문에 위와 같은 기재만을 근거로 피고인이 장차 5층 전시실 중앙에 다이아몬드형 구조물이 설치될 것을 알았다고 인정할 수 없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업무방해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파기의 범위

원심판결 중 경사시험, 강하식 탑승장치, 선미 램프 및 4층 여객실 출입문 검사 관련 업무방해 부분은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파기되어야 하는데, 이 부분은 나머지 공소사실 부분과 포괄일죄 관계에 있으므로, 결국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상옥(재판장), 김신, 이기택, 박정화(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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