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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전문 대법원 2017도14222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

판결

대법원 제1부 판결

 

사건201714222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향정)

피고인○○ (**년생)

상고인피고인

변호인변호사 엄정웅(국선)

원심판결서울서부지방법원 2017. 8. 17. 선고 2017538 판결

판결선고2018. 2. 8.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공소사실은, “피고인은 2016. 9. 17.부터 같은 달 26.까지 사이 알 수 없는 시간에 서울, 인천 또는 천안시 동남구의 알 수 없는 장소에서 알 수 없는 양의 메트암페타민을 알 수 없는 방법으로 투약하였다.”는 것이다.

 

2.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 피고인은 수사를 받기 시작한 때부터 줄곧 공소사실을 부인하였다. 공소사실 기재에서 알 수 있듯이, 검사는 피고인이 메트암페타민을 투약한 일시, 장소, 방법 등을 명확히 밝히지 못하였다. 이러한 경우 피고인을 유죄로 판단하려면, 적어도 2016. 9. 17.부터 같은 달 26.까지 사이 메트암페타민을 투약한 사실은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만큼 확실히 증명되어야 한다. 그런데 거시된 유죄의 증거 중 2017. 2. 22.자 통신사실자료 조회회신으로는, 메트암페타민을 투약하거나 매도한 전력이 있는 여○○과 피고인이 20169월에 여러 번 통화한 사실만 알 수 있다. 결국 피고인의 투약 사실에 대한 직접적인 증거로는, 피고인의 소변과 머리카락에서 메트암페타민 성분이 검출되었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결과가 있을 뿐이다.

. 이러한 과학적 증거방법이 사실인정에 있어서 상당한 정도로 구속력을 갖기 위해서는 감정인이 전문적인 지식·기술·경험을 가지고 공인된 표준 검사기법으로 분석한 후 법원에 제출하였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시료의 채취·보관·분석 등 모든 과정에서 시료의 동일성이 인정되고 인위적인 조작·훼손·첨가가 없었음이 담보되어야 하며 각 단계에서 시료에 대한 정확한 인수·인계 절차를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이 유지되어야 한다(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14772 판결 등 참조).

. 피고인으로부터 소변과 머리카락을 채취해 감정하기까지 증거에 의해 알 수 있는 아래 사정을 종합해 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물이 피고인으로부터 채취한 것과 동일하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그 감정결과의 증명력은 피고인의 투약 사실을인정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1) 피고인은 메트암페타민 투약혐의로 경찰서에 출석하여 조사받으면서 그 혐의를 부인하였다. 피고인은 소변과 머리카락을 경찰관에게 임의로 제출하는 데 동의하였다. 경찰관은 조사실에서 아퀴사인(AccuSign) 시약으로 피고인이 받아 온 소변에 메트암페타민 성분이 있는지를 검사하였으나 결과는 음성이었다.

2) 경찰관은 그 직후 피고인 소변을 증거물 병에 담고 봉인용 테이프를 붙이지 않은 채 조사실 밖으로 가지고 나갔다. 경찰관은 피고인의 머리카락도 뽑은 후 그 자리에서 별다른 봉인 조처를 하지 않고 밖으로 가지고 나갔다. 그런데도 경찰관은 피고인으로부터 직접 저의 소변(20cc)과 모발(50)을 채취하여 봉합지에 넣어 날인하였습니다.”라고 기재된 소변모발채취동의서에 무인을 받았다.

3) 피고인의 눈앞에서 소변과 머리카락이 봉인되지 않은 채 반출되었음에도, 그 후 조작·훼손·첨가를 막기 위하여 어떠한 조처가 행해졌고 누구의 손을 거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전달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은 증거로 제출되지 않았다.

4) 감정물인 머리카락과 소변에 포함된 세포의 디엔에이(DNA) 분석 등 피고인의 것임을 과학적 검사로 확인한 자료는 증거로 제출되지 않았다.

 

3. 결국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진실임을 확신하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데도, 이를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객관적·과학적인 분석을 필요로 하는 증거의 증명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반하여 합리적인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 사실을 인정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김신(주심), 박상옥, 박정화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