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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전문 대법원 2017도14992

가. 위계공무집행방해, 나. 사문서위조, 다. 위조사문서행사, 라. 협박미수

판결

대법원 제2부 판결

 

사건201714992 . 위계공무집행방해, . 사문서위조, . 위조사문서행사, . 협박미수

피고인AA (**년생)

상고인검사

변호인변호사 김진영(국선)

원심판결광주지방법원 2017. 8. 31. 선고 20172642 판결

판결선고2018. 1. 25.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형법상 문서에 관한 죄로써 보호하고자 하는 것은 구체적인 문서 자체가 아니라 문서에 화체된 사람의 의사 표현에 관한 안전성과 신용이다. 그리고 그 객체인 문서란 문자나 이에 준하는 가독적 부호로 어느 정도 계속적으로 물체 위에 기재된 의사 또는 관념의 표시로서, 그 내용이 법률상 또는 사회생활상 의미 있는 사항에 관한 증거가 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또한 문서에 작성명의인의 날인 등이 없다고 하여도 그 명의자의 문서라고 믿을 만한 형식과 외관을 갖춘 경우에는 그 죄의 객체가 될 수 있다(대법원 2010. 7. 29. 선고 20102705 판결 등 참조).

나아가,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죄의 객체인 사문서는 권리·의무 또는 사실증명에 관한 타인의 문서 또는 도화이고, 그중 권리·의무에 관한 문서란 권리·의무의 발생·변경·소멸에 관한 사항이 기재된 문서, 사실증명에 관한 문서란 권리·의무에 관한 문서 이외의 문서로서 거래상 중요한 사실을 증명하는 문서를 의미한다. 그리고 거래상 중요한 사실을 증명하는 문서에는 법률관계의 발생·존속·변경·소멸의 전후 과정을 증명함이 주된 취지인 문서뿐만 아니라 법률관계에 단지 간접적으로만 연관된 의사표시나 권리·의무의 변동에 사실상으로만 영향을 줄 수 있는 의사표시를 내용으로 하는 문서도 포함될 수 있는데, 이에 해당하는지는 문서의 내용과 더불어 문서 작성자의 의도, 문서가 작성된 상황, 문서에 적시된 사항과 그 행사가 예정된 상대방과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88527 판결 등 참조).

 

2.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 피고인은 박BB의 조카(BB의 형 박CC의 아들), 2~3년 전 인터넷상에서 박BB의 딸 행세를 하면서 남자들에게 성매매 제의를 하여 상대방이 박BB의 주거지에 찾아오는 등 문제가 발생하자 박BB으로부터 질책을 받은 적이 있는데, 20173월경 다시 박BB으로부터 또 네가 휴대폰으로 딸 행세를 하면서 장난치느냐는 말을 듣게 되자 박BB에 대하여 불만을 품게 되었다. 이에 피고인은 정부 유관부서에서 사업지원금을 받으면서 주식회사 ****(****)를 운영하던 박BB에게 불이익을 주기 위하여, BB의 처 박DD 명의로 가짜 폭발물 등을 택배를 이용하여 정부서울청사에 보내기로 마음먹었다.

. 피고인은 2017. 4. 초순경 폭발물인 다이너마이트처럼 보이도록 폭죽 50여 개를 검은색 테이프로 감아 가짜 폭발물을 만들고, 정부 유관부서에 대한 요청사항을 기재한 A4 용지 63장을 작성하였다.

. 피고인은 2017. 4. 16.경 주거지에서 컴퓨터를 이용하여 종이에 광주광역시 동구 동계천로 *** 광주 ***** (광주지식산업센터) ******* DD'이라는 문구를 출력하였다(이하 이 출력물을 이 사건 출력물이라 한다). 위 주소는 박BB이 운영하는 주식회사 ****의 본점 주소이다.

피고인은 2017. 4. 17. 북광주우체국에서 택배 운송을 의뢰하면서 나.항과 같이 만든 가짜 폭발물과 요청사항 기재 용지 63장을 넣은 택배 상자의 발송인란에 이 사건 출력물을 붙인 후(수신인란에는 서울특별시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담당자 앞이라고 기재된 출력물을 붙였다) 우체국 직원에게 택배 상자를 건네주었는데, 당시 우체국 직원은 피고인이 이 사건 출력물에 기재된 박DD 본인인지를 확인하지는 아니하였다.

. 위 택배 상자는 광화문우체국으로 운송되었으나, 담당자가 수취인 불명을 이유로 발송인란의 이 사건 출력물상 주소로 이를 반송하였고, 반송된 택배 상자는 2017. 4. 19. BB에게 배달되었다. BB은 택배 상자 안의 가짜 폭발물을 실제 폭발물로 오인하여 경찰에 신고하였고, 신고를 받은 경찰관 등이 현장에 출동하게 되었다.

.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가짜 폭발물 등이 들어 있는 택배 상자를 정부서울청사로 보내면서 발신인 명의를 숙모로, 발신인 주소를 숙부 회사로 기재한 이유에 관하여, 숙모와 숙부가 자신을 무시하여 불만이 있었고,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짜 폭발물이 든 택배 상자를 받고 숙모나 숙부가 이를 보냈다고 판단하도록 하여 숙부가 정부로부터 받고 있는 사업지원금을 받지 못하게 하기 위함이었다고 진술하였다.

 

3. 이러한 사실관계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이 사건 출력물은 택배 상자의 발신인란에 부착됨으로써 그 내용물을 수신인인 정부서울청사 담당자에게 보내는 사람이 DD’이라는 사실을 표시·증명하는 것인 점, 피고인은 이 사건 출력물에 관한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의 점과 함께 기소된 바와 같은 협박 범행을 계획하고 실행한 사람이 자신임을 감출 의도로, 가짜 폭발물 등이 든 택배 상자에 자신의 성명과 주소를 기재하는 대신 발신인 명의를 숙모로, 발신인 주소를 숙부 회사로 기재하여 수신인에 대한 관계에서 협박의 주체를 피고인이 아닌 다른 사람으로 특정하고자 하였던 것인 점 등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출력물은 택배 상자 에 들어 있는 가짜 폭발물 등을 수신인에게 교부하는 자로서 협박 범행 행위자를 표시하고 수신인이 이를 확인하는 수단이 되는 것이므로, 거래상 중요한 사실을 증명하는 문서나 그 내용이 법률상 또는 사회생활상 의미 있는 사항에 관한 증거가 될 수 있는 것으로서 형법이 정한 사문서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사건 출력물이 형법상 문서죄에서의 사문서라 할 수 없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의 점에 대하여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사문서위조죄 및 위조사문서행사죄에 있어 사실증명에 관한 문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한편 검사는 원심판결의 유죄 부분에 대하여도 상고하였으나, 상고장이나 상고이유서에 이 부분에 관한 상고이유의 기재가 없다.

 

5.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은 파기되어야 하는데, 이는 원심판결 중 나머지 유죄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과 무죄 부분을 함께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재연(재판장), 고영한(주심), 권순일, 안철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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