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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전문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노4041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

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형사부 판결

 

사건20174041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

피고인○○ (**-1), 인터넷사이트 운영자

항소인피고인

검사김정훈(기소), 김지용(공판)

변호인법무법인 이공, 담당변호사 양홍석

원심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2017. 10. 18. 선고 2015고정1027 판결

판결선고2018. 1. 18.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이 사건 닉네임 11개는 피해자의 개인정보에 해당하지 않는다.

피고인의 행위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

. 양형부당

원심의 형(선고유예)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 이 사건 닉네임이 개인정보에 해당하는지 여부

피고인은 원심에서 이와 같은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그 이유를 설시하여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의 보호대상이 되는 개인정보는 개인의 신체, 신념, 사회적 지위, 신분 등과 같이 인격주체성을 특징짓는 사항으로서 그 개인의 동일성을 식별할 수 있게 하는 일체의 정보를 의미하며, 반드시 개인의 내밀한 영역에 속하는 정보에 국한되지 않고 공적 생활에서 형성되었거나 이미 공개된 개인정보까지도 포함한다(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249933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1)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은 유머, 시사, 경제, 오락 등 정보공유사이트인 ○○의 유머’(http://www.*****humor.co.kr)를 운영하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이고, 위 사이트는 가입을 원하는 사람이 아이디, 닉네임, 비밀번호, 이메일을 적고 회원가입을 하면 고유의 닉네임으로 자료와 댓글 게시활동을 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려면 법령이 정하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개인정보를 제공받는 자, 제공받는 자의 개인정보 이용목적, 제공하는 개인정보의 항목, 제공받는 자의 개인정보 보유 및 이용기간을 이용자에게 알리고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3. 1.경 위 사이트의 회원인 피해자 김○○이 사용한 계정 및 닉네임 각 11개를 특정하여 그 닉네임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 게시글 91건과 찬반표시 글 244건을 USB 저장장치에 저장한 다음, 같은 달 28. 14:00경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상호불상의 커피숍에서 정○○에게 피해자의 게시글 등 자료라고 알려주면서 위 USB 저장장치를 건네주었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피해자의 개인정보인 계정과 닉네임을 위 정○○에게 제공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의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하는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3) 당심의 판단

() 인정사실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해자는 이 사건 당시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이라 한다) 심리전단 소속 직원이었다.

피해자는 2012. 8.경부터 2012. 12. 11.경까지 국정원 소속의 다른 심리전단 직원들과 함께 ○○의 유머등 다수의 인터넷 사이트에서 특정 정당 또는 정치인들을 지지·찬양하거나 반대·비방하는 글 또는 제18대 대선과 관련하여 특정 후보자를 지지 하거나 반대하는 글을 게시하고, 그러한 게시글에 대하여 찬성 또는 반대 의견을 표시 하였다.

피해자는 2012. 12. 11.경 피해자의 위와 같은 정치관여 및 선거개입행위(이하 정치관여행위 등라고 한다)가 발각되어 경찰의 수사를 받게 되었으나, 정치관여행위 등을 한 사실을 부인하였다.

수서경찰서는 2012. 12. 16. 경 피해자로부터 제출받은 노트북 컴퓨터 등에서 피해자가 정치관여행위 등을 한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내용의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였고, 국정원도 2012. 12. 17. 국정원 직원의 댓글활동은 사실무근으로 밝혀졌다고 발표하였다.

피고인은 ○○의 유머사이트 운영자로서, 피해자의 정치관여행위 등에 대한 경찰의 수사에 협조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닉네임 등을 알게 되었다(수서경찰서는 피해자가 ○○의 유머사이트에 한 댓글활동이 정치관여행위에 해당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위 사이트를 압수·수색하였고, 피고인은 수사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제공하게 되면서, 경찰뿐만이 아니라 피고인도 피해자의 정치관여행위를 확인하였다).

피고인은 2013. 1. 초순경부터 여러 언론사에게서 인터뷰 요청을 받았으나, 경찰에 수사협조를 하는 입장이었고, 언론이 경찰보다 앞서 가는 것을 바라지 않았으며, 경찰이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를 바라고 있었으므로 이를 거절하였다. 피고인은 2013. 1. 7.경 국정원 관계자가 ***뉴스에 유라는 사이트 자체가 종북글 아니면 정치적인 글 밖에 없다고 밝힌 기사를 확인하고 충격을 받았으나, 경찰을 믿고 수사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피해자는 2013. 1. 25.경 수서경찰서 조사에 응하면서 지난 해 12월 주민등록번호를 도용당한 사실이 확인돼 추가로 고소장을 접수시켰다. 주민등록번호가 특정세력에 도용됐다면서 사건조작 의혹을 제기하였고, 2013. 1. 28. **일보에 국정원오피스텔에서 했던 일 밝혀졌다. 경찰수사결과 인터넷상의 종북활동을 적발하는 일을 해온 것으로 27일 확인되었다”, “국정원내 임무는 종북사이트 감시”, “국정원종북게시물 감시가 임무였다는 내용의 기사가 보도되었다. 이에 피고인은 2013. 1. 28. 한겨레신문 기자 정○○에게 이 사건 닉네임 11개와 그 닉네임이 드러나 있는 게시글, 찬반표시 글 등을 USB 저장장치에 담아 건네주었다.

○○ 기자는 2013. 1. 31. “국정원 여직원, 대선 글 안썼다더니 야당후보 비판 등 91개 글 올렸다라는 제목으로 한겨레가 ○○의 유머누리집에서 사용된 김씨의 아이디 11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지난 해 828일부터 1211일까지 이들 아이디로 모두 91건의 게시글이 작성됐고, 다른 사람이 쓴 228개의 글에 244회에 걸쳐 찬반 표시가 이뤄진 사실이 밝혀졌다는 내용의 보도를 하였고, 그 후 국정원은 피해자가 위와 같은 글을 작성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 관련 법리

헌법 제10조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과 헌법 제17조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에서 도출되는 개인정보자기결정권은 자신에 관한 정보가 언제 누구에게 어느 범위까지 알려지고 또 이용되도록 할 것인지를 그 정보주체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이다(대법원 2014. 7. 24. 선고 201249933 판결 등 참조).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공개함으로써 침해되는 인격적 법익과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자유롭게 개인정보를 공개하는 표현행위로써 보호받을 수 있는 법적 이익이 하나의 법률관계를 둘러싸고 충돌하는 경우에는, 개인이 공적인 존재인지 여부, 개인정보의 공공성과 공익성, 개인정보 수집의 목적·절차·이용형태의 상당성, 개인정보 이용의 필요성, 개인정보 이용으로 인해 침해되는 이익의 성질과 내용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인정보에 관한 인격권 보호에 의하여 얻을 수 있는 이익(비공개 이익)과 표현행위에 의하여 얻을 수 있는 이익(공개 이익)을 구체적으로 비교 형량하여, 어느 쪽 이익이 더 우월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지에 따라 그 행위의 최종적인 위법성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9. 2. 선고 20084243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형법 제20조는 법령에 의한 행위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는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됨을 규정하고 있다. 형법 제20조 소정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라 함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하고, 어떠한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인지는 구체적인 사정 아래서 합목적적, 합리적으로 고찰하여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하므로, 정당행위가 인정되려면, 첫째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둘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셋째 보호이익과 침해이익의 법익 균형성, 넷째 긴급성, 다섯째 그 행위 이외의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33000 판결, 2004. 6. 25. 선고 20034934 판결 등 참조).

() 판단

위 인정사실과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행위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인의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다.

피고인온 국정원 직원의 불법 정치관여 등 범죄행위를 국민에게 알리기 위하여 범죄에 사용된 이 사건 닉네임 등을 언론사 기자에게 알린 것으로서 그 목적이 정당하고 그 수단의 상당성도 인정된다.

이 사건 닉네임은 국정원 직원인 피해자가 사생활 영역에서 사용한 정보가 아니라 국정원장의 지시에 따라 불법적으로 정치관여를 하기 위하여 사용한 것일 뿐만 아니라. 국가기관의 직원이 개입된 조직적 범죄행위에 사용된 것이므로, 이 사건 닉네임의 공개를 통하여 침해되는 이익은 경미하다. 반면,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언론의 자유의 중요성과 국민의 알 권리, 국정원의 초헌법적인 정치관여 행위 등을 알릴 필요성 등을 고려할 때,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되는 공무원의 정치관여 등 범죄행위를 언론을 통하여 국민에게 알림으로써 보호되는 공적 이익은 매우 크다. 침해이익과 보호이익 사이의 균형성도 인정된다.

피고인이 이 사건 닉네임 등을 정○○ 기자에게 전달할 당시 국정원 및 경찰은 피해자의 위와 같은 정치관여 등 범죄행위를 부인하고, 오히려 피고인이 운영하는 ○○의 유머사이트를 종북사이트라고 공격하고 있었고, 경찰은 중간수사 결과 발표 등을 통하여 진실을 은폐하였다.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국가기관들이 오히려 이를 파괴하는 범죄행위에 가담하거나 이를 은폐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상황에서 피고인이 진실을 밝히기 위하여 피해자의 닉네임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행위에 대하여 긴급성과 보충성의 요건이 결여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국가기관을 신뢰하고 수사에 협조를 하면서 언론 등의 취재요청에 불응하던 피고인의 기대와는 달리 국가기관이 진실을 은폐하고, 피고인이 운영하던 사이트를 공격하는 상황에서 개인인 피고인이 권력기관을 상대로 하여 언론의 취재요청에 응하는 방법 이외에 다른 방법이나 수단을 상정하기 어렵다).

 

3.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이유]

1. 이 사건 공소사실

이 사건 공소사실은 위 제2의 나의 (1)항과 같다.

2.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죄가 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한 판결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성우(재판장), 김준영, 하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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