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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북자 문제 정부가 적극 나서야

지난 17일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에 출석해 오는 21일부터 평양에서 개최될 제18차 남북장관급 회담에서 북핵문제의 진전 및 한반도 평화체제의 구축을 위한 우리측 입장을 북측에 전달하겠다고 하면서 이와 함께 “이산가족 문제, 납북자, 국군포로 문제 등 국가의 기본책무에 관한 사안들을 북측과 협의하겠다”고 보고했다. 또한 납북자 문제에 대하여 국가의 기본책무, 국민정서, 북측의 수용가능성 등을 고려해서 보다 큰 틀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이달 중 납북자 가족들의 피해구제 및 귀환 납북자들의 지원을 위한 특별법의 초안을 확정한 뒤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입법예고를 한 다음 올 정기국회 통과를 목표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는 뒤늦게나마 통일부 장관의 입을 통해서 밝힌 납북자 문제에 대한 정부의 입장 변화와 관심 표명을 환영하면서도, 과거의 전례에 비추어 일말의 우려를 표시하지 않을 수가 없다.

6·15 정상회담 이후 경제와 관광, 체육 등 여러 분야에서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있다지만, 최근 고교생 납북자로 알려진 김영남 씨의 경우처럼 납북자와 국군포로 문제는 여전히 답보상태에 놓여 있다. 이는 ‘납북자’라는 표현을 둘러싸고 지난 달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장에서 벌어진 사태에서 보는 것처럼 ‘납북자는 한 명도 없다’는 식의 북한의 억지 때문이기도 하지만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강조해 온 우리 정부의 태도에도 문제가 있었다.

그 동안 우리 정부는 수차례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맞추어 납북자 및 국군포로를 ‘광의의 이산가족’이라는 범주에 넣어 몇몇 납북자 가족들의 재회를 성사시키는 등 소위 ‘포괄적 접근’ 방안을 선호하였다. 그러나 납북자나 국군포로들은 과거 전쟁기간 북한 체제가 싫어서 월남한 이산가족이나 최근 들어 발생하고 있는 탈북자와는 달리 어디까지나 자기의 의사에 반하여 강제로 끌려갔다가 귀환하지 못하고 있는 선량한 대한민국의 국민들이다.

자국민의 생사확인과 송환을 위한 미국과 일본의 노력이나 이인모 등 비전향 장기수의 송환을 요구해 온 북한의 끈질긴 태도를 예로 들 것도 없이, 문명국가라면 자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책임지고 보장하는 일이 국가의 기본 책무이다. 국민들로 하여금 군소리 없이 국방과 납세 등의 기본 의무를 다하게 하는 것 또한 이러한 국가의 기본적 책무를 전제로 한다. 정부의 발표에 의하더라도 휴전 이후 발생한 납북자 중 미귀환자가 485 명에 이르고, 4만명 이상의 국군포로 중 500여 명이 아직 북한에 생존해 있다고 한다. 또한 신상이 확인된 사람만도 39명에 이르지만 아직까지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에 의해 송환된 사례가 단 1건도 없다는 것은 실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정부는 과거의 소극적 태도를 버리고 납북자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 앞으로 제정될 납북자 관련 특별법에는, 납북자와 국군포로 가족들에 대한 지원 뿐 만아니라 납북자와 국군포로들의 정확한 실태파악, 생사확인과 함께 정부의 송환노력을 의무화하는 내용까지 포함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