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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국세청 등 행정조사에도 '영장제도' 도입되나

행정조사에도 헌법상 영장주의 준수 필요성 제기
법원행정처, '행정영장제도 도입에 관한 연구' 용역 발주
"행정조사와 관련한 위헌성 등 여러 이슈 대응 위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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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최근 공정거래위원회 등 행정청의 행정조사에 대한 사법심사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 대응해 '행정영장제도'에 관한 연구용역에 나섰다.

 
법원행정처는 최근 '행정영장제도 도입에 관한 연구'를 주제로 정책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지난 16일 입찰공고를 낸 법원행정처는 이달 말까지 정책연구 용역 제안서에 대한 평가를 거쳐 다음달 28일 연구용역 사업자와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법원행정처는 "최근 공정위의 모 기업체 조사과정에서 해당 업체가 회사 출입 및 컴퓨터 수색을 방해한 사건과 관련해 근본적으로 행정청의 행정조사와 관련한 대물영장(warrant)제도가 불비해 발생하는 문제라는 지적이 있었다"며 "공정위, 국세청 등의 행정조사와 관련해 영장주의 우회 문제, 수집된 자료에 대한 증거능력의 제한 문제, 조사방해로 인한 징역형 선고의 가능성 및 그에 대한 위헌성 등 여러 이슈가 있다"고 연구의 필요성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 같은 여러 이슈에 대해 근본적으로 모든 형태의 권력적 대물조사에 법관의 사법심사가 관철되도록 해 헌법상 영장주의가 실질적으로 준수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며 "행정조사의 실질적 기본권 침해 상황에 대한 해결책으로서의 행정영장제도의 도입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법원행정처는 이번 정책연구 용역을 통해 △행정조사 시 영장 없는 주거지, 회사 출입 및 압수수색 비협조에 대한 형사처벌 조항에 대한 헌법적 통제 연구를 시행할 방침이다. 특히 압수수색 등 조사 불응죄의 위헌성과 합헌적 법률해석 여부 등을 상세히 연구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행정영장제도 도입과 관련한 외국의 입법 사례를 통해 제도 도입 경위와 법률 규정, 적용 범위 및 요건, 시행 경과 등을 분석할 예정이다. 또 △국내법상 행정영장제도의 도입 가능성과 도입할 경우의 구체적인 입법론적 검토, △행정조사의 사전·사후 심사를 거쳐 취득된 증거의 형사절차 사용 요건 관련 비교법적 연구 등도 함께 이뤄질 전망이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129조는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을 규정하고 있다. 공정거래 사건은 현행법상 공정위가 조사를 시작하고 고발을 하게 되면 검찰이 수사에 돌입하는 구조로 돼 있다. 이처럼 공정위의 조사는 사실상 수사나 다름 없음에도 영장 없이 이뤄진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또 공정위의 조사 때 피조사자가 현장 자료 제출 요구를 거부하거나 자료를 은닉·폐기해 조사를 기피하면 공정거래법 제125조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도 있다.


앞서 한국형사소송법학회(회장 정웅석)는 올해 1월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 회관에서 '권력적 행정조사와 법치국가적 통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당시 토론회 참석자들은 전속고발권을 가진 국세청 및 공정위 등의 기관이 행정조사권을 오·남용해 위법하게 증거를 수집하는 사례가 있다면서, 이는 조사 대상자의 방어권과 변호인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징벌적 기능을 갖는 권력적 행정조사에 대해서는 영장주의에 준하는 제도적 통제장치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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