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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평석

군(郡)의 체육회장후보가 '경영대학원 최고경영과정수료'를 '경영대학원 수료'로 학력 기재한 것이 후보등록 무효사유인가

- 대법원 2022. 2. 17.선고 2021다238032 판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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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건 개요

피고는 사적 자치단체인 강원도 정선군 체육회이다. 피고 선거관리위원회는 2020년 1월경 초대 민선회장을 선출하기 위해서 선거절차를 개시하였는데 후보자 D는 후보자 등록신청서의 학력 란에 'E중학교 졸업/F대학교 경영대학원 수료'로 기재하고, 이력서에는 'E중학교 졸업'이라고 쓰고 바로 아래 칸에 'F대학교 경영대학원 수료'로 기재하였다. 그런데 D는 F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졸업하지 않았고, 정규학력과정으로 인정되지 않는 'F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하였을 뿐이다.

이 사건 선거관리규정에는 회장 후보자의 학력에 관한 자격 제한은 없고, 다만 선거관리규정 제16조 5항 2호는 '후보자 등록서류를 고의로 조작하거나 중대한 사항을 거짓으로 작성한 것이 발견된 때'에는 그 후보자의 등록을 무효로 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D는 회장에 당선되었는데, 다른 후보자이었던 A와 B가 D의 허위학력기재를 후보등록 무효사유로 하여 피고를 상대로 선거 무효 확인의 소를 제기하였다.


2. 대법원 판결의 요지

이 사건 선거관리규정이 규정하고 있는 목적에 반하여 후보자가 등록신청서에 최종학력을 거짓으로 기재하는 것이 허용된다면, 선거권자가 후보자의 자질과 적격성을 과대평가함으로써 투표에 관한 공정한 판단을 하지 못하게 되는 위험이 초래될 수 있다는 점, E중학교 졸업이 최종학력인 D가 후보자등록신청서의 학력 및 경력에 'F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수료'가 아닌 'F대학교 경영대학원 수료'로 기재한 것은 선거권자로 하여금 D의 자질과 적격성을 과대평가함으로써 D에 대한 정확한 판단을 그르치게 할 수 있다는 점, 결국 D의 행위는 '선거권자의 공정한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에 관하여 허위사실을 기재하는 행위'로서 이 사건 선거관리규정에서 정한 중대한 사항을 거짓으로 작성한 것으로 되어 후보자등록 무효사유에 해당한다.


3. 쟁점
(1)
대법원은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 등이 당선을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하는 등 선거의 절차에서 법령에 위반한 사유가 있는 경우 그 사정만으로 당해 선거에 의한 당선이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고, 이와 같은 법령위배의 선거운동으로 선거인들의 자유로운 판단에 의한 투표를 방해하여 선거의 기본이념인 선거의 자유와 공정을 현저히 침해하고 그로 인하여 선거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될 때에만 당선인 결정은 무효이다(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3다11837 판결)"라고 판시하였고, '선거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하는 때'라 함은 "선거에 관한 규정의 위반이 없었더라면 선거의 결과, 즉 후보자의 등록에 관하여 현실로 있었던 것과 다른 결과가 발생하였을지도 모른다고 인정하는 때를 의미한다(대법원 2020. 11. 12. 선고 2018수5025 판결)"라고 판시하였다.

앞의 대법원판결들의 판시내용은 이 사건 대상 판결에서도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의 쟁점은, 당선자 D의 학력 허위기재 자체가 후보자의 자질과 적격성을 과대평가하게 하여 공정한 판단을 하지 못한 결과 선거인들의 자유로운 판단에 의한 투표를 방해하여 선거의 기본이념인 선거의 자유와 공정을 현저히 침해하였고, 나아가 허위기재가 없었더라면 후보자의 등록에 관하여 현실로 있었던 것과 다른 결과가 발생하였을지도 모른다고 인정될 수 있는지의 여부가 된다.

(2) 
이 사건 대상 판결이 '선거관리 규정에 반하는 부당한 결과'라고 판시한 바가 과연 앞의 대법원 판례들의 기준에 비추어 합당한 판시인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좀 더 세밀하게 살펴 볼 필요가 있다.

1) 
먼저 피고가 선거관리규정에서 후보자등록신청을 할 때 체육회장 후보자격으로 일정한 학력, 예컨대 대학 학력 졸업 이상자로 명시해 놓았다거나 또는 정규학력을 기재하도록 명시한 경우라면 이는 선거권자의 공정한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에 관하여 규정하였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D가 마치 대학 학력 이상의 정규학력자인 것처럼 허위로 학력을 기재한 것은 대상 판결이 지적하는 대로 선거관리규정에 바로 위반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사건의 경우 피고는 체육회장의 후보자격과 관련하여 특별히 학력에 관한 제한 규정을 둔 바 없으므로 D의 행위를 바로 대상 판결의 판시에 해당하는 행위라고 볼 수는 없다.

2) 
다음으로, 후보자격으로서 학력 등에 관한 명시적인 제한 규정이 없는 경우, 이 사건에서와 같이 후보자가 허위의 학력을 기재함으로써 후보자 등록서류를 거짓으로 작성한 경우에는, 선거권자들이 그 학력이 허위 기재임을 안 경우와 이를 알지 못한 경우로 나누어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① 선거권자가 허위기재임을 알고 투표한 경우라면 허위기재와 선거결과와의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으므로 무효사유가 된다고 볼 수 없을 것이다. 예를 들어 상대방이 학력을 속이는 것을 알고도 그래도 좋다고 혼인한 배우자는 혼인 후에 학력을 속였다는 것을 이유로 그 혼인을 취소할 수 없는 예와 같다.

② 문제는 선거권자가 허위기재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투표하여 그 결과 당선된 경우이다. 이 경우는 '중대한 사유'로서 당선무효가 될 위험성이 높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이 사건 기록을 보면 투표권을 가진 총 55명의 선거인단이 투표에 참여한 결과, D가 29표(52.7%), 원고 A가 11표(20%), 원고 B가 15표(27.3%)를 각 득표하여 D가 회장으로 당선되었는데, 선거인단 55명 중 49명이 법원에 D의 학력기재가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제출하였다. D의 학력기재가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사실 확인서를 제출한 49명이라는 선거인단의 수는 낙선자 A와 B의 득표수를 합친 수 보다 거의 두 배에 가까웁고, 당선자 D에게 표를 준 29명보다 20명이나 넘는 숫자이다. 또 총 선거인단이 55명인 것에 비추어 절대 다수인 49명이다.

이들 선거권자 49명의 학력기재가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사실의 확인서는 후보 학력요건을 정한 바가 없는 이 사건 체육회장 선거에서, 선거권자들이 D의 허위학력 기재 사실을 알면서도 이것이 선거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일 것이다. 왜냐하면 확인서를 제출한 선거권자들 가운데에는 이 사건 선거에서 A나 B에게 투표하고 D에게 반대한 선거권자들도 다수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D의 학력 허위기재 그 자체가 선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유가 되어 선거 무효사유가 된다는 대상 판결의 판시 내용은 수긍하기 어렵다.

③ 공직선거법에는 정규학력을 벽보에 게재할 것을 규정(동법 제64조)하고 있는데 후보자 등이 단순한 경력이나 정규학력을 허위로 기재한 사실만으로는 처벌하지 아니하고, 그 허위사실을 일정 형식으로 공표하는 경우에 한정하여 처벌(동법 제250조)할 수 있으며, 나아가 그 당선의 무효는 당선인이 당해 선거에서 공직선거법에 위반된 죄를 범하여 징역 또는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의 선고를 받은 때에 국한한다(동법 제264조). 2019년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으로 정선군 체육회를 비롯한 전국 240여개의 지방체육회는 사적 자치단체로 되었으며 그 회장은 공직자가 아니다. 그런데 공직자 아닌 지역체육회장 후보가 단순히 학력을 허위기재한 사실만을 가지고 이를 바로 '중대한 사유의 기준'으로 보아 그 선거를 무효로 판시한 대상 판결은 사적자치단체장의 선거에 공직선거의 경우 보다 더 무거운 기준을 제시한 것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대상판결은, 결국 D의 허위 학력기재를 징역 또는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에 처하는 것과 같은 평가를 하였다고 보여진다.


4. 평석을 마치며

필자는 대학에서 교수, 그리고 총장직 등에 재직하면서 우리 국민들의 배움에 대한 열망을 절실히 체감하였다. 경제적 어려움과 어떤 불가피한 사정으로 일정 정규학력에 이르는 교육을 받지 못한 분들이 나름대로 자기 분야에서 성공한 후 대학의 이른바 특별교육과정을 통해서 그들의 배움의 한을 푸는 경우를 수 없이 보아왔다. 이러한 사정으로 학력 또는 경력사항에 대학원의 정규교육과정이 아닌 특별교육과정을 정규교육과정을 수료한 듯이 표시하는 경우가 간혹 있는 것도 보았다. 이 사건을 보면서 학력 허위기재는 허위사문서 작성행위로서 형법상 처벌의 대상이 아닐 뿐 아니라 공직선거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점, 많은 대학이 운영하는 특별교육과정도 고등교육기관의 엄연한 교육과정이며 다만 정규교육과정이 아닐 뿐이고, 따라서 학력 란에 정규교육과정을 쓰도록 명시하지 않은 이력서나 경력서 등에는 예를 들어 대학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수료를 기재하여도 된다는 점도 여론(餘論)으로 적는다. 그들의 뼈저린 열망을 무시하고 차단하는 것 역시 정규학력을 거친 배운 자의 입장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겨왔기 때문이다. 한편, 대학마다 특별교육과정 수료생에게 총장, 또는 특수대학원장 명의로 수여하는 교육과정 수료증을 주고 동문회를 구성하고, 대학의 간행물도 보내주며 도서관, 전산실, 각 연구소 및 연구센터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대우를 한다. 이런 점에서 특별교육과정 수강생들이 정규학력과정과 특별교육과정을 거의 동일시하는 오해와 혼동이 생길 수 있다면 특별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대학으로서도 그 책임의 일부를 부인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 사건 대상 판결이 오랜 동안 대학원의 특별교육과정을 지켜본 필자의 눈에 우연히 띄어 판례평석을 쓰게 되었지만, 필자는 냉철하게 이 사건의 기준으로 삼아야 할 종래의 대법원 판결들과 기타 법리들을 보다 세심하게 살피며평석에 이르렀음을 밝힌다.


김숙자 명예교수(명지대 법대·전 배화여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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