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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기사 대법원 2020다301155

법정 구속돼 회사로부터 휴직명령 받은 근로자

보석으로 석방된 후 복직 신청 거부는 부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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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에서 법정구속돼 회사로부터 휴직명령을 받은 직원이 보석으로 석방된 후 복직신청을 했는데 사측이 이를 거부한 것은 부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최근 A씨가 B대학병원을 상대로 낸 징계무효확인 소송(2020다301155)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 중 2017년 4월분부터의 임금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휴직명령 사유 소멸

지체없이 복직 시켜야


B대학병원에서 근무하던 A씨는 업무방해와 상해 혐의로 기소돼 2017년 2월 1심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이로 인해 A씨가 근로를 제공할 수 없게 되자 병원 측은 같은 달 A씨에게 휴직을 명령했다. A씨는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고 2017년 4월 보석 허가를 받아 석방됐다. A씨는 일주일 뒤 병원에 복직을 신청했지만 병원 측은 "휴직 사유가 소멸됐다고 볼 수 없다"며 거부했다. 이후 A씨는 같은 해 9월 항소심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고 같은 해 10월 복직했다. A씨는 이후 "병원의 복직 신청 거부는 위법하다"며 "휴직기간 동안 미지급 임금을 달라"며 소송을 냈다.


B대학병원 인사규정은 △직원이 형사사건으로 구속기소되었을 때에는 휴직을 명할 수 있고 △그 경우 휴직기간은 최초의 형 판결 시까지로 하되 계속 구속될 경우 확정판결 시까지 연장 가능하며 △휴직한 직원은 그 사유가 소멸된 때에는 30일 이내에 복직을 신청해야 하고 병원은 지체 없이 복직을 명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자 패소 원심 파기   


1,2심은 "A씨가 보석으로 석방됐더라도 근로를 제공하는 것이 매우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해 병원 측의 복직신청 거부는 위법하지 않다"며 병원 측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면서 "A씨가 보석으로 석방되기는 했지만 이는 본안판결 선고 시까지 잠정적인 석방에 불과해 보석이 취소되거나 실형이 선고될 경우 근로를 다시 제공할 수 없을지도 모르는 우려가 존재한다"며 "이런 경우 일률적으로 복직시켜야 한다면 보석으로 복직을 명했다가 선고 결과에 따라 다시 휴직을 명하게 될 경우도 생겨 A씨 뿐 아니라 다른 휴직자들과 사이에서도 근로관계 안정성을 상당히 저해할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근로기준법 제23조 1항에서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휴직을 명하지 못한다고 제한하고 있는 점에 비춰보면, 사용자의 휴직명령에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려면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 등이 정한 휴직사유가 발생했을 뿐만 아니라 휴직 근거 규정의 설정 목적과 실제 기능, 휴직명령권 발동의 합리성 유무와 그로 인해 근로자가 받게 될 신분상·경제상의 불이익 등 구체적 사정을 모두 참작해 근로자가 상당한 기간에 걸쳐 근로를 제공할 수 없다거나 근로를 제공하는 것이 매우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B대학병원 인사규정은 '구속으로 인해 현실적 근로제공이 불가능한 경우'를 휴직사유로 정한 것으로 보이는데, A씨가 석방된 이후에는 휴직명령 사유가 소멸했으므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병원은 A씨의 복직신청에 대해 지체없이 복직을 명했어야 한다"면서 "A씨가 석방 이후에도 보석이 취소되거나 실형이 선고되는 등 다시 근로를 제공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될 가능성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복직거부 당시 A씨가 근로를 제공하는 것이 매우 부적당한 경우에 해당했다고 단정하기도 어려워 원심 판단에는 휴직명령의 적법성 등에 관한 법리 오해해 판결에 영향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A씨가 2017년 2월 9일부터의 미지급 임금을 청구하고 있는데, 구속됐던 기간 동안에는 휴직명령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인정돼 적어도 그 기간에 임금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원심 판단의 결론은 정당하므로 이 부분은 파기 범위에서 제외한다"고 덧붙였다.

 

미국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