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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평석 대법원 2017다235791

유류분액에서 공제할 순상속분액의 산정방법

- 대법원 2021. 8. 19. 선고 2017다235791 판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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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관계 및 대법원의 판단]

1. 사실관계

A는 2013년 6월 17일 사망하였고, 사망 당시 망인의 상속인으로는 자녀들인 원고 1, 2, 3과 피고가 있었다. A 사망 당시 적극적 상속재산으로는 상속개시 당시의 시가 4억1000만원 상당의 부동산과 아파트에 대한 임차인으로부터 지급받은 2억4000만원이 있었고, 상속채무는 위 임대차보증금반환채무 2억4000만 원이 있었다. A는 원고들과 피고에게 생전증여를 하였는데, 그 증여의 상속개시 당시 액수는 원고 1: 1억5654만6274원, 원고 2: 4억4120만7832원, 원고 3: 1억5091만2518원, 피고: 18억5000만원이었다. 원고들은 피고가 A로부터 생전증여를 받아서 자신들의 유류분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면서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유류분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2. 원심판결

원심인 서울고등법원은, 유류분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재산액 32억4866만6624원{= 6억5000만원(상속재산액) + 1억5654만6274원 + 4억4120만7832원 + 1억5091만2518원 + 18억5000만원(각 특별수익액)}에서 상속채무액 2억4000만원을 공제한 30억866만6624원이 되고, 원고들 및 피고의 각 유류분액은 3억7608만3328원(30억866만6624원 × 1/8)이 된다고 하였다. 그리고 여기서 원고들의 특별수익액과 순상속액을 공제하여 유류분 부족액을 산정하였는데, 순상속액의 계산에서 원고들과 피고들이 상속재산을 각각 4분의1씩 상속받는 것으로 보아 각 순상속액을 1억250만원{(부동산 시가 4억1000만원 + 임대차보증금 2억4000만원) × 1/4 - (임대차보증금반환채무 2억4000만원 × 1/4)}으로 산출하였다.

그리하여 원고 1의 유류분 부족액은 1억1703만7054원(= 3억7608만3328원 - 1억5654만6274원 - 1억250만원), 원고 3의 유류분 부족액은 1억2267만810원(= 3억7608만3328원 - 1억5091만2518원 - 1억250만원)이고, 피고는 원고 1, 3에게 이들의 각 유류분 부족액에 원고 2와 피고의 각 유류분 초과 합계액 중 피고 자신의 유류분 초과액인 14억7391만6672원이 차지하는 비율을 곱한 금액을 반환하여야 하므로, 피고는 원고 1에게 1억1208만4632원, 원고 3에게 1억1747만9996원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하였다.


3. 대법원 판결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피고의 원고 1, 3에 대한 패소부분을 파기환송하였다.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유류분제도의 입법취지와 민법 제1008조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공동상속인 중 특별수익을 받은 유류분권리자의 유류분 부족액을 산정할 때에는 유류분액에서 특별수익액과 순상속분액을 공제하여야 하고, 이때 공제할 순상속분액은 당해 유류분권리자의 특별수익을 고려한 구체적인 상속분에 기초하여 산정하여야 한다. 원심은 유류분 부족액을 산정하면서 원고들과 피고가 특별수익자임에도 이들의 특별수익을 고려하지 않고 법정상속분에 기초하여 유류분액에서 공제할 순상속분액을 산정한 결과 원고 1, 원고 3에게 유류분 부족액이 발생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단에는 유류분 부족액 산정 시 유류분액에서 공제할 순상속분액의 산정방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평석]
1. 유류분에서 공제할 순상속액의 산정에 관한 구체적 상속분 기준설과 법정상속분 기준설

유류분 부족액의 산정은 다음과 같은 공식에 의하여 나타낼 수 있다. 유류분 부족액 = A(유류분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재산액) × B(그 상속인의 유류분 비율) - C(그 상속인의 특별수익액) - D(그 상속인의 순상속액). 그런데 이 사건에서 문제된 것은 D를 산정할 때 법정상속분에 의하여야 하는가, 아니면 특별수익을 고려한 구체적 상속분에 기초해야 하는가 하는 점이다. 원심은 법정상속분에 의하였으나, 대법원은 구체적 상속분에 기초해야 한다고 보았다.

이 사건에서 원고들이 유류분반환청구를 하기 전에 피고를 상대로 상속재산분할을 청구하였다고 하자. 이해를 돕기 위하여 숫자를 약간 바꾸면, 상속재산은 6억5000만원이고, 상속채무는 2억4000만원이며, 원고 1과 원고 3의 특별수익은 각 1억5000만원, 원고 2의 특별수익은 4억4000만원, 피고의 특별수익은 18억5000만원이라고 하자. 이 때 원고 2와 피고는 그 특별수익이 자신의 상속분을 초과하는 이른바 초과특별수익자이므로 이들은 상속재산 분할을 받을 수는 없고(설명 생략), 다만 상속채무 2억4000만원은 원고들과 피고가 각 법정상속분에 따라 분담한다. 그러므로 상속재산 6억5000만원은 원고 1, 3만이 각 3억2500만원을 상속하게 되고, 그들의 상속채무 분담액은 6000만원(2억4000만원 × 1/4)이므로, 순상속액은 각 2억6500만원(3억2500만원 - 6000만원)이다. 유의할 것은 초과특별수익자가 있는 경우에도 상속채무는 초과특별수익자를 포함한 모든 상속인이 법정상속분 비율에 의하여 분담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은 30억원(상속재산 6억5000만원 + 각 생전증여액 합계 25억9000만원 - 상속채무 2억4000만원)이고, 원고 1, 원고 3의 유류분액은 각 3억7500만원(30억원 × 1/8)이다. 여기서 원고 1, 3의 수증액 각 1억5000만원을 공제하면 2억2500만원이 된다. 따라서 유류분액에서 공제되어야 하는 순상속액을 구체적 상속분을 기초로 하여 산정한다면, 원고 1, 3의 순상속액 각 2억6500만원은 2억2500만원보다 많으므로, 이들은 유류분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오게 된다. 반면 원심은 순상속액을 법정상속분을 기초로 하여 산정하였기 때문에, 원고 1과 원고 3의 유류분 부족액이 있다고 보았다.

이 문제에 대하여 종래 대법원이 명시적으로 판시한 적은 없고, 하급심 판례는 나누어져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법원 2009. 9. 10. 선고ㅤ2008두2675ㅤ판결은, 이 점에 관한 사법시험 문제의 정답으로서 채점자가 법정상속분을 기준으로 한 것을 정답으로 한 데 대하여, 유류분권자가 실질적으로 받을 구체적 상속분을 기준으로 하는 견해에 의하면 정답항이 없고, 반면에 법정상속분을 기준으로 하는 견해에 의하면 정답항이 있는 경우에는 정답이 있는 것으로 처리한 것에 잘못이 없다고 하였다.


2. 구체적 상속분 기준설의 타당성

생각건대 구체적 상속분 기준설이 타당하다. 우선 유류분제도의 목적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유류분반환청구권을 인정하는 것은 상속인의 상속분이 유류분에 미치지 못하게 되는 경우 이를 보충하기 위한 것이므로, 상속인이 실제 상속을 통하여 구체적으로 얼마나 이익을 얻는가가 중요하고, 따라서 유류분액에서 공제되어야 할 순상속액은 상속재산 분할을 통하여 얻을 수 있는 이익인 구체적 상속분을 반영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리고 성문법상의 근거를 들자면 민법 제1118조가 유류분에 관하여 특별수익에 관한 제1008조를 준용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러므로 유류분 권리자의 순상속액 산정에 있어서도 특별수익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윤진수, 유류분침해액의 산정방법, 서울대학교 법학 제48권 제3호, 2007 참조). 대상판결도 같은 취지이다.

국내의 학설도 대부분 구체적 상속분 기준설을 지지한다. 2018년 개정된 일본 민법 제1046조는 유류분침해액의 산정방법에 관하여 규정하면서, 공제할 순상속액에 대하여는 구체적 상속분을 기준으로 하여야 함을 명백히 하였다.

다만 대상판결에 대하여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는 대신 파기자판하여 원고 1, 3의 청구를 기각하였더라면 하는 점이다. 이 원고들의 유류분반환청구는 이유 없음이 명백하기 때문이다. 초과특별수익자가 있는 경우에 상속재산분할에서 어떻게 취급할 것인가에 관하여는 법정상속분 기준설(초과특별수익자 부존재 의제설)과 구체적 상속분 기준설이 있는데(윤진수, 초과특별수익이 있는 경우 구체적 상속분의 산정방법, 서울대학교 법학 제38권 2호, 1997 참조), 현재 하급심 판례상으로는 법정상속분 기준설이 정착된 것으로 보인다. 이 점에 관하여 대법원이 법정상속분 기준설에 따라야 한다고 명백한 태도를 밝혀 주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윤진수 명예교수(서울대 로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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