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판결기사 서울고등법원 2020노269

'신한은행 채용비리 의혹' 조용병 회장, 항소심서 "무죄"

서울고법 "조 회장 관여 사실 인정하기 어려워"

신입사원 채용과정에서 점수를 조작해 외부로부터 청탁을 받거나 소속 임직원 자녀 등 특정 지원자에게 특혜를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에게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6-3부(조은래·김용하·정총령 부장판사)는 22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조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2020노269).

 

746.JPG


조 회장과 신한은행 인사담당자들은 2013년 상반기부터 2016년 하반기까지 총 8회에 걸쳐 반기별로 시행된 신입 행원 채용과정에서 외부로부터 청탁을 받은 지원자와 신한은행 임원, 부서장 자녀라는 이유로 서류심사나 1차 실무자면접 또는 2차 임원면접 각 전형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부정하게 합격시켜 채용업무나 면접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았다. 또 합격자 남녀 성비를 인위적으로 조율한 혐의도 함께 받았다.

 

재판부는 조 회장에 대해 "모두 정당한 합격자 사정 과정을 거쳐 합격자 지원자일 수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배제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지원자 1명의 경우 서류전형 부정 합격자인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그 합격 과정에 조 회장의 관여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한 지원자에 대한 서류전형 지원 사실을 다른 담당자에게 전달했고, 이를 채용팀으로서는 전형별 합격자 사정 단계에서 '행장이 전달한 지원자'라는 사정을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예상했다고 하더라도, 조 회장의 의사표시를 '합격 지시'로 간주할 수 없다"며 "만약 이러한 의사표시를 채용담당자가 '합격 지시'로 받아들였다면 굳이 서류전형만 통과시키고 1차 면접은 탈락시키는 것으로 결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른 신한은행 인사담당자들의 채용비리 혐의는 인정했지만 1심보다 좁게 부정채용 대상자를 판단했다. 이에 따라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윤승욱 전 신한은행 인사·채용담당 그룹장 겸 부행장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선고되는 등 5명의 형량이 1심보다 줄었다.

 

재판부는 "기회는 균등하고 과정은 공정해야 한다는 것은 거역할 수 없는 시대적 가치"라며 "채용비리에 따른 피해자는 해사를 희망했다가 고용 기회를 박탈당한 청년층 중심의 지원자일 수밖에 없으나, 채용절차 그 자체를 보호법익으로 하는 채용비리죄나 부정채용죄가 법률적으로 마련되지 않아 판례에 따라 그 보호법익과 피해자를 완전히 달리하는 형법상의 업무방해죄라는 죄명으로 채용비리를 다스리고 있는 현실이고, 채용비리에 따른 피해자는 입사 지원자들이 아니라 해당 기업 자체 또는 해당 기업 임직원들로 구성된 면접위원들이라는 것이어서 일반적인 법 감정에 어긋나는 결과가 초래됐다"고 밝혔다.

 

다만 "공소사실에 특정 전형에서 부정통과자로 적시된 지원자들은 대부분 청탁의 대상이거나 신한은행 임직원들과 연고관계가 있는 지원자들이기는 하나, 대체로 상위권 대학 출신에 일정 수준의 어학점수와 각종 자격증을 보유하는 등 기본적인 스펙을 갖추고 있는데다 일정 정도의 합격자 사정 과정을 거친 경우가 있어 일률적으로 부정통과자로 볼 수는 없다"며 "이러한 합격자 사정 절차를 거치지 않은 지원자인 것이 밝혀진 경우에만 부정통과자에 해당한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재판부는 합격자 성비를 인위적으로 조정한 혐의에 대해서는 "남녀를 차별했다고 인정하기엔 부족하다"며 무죄로 판단한 1심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