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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에서 개명허가 사건 처리 지연되는 이유는…

관할법원 제대로 확인 않고 서울가정법원에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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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명을 하려는 사람들이 관할이 아닌 법원에 신청서를 제출하는 일이 빈발, 해마다 수백건에 달하는 사건이 이송처리되고 있어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법원 직원들의 비생산적 업무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사건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서울가정법원에 이 같은 일이 많은데 시민들이 주소지가 서울이라는 이유만으로 법률상 관할 법원이 어디인지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오직 서울가정법원에 개명 허가 신청을 접수하는 일이 잦기 때문이다. 급기야 서울가정법원은 최근 대한변호사협회와 대한법무사협회 등 관련 전문가단체에 협조 공문을 보내 관할 위반으로 사건 처리가 지연되지 않도록 당사자 주소지에 맞는 관할 법원에 개명 허가 신청이 접수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관할 법원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사건을 접수해 사건처리가 지연되는 불편을 겪지 않도록 주의가 요망된다.

 

관할법원 이송율 

2018년 4.3%→2021년 12.8%로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99조는 '개명하고자 하는 사람은 주소지를 관할하는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고 그 허가서의 등본을 받은 날부터 1개월 이내에 신고를 해야 한다'고 규정해, 개명 허가 신청자로 하여금 주민등록 주소지를 기준으로 관할법원을 선택해 개명허가 신청을 하도록 하고 있다. 


문제는 개명 허가 신청 사건에 대해 서울가정법원이 서울 25개구 전 지역을 관할로 두고 있지는 않다는 점이다. 협의이혼 사건 등 업무가 많기도 하지만 당사자의 편의를 위해 관할을 나누고 있기 때문이다.

 

접수된 개명신청사건 

10건 중 1건 이상 관할위반

 

각급 법원의 설치와 관할구역에 관한 법률 제3호 별표5에 따르면 서울가정법원은 가사·소년보호·가정보호 사건은 서울시 전체를 관할하지만, 가족관계등록에 관한 사건에 해당하는 개명 허가 사건에 대해서는 서울중앙지법과 같이 서초구와 관악구, 종로구, 중구, 동작구, 강남구만을 관할한다.

 

△성동구, 광진구, 강동구, 송파구는 서울동부지법이 △영등포구, 강서구, 양천구, 구로구, 금천구는 서울남부지법이 △동대문구, 중랑구, 성북구, 도봉구, 강북구, 노원구는 서울북부지법이 △서대문구, 마포구, 은평구, 용산구는 서울서부지법이 관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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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사실을 잘 몰라 개명 허가 신청을 다른 지역의 관할 법원에 하는 시민들이 많다.

 

실제로 법원통계월보와 서울가정법원 내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8년 서울가정법원에 접수된 5528건의 개명 허가 신청 가운데 4.3%에 해당하는 239건이 다른 법원으로 이송됐다. 2019년에는 접수된 5572건 중 6.5%에 해당하는 363건이 이송됐고, 지난해는 5698건 중 9%에 해당하는 511건이 이송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송건수는 물론 이송률도 높아지는 추세다. 올해도 1~2월 두 달 동안 접수된 개명 허가 신청 1092건 중 12.8%에 해당하는 140건이 서울가정법원에서 다른 법원으로 이송됐다. 접수된 개명 신청 사건 열 건 중 한 건 이상이 관할 위반인 셈이다.

 

서울가정법원, 

변협·법무사협회에 협조공문까지

 

이 때문에 서울가정법원은 개명 허가 신청 사건을 많이 처리하는 변호사업계와 법무사업계에 에스오에스(SOS)를 쳤다. 변협과 법무사협회 등에 각각 '가족관계등록비송 사건 중 개명사건에 대한 협조 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내 "서울가정법원을 관할법원으로 오인해 개명 사건 접수를 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어 이에 따른 관할위반으로 인한 이송사건 증가로 사건처리가 지연되고 있다"며 협조를 요청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개명 사건 관할에 대한 착각과 전자가족관계등록시스템 도입으로 대리인 없이 개명 허가 신청을 하는 당사자가 늘어난 것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전문가 등 도움 없이 

직접 개명허가 신청도 큰 원인

 

김태영 대한법무사협회 상근부협회장은 "사람들이 착각하는 부분이 서울에 있는 가사사건은 전부 서울가정법원에서 관할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라며 "개명 사건을 많이 다루는 법무사 등 전문자격사들은 보정명령도 받아보고 이송을 받은 경험도 있어 관할법원에 대해 잘 알지만, 이런 경험이 없으면 무조건 서울가정법원에 내는 실수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법무사나 변호사 등의 도움을 받지 않고 일반 시민이 직접 개명 허가를 신청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도 한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서울가정법원의 한 판사는 "2014년 7월 대법원 전자가족관계등록시스템(https://efamily.scourt.go.kr)이 도입되면서 시민들이 보다 손쉽게 개명 허가를 신청할 수 있게 됐는데, 전자소송 시스템으로 접수된 개명 사건이 종이서면으로 접수된 사건보다 이송 건수가 2배가량 더 많다"며 "전문가의 도움 없이 일반 시민들이 직접 전자소송 시스템을 통해 개명 허가 신청을 하다보니 관할 위반 사례가 많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송 결정이 많아지면서 이에 소요되는 시간적, 행정절차적 비용 낭비도 많다"며 "관할 위반으로 사건 처리 지연 등 불편을 겪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관할 혼동 않도록 

관련 시스템 개선 조치도 필요


관할 법원에 대한 이해와 인식 제고는 물론 관련 전자소송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판사는 "전자소송 시스템으로 명확하게 관할 법원을 안내하거나 팝업창으로 안내를 하는 등의 방식을 통해 시스템적으로 관할 위반 오류를 사전에 막을 필요성이 있다"며 "일반 국민들이 개명 허가 신청 시 관할에 대해 혼동하지 않도록 관련 시스템을 개선하는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문제점을 인지하고 개명신청 관할법원 관련 시스템 개선 방향을 검토 및 추진하고 있다"며 "가정법원에서 실무적으로 불편사항이 접수돼 민원서비스 차원에서도 이를 해결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개선의 실행여부를 고민할 단계는 이미 넘었고, 어떻게 고치면 좋을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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