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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인사 놓고 '코드 인사' 문제 제기도

지방법원 부장판사 이하 법관 930명 정기 인사
조국 전 장관 자녀 입시 의혹 사건 담당 판사 등은 유임
양승태 전 대법원장 사건 담당 재판부 3명은 모두 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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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단행된 법관인사 가운데 중요 사건을 재판하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인사를 둘러싸고 '코드 인사'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 3일 지방법원 부장판사 이하 법관 930명에 대한 올해 정기인사를 22일자로 단행했다.


논란은 서울중앙지법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과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일가 비리 의혹 사건 재판부 등 일부 재판부 구성원과 관련된 것이다.

우선 조 전 장관 자녀 입시비리 의혹 사건과 문재인정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 등을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 재판장인 김미리(52·사법연수원 26기) 부장판사가 유임됐다. 

 

김 부장판사는 2018년 2월 서울중앙지법으로 전보돼 3년간 근무했다. 통상 2~3년 주기로 순환근무하는 법관 인사 관행을 깨고 유임된 것이다. 야당에선 '우리법연구회' 출신인 김 부장판사가 여권 인사 재판을 정권에 유리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특히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은 지난해 1월 접수한 이후 기록 열람·등사가 지연돼 공판준비기일만 6차례 진행돼 1년이 넘도록 정식 재판이 열리지 못하고 있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으로 기소된 임종헌(62·16기)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재판을 맡고 있는 형사36부 재판장인 윤종섭(51·26기) 부장판사는 이번에도 유임돼 6년째 서울중앙지법에 근무하게 되는 이례적 상황이 연출됐다. 윤 부장판사는 '유죄의 예단을 가지고 재판을 불공정하게 진행한다'는 이유로 임 전 차장 측으로부터 기피 신청을 당했었다.

반면, 양승태(73·2기)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64·12기)·고영한(66·11기) 전 법원행정처장의 재판을 담당하고 있는 형사35부는 재판장인 박남천(54·26기) 부장판사를 포함, 3명의 판사가 모두 다른 법원으로 전보됐다. 박 부장판사는 김미리 부장판사와 같이 2018년 2월 서울중앙지법으로 전보됐었다.

한 판사는 "조 전 장관 사건은 추정된 상태로 기일이 안 잡혔고,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도 심리가 거의 진행된 적 없는 상황에서 (김미리 부장판사가) 굳이 유임됐어야 했는지 모르겠다"며 "(정기인사에서) 교체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유임돼 다소 의아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판사는 "인사라는 것은 각급 법원의 인력수급 사정과 개별 판사의 인사 희망 등이 어땠는지를 봐야 하기 때문에 어느 단면만 보고 평가하는 게 조심스럽긴 하지만, '오이 밭에서는 신발 끈을 고쳐 매지 않는다'는 말이 있듯 '코드 인사'라는 의구심을 줄 만한 여지를 줬다"고 평가했다.

한 부장판사는 "법관 인사는 근무연한 등 정해진 기준에 따라 실시돼 기계적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예측가능성이 담보됐는데, 이런 식으로 어떤 재판부는 근무연한이 초과했는데도 유임시키고 어떤 재판부는 전보하는 방식이 이어진다면 인사에 대한 신뢰성과 공정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여기에 서울중앙지법을 이끄는 법원장과 수석부장판사 인선도 코드 인사 논란을 빚고 있다. 

 

지난달 28일 단행된 고위법관 인사에서,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으로 2017년 양승태 코트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태와 관련한 대법원의 3차례 조사 중 1,2차 조사에서 조사위원으로 참여한 성지용(57·18기) 춘천지법원장이 서울중앙지법원장에,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태에 대한 검찰 수사를 주장하고 지난해 말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사태 당시 불거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실의 '재판부 분석 문건'에 대해 법관 독립 침해 우려 표명과 함께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라는 의견을 표명했던 송경근(57·22기) 청주지법 부장판사가 민사제1수석부장판사에 발탁된 데 이어, 이번 인사에서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으로 성 원장과 함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태 1차 조사위원으로 참여했던 고연금(53·23기) 인천지법 부장판사가 형사수석부장판사에 발탁됐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판사에 여성 법관이 기용된 것은 고 부장판사가 처음이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특정 연구회 소속이라는 이유 등으로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는 없다"면서도 "다만 오해를 불러올 수도 있는 만큼 법관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균형감각과 공정성을 유지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대법원은 이번 인사에서부터 장기근무제도가 실시됨에 따라 서울권 법원을 포함한 전국 24개 법원에서 장기근무법관 128명을 선정했다. 또 경력법관과 여성법관들이 각급 법원의 법원장, 수석부장판사, 지원장에 대거 보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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