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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기사 대법원 2020도13384

"공무원, 의도적 업무 포기 아니면 직무유기 아니다"

대법원, 무죄 원심 확정

주민이 제기한 건축물 시공 관련 민원에 대해 관계 공무원이 현장조사를 하지 않았더라도 의식적으로 업무를 방임하거나 포기한 것이 아닌 이상 직무유기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직무유기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20도13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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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보령시청 7급 공무원인 A씨는 2017년 10~12월 B씨로부터 "설계도와 다르게 시공되고 있는 축분장이 있다"는 민원 신고를 받고도 현장 확인을 하지 않는 등 직무를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A씨는 건축신고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으로서 현장을 찾아 위법사항을 확인하고 건축주로 하여금 공사를 중지시키는 등 위법사항의 시정을 명하거나 건축물의 사용을 제한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하지 않았다"며 A씨를 기소했다.

1심은 "A씨가 설계도면과 달리 시공되고 있음을 외면하고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자신의 직무를 저버린 행위로서 국민에게 피해를 야기시킬 가능성이 있다"며 A씨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범행이 경미한 점 등을 고려해 자격정지 1년의 선고를 유예했다.

그러나 2심은 "A씨가 다소 태만과 착각 등으로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지 않았다거나, 소홀히 직무를 수행한 탓으로 적절한 직무수행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볼 수는 있을지언정, 이를 넘어 직무의 의식적인 포기 등과 같이 국가의 기능을 저해하고 국민에게 피해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 정도의 직무유기를 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나름대로 자신이 이해한 민원의 취지에 좇은 업무를 처리하고자 했다"며 "당시 인사이동 등으로 A씨가 해당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기한이 넉넉하지 않았고, 그의 업무환경이나 관행 등을 참작해 볼 때 A씨가 업무를 처리하면서 민원인이 만족한 만한 수준으로 신속하게 하지 못했다고 볼 수는 있을지언정, 의식적으로 관련 업무를 방임하거나 포기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면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도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