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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법무관·공익법무관 인력수급 차질 원인과 대책은

“법조인 양성 제도 전환으로 발생한 구조적 현상”

법무관 숫자가 크게 줄어들면서 정부기관 곳곳에서 국가송무·법률구조 업무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법조인 양성제도가 대학원 체제인 로스쿨로 전환되면서 생긴 구조적인 현상이기 때문에, 법무관 숫자가 예년처럼 다시 늘어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그동안 법무관들에게 의존하던 기관들은 변호사를 채용해 관련 업무를 맡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방부도 취업난 등으로 '커리어 개발'에 예민한 로스쿨생 병역자원들을 위한 다양한 유인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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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스쿨에 '군필' 급증 = 법조계는 법무관 감소 현상이 이미 예견된 결과라고 지적한다. 로스쿨 도입 당시에도 법조인 양성제도가 대학원 체제로 바뀌면 30세 미만의 '군 미필' 남성 숫자가 줄어들어, 사법시험과의 병존 시기가 끝나는 시기에 법무관 인력 충원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다.

 

전문대학원인 로스쿨의 경우 상당수의 남학생들이 학부 시절 군복무를 마친 뒤 입학한다. 사법시험처럼 '소년등과'를 꿈꿀 수 없는 데다, 취업·유학 등 다른 진로를 고민하다 로스쿨에 입학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미리 병역의무를 마치는 사례가 많다. 


상당수의 로스쿨 남학생

 미리 군복무 마치고 입학


병무청은 로스쿨에 재학 중인 20대 군 미필 남학생을 2학년 때 '법무사관 후보생'으로 선발해 병적(兵籍)에 편입시키는데, 수효가 줄다보니 배출인원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에는 일반 사병 복무기간이 18개월로 줄어 36개월이상 복무해야 해야하는 법무관의 메리트가 많이 희석됐다.

 

지난 4년 간의 법무사관 후보생 선발 통계도 이런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다.

 

병무청 자료에 따르면 연도별 법무사관 후보생 편입 인원은 2017년 198명에서 2018년 163명, 2019년 139명, 2020년 141명으로 줄곧 하향세다. 이런 추세라면 지난해 선발된 인원이 임관하게 되는 내년에는 겨우 140명 안팎의 법무관이 임관해 최악의 인력가뭄에 시달리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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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익법무관' 뜨고 '군법무관' 지고 = 한편 법무사관 후보생 사이에서는 공익법무관의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면서 군법무관 기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공익법무관은 대한법률구조공단 등에서 민·형사, 행정사건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송무경험을 쌓을 수 있는 데다, 법무부, 법원행정처, 공정거래위원회, 대검찰청 등 요직을 거칠 경우 취업시장에서도 매우 유리하기 때문이다.

 

공익법무관 시절 중앙노동위원회에서 근무하다 전역 후 모 대형로펌 인사노무그룹에 입사한 A변호사는 "다양한 사회경험과 실무역량을 쌓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처음부터 공익법무관을 지원했으며, 공익법무관 시절의 경험은 진로 결정에도 아주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왔다"면서 "중앙노동위 파견 시절 △부당해고 관련 소송 △부당노동행위 관련 소송 △교섭대표결정 관련 소송 △관장지정처분 관련 소송 등 다양한 송무사건을 직접 수행하며 실력을 쌓을수 있었다"고 말했다. 

 

법무사관 후보생 지원 줄어 

배출 인원 유지 어렵고


최근 법무부 국제법무과에서 투자자-국가 소송(ISD) 사건에 투입됐던 한 공익법무관은 전역 전 이미 로펌 리쿠르팅 시장에서 '대어(大魚)'로 이름이 회자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공익법무관으로 지원했다가 전산추첨으로 군법무관에 차출된 법무관들의 불만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공익법무관은 취업 한파에 내몰리고 있는 젊은 법무관들이 그나마 다양한 송무를 경험할 수 있어 선호 대상이지만, 군법무관은 군 형사사건 등을 제외하면 접할 수 있는 분야가 제한적인 데다, '군법무관의 꽃'으로 불리는 방위사업청이나 국방부 송무팀으로 발령 받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로까지 일컬어질 정도로 실현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군법무관 출신의 한 변호사는 "로스쿨생들 사이에서 군법무관이 공익법무관에 비해 나은 점은 '대위 계급장' 하나밖에 없다는 말까지 나온다"며 "영내에서 검사 임용시험을 준비하는 등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군법무관을 지망할 특별한 유인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가뜩이나 법무사관 후보생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한 쪽으로만 무게 추가 기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공익법무관 인기 상승에 

군법무관 기피 현상 뚜렷

 

◇ "기관별 대응책 강구해야" = 법무관 감소는 법조인 양성제도와 결부된 구조적인 변화에 따른 것이므로 그동안 법무관에게 국가송무업무 등을 의존하던 부처와 공공기관들은 새로운 인력 충원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로스쿨 제도와 변호사시험 합격률 등에 큰 변동이 없다면 법무관 수는 지금과 비슷하게 유지되거나 더 줄어들 것이어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변호사를 신규 채용해 법무관 자리를 점진적으로 대체해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법률구조공단 관계자는 "공단에 배치되는 공익법무관 숫자가 2016년 수준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별로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법률구조 업무에 차질이 없도록 예산 등을 확보해 소속 변호사 수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무관 공급의 우선권을 갖고 있는 국방부는 아직 법무사관 후보생 감소에 대해 뚜렷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전역 인원, 신규 필요 인력 규모 등을 고려한 국방부 충원 계획에 따라 선발인원을 확정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법무사관 후보생 인력 변동 추이가 주요한 고려사항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가용자원 확대·복지지원 등 

적극적 대책 마련해야

 

그러나 국방·안보와 직결되는 군법무관의 경우 마땅히 대체할 수 있는 인력 수단이 없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입대 연령 기준을 높여 가용자원을 늘리고, 급여·복리후생 등 적극적인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현행 병역법 시행령 제119조 1항 2호에 따르면 법무장교로 선발되기 위해서는 임관 기준 30세까지 변호사 자격을 취득해야 한다(장기 군법무관의 경우는 32세). 이는 군인사법 제15조 등에 따라 초임 계급인 중위의 임용연령 제한 기준에 따른 것이지만, 변호사시험 평균 출원연령이 32세인 점을 고려할 때 다소 낮은 연령이다. 따라서 군법무관도 초임계급을 대위로 상향하는 등 입대 가능 연령을 의무장교(33세)와 비슷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 군 법무행정의 특수성과 격오지 근무 등으로 공익법무관에 비해 커리어 개발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을 감안해 우수자원을 영입할 수 있는 자구책 마련도 시급하다.

 

중령 출신의 한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성적 20~30% 이내의 우수 자원이 군법무관으로 몰리던 시대는 끝났다"며 "법무관 생활을 경력 개발 기회로 여기는 젊은 변호사들이 군을 기피하지 않도록 급여나 복지 수준을 공익법무관보다 한 단계 높게 유지하는 등 적극적인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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