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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녹음·녹화 의무화' 등 전관예우 근절 3법 발의

'검찰, 사건 배당 투명화… 판결문 공개 확대'도 추진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형소법 등 개정안 대표발의

판사 출신인 이탄희(42·사법연수원 34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관예우를 근절하겠다며 민·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전관예우 근절 3법'이라고 불리는 개정안에는 전관 변호사들의 영향력 행사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검찰 단계에서는 사건 배당을 투명화하고 △법원 재판 단계에서는 재판 녹음·녹화를 의무화하는 동시에 △확정되지 않은 사건까지 판결문 공개를 확대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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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이 의원은 31일 형사소송법, 검찰청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우선 재판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립하기 위해 법원이 모든 형사재판 과정을 원칙적·의무적으로 녹음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범죄 피해자의 사생활의 비밀이나 신변보호를 위해 심리를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한 경우에는 녹음하지 않아도 된다. 영상녹화는 검사와 피고인·변호인이 모두 동의하는 경우에만 가능하도록 했다. 사생활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다.현행법상으로도 검사나

 

 피고인·변호인이 재판 과정에 대한 녹음·녹화를 법원에 신청할 수 있지만, 녹음·녹화 허가 여부는 전적으로 법원의 재량에 달려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재판 녹음물·영상녹화물은 소송기록에 첨부돼 공판조서의 일부로 다뤄지게 되고, 검사나 피고인·변호인의 신청에 따라 법원은 녹음물·영상녹화물의 사본을 제공해야 한다. 다만 피해자 등 소송관계인의 사생활에 관한 비밀이나 신변보호, 국가기밀 보장 등을 이유로 재판장은 녹음물·영상녹화물이 공개되지 않도록 보호조치를 할 수도 있다.

 

재판과정을 녹음할 경우 재판 흐름이 투명해져 전관변호사 등이 법정 외 변론을 시도할 동기가 줄어들 뿐만 아니라 법관의 부적절한 언행을 방지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는 헌법상 '공개 재판주의'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게 이 의원의 판단이다.

 

검찰청법 개정안은 검찰의 투명·공정한 사건 배당을 위해 각 지검 단위로 '사건배당기준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건배당기준위가 사전에 사건 배당·재배당 기준과 우선순위를 정하면, 지검장과 지청장이 이에 따라 사건을 배당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특정 사건이 임의로 특정 검사에게 배당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사건배당기준위는 민주적으로 선출된 각급 검사 대표와 검사 이외의 검찰공무원 대표, 법무부 장관이 위촉하는 외부위원 등으로 구성된다. 다만 일반검사 대표가 전체 위원 수의 절반 이상, 일반검사 대표 중 여성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도록 했다. 위원 임기는 1년으로 정했다.

 

이 의원은 "현재 대검찰청 예규인 '검찰보고사무규칙'에 따르면 각급 검찰청의 장이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거나 사회적 이목을 끌만한 사건이라고 판단한 경우 재량으로 담당 부서와 검사를 정해 배당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배당 자체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이뤄지는 전관변호사 청탁이 가능해 전관예우의 토대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법무부 법무·검찰개혁위원회는 "각급 검찰청의 기관장이 특정 검사에게 경찰송치사건 배당을 줄여주는 '특혜배당'이나 구속사건 등의 배당을 일시에 몰아주는 '폭탄배당'을 할 수 없도록 사건배당에 관한 투명·공정한 기준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이 의원은 앞서 지난 26일에는 판결문 공개 범위를 대폭 확대하기 위한 민사소송법 및 형사소송법 개정안도 각각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누구든지 상고심에서 확정된 판결 뿐만 아니라 아직 확정되지 않은 1, 2심 판결문도 열람·복사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 골자다. 특히 판결문은 컴퓨터 등을 통해 문자열이나 숫자열로 검색할 수 있도록 공공데이터의 제공 및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른 '기계 판독이 가능한 형태'로 제공하도록 했다. 공공데이터법 제2조 3호는 '기계 판독이 가능한 형태'에 대해 '소프트웨어로 데이터의 개별내용 또는 내부구조를 확인하거나 수정, 변환, 추출 등 가공할 수 있는 상태'라고 규정하고 있다.

 

현행법상으로도 일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누구든지 판결이 확정된 사건에 대해서는 판결문을 인터넷 등을 통해 열람·복사할 수 있다. 지난해 1월부터는 개별 법원사이트가 아닌 대법원 '판결문 통합검색·열람시스템'을 통해 한 곳에서 판결문을 접할 수 있지만, 형사사건은 2013년 1월 1일 이후 확정된 판결만, 민사·가사·행정·특허사건은 2015년 1월 1일 이후 확정된 판결만 찾아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판결문 사본 제공신청과 사건관계인의 이름과 주소 등 개인정보를 지우는 비실명화 작업, 수수료 납부 등의 절차를 거쳐야 판결문을 받아볼 수 있다.

 

대법원은 2003년부터 종합법률정보(http://glaw.scourt.go.kr) 시스템을 통해 선례적 가치가 있는 중요 판결들을 선별해 비실명화 작업을 거쳐 판결문을 공개하고 있지만, 이는 법원 전체 판결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이 의원에 따르면, 2015년~지난해까지 확정된 판결 228만7219건 가운데 종합법률정보 시스템을 통해 제공된 판결문은 0.4%인 9080건에 그쳤다. 그러나 전관 변호사들의 경우 친분 있는 판사나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시스템을 통해 미확정 실명 판결문까지 확인하고 있다는 게 이 의원의 지적이다.

 

이 의원은 "전관예우 문제에 대한 접근법은 다양하지만, 적어도 '전관예우가 존재한다'는 국민들의 인식과 전관변호사들에게 사건이 집중되고 있는 현실만은 분명하다"며 "다른 나라에서는 불거지지 않는 전관예우 문제가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발생하는 이유는 우리 형사사법절차 특유의 불투명함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거시적인 안목으로 검찰과 법원의 사건처리 절차의 불투명성을 개선하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며 "'전관예우 근절 3법'을 통해 투명성을 확보해 법조계 고질병인 전관예우의 토대를 허물겠다"고 강조했다.

미국변호사